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동티벳 야딩

산행일 : 2011.2.13(일)~22(화) 9박10일

누구랑 : 산찾사외 9명

 

제5일차 : 2011.02.17 목요일

 

08:15             야딩촌 숙소

09:30~09:50    충고사

10:05             낙융목장

10:30~11~22   움막에서 중식

?                  우유해

?                  두번째 움막에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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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야딩내선 코라를 끝낼때까지

금주령을 내렸지만 바커스님과 하늘샘이 가만 있을리 없다.

둘은 특이 체질이라 상관은 없겠지만 뫼오름님은 좀 문제가 될것 같다란 생각에

관리차원에서 그님들의 방을 불시에 처들어 가니 역시 한판 벌리고 있었다.

그러나 역시 큰형님 뫼오름님은 본인이 자제를 잘 하고 계신다.

적당한 선에서 정리하시라 이르고 내방에 들어와 잠을 청했는데.. 

 

한밤중...

전날 저녁 속은 편안 했었다.

그래서 먹을 수 있을때 양껏 먹어둬야

내일 힘을 쓸수 있다란 생각에 가급적 많이 먹었고 이상도 없었는데

갑자기 속이 뒤틀린다.

아무래도 탈이 난것 같다.

급하게 화장실을 찾아 볼일을 끝냈어도 역시 불편하다.

이런적이 없었는데....

참을때까지 참다 끝내는 제이방을 두두리고 들어가 보니 방을 옮겼나 아무도 없다.

 

방금전..

잠을 못이루고 거실에 앉아 있던 거브기형님과

한방을 쓰는 바커스님이 보유한 힝스타민인가 뭔가 하는 약을 달라고 싶은데

방을 알 수가 없어 옆방에 잘 자고 있는 하늘샘을 깨워 물어보니 모른단다.

 

다들 숙면을 취하고 있는데

나 때문에 방해가 되면 안되겠다 싶어

아프고 불편해도 꾹꾹 미련 곰탱이처럼 새벽녁까지 참았다가

제이한테 열손가락을 따는 처방을 받았다.

시꺼먼 피가 뭉글뭉글 솟아나는걸 보니 제대로 체한게 분명하다.

그러고 나니 금방 토할것 같던 내장이 좀 진정이 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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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준비를 끝내고

야딩내선코라 종주를 위해 장족 민가를 나선다.

남들은 죄다 든든하게 내장을 채웠으나 난 물 한모금 먹을 수 없었다.

계속되는 속 울렁증...

어이하나 ?

 

션찮은 일행먼저

베낭을 가득 실은 찦차에 앉아 편안하게 매표소까지 이동.

일명 롱롱빠라고 불리는 야딩 풍경구 입장료를 받는곳에 도착하여

일행들의 베낭을 내려 놓고 야딩촌에서 걸어내려 오는 일행을 기다린다.

 

일행을 기다리기 지루하다.

아무래도 내가 몸이 션찮으니 나홀로 베낭을 메고 천천히 걸어 오르기로 했다.

곧바로 힘이 넘친 우리 산우들이 따라 붙겠지 ?

역시 내 예상대로 제이와 바커스님이 콧바람을 식식대며 따라 붙었다.

 

충고사까지 완만한 숲길을 걷노라니

없던힘도 서서히 생기며 속이 좀 진정은 되어 토할것 같은 증세는 호전됐으나

쓴물이 자꾸만 목구멍을 타고 오른다.

 

아~!

어이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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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3880미터의 충고사에 도착했다.

보살의 현신으로 믿고 있는 야딩의 세 설산을

모시기 위한 사찰로 800년이 됐다는 충고사는 여기서 좀더 올라가야 된다.

그러나 우린 여기서 낙융목장까지 운행하는 전동차를 타야 하기에 전동차 운행을 알아본다.

 

제이가 전동차 운행삼실의

숙소에 들어가더니 나를 부른다.

들어와서 후미일행이 도착할 동안 몸이나 녹이란다.

 

삼실에 들어서니

컥~!

숨이 막힌다.

중국은 애들이나 어른이나 틈만 나면 죄다 담배를 입에 달고 산다.

당연 삼실은 너구리를 잡는 소굴보다 더한 매캐한 담배연기가 점령하고 있다.

중국의 따스한 실내보다 산찾사가 얼어죽을 지언정 밖이 더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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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하나에

몽땅 우겨서 짐짝처럼 올라탔다.

그런데 이넘...

힘이 예상밖으로 좋다.

가끔 나타나는 빙판길도 언덕길도 잘도 달린다.

 

낙융목장까지 전동차가 달린다.

달리며 바라보는 풍광이 참으로 아름답다.

햐~!!!

정말루 아깝다.

이런길은 걸어서 올라야 하는데...

바커스님이 또 그넘의 달림증이 도졌나 보다.

아이구 아까워를 연발한다.

 

그렇게 아까우면

혼자서 달려 오셩~ 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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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사에서 대략 10 km 에 위치한 낙융목장에 도착한다.

해발 4100...

그러나 평원이라 그런지 4100이란 해발이 믿기지 않는다.

여기 부터 우리의 내선코라는 시작됐다.

 

1930년대 영국의 탐험대가

이곳을 지나치며 샹그릴라가 칭한것이 유래가 된 이곳 야딩.

진행방향 우측의 센나이러가

구름에 살짝가리긴 했으나 그 위용을 짐작할 수 있으며

전면에서 좌측으로 엇핏 보이는 양메이용 또한 웅장한 기세를 느낄 수 있다.

 

발아래 밟히는 느낌이 좋다.

아주 부드러운 융단의 초원을 천천히

즈려 밟으며 결코 서둘지 않는 걸음을 다같이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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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이 끝나고...

양 협곡사이로 흐르는 계곡을 끼고 올라서는

완만한 등로을 따라 오르다 보니 제법 평평한 둔지에 돌움막이 보인다.

모두가 빈집...

 

좀 이르긴 해도

이곳에서 점심을 해서 먹고 가야 된다고...

그중 한곳의 돌 움막집을 선정하여 주위에 널려있는

나뭇가지와 삭정이를 주워다 불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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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점심메뉴는 라면밥.

가볍기는 하나 션찮은 일행들의 베낭부터 짐 줄이기가 시작됐다.

나의 베낭에서 라면 4개가 꺼내지자 부피가 줄어든다.

내가 어쩌다 이지경까지 됐는지 ?

 

라면이 끓고.

그 라면에 밥도 넣고 또 뭐도 넣고

일행들이 어떻게 해서 먹었는지 도통 난 알 수 없다.

또다시 울렁증이 시작된 뱃고래를 달래느랴 정신이 없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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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서 점심까지

두끼니를 굶었어도 다리에 힘은 남아있다.

평지가 끝나고 오름길이 시작된다.

서둘지 않고 느릿느릿 걸음을 옮긴다면 큰 문제는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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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높여 올라갈 수록

우리의 염원과 다르게 그 좋던 날씨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한떼의 구름이 산하를 감쌓더니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린다.

 

이럼 안되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날이 이런가 ?

내몸의 아픔보다 안따까움에 쫄아드는 가슴은 애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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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가 전원 아이젠을 하란다.

이곳 지리를 훤하게 꿰고 있는 제이의 명령에 따라

전원 아이젠을 하고 오르다 보니 등로가 몽땅 빙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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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조심 빙판구간이 끝난 지점에서

다리쉼을 하며 후미가 붙기를 기다린다.

산행 초반이라 그런지 아직은 다들 견딜만 하다는 표정들이다.

 

이거야 원~!

언제 고소증세가 온단 말여~?

 

한국을 떠날때

우리팀의 응급약으로 쓰라며

하늘샘에게 전해준 보라님의 비아그라가 효과를 보는것 같다.

숙소를 출발하며 우리팀 전원 모두는 비아그라 한알씩을 단체복용 했었다.

 

사실...

비아그라를 본것도 첨이고 먹어보기도 처음이다.

아침에 그약을 복용하며 거시기가 쁠나서 거시기되믄 어쩔거나

쓰잘데기 없는 걱정도 했었는데 다행히 아무 증세도 없었다.

내가 벌써

약발도 안듣는 나이가 돼서 그런가 ?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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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설 수록

점점 더 흐려지는 날씨에 비례하여

등로는 가팔라지고 산우들은 점점 더 지처간다.

선두와 후미의 간격도 더 벌어지기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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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언덕길이 이젠 끝나는가 보다.

등로가 진정된다.

제이가 여기서 얼마쯤 가면 바로 우유해가 나온다 일러준다.

여기서 우유해까지는 평탄로...

그러나 힘을 잃어버린 몇몇산우들은 벌써 심각한 고소의 증세가 온듯하다.

전체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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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해에 도착전 센나이러 설산 방향으로 소롯길이 있었다.

오색해로 향한 길이라는데 오늘은 별 의미가 없는것 같아 포기했다.

몰려든 운무와 간간히 뿌려대는 눈발로 조망이 꽝이다.

 

왈칵 밀려드는 서운함.

그러나 그 서운함보다 더 무섭게 밀려 드는건 과연 우리가

아니 내가 종주나 할 수 있을까란 우려가 자꾸만 나의 의식을 괴롭히고 있다.

 

4500미터 산정의 호수....

그 산정의 호수에 비친 설산들이 신비로와 제일 아름답다는 우유해가 얼어붙었다.

마치 나의 심정처럼...

 

마음이 아파도 결정을 해야될 시간.

먼저 본인의 의사를 물어 결정을 했다.

 

한국에서 부터 속이 편찮았던 구름님.

안나푸르나는 물론 따꾸냥산과 대만 옥산까지 완주했던 황태자님.

그리고...

느려도 은근과 끈기의 상징으로 무섭게 따라붙는게 주특기인 거브기님.

이렇게 세분이 포기를 선언한다.

사실 젤 션찮은 사람은 나였는데...

 

이럴경우를 대비해

계획에 없던 현지 가이드 두명을 제이가 고용했다.

그덕을 우리 회원들이 본다.

덕분에 그냥 진행을 했다면 전원 하산해야 될 상황을 모면한다.

두 가이드중 한명에게 3명을 딸려 보내 하산을 시켰다.

세분이 내려가며 주고간 식량과 물이 누구의 베낭으로 옮겨졌는진 모르겠다.

내가 정상의 컨디션이라면 당연 내 베낭에 옮겨졌을 그 무게를

우리 회원들이 더 감당을 해야 된다.

생각해 보면 참 한심한 리더여 산행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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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게 없으니 힘이 없다.

의지와 깡으로 버틴다.

나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햐얗게 변했다는

산우들의 걱정을 불식 시키려 선두의 현지인 가이드 뒤를 바짝 따라 걷는다.

 

그런 내가 걱정된

하늘샘과 복수동이 베낭의 짐을 덜어 주겠단다.

ㅋㅋㅋ

사실 내가 걱정했던건 복수동였는데..

복수동님이 의외로 참 씩씩하게 잘 버틴다.

거기다 생각지도 못한 도움까지 주려하니 이거 원~!

외유내강형이 복수동이다.

그럼 난 ?

외강내유형이지 뭐~

 

희미한 의식중에서도

제이가 말한 외선코라와 갈리는 지점에서

선나이르 설산 방향의 완만한 계곡길을 내려서자 호수 하나가 보인다.

저게 칭와후 호수 맞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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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전고투...

100키로 울트라 마라톤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거다.

우리가 박을 하게될 움막에 들자마자

난 그대로 에어매트리스를 깔고 침낭을 펴자 마자 쓰러졌다.

 

물 한모금도 넘길 수 없다.

살기위해 억지로 밀어넣었던 울퉁불퉁 맛이 좋아

어쩌구 저쩌구인 초코렛 한조각이 또 탈을 일으켰다.

속에서 난리가 났다.

기어히 못견디고 밖에 나가 반납을 하는데

먹은게 없으니 약간의 초코렛 비스무리한 물만 쏟아 냈을 뿐 계속 헛구역질이다.

 

잠들때까지 먹은거라곤

제이가 건네준 따스하게 덥혀진 물 한모금이 전부.

밤세워 끙끙 않는 나를 두고 동료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저러다 죽이겠다.

지금이라도 내려가자 어쩌구 저쩌구.

ㅋㅋㅋㅋ

참 한심하다.

동료에게 이렇게 짐이 되다니.

내려가도 어느정도 회복이 되야 움질일 수 있다.

낼 아침이면 말끔히 털고 일어설 거란

희망으로 잠시 안정을 찾아가는 위장탓에 설핏 잠이 들었다.

 

한밤중..

약간의 잠에 몸의 회복이 느껴진다.

물을 찾아 조금씩 넘긴다.

많이 마시면 탈날것 같은 염려에 목만 축이고

조금있다 다시 마시려니 씨에라컵에 담긴 물이 꽁꽁 얼었다.

 

이후..

의식이 깨어날때마다

나의 비상식량으로 하늘샘이 가저온

바나나를 조금씩 떼어 물곤 침으로 녹여 위장에 내려 보냈다.

그것도 반에 반토막이나 먹었나 ?

느낌이 않좋아 더이상 넘길수가 없다.

 

아직도 한밤중이다.

밖의 날이 참 추운가 보다.

얼굴위로 눈발이 날린다.

주위를 살펴보니 움막집의 돌틈사이로 날아든 눈발이

침낭을 하얗게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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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일차 : 2011.02.18 (금요일)

 

08:00 ~ 두번째 움막 숙박지 출발

           지옥고개

           충고사

           야딩촌 장족민가 숙소

           따오청 유스 호스텔

 

 

움막에 날이 밝았다.

불을 피워 아침밥을 짓고 부산하다.

그때까지 난 그냥 죽은둣이 누워 마지막 힘을 비축한다.

그러다..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 베냥을 꾸려 앉자

제이가 숭눙을 담은 씨에라를 건넨다.

구수한 누룽지 향...

느낌이 좋다.

용기있게 후루룩 누룽지 국물을 위장에 넘기는 것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오늘도

동료에게 걱정을 주지 않게

선두의 현지가이드 뒤를 바짝 쫓아 씩씩한 발걸음을 옮긴다.

끝까지 잘 버텨내야 할텐데...

그러나 큰 걱정은 없다.

바닥이다 생각된 체력도 의지에 따라 생겨나는게 힘이다.

그리고 아직도 내몸엔 끌어다 쓸 대체 에너지인 옆구리 지방살이 잡힌다.

그럼 된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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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딩촌 장족인 현지 가이드가 잘도 걷는다.

따지고 보면 그게 당연한 일이다.

제네들 생업의 터전이 이 산자락이다.

날이 풀려 새가 울고 꽃이 필때면 이 자락을 뒤지고 다니는

동충하초 채취가 최대 수입원이라니 수도없이 걷던길이 분명할터.

 

나를 앞서 걷던 가이드가

오롯이 앉아서 나를 기다린다.

저넘의 보폭대로 걷다간 아마 난 벌써 디졌을것이다.

아주 짧은 보폭에 호흡도 짧게 내쉬고 뿜으며 내 페이스를 유지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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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사면을 걷던길이

갑자기 고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바람이 거세다.

순간 손이 곱아든다.

내 뒤를 바짝 따르며 나를 보살피던 바커스님이 그런 나의 불편을 포착했다.

 

"왜그랴~ 산찾사 ? "

 

이 형님이면 부담없다.

 

" 손시려 죽겠으니 형이 내손 책임져"

 

션찮은 나의 장갑을 빼 내던지고

바커스님 베낭에서 나온 따스한 벙어리 장갑이 채워진다.

그리고 핫팩까지 가세하자 비로소 손의 감각이 되살아난다.

 

최대의 고비...

한걸음 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뒤돌아 보니 저 아래에서 꼬물 꼬물 따라 오르는 산우들의

몸짓에서도 힘겨움이 전해진다.

 

그래~

나만 힘든게 아냐~

어차피 힘든건 누구나가 다 똑같다.

 

최대한

천천히 조금 조금씩 전진하여

드뎌 4800 미터의 지옥고개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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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고개를 넘기자 마자

바커스님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야~ 산찾사~!"

"정말 인간 승리자가 바로 너야"

 

그리곤 발라당 눈위에 누워 버린다.

온몸이 산소탱크인 바커스님도 힘들었나 ?

그럼 저 고개는 진짜 지옥고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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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고개 아래에서

전원이 내려서길 기다렸다 다함께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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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빠르게 하산을 했다.

좀 늦더라도 편안하게 야딩촌의 장족민가 숙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충고사에 다가설쯤에 제이가 말한다.

 

"형님 저기 진주해"

" 응~"

 

내려오며 봐도 호수가 안뵌다.

 

"제이 어디여 진주해가 ?"

"형님 아까 그 다리지날때 거기가 진주해 인데유~"

 

헉~!

난 진주해가 어마어마한 호수로 생각했다.

호수가 다 얼어붙고 눈에 덮혔다 해도 그렇게 규모가 작을줄은 몰랐다.

다시 올라가긴 싫고..

대신 충고사 경내를 살펴보고 급히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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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롱빠에 내려선후

얼마쯤 기다리자 찦차라 우릴 픽업하러 올라온다.

우야튼..

참 힘겨운 야딩 내선 코라를 완주했다.

수십억 인구의 중국인 단 한명도

한겨울 야딩 내선코라 종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고...

티벳탄의 3대 순례길은 야딩,수미산,그리고 메리설산이다.

그중 우린 세계10대 오지중의 오지이며 트래킹 코스인 야딩을 종주했다.

 

넓고 깊은 야딩의 품속..

한겨울 야딩의 속살을 파고든 1박2일의 여정은

내려서자 마자 정말 우리가 종주를 한건지 ?

정말 꿈결처럼 느껴지는 하루다.

 

전날부터

구간기록을 할 여럭이 나에겐 없었다.

이틀간 곡기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야딩종주를 끝낼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다만 사람의 정신력이 얼마든지 신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걸 또다시 느낀 이틀의 여정였다.

 

장족민박에서 도착해

남들 점심을 먹는동안 잠깐의 토막잠.

그리고..

곧바로 따오청의 유스 호스텔로 이동하여

숙소에 들었을땐 저녁식사는 물론 침낭을 꺼낼 여력도 없었다.

병일이의 도움으로 침낭에 들어 잠이 든 하루가 지난 다음날 산찾사는 비로소

제 컨디션을 찾기 시작하는데..

 

 

   (따오청으로 되돌아가는 길의 풍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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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춘마을이 내려보이는 전망대에서 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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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중의 오지땅

야딩을 찾아서 마지막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