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을 가다...

 

일시 : 2010년 8월14일(토)-15일(일)

 

코스 : 14일 : 주천-인월(23.7km)

        주천-내송마을-개미정지-솔정지-구룡치-회덕마을-노치마을-덕산저수지-

        질매재-가장마을-행정마을-양묘장-운봉읍-서림공원-북천아믕-신기마을-

        비전마을-군화동-흥부골자연휴양림-월평마을-인월

 

15일 : 금계-인월(19.3km)

        금계마을-창원마을-등구재-상황마을-매동마을-장항마을-배너미재-수성대-

        중군마을-인월

 

지리산 안내센터 : 063-635-0850  www.trail.or.kr

 

둘레길 낙서

 

지리산 둘레길은 사단법인 "숲길"이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지리산 둘레 880리(약300km)

를 잇는 장거리 도보길로 조성중인데 현재는 지리산을 감싸고 있는 3개도(전남,전북,경남), 5개 시군(구례,남원,하동,산청,함양) 100여개 마을의 지리산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마을길 등을 이어 하나의 길로 연결하고 있는 중이며 2011년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는 남원시 주천면에서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까지 이어지는 약 71km 구간이 개통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8월13일]

 

21:30  대구 본리동에서 출발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

         주말을 이용 지리산 비박 산행을 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난데없이 지리산 둘레길

         을 걸어 보자는 마누라의 제의에 짐을 꾸렸다.

         언제 준비해 두었는지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지도와 간단한 안내 팜플릿을 내놓

         았다. 목적지 없이 떠나는 산행 혹은 여행에 익숙해져 있던터라 별 생각없이 차를

         몰았다. 둘째 놈에게 밥 짓는 방법만을 알려주고 이틀 후에 돌아온다는 말만 남긴

         체...

 

23:00 흥부골 자연휴양림에 도착

        여름 휴가를 다녀온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야영 준비는 항상 되어 있었던 터라, 텐

        트를 치고 야영을 할 생각으로 자연 휴양림을 찾아 갔지만, 잔뜩 지푸려 있는 하늘

        을 바라보니 늦은 시간에 야영은 엄두도 낼수 없었다. 방갈로 하나를 빌려 짐을 풀

        려고 했지만 달랑 방 하나에 부대 시설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시 차를 돌려 인월

        읍내로 들어와 모텔을 얻어 2박3일간 숙소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주천에서 인월 구간을 선택, 짐을 꾸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8월14일]

 

06:00 기상

        어제 저녁에 꾸린 배낭을 제차 확인하고 숙소를 출발

 

06:30 인월 버스터미널 도착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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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월 버스정류장>

06:50 인월 출발

07:25 남원 도착 8:06분에 출발하는 주천행 버스 330번 버스를 기다렸다.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 주천까지 요금을 알아보니 6,000원정도란다. 버스가 도착

        하려면 40여분의 시간이 있었다. 아침을 먹을까 아니면 택시를 타고 주천에 가서

        아침을 해결할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버스 정류장 앞의 가게 아저씨께서 10분 정

        도 기다리면 버스가 올텐데 뭐하러 택시를 타려고 하느냐며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

        신다. 그런데 10분이 아니라 40여분이 지난 정시에 버스가 도착했다.

        아침도 해결하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는 꼴이 될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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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재래시장 앞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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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 버스 정류장 앞에서>

8:30 주천 파출소 앞 도착

      친절한 버스 기사님께서 지리산 둘레길 시작점인 주천 파출소 앞에 내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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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천 파출소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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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레길의 시작을 알리는 푯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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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한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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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말짱한 출발점에 선 모습>

8:30 지리산 둘레길 도보 시작

       전형적인 시골길이 설레이는 마음을 정겹게 어루만져 준다.

       들판에 익어가는 오곡백과가 마치 시골 고향에라도 온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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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추억을 되살리게 할려고 가져다 놓은 것일까? 

            철길 건널목을 연상케 한다. 우선 멈춤이라는 표지가 마치 잠시 나를 좀 바라

            다 봐 달라고 애원하는 백일홍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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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곳곳에 서있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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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송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에 누군가 배낭을 메고 서있다.

             택시 한대가 달려와 그를 태우고 떠난다. "즐거운 산행되세요" 라고 짤막한

             한마디를 남기고 저 멀리 멀어져 간다. 곳곳에 붙어 있는 호출택시 전화번호

             가 왜 그가 그곳에 서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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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푯말이 없다

         잘 정돈된 묘지를 지나자 시멘트 포장길이 사라지고 비포장 풀길

         이 앞을 막아선다. 잘못온 것일까? 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

         다시 되돌아 오면서 무심코 길바닥을 내려다 보니 빨강, 그리고 검은색 화살표가

         풀길쪽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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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0 개미정지 도착

       풀길 끝나는 곳에 개미정지라는 푯말이 보인다.

       시원한 그늘이 우리를 반긴다.

       간이 나무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그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기점인가 보다

       누군가 우리처럼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으리라

       한 여름 때약 볕에 배낭을 짊어지고 도보 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며

       "아침은 먹었냐? 어디서 왔느냐? 젊은 사람들이 부럽다" 하시며 걱정 스럽게

       바라 보시던 남원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촌로들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버스 안에서 검은 깨가 살짝 뿌려진 맛있는 떡으로 시장끼를 떼우던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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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그 옛날 주천 고을과 운봉 고을을 오가던 선인들께서 아마도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쉬어 갔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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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 정지 쪽으로 올라가는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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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0 솔정지 도착

       가파른 산길이 시작된다.

       어제 저녁에 내린 빗물의 흔적이 산길 곳곳에 남아 있었다.

       길을 따라 흘러 내리는 물줄기가 땅을 촉촉히 적셔준다. 온 몸이 땀에 젖어 범범이

       되었지만 산길을 따라 흘러 내리는 물기로 인해 서늘한 기운이 발끝으로 전해진다.

       가뿐 숨을 몰라쉬며 한참을 올라가니 나무의자 두개가 나란히 우리를 반겨준다.

       잠시 쉬어 가라며 손짓이라도 하는 것 같다.

       구룡치일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물 한모금 마시고 내리막 길을 내려 오는데 웬걸, 푯말이 가리키는 곳은 산쪽

       오르막이 아닌가...

       한사람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산길이 다가선다.

       "어떻게 이런길을 만들었을까" 라고 묵묵히 따라오던 마눌이 한마디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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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 김치가 되어버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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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향기 가득한 솔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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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 향기 그윽한 내음새에 취하고, 바위에 붙은 이끼를 감상하며 잘 다듬어진

      숲길에 감탄하며 잠시 바위에 앉아 쉬고 있을 때 저 편 우리가 올라온 그 곳으로 부

      터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윽고 한무리의 산행객이 모습을 드러

      낸다.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반갑기 그지

      없다. "반갑습니다, 수고 하십니다." 라는 인사말을 건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들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등산객이었다.

 

10:50 구룡치 도착

        9마리 용이 구슬을 갖고 노닐었다고 하여 구룡치라 부르게 된 것 같다.

        솔 숲을 따라 잘 다듬어진 길을 내려갔다.

        좀 전에 만났던 등산객들이 모여 있었다. 백두대간 중의 한 구간인 여원재에서

        정령치로 넘어가는 중이란다. 여원재를 오르는 삼거리에서 서로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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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치를 알리는 푯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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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 여원재를 향해 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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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에서 출발 했다는 부부와 만났다.

      차를 두고 버스를 타고 오는 길이란다. 둘레길 도보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정겨운 모

      습이 아닐까... 등산객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힘겹게 산을 오르 내리는 그들과 간단

      한 목례 정도로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는 반면, 둘레길을 오가는 사람들과는 형식

      적인 인사가 아닌 "어디서 왔느냐, 어디에서 출발했느냐, 얼마나 남았느냐?" 등 등

      오래전 부터 알았던 사람들 처럼 정겨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일 것이리라

 

      좀 전에 보았던 개울과는 다른 맑고 깨끗한 물이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졸졸졸 흘러 내리던 개울 물에 감탄하며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땀에 젖었던 흔적

      들을 씻어 냈었는데...

      인생 사 또한 그렇듯이 작은 일에 목숨 걸고 아둥 바둥 살아가지만 더 큰 행복이 우

      리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어찌 알았으리오...

      배낭을 풀었다.

      준비해온 음식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시냇물 소리 들어며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잔,

      세상 어느 곳에 이런 아름다운 인테리어 공간이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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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자손손 무병장수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장흥고씨 무덤의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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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중턱에 자란 노송 한 그루가 신기하게 다가온다.

     누군가 돌탑을 쌓기 시작한 이래로 여기 저기 몇 무더기 돌탑이 흩어져 있다.

     마누라가 네개의 돌을 그 중 한곳에 올려 놓는다.

     애들의 건강과 남편의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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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회덕마을 토착

        산 아래 저편에서 음악이 들려온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음악과 함께 묻어 온다.

        누군가 산악회 회원들을 관광버스로 데려다 놓고 기다리다 지친 기사님께서 지루

        함을 달래기 위해 틀어 놓은 줄 알았는데...

        처음 만나는 쉼터였다. 둘레길 도보객들을 위해 준비한 간이 식당에서 흘러 나오

        는 것이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곳을 나와 우리를 앞질러 걷고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 다시 시작되는 평지였다.

        8월의 태양은 그냥 서있기에도 힘든 괴로운 일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약2km

        이동하는 회덕마을에서 노치마을까지의 여정은 또 다시 땀으로 뒤 범벅이 되는

        고통의 행군이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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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덕마을에서 노치마을까지 이어지는 60번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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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이 유난히도 높은 초가집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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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번 국도와 노치마을을 이어주는 갈림길에 있는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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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치마을 입구의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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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치마을 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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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령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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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노치마을 도착

        백두대간 코스중 유일한 마을이 노치 마을 이란다

        여원재와 정령치를 이어주는 마을이라고 한다.

        샘터에 들러 물 한모금으러 목을 축이고 쉼터에 앉아 쭈쭈바 하나로 더위를 식혀

        본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등산객들로 조그마한 시골 가게가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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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산 저수지로 향하는 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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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산 저수지의 전경>

12:50 덕산저수지 도착

        들길을 지나 한참을 걷다보니 시원한 바람이 볼을 스친다.

        덕산 저수지...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잘 정돈된 묘지 옆 스틸 하우스가 이색적이다. 아마도 성묘 때 혹은 벌초 때 가족

        들이 쉬어 갈수 있도록 지어진 건물 같았다.

        돌 계단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잘 가꾸어진 솔숲을 향해 길이 나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싼다.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얼음 물 한잔,

        냉장고에서 아무렇지 않게 꺼내 마시던 물이 이렇게 소중하고 고마울 줄이야

        10 여년 간 산을 오르 내리며 다져진 체력만 믿고 자신있게 출발했던 도보길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새롭게 장만한 트레킹화가 발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인지 발바닥을 괴롭히고 있었

        고 속옷은 이미 땀에 범벅이 되어 있었다.

        23.7km 인 주천 인월 구간을 과연 걸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중간에 포기 하지 않으려고 숙소를 인월에 정해 강행군을 하고 있었지만

        마누라에게 내색할 수가 없었다.

        "당신도 옛날 같지 않은것 같다. 나이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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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수심정에 도착

        동복오씨 문중 묘...

        수심정,

        동복오씨 문중에서 만들어 놓은 수심정이라는 정자가 다가선다.

        잘 정돈된 묘역에 정면 수심정에 달아놓은 풍경소리가 정겹다.

        TV에서 본 무인 판매가게가 묘역 앞 쉼터에 자리 잡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져 있었고 깔끔하게 정돈된 진열장 앞에 돈을 넣는 함만

        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냉장고를 열어 음료수 두병을 꺼내고 2,000원을 함에다가 넣었다.

        소나무 그늘 아래로 살랑 살랑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도보길을 그만두고 여기서

        한숨 자고 가라며 유혹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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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마을로 가는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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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마을을 지키는 느티나무>

13:15 가장마을 도착

        선녀가 내려와 화장을 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가장마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정자나무 아래 시멘트 쉼터에 마눌이 드러 눕는다.

        정자나무 그늘아래 시원한 바람과 함께 시멘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한여름

        때약볕에 지친 길손의 발길을 부여 잡는다.

        방학이라 시골집에 놀러온 꼬마 녀석인가 보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 거리

        며 마눌이 드러누은 시멘트 바닥 한켠을 차지하고 정신없이 재잘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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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KM에 이르는 행정마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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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 행정마을 도착

        약 2KM, 버스 타고 갈까?

        8월의 때약볕 아래 2km를 걸을려고 생각하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늘이라고는 찾아 볼수가 없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은 길가에 자라난

        억새풀을 조심 스럽게 흔들고 있었다. 피부에 와닿는 느낌은 오히려 습하고

        뜨거운 열기를 더해 주는 것 같았다.

        아카시아잎 두개를 꺽었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손가락으로 팅겨서

        잎을 모두 먼저 떨어뜨리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군밤 한대로, 승자에게는 쾌감을 패자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지루한 둑방 길에 지쳐갈 무렵 저만치 마을이 나타난다.

        행정마을이다.

        상의 포켓에 꽂아둔 담배갑의 뚜껑이 땀에 범벅이되어 떨어졌다.

        두 개피 남은 담배가 먼저 선택이라도 해달라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담배가게 간판이 붙어 있다.

        그러나 가게는 찾을 수가 없었다.

        담장 옆에 서 있던 아주머니가 안으로 들어가면 가게가 있다고 일러 준다.

        마을회관 한켠에 허름한 가게가 붙어 있었다.

        가게 앞 평상에 배낭을 내려 놓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할머니께서

        더위를 쫒느라 연신 부채질을 하고 계셨다.

        담배 한갑, 아이스크림 두개 합 2,900원인데, 계산에 어두운 할머니께서 2,800원

        을 달라고 하신다. 계산이 잘 못 되었다며 2,900원 드리니 젊은이 고맙네 하시며

        인사를 하신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의 한기가 온몸에 느껴진다.

        얼음 물을 사려고 했으나 이미 다른 팀들이 다 가져 갔단다.

        얼음 물 대신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차가운 생수를 사서 빈 물통을 채웠다.

        남은 물은 버릴수가 없어 두잔이나 연거푸 들여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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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어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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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 양묘사업장 도착

        서어나무 숲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었다.

        길을 잘못 들어 건너편 길로 가고 있었다.

        다시 돌아 가려고 해도 이미 지친 몸을 이끌고 차마 돌아 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양묘 사업장까지 가기로했다.

        그늘 하나 없는 둑길을 따라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엄계마을을 지나자 실내 게이트볼 장이 나타난다. 노인 분들께서 게이트 볼을 즐

        기고 계셨다.

        더위에 지치고 배고픔에 지쳐갈 즈음 양묘 사업장이 시야에 들어 온다.

        한켠에 마련된 쉼터에 자리를 잡았다.

        그늘 아래 자리잡고 있는 평상 위는 누군가 방금 청소를 한 것 같았다.

        파란색의 걸레가 놓여 있었다. 

        아침에 숙소에서 미리 씻어 온 쌀을 꺼내어 밥을 지었다.

        내 평생에 이렇게 맛있는 밥을 지어 보기는 처음이란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지만 마누라가 해준 밥 중 가장 맛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다. 

        쉼터 옆을 흐르는 수로에 발을 담궜다. 문질러 주니 한결 기분이 좋아 지는 것 같

        았다. 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다. 수건을 건네주는 마누라의 표정이 무척 부러워 하

        는 것 같았다.

        운봉까지 약2km, 운봉에서 인월까지 9.4km

        오늘 다 걸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진다. 일단 갈수 있는데까지 가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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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0 운봉농협사거리 도착

         양묘 사업장에서 운봉 읍내 까지는 아스팔트 길이다.

         아스팔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2차선 포장 길을 가운데 두고 다닥다닥 늘어

         선 상점에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인해 느끼는 체감 온도는 더 심한 것 같았다.  

         운봉 농협 사거리는 운봉-인월 구간의 기점이다.

         얼음물을 사기 위해 마누라가 농협 하나로 마트에 들어갔다.

         잠시 마트 앞 화단에 걸터 앉아 담배를 한대 피웠다.

         마누라의 손에 얼음 물 한병과 아이스크림 두개가 들려 있었다.

         마트에 남아 있던 마지막 한 병이란다.

         출발하기 위해 일어나려는 순간 아뿔싸 누군가 뱉어 놓은 껌을 깔고 앉은 것이 아

         닌가, 껌을 떼어내기 위해 한참을 씨름 했으나 그 흔적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멀리 전라도 운봉 골에서 껌 묻은 바지 입고 읍내를 활보하다....

 

2구간 시작이다.

 

         운봉에서 인월구간 9.4km,

         아이스크림 한모금 베어물고 잠시 더위를 잊어 본다.

         앞으로 남은 7km 구간이 그늘 한 곳 없는 때약볕 길일 줄이야 어찌 알았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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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린공원>

서린공원이 보인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늘을 차지하고 더위를 식히고 있었지만 갈길이 먼 탓에 감히 들어가볼 엄두를 낼수 없었다.

박말순 할머니께서 기증했다는 왕 벗꽃나무 125그루가 심어져 있다.

간간히 그늘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萬事皆有定 만사개유정 

浮生空自忙 부생공자망 

모든 일은 정해진 이치가 있는데 

뜬 구름 같은 인생은 그저 바쁘기만하다.

 

지난 주 김삿갓 생가에 들렀다가

사당에 걸려 있던 싯구가 생각난다.

오늘 가지 못하면 내일 다시 가면 될것을

굳이 힘들게 이 길을 가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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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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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말순 할머니가 기증했다는 왕벗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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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 신기마을 입구 도착

        둑방길 5km 남짓,

        비전 마을까지 이어진 길에는 나무 그늘 한 곳 없는 힘든 고행길이었다.

        밭에 뿌려진 인분 냄새가 발갛게 타오르는 태양열을 받아 더욱더 진동을 한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고 시골 냄새에 익숙해 있었지만 바람 한점 없는 무더운

        날씨에 간간히 풍겨져 오는 냄새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 같았다.

        끝까지 종주 하겠다던 마누라 "여보 여기서 포기하고 버스를 탑시다. 도저히 못견

        디 겠다"며 힘들어 한다. 저 멀리 보이는 사반교를 가리키며 저 곳까지만 가서 잠

        시 쉬었다가 큰길로 나가 버스를 타자고 했다.

        잠시 후 사반교에 도착,

        다리 끝부분에 퍼질고 앉았다. 어디를 둘러봐도 잠시 햇빛을 피할 만한 곳은 없었

        다. 얼음 물을 꺼내 마셨다.

        도보행을 끝내자는 마당에 얼음 물은 남겨서 무엇하리오

        마시고 또 마셨다.

        그게 화근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들판을 가로 질러 농로를 따라 큰길로 나가서 버스를 타자고 졸랐다.

        뒤 따르던 사람들이 우리가 쉬고 있던 곳을 앞 질러 지나쳐 간다.

        서너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쳐 갔을까...

        한참을 그곳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저 멀리 비전마을이 보인다. 커다란 숲이 멀리서 우리를 유혹을 하는 것 같았다.

        비전마을까지 가서 버스를 타자고 달래본다.

        방금 지나쳐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일락 말락 저 앞을 가고 있는 모습에

        마지막 힘을 내어 보기로 했다.

        앞서 가던 가족들 중 한사람이 뒤로 쳐진다.

        엄마로 보이는 아줌마가 딸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포기하

        겠다는 딸을 설득하는 것 같았다.

        운봉읍에서 비전마을까지 약 5.5km 구간은 너무도 힘든 구간 이었다.

        게다가 8월의 때약볕은 사람을 더더욱 지치게 하는 것 같았다.

        황산 대첩비가 강 건너에 보이기 시작한다. 잘 단장된 숲이 인상적이다.

        감히 다가갈 엄두도 없었다.

        더위를 식히려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얼음물을 연거푸 마셨더니 속이 탈이 나듯 싶

        다.

        우리를 앞질러 갔던 부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좀전에 만났던 사람 들이었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반갑게

        맞이한다. 운봉에서 출발해서 인월까지 갈 계획이란다.

        우리는 주천에서 출발 약 20km를 걸었고 여기서 중단하고 버스를 탈 예정이라고

        친절하게 오늘의 여정을 설명해 주고 있는 마누라를 뒤로 한체 화장실로 직행 급

        한 불부터 꺼야만 했다.

        잠시 후 돌아와보니

        마누라 혼자서 기다리고 있었다.

        뒤이어 좀전에 엄마에게 설득 당하던 딸내미가 포함된 가족이 나란히 도착했다.

        또 다시 앙탈을 부린다. 더이상은 못가겠노라고 ...

        그들을 뒤로 한체 비전 마을을 가로질러 큰길로 나섰다.

        마을 어귀 약 150-200m 에 걸쳐 심어진 아름드리 소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

        고 있었다.

        20여분 후 인월행 버스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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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km 가 넘을 것 같은 신기마을 둑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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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마을 앞 소나무 숲길>

 

18:30 인월 숙소 도착

        파김치가 되어 숙소인 인월에 도착했다.

        주차장을 꽉 메웠던 차들이 한대도 없었다.

        예약이 다되어 있다던 주인장에게 배신 당한 기분이 들었다.

        11:00 경 방없음 이란 간판을 내걸기 전까지는...

        샤워를 끝내고 숙소 앞 지리산 토종 흑돼지 고기 전문 식당으로 향했다.

        소고기, 돼지고기,맥주 한잔으로 하루 종일 흘린 땀과 피로를 보충했다.

22:00 정령치 휴게소 도착

        식당을 나와 정령 치휴게소에 바람을 쇠러 가자고 슬쩍 운을 띄우니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흔쾌히 그러자고 한다.

        음주 운전을 할 수 없어 마누라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뱀사골을 지나 정령치를 향해 달렸다.

        곳곳에 야영객의 텐트가 쳐져 있었다.

        계곡 곳곳에 야영객들의 텐트에서 흘러 나오는 불빛이 마치 반딧불 처럼 깜빡이고

        있다.

        정령치로 올라가는 고갯 길은 험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뱀사골을 지나 노고단과 정령치가 갈라지는 삼거리가 보인다.

        밤 눈이 어두운 마누라를 대신 운전대를 잡았다.

        굽이굽이 돌때마다 섬짓함을 느낀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마누라는 그 와중에

        도 졸고 있었다나...

        한참을 그렇게 올라 갔을까 밝은 빛으로 우리를 반겨 줄줄 알았던 정령치 휴게소

        는 암흑 천지였다. 싼타모 한대만이 넓은 주차장 한켠에 외롭게 서있었다.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소리가 어둠을 뚫고 들려 온다.

        화장실 앞 가로등 불길 만이 유일하게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잠시 내려 뱀사골 쪽을 바라다 보니 누군가 뒤에서 목덜미를 잡을 것 같은 오싹함

        이 엄습해 온다.

        내려가는 코스는 남원 쪽을 택했다.

        인월까지 거리는 오히려 남원 방향이 3km 정도 가깝다.

        오늘 아침 둘레 길을 시작한 주천 마을의 푯말이 정겹게 다가온다.

        하루 종일 걸었던 그길은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에 불과했다.

        마치 오래전에 걸었던 그 길을 다시 찾은 설레임으로...

 

[8월15일]

06:00 기상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서 내려와 발걸음을 떼어 보았다.

        이상이 없었다. 물집이 생긴 발바닥을 제외하고는 걷는데 무리가 없는 것

        같았다. 어제 저녁 드러눕자 마자 골아 떨어진 마누라에게 걸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한다.

        세면을 하고 밥을 지었다.

        국은 없었지만 3공기를 비웠다.

        생존의 본능 이랄까? 어제 아침을 굶고 출발했다가 고생한 기억 때문에

        억지로라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꽁치 찌게라도 끓일 걸..." 마누라가 미안해 한다.

        모텔에 들어와서 밥해 먹는 사람도 우리밖에 없을 것인데 찌게까지는 좀 심하지

        않을 까 싶어 대충 그냥 먹기로 했었다.

        해비치모텔 사장님 정말로 죄송합니다.

        담에는 꼭 밖에서 사먹을께요 ㅎㅎㅎ

 

08:40 매동마을 도착

        종점인 매동 마을을 미리 확인하기 위해 잠시 들렀다.

09:00 금계마을 도착

        마천 부근에서 얼음 물 큰넘으로 한 통 구입 배낭에 넣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잠시 고민에 빠져본다.

        무리해서 갈 필요가 있을까?

        때 마침 다른 팀들이 산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산을 꺼내 들었다

        매점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가파른 산길이 시작된다.

        잠시 그치는가 싶던 빗 줄기가 다시 굵어 지기 시작한다.

        천둥 번개가 사람을 혼미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뒤 따르던 일행이 앞질러 가기 시작한다.

        건장한 남자 4명, 우리에게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만약 그들이 없었더라면

        포기하고 돌아 갔을지도 모른다.

        우산을 받쳐 쓰기엔 날씨가 너무 짖궂은 것 같았다. 비바람을 견뎌내지 못하고

        뒤집어 진다. 바람이 덜 부는 곳을 골라 비옷으로 갈아 있었다.

        고개 마루에 도착할 때까지 잠시도 멈추지 않고 내리던 빗줄기가

        가늘어 지기 시작한다.

        한옥이 나타난다. 누군가 팬션으로 사용하기 위해 짓고 있었던 것 같다. 거의 마무

        리 공사만 남은 것 같았다. 주인인 듯한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처마 밑으로 들어갔다.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어제는 주천애서 인월까지 오늘은 금계에서 인월까지 갈

        계획이라고 하니 코스를 잘못 택했다고 한다. 인월에서 금계까지가 정 코스인데

        당신들은 꺼꾸로 걷고 있다고 한다.

        어떻던 상관없지만 어제 걸었던 코스와는 사뭇 다른 경치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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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섭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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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 창원마을 도착

       겹겹이 둘러쌓인 산...

       빗속을 걷고 있는 우리를 마루에 걸터앉아 바라보고 있다.

       시멘트 포장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갔다.

       직선으로 올라가면 간단하게 갈 수 있는 길을 마을 사람들이 돌려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의 자랑거리인 고목을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돌아서 감을

       후회 하지 않아도 된다. 기꺼히 여행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마을의 수호신인

       당상나무 밑을 통과하게 해준 창원 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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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마을의 수호신인 당상나무 그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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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구재로 오르는 길은 힘든 가파른 시멘트 포장 길이었지만

             비가 개인 산 중턱 마다 구름이 향연을 벌이고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 사이마다 흰 구름이 피어 오른다.

             잠시 모습을 보였는가 싶더니 이내 비 구름으로 변해 버린다.

             미완성의 원두막이 보인다.

             잘라진 나무둥지에 걸터 앉았다.

             마천에서 산 자두를 꺼내어 수로를 따라 흘러 내리는 맑은 물에 씻어 한입

             깨물어 본다. 새곰한 맛이 온 입에 군침을 일게한다.

             저편 등구재 쪽에서 부자로 보이는 등산객이 내려온다.

             자두 두개를 건넨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잠시 대화를 해본다.

             인월에서 오는 길이라고... 경치가 너무 좋아 감탄만 하다가 힘들이지 않고

             여기까지 왔노라고, 아들로 보이는 젊은 친구가 자두를 꼭 쥔 두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한체 고맙다는 인사를 연거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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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쉼터 도착

        임도일까, 포장길을 따라 20여분을 올라가니 쉼터가 나타난다. 등산객들에게

        필요한 음료가 구비되어 있었다.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는 잠시 피로를 잊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아무리 불러도 주인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캔 커피, 사이다, 각 1개씩을 꺼내고 베게 밑에 2,000원을 넣어두고 가격표 밑에

        커다랗게 적힌 주인장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봤지만 받지 않는다.

        이곳이 등구재라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걸었다.

        비가 개인 등산로를 따라 한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온다.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도로 곳곳이 빗물에 파여 보수를 시급히 보수를 해야 할 곳이 한두군데가 아닌 것

        같았다.

        한참을 내려가니 허름한 원두막이 보이고 어김없이 가격표가 눈에 들어 온다.

        돈은 양심 껏 놓고 가시라고 ...글씨체로 보아 촌로의 필체인듯 싶다.

        고등학생 남짓한 청년들이 20여명 내려온다. 인솔자 인듯 한 아저씨를 마지막으로

        산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빗줄기가 굵어 지기 시작한다.

        벗었던 비옷을 다시 갈아 입었다.

        오솔길을 따라 20여분 올라 갔을까...

        이곳이 등구재란다. 이정표에는 창원마을에서 1.8km

        실제 거리는 4km 는 되는 것 같았다.

        이유인즉, 창원마을 사람들의 청원으로 처음에는 마을 길을 이용하게 했었지만

        사람들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자 새롭게 우회도로를 개설 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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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등구재 도착

        거북이 등을 닮았다고 등구재라고 한다.

        어김없이 나무의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자에 묻은 물기는 앉자 마자 저절로 깨끗하게 딱여졌다.

        비에 젖고 땀에 젖은 상황에서 의자에 묻은 물기는 이미 젖은 바지에 묻은 물기와

        별 다를바가 없었다.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 아닌가

 

        風失古行路 풍실고행로

        月得新照處 월득신조처

        風動樹枝動 풍동수지동

        月昇水波昇 월승수파승

 

        바람은 이전에 다니는 길을 잊었고

        달은 새로 비칠 곳을 얻었도다

        바람이 움직이면 나뭇가지도 따라 움직이고

        달이 높이뜨면 연못의 파도도 높아지는 것을

 

        난고 김삿갓이 옛 여인을 찾아가서 읊은 노래라고 전한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선인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시이기도 하다.

     

        비가 오면 어떠하고, 바람불면 어떠하리

        이미 몸에 묻은 액체는 빗물인지 땀인지 구분이 안가는데

        나무에 묻은 물인들 바지에 묻은 물인들 따로 구분할 필요가 뭐가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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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값보다 뚝 쌓는 비용이 더 들지 않았겠냐고 너스레를 떠는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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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쉼터 도착

        한옥으로 아담하게 지어진 쉼터의 모습

        "따스한 인심 후한대접, 고맙습니다. 2010년8월15일 이태백과 그의처"

        라고 한마디 남겼다. 파전에 동동주 한 사발을 시켰다. 남의 식당에서 밥을 꺼내

        어 먹을 수가 없었기에...

        산나물 한접시, 새로 담군 김치,무우김치, 맛이 기가 막힌다.

        된장국에 밥 한사발 내어 오신다. 돈안 받을테니 그냥 드시라고 ...

        밥은 사양하고 된장국만 염치 없게 달라고 했다. 우리가 가져온 밥을 먹어도 되냐

        고 물으니 그렇게 하시라며 흔쾌히 허락한다.

        직접 길렀다는 무공해 상추를 가져다 주신다.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부산 사는 질녀가 보내온 쥐치포를 통채로 드렸다. 고마움의 표시로...

        음식 값 10,000만 내라신다.

        "등구재 황토방 민박" 사장 : 김월영 063)636-3145, 010-8533-3145

        꼭 다시 한번 찾아오마... 꼭 기다리겠노라고 인사를 하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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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 중황마을 쉼터 도착

        빗님은 어디로 갔는지 어김없이 때역볕이 내리쬔다.

        아이스크림은 구세주와 같은 것일까. 두개를 샀다.

        얼음 물을 꺼내 마시고 아이스 크림을 입에 물었다. 한기가 온몸을 감싼다.

        아가씨 세명이 우리가 쉬고 있는 쉼터로 들어 온다.

        동동주 한병에 지짐 하나를 주문한다.

        그중 한명이 넘어져서 다쳤다고 한다. 일어서려다 다시 배낭을 풀었다

        구급약을 꺼내어 아가씨 무릎에 난 상처에 발라 준다.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고 한다. 내 배낭에는 항상 소화제,설사약,상처에 바르는

        연고가 비치되어 있었다. 오늘 그 진가를 발휘 한것 같다.

        별것 아니었지만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

        쉼터 앞에는 건물이 신축 중이다. 팬션이라는 미명아래 온 산림이 훼손되고

        있었다. 국립공원인데 허가가 나느냐고 반문해본다.

        쉼 터 앞을 나서는데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어제 마누라와 비전마을 화장실 앞에서 대화를 나누었던 부부였다.

        인월에서 금계마을로 가는 중이란다 우리와 반대 코스를 택해 가고 있는 중이란

        다. 서로 지나온 길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한다. 잘가라는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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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재 두마리가 길을 막고 있다.

          청정계곡 수로를 따라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이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는다. 발에 치일것 같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니

          뒷걸음쳐 도망을 간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마누라왈 "이놈들은 왜 뒤로 가느냐

          고 으아해 한다." 원래 가재는 뒤로 간다 라고 하니 그제서야 고개를 끄떡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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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이라는 아뜨리에 간판이 보인다.

거리를 적어 놓았더라면 한번 찾아가 보았을 터인데

얼마나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지를 몰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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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동마을 가는 길목 소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솔 숲을 따라 걷고 있노라니 마음이 평안해져옴을 느낄 수 있었다.

인월까지 19.3km를 걸을 것이라고 목표를 정해 놓고 걷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부터

그 목표가 사라져 버렸다. 갈 수 있는데까지만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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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 매동마을 도착

        마을앞 가게에서 금계가는 버스가 있냐고 물었더니

        마천까지 가서 갈아 타라고 일러준다.

        무작정 삼거리로 나갔다. 혹 호출택시 번호라도 붙어 있을까 싶어 열심히 찾았지

        만 어느곳에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침 직행버스가 한대 오고 있었다. 무작정 손을 들었다.

        금계에 가느냐고 물으니 무조건 타라고 한다.

        마천가면 4시20분 금계행 버스가 있다고 한다.

        아침에 지나올 때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던 계곡은 벌건 황토빛으로 변해 있었다.

        마천에 도착하니 금계행 버스가 시동을 걸고 있었다.

16:30 금계도착

        긴 여정의 막을 내렸다.

        오도재를 거쳐 함양을 거쳐 88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

        긴 여정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 오는것 같았다.

        쏫아지는 잠을 깨우기 위해 아침에 산 자두를 베어 물었다.

        신 맛 때문에 잠이 확 달아나는 것 같았다.

        거창 휴게소에 도착하니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마누라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해인사 톨게이트를 지나자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어있었다.

        잠시 움직이는가 싶더니 고령 톨게이트 앞에서 다시 정체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운수를 거쳐 용암 삼거리에 다가갈 즈음 앞이 안보일 정도로 빗줄기는

        굵어져 있었다. 잠시 길가에 차를 멈추고 비를 피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칠 비가 아닌것 같았다.

        엉금엉금 기다싶이 대구에 도착하니 시계는 8시를 훌쩍 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