베트남 북부 여행 02. 홍강 삼각주 지방 닌빈(NINH BINH)의 절경

 

여행일 : 2011년 9월 28일 수요일

날  씨 : 대체로 맑음

 

 

 

 

 동굴 입구에서 본 풍경

 

 

 

 

 방에서 바다가 바라보였는데 사진에는 안 보인다.

 

 

 

 

 앞면이 좁고 측면이 긴 베트남 식 건물

 

기우에 불과했단 말인가?

하롱의 아침 날씨는 비바람은커녕 바람 한 점 없는, 예상외로 좋은 편이다.

하롱베이가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겠다는 예고로 인한 일정 변경은 불가피 했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일정을 변경한 것이 오히려 사정을 복잡하게 만들어버렸다.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배

 

 

 

 

 육지의 하롱베이

 

닌빈에서는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하는 땀꼭(TAM COC)에서 대나무로 만든 삼판 배를 타고 절경을 둘러보게 돼 있다.

그런데 다시 하롱으로 되돌아와야 하므로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을 바쳐야만 한다.

여행객 입장에서 본다면 닌빈 관광 후 가까이에 있는 하노이로 가서 마지막 밤을 보냈으면 좋겠지만 여행사 측에서는 숙식은 물론 기타 패키지 상품 등이 틀에 박힌 듯 짜여있는 관계로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기암괴석

 

 

 

 

물 위에는 갈대, 물속에는 수초

 

가이드가 하롱 부근 관광으로 대체하는 대안을 내놓는다.

하지만 장시간 버스를 타고 싶지 않다는 몇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 싫다는 듯 말이 없다.

여행사에서 소개하는 여행 상품은 솔직히 말해서 과대 포장돼 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여행은 닌빈과 하롱베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무런 정보가 없는 곳의 관광은 의미가 없는지도 모른다.

 

 

 

 

하롱 스프링 호텔

 

 

 

 

 아침 식사 중

 

 

 

 

작은 동굴 입구

 

07 : 05 호텔 출발

가이드의 분위기 파악은 무척 신속했다.

여행객들에게는 두 말 하지 않고 버스 기사에게 닌빈으로 갈 것을 지시한다.

그런 후 마이크를 잡고는 베트남 여행에 필요한 유익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골동품 같은 질그릇들

 

 

 

 

 도마뱀 술

 

“베트남은.........”

사회주의공화국으로 수도는 하노이이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부에 남북으로 가늘고 긴(1,650Km) S자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북부는 중국, 북서는 라오스, 남서는 캄보디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다.

면적은 약 33만㎢이고 75%가 산악지역이다.

서북, 동북, 홍강 삼각주, 북중부, 남중부, 서부고원, 동남부, 메콩강 삼각주 등 8개 지방으로 나뉘며 하노이, 호치민시, 하이퐁, 껀터, 다낭 등 5개 중앙직할시와 58개 성(TINH)이 있으며 하롱은 동북지역에 하노이와 닌빈은 홍강 삼각주 지방에 속한다.

 

 

 

 

동굴 천장

 

 

 

 

허공에 뿌리내린 나무

 

 

인구는 약 1억에 가깝고 90%가 킨 족이며 나머지는 54개의 소수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이고, 우리가 여행하는 북부지역은 사계가 있어 여름에는 30도℃ 이상, 겨울에는 10℃ 이하가 되는 날도 있는데 5~9월은 우기시즌으로 비가 많이 내린다.

 

사회주의공화국은 전쟁이 종료된 1976년에 건국되었다.

그 이전의 베트남 역사는 수많은 전쟁과 함께한다.

19세기 초 중국의 오랜 지배에서 벗어나지만 그 뒤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고, 1930년에 호치민이 베트남 공산당을 결성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는 남부 통치권을 강력히 요구했고 제네바협정으로 북위 17°선에서 남북으로 분할되었다.

그 뒤 미국이 공산주의를 봉쇄하기 위해 전쟁에 개입하면서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으며 1975년 북베트남군에게 사이공(현재 호치민시)이 함락되면서 전쟁이 종료된다.

 

 

 

 

 전통 가옥

 

 

 

 

 천장

 

주식은 쌀이다.

퍼나 분 등으로 불리는 쌀국수가 일반적인 음식이며 프랑스의 영향으로 빵도 대중적이다.

기본양념으로 느억맘 이라는 생선젓갈을 요리에 많이 활용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근면하고 손재주가 많다.

전통적으로 가족과 촌락간의 강한 결속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종교는 국민의 80%가 유교, 도교, 토착신앙의 요소가 섞인 대승불교를 믿으며 집에는 반트라 부르는 제단을 만들어 조상이나 토지 신을 모셔놓는다.

불교 다음으로는 천주교를 믿고 몇 가지 신흥종교나 이슬람교 등도 믿는다.

 

 

 

 

 휴게소

 

 

 

 

해마와 불가사리 술

 

09 : 30~10 : 00 도로변 휴게소

답답하리만큼 느리게 달리는 버스가 호텔을 출발한지 두 시간이 지나 도로변 휴게소로 들어가는데 ‘HOA MAI HOTEL & RESTAURANT’라고 쓴 간판이 걸렸다.

호텔 부속 건물인 휴게소 안팎은 물론 화장실도 깨끗했다.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다 유리병 속에 들어있는 도마뱀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 분이 다가오며 “주류코너에는 다른 것들도 있더라.”고 한다.

여러 종류의 술들 중 내 관심을 끄는 것은 해마와 불가사리가 함께 들어있는 술이었다.

 

근래에 들어 남해안에 불가사리와 해파리가 대량으로 번식하여 어장을 망친다고 한다.

불가사리는 조개나 고막 등을 마구잡이로 먹어치우고, 해파리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까지 독침을 쏘기도 한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왔다.

베트남 사람들 나름의 식품을 혐오식품이라고 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한국 사람들도 몸, 특히 거시기에 좋다고 하면 못 먹는 것이 없다.

불가사리 술을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배워서 바다의 골칫거리인 불가사리를 잘 활용한다면 이른바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을 텐데.....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반롱 레스토랑 입구

 

 

 

 

전통 가옥의 식당

 

11 : 41~12 : 28 반롱 레스토랑(VAN LONG RESTAURANT)

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한적한 길로 들어서 조금 가더니 나무 기둥에 야자나무 이파리 지붕을 한, 전통 가옥처럼 보이는 2층 집 마당으로 들어선다.

식탁에 물 컵은 있는데 물이 없다.

한 사람이 물을 달라고 하자 생수 한 병을 들고 오더니 1달러를 요구한다.

음식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찾거나 나오는 것이 식수인 한국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자기가 마실 물은 항상 준비하는 것이 좋다

 

 

 

 컵은 있지만 마실 물은 안 보인다.

 

우리는 여행비에 포함되지 않은 가이드와 기사 수고비 외 생수 값으로 1인당 10달러씩을 공항으로 마중 나온 가이드에게 이미 지불했었다.

버스 출입문 옆에는 충분한 양의 시원한 생수가 늘 준비돼 있으므로 필요하면 마음대로 가질 수 있으며, 나는 꼬마 배낭을 지고 다니므로 버스에서 내릴 때는 물을 확인하고 부족하면 새 물병으로 바꾸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좌측의 난간대는 대나무로 만들었다.

 

 

 

 

 나무 기둥에 걸어놓은 바구니들

 

밖으로 나와 식당 주위를 돌아본다.

약간 무덥기는 하나 건물을 둘러싼 나무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상큼한 냄새가 참 좋다.

손님들이 막간을 이용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주민들이 사용했던 여러 종류의 골동품 같은 작은 질그릇은 바닥에 가지런히 놓아두었고 기둥에는 몇 가지의 바구니들을 걸어 두었다.

연이 자라고 있는 연못 가장자리의 정자에는 해먹을 걸어두었으나 너무 낡았다.

 

모기가 있다.

상비약과 함께 모기 기피제는 물론 모기에 물렸을 때 바르거나 붙이는 것도 준비했지만 아직까지 모기에 물리지도 않았고 보지도 못했었다.

그런데 이곳 식당 주변은 늪지대와 함께 수풀이 무성해서 모기가 서식하는 모양이다.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삼판 배 선착장이 있다고 한다.

 

 

 

 

삼판 배를 타는 곳

 

 

 

 

육지 호수에 떠 있는 섬들

 

12 : 33~13 : 43 삼판 배 유람

일정표에 의하면 땀꼭(TAM COC)에서 삼판 배를 탄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도착한 곳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모습이 아니다.

조금 전 식사를 한 식당 간판에서 반롱(VAN LONG)이란 글자를 봤다.

그렇다면 이곳은 반롱지역이라는 결론인데 뭐가 뭔지 약간은 혼란스럽다.

어찌되었건 닌빈은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인, 육지의 하롱베이라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줄을 지어 나아가는 삼판 배들

 

 

 

 

 암벽에 뿌리내린 나무들

 

대나무를 엮어 만든 작은 배에 아내와 함께 조심스럽게 올라 다정하게 자리 잡는다.

하롱베이의 섬들과 흡사한 기기묘묘한 육지 속의 섬들을 감상하며 물위로 솟은 갈대와 물속에 잠겨 있는 이름 모를 수초 사이를 스쳐 간다.

아내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자리를 옮기자 배가 뒤뚱거렸고 카메라를 본 여자 사공은 손사래를 치며 황급히 말한다.

“찍지 마세요!”

외국 여행에서의 기본예절을 모르는 내가 아니기에 무턱대고 카메라를 들이대지는 않는다.

하지만 앞뒤로 나란히 앉은 사공이 전혀 나오지 않게 할 수는 없었고 그녀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촬영한 화면을 직접 보여주자 고개를 끄덕인다.

 

 

 

 

강인지 호수인지......

 

 

 

 

 늪지대 같기도 하고

 

아가씨인줄 알았는데 아이가 있다고 한다.

두 눈에 슬픈 기운이 감돈다.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아는 사공에게 말 못할 사연이 있음을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베트남 여인들은 그칠 줄 모른 전쟁의 영향을 받아선지 유난히 모성애가 강하다고 한다.

내가 조금 아는 한 여인이 베트남으로 돌아가면서 아이를 데려간 것을 본 적도 있다.

 

 

 

 

“우렁 알”이라고 한다.

 

 

 

 

작은 동굴 입구

 

 

 

 

 동굴 입구에서

 

 

“물고기 보세요.”

배를 세워 수초사이를 유영하는 물고기를 손가락질 하고 통발을 걷어 올려 보여주기도 하더니 우렁이를 잡아 아내의 손바닥에 올려놓기도 한다.

아내는 주변 풍경을 둘러보면서도 사공의 그런 행동을 즐겁게 받아준다.

수초 줄기에 매달린, 마치 석류 알 같은 열매를 보고 신기해하자 하나를 꺾어 건네주며 “우렁 알”이라고 한다.

내가 살았던 마을 저수지에도 우렁이가 있다.

하지만 우렁이 새끼는 우렁이 몸속에서 자라므로 이런 것은 난생 처음 본다.

 

 

 

 

 동굴 속의 모습

 

 

 

 

다른 한국 관광객들

 

 

 

 

 되돌아 나가면서

 

 

 

 

관문(?)

 

 

작은 동굴에 이르렀다.

굴속에 빛이 보이는 것을 보면 반대 방향으로 뚫려있다는 증거이지만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수면과 천장이 거의 맞닿아 있다.

이곳이 삼판 배 유람의 반환점으로 다시 지나온 길을 따라 나가야 한다.

한국의 다른 팀 관광객들이 우리들의 배와 서로 비껴가며 손을 흔들며 즐거워한다.

아내가 사공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자일리톨 껌 한 봉지와 모 종금로고가 인쇄된 새 땀 타월을 감사의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하자 기꺼이 받아준다.

그러나 사공의 수고비는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서 정해진 액수만 주었다.

 

 

 

 

아름다운 모습

 

 

 

 

선착이 다가온다.

 

 

 

 

썰렁한 선착장을 되돌아보며

 

 

13 : 57 반롱레스토랑 출발

점심 식사를 했던 식당에 들려 용변을 본 후 하롱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아침에 호텔을 출발하여 휴게소에 들리기도 하며 네 시간이 걸려 반롱레스토랑에 도착했고 삼판 배 유람은 한 시간을 조금 넘었다.

하롱으로 가는 시간도 비슷하리라 여겨진다.

결론은 한 시간 가량의 닌빈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여덟 시간이나 이동하는 지극히 비효율적인 일정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여러 지역에서 모인 여행객들의 속마음이야 알 수 없지만, 다들 심성이 고운지 모난 행동을 하거나 불평불만을 늘여 놓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휴게소에서 자세히 본 베트남 식 가옥

 

 

 

 

 하롱으로 진입하면서 본 일몰

 

18 : 30~19 : 00 하롱 회집, 저녁식사

오전에 들렸던 휴게소에 들어가 볼일을 보는 등 잠시 머문 뒤 출발하여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 무렵 하롱에 도착했다.

하롱 회집은 어제 저녁 삼겹살 특식이 나왔던 식당으로 오늘은 갈치조림이 식탁에 올랐다.

입맛에 맞지 않아 된장국에 밥을 말아먹고 밖으로 나오자 떠돌이 상인들이 귀찮게 한다.

여인들은 물건을 하나라도 팔아보려고 손님들에게 매달리는 반면 남편들로 보이는 남자들은 타고 온 오토바이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며 별다른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 담배 한 보루 만원!”

어제도 보았지만 영락없는 한국 담배 에쎄이며, 여인들은 특히 ‘made ln korea’라고 적힌 글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강조 한다.

진주목거리, 팔찌, 부채, 부피가 조금 큰 해먹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일행들이 여인들을 피해 서둘러 버스에 오르자 “두 보루 만 오천 원”이라며 외쳤고 만 원에 두 개이던 목걸이는 일곱 개 까지 바뀌는 것을 보았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국경을 이웃한 중국에서 만든 짝퉁이라고 한다.

 

19 : 10~21 : 15 맛사지

식당과 맛사지 집은 호텔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게 있어선 장시간의 자동차 이동은 오히려 걷는 것보다 더 피곤하다.

발 맛사지를 받고나면 다리 파로가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늘은 모두 두 시간에 걸친 전신 맛사지를 받기로 한다.

 

내 담당 아가씨는 귀엽게 생겼고 솜씨도 능수능란하며 고객의 기분을 금방 파악하고 살살 알랑방귀를 뀔 줄도 안다.

유머도 보통이 넘어 웃음을 자아내게 하여 노래 한 곡 불러보라고 하자 사이공인가 뭔가 하는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고 나더니 지갑을 꺼내 베트남 화폐 500동 한 장을 건네준다.

“..............?”

“베트남 관광 기념으로 가져요”

 

 

 

 

 맛사지를 받고 나오면서

 

“여우가 따로 없네.” 내 좌측의 남자가 나만 들을 수 있게 조용히 말하며 웃는다.

손님들이 주는 팁의 액수가 제각각이어서 한때 말썽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3달러로 정해버렸고 꼭 더 주고 싶을 때는 다른 아가씨들 몰래 더도 말고 1달러만 주라며 가이드가 신신당부 했었다.

삼판 배 여 사공에게도 더 주지 않았던 수고비를 이 아가씨에게는 살짝 쥐어주었다.

아가씨의 미소와 함께 베트남 하롱의 밤은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