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둘레길 걷기

 

 

강서구 맥도강 생태공원 - 을숙도 - 사하구 강변도로 - 사상구 강변도로 - 북구 구포대교 - 김해공항 강변도로 - 맥도강 생태공원 

 

 

[대략거리]

명지 을숙도 입구 - 강서구 구포 대교 못미친 구간 12킬로 표지점 기준

으로 지도상 계측거리 약 27 킬로(추정), 소요시간 ; 휴식포함 7시간 반.

 

 

[테마]

부산시내 낙동강 주류 따라 트래킹 도로 따라잇기

강서구,사하구, 사상구, 북구 강변생태 걷기 체험

 

 

산거북이와 아내

2010. 7. 18. 바람불고 햇살 뜨거운 날

 

 

[Daum 스카이뷰를 통한 지도상 이동구간]

건널목과 구별 접구지역 잇기는 확대, 상세지도로 미리 파악함.

 

 

 

 

[나의 저녁운동마당, 맥도강 생태공원]

 

생태공원의 아침.

전날의 결정은 다소간 변덕스러웠다. 영남알프스 계곡으로 들까, 생태공원 주변을 가벼운 몸으로

두어시간 뜀박질을 할까, 배낭메고 카메라 챙기고 장시간 걸을까, 이럴까 저럴까하다가 아내랑 같

이할 수 있고 하루종일 즐길 수 있는 강변걷기로 낙착을 보았다.

 

 

도상훈련을 이리저리 해보느라 늦은 밤까지 지도와 씨름을 하였다. 1:50000 보다 Daum스카이뷰가

접구(接區) 지역과 건널목, 교각 아래 등 산책도로 잇기가 곤란할 수 있는 지점을 훨씬 더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아침 안개가 사방천지를 뒤덮었다. 멀리 백양산과 엄광산 사이. 낙동정맥 마루금인 개금고개]

 

내가 구상한 원점회귀길은 일부 짧은 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우레탄 포장이 되어 자전거 전용도로와

달리기, 산책코스로 가꾸어져 있는 구간이다. 여유로울 때 이런 식으로 낙동강 주위를 한바퀴 돌아

보는 것도 좋다. 경험해보지 못한 분이라면 언제 이런 시설들을 해두었는 지 감탄을 할 지 모른다.

 

강의 생태도 몸으로 느낄 수 있고, 평소에 차량으로 스쳐지나는 지역의 요모조모도 눈여겨 볼 수 있

다.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강의 하류에 사는 도시사람으로서 생활이 강과 밀착되는 것은 퍽

자연친화적이지 않겠는가.

 

 

 

[4대강 사업, 낙동강살리기 제1공구 사업장]

 

이미 낙동강 하구는 친화적인 정비를 오래전 부터 해오고 있지만 1공구는 을숙도 명지지역 강변에서 주

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최하류 지역은 팽팽한 생태논쟁을 유발하는 점은 별로 없을 것이다. 환경조건을

감안하여 공원화 시키는 것이 제일 합당하다. 그 엄청난 폐기물과 생활 쓰레기의 투기만 제어해도 강을

살리는 목적을 일단 완수하게 될 것이다.

 

수자원관리와 무분별한 오염을 차단하는 것은 결코 이념이나 환경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이 구간이 보행 및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직 정비되어 있지 않다.]

 

맥도강 생태공원에서 을숙도 명지마을까지 약 5킬로 구간은 거의 직선화된 우레탄/시멘트 포장

도로인데, 명지 교차로에서 길은 을숙도로 90도 둥글게 휘어진다. 이곳에서 을숙도 공원까지의

길은 아직 정비되어 있지 않다. 

 

 

[아이들 키울 때 자주 찾던 을숙도 공원]

 

가끔, 지금의 이 직업보다 수자원 관련직, 임업 연구직, 산간오지의 기상관측직(실제로 그런 직업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등이 못내 부럽다. 긴장과 조바심을 늦출 수 없는 직업환경에 비해 자연을 대상으로 꾸준한 일을

하는 것이 훨씬 행복해 보인다. 해당되시는 분들이 펄쩍 뛰실 지 모르지만^^

 

 

 

[을숙도 하구언 다리의 인도와 자건거 전용도로의 폭이 옛기억보다 훨씬 넓어졌다]

 

 

 

[하류 쪽, 장림과 명지를 잇는 새 대교가 보인다.]

 

 

 

 

[철새의 서식지를 변화시키고, 이 물막이 댐으로 얻은 것은 안정적인 식수다.

사오유월이면 해수의 역류로 원동까지 취수장의 염도를 높혀, 갈수기에는 단

수(斷水)가 되는 날들이 허다했다.]

 

 

 

[상류지역의 폭우로 수문이 들리고 싯누런 배수가 바닷물의 역류와 힘을 겨룬다.]

 

 

 

[사하구로 접어들었다.]

 

 

 

[을숙도의 상단부를 볼 수 있다.]

 

 

 

[강변 하단으로 또다른 산책로를 조성하였다. 장림쪽 까지 연결되었다.]

 

 

 

[건너편 명지, 내가 걸어온 벚나무 강변로가 아스라이 수면 위에 한줄이 되었다.]

 

 

 

[이곳에서 강변 하단의 산책로가 끝나고 산책 자전거전용 도로와 만난다. 길의 느낌이 좋다.]

 

명지 쪽은 전용도로 양켠의 벚나무가 잘 자라 숲터널을 이루는데 이곳은 아직도 땡볕이다.

 

 

 

[우레탄 포장이 쿠션은 있다해도 산길등산로 보다 못하다. 벌써 발바닥에 불이 나기 시작한다.] 

 

 

 

 

[연애시절, 집사람과 배를 타고 을숙도에 건너가곤 했던 추억의 선착장은 어디에......]

 

 

 

 

[이젠 유람의 추억의 막히고, 결코 넉넉해 보이지 않는 생업의 통로가 되었다.]

 

과연 강은 누구의 것이 되어야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강은 강의 것인가?...... 강의 서식자의 것인가?...... 먹고사는 자의 것인가?......

여유를 원하는 도시민의 것인가?...... 부가가치를 원하는 개발업자들의 것인가?

...... 아니면 미래세대들의 것인가?......

 

 

 

 

[이 정도의 폐기물은 한편의 그림이 되어주니 그래도 고상한 편이다.]

 

뙤약볕 아래지만 멀리 을숙도 너머 퀸덤의 땅에 안개구름이 솟아나고 강바람은 무료한 갈대를 눞혔다

일으켜 세우기를 반복한다. 언제나 갈대의 연인은 철없는 바람이었다. 

 

 

 

멀리 또하나의 선착장은 사람살이를 일군 퇴적지를 한참 걸어가야한다.

옛 선착장은 혹 저기 아니었을까? 아니다, 을숙도 상단에서 너무 멀다.

하지만 기억은 되짚을 수 없을만큼 희미하다.

 

 

 

[주의 지점 : 감전 교차로]

 

주의구간. 길건너 트럭이 올라오고 있는 곳으로 내려서, 숲길로 난 트래킹/자전거 전용 길을 찾아야한다.

이곳부터는 비교적 그늘을 이룬 수목의 성장 덕을 톡톡히 본다. 삼락공원 앞도 지나고, 지하철 구포역까

지 쉼없이 기나길게 이어진다. 지하철 구포 역을 지나면 일단 전용도로는 맥을 다한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구포대교를 도보로 건너야한다.

 

 

 

[우레탄 포장도 무척 발바닥이 아프다. 마라토너들의 인내와 훈련이 존경스럽다.]

 

장거리에 적합한 등산화를 신었건만 이따금씩 풀밭을 디디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신발의 마음도 산을 그리워하는 것이리라......

 

 

[다리 아래의 시원함을 모른다면 여행을 제대로 해본 사람이 아니다고 말할 수 있다.]

 

낙동대교 아래서도 땀을 식히고, 이곳 사상-김해 경전철 다리 아래서도 주저 앉게된다.

여름철 뭉개구름은 치솟는 지표면의 열기와 무관지 않은 것 같다. 마치 끓어오르는 열

의 하얗고 뽀얀 얼굴과 같다.

 

 

 

[늘 번잡한 삼락공원에는 오늘도 차량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모라동 삼락 IC에 이르렀다.]

 

백양터널을 지나 이곳 삼락 IC에 이른 길들은 복잡한 가지를 친다. 주 도로는 강을 건너(인도없음)

대저IC를 거쳐 대동TG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된다. 다리 아래서 다시 휴식을 취한다. 극복해야하

는 피로도가 1차 한계치를 넘고 있다. 

 

 

 

 

[S자 흐름에는 퇴적지와 침식지가 형성되니......]

 

삼락공원 퇴적지를 지나면 도로에 연한 침식지가 이어진다. 강물은 싯누런 물결로 도로 아래 교각

을 휘감는다. 당연하게도 건너편 대저 쪽에는 광대한 퇴적지가 어설픈 농경지를 이루고 있다. 

 

 

 

 [드디어 구포대교 아래에 도달하였다. 이곳이 옛 구포 나루터......]

 

구포대교를 안전하게 건너는 문제는 이번 계획의 최대 난제였다. 여러번 지도와 스카이뷰를 보고

기억에 새겨두었던 바다. 문제는 가까운 건널목이 없다는 사실. 현장에서 확인해보아도 다리 아래

에 건널목이 없다. 역시 지하철 구포역으로 가서 길을 건너야 한다.

 

그래도 혹시..... 다리아래 그늘바람을 즐기는 동네사람 두 분께 여쭌다.

"큰 길 건널목을 건너 구포다리 위로 오르는 계단으로 갈려는데 가까운 건널목이 어딥니까?"

"구포다리를 차를 타고 건너믄 되지 와 걸어서 건널라카요?"

"......??!! 그냥요. 촌사람이 부산구경할려고.^^"

"건널목은 쩌~ 우에 구포역까정 가야되고, 우리는 보통 바로 건너요. 무단행단!! 크크~"

"녜에? 무단횡단요......??"

 

물어본 내가 잘못이다.^^

 

  

 

 

[이제는 누가 쉬어가나?]

 

옛기록에 의하면, 나라에서 거두어들인 세곡을 보관하는 남창이 이곳 구포에 있었다.

창고의 남쪽에 구멍이 있어 겨울에도 따뜻한 기운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이를보고 바

다의 거북이가 물가의 모래 밑에 구멍을 파고 겨울잠을 자면서 쉬어가는 곳이라 하였

다. 그래서 거북 龜자, 구포라고 한다나......

 

 

이제는 누가 쉬어가나?

산거북이도 오늘 이 다리 아래서 한참을 쉬었건만......

 

 

[구포 대교 위에서도 주의하여 양측 건널목을 건너야한다.-강서 쪽은 커브가 져서 매우 조심!!]

 

구포 역 앞 롯데리아에서 커피와 빙수 그리고 햄버그로 허기와 탈진을 달랬다. 으와~ 맛있네......^^

구남지하차도가 있는 구포다리 시작점으로 걸어간 다음 하류 쪽 계단을 올랐다. 멋진 트래킹이다...

 

 

 

[봐라~!, 오늘이 아니면 언제 구경을 하겠나?]

 

강을 건너다는 것은 막연한 두려움을 업고 가는 것이다. 추락에 대한 공포가 아니다. 시퍼런 강물의 도도함을

감히 발길로 밟고 지나는 불경스러움에 대한 쭈볏함이다. 어릴 적부터 나는 그것을 확인해왔다. 남강다리를

건널 때마다 일정하게 나있는 배수구멍을 통해 시퍼런 강물을 똑똑히 보았다.

 

그 구멍으로 순식간에 빠져들것 같은 어린 두려움 때문에 늘 걸음이 불편했고, 그 걸음은 그래서 늘 불경스

러웠다. 오늘은 시퍼렇지 않고 싯누런 강물이다.

 

 

[무서운 침묵]

 

도도한 침묵은 저런 곳에서 배워야한다.

그런 침묵은 진실로 무서운 것이다.

 

 

 

[구포대교 상류쪽으로 금정산 고당봉과 파리봉 상계봉이 구름과 어울리고 있다.]

 

 

 

[구포대교 대저강변, 퇴적지 공사준비를 알리는 빨간 깃발]

 

맨처음 지도를 보면, 빼곡이 들어섰던 퇴적지의 비닐하우스 단지가 죄다 제거된 것이 비교된다.

퇴적지의 이런 농경지화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다시 우레탄 전용도로가 시작된다.]

 

지하철 강서구청역을 바라보면서 구포다리 위에서 건널목을 건너 큰 길 도로로 내려선 다음, 다시

건널목을 건너 전용도로 시작점에 도달하였다. 이곳에서부터 이 길은 을숙도 명지까지 이어진다.

 

 

 

[완전 땡볕......]

 

 

 

[현저한 체력저하......]

 

 

 

 

[삼락IC에서 대저분기점 잇는 다리 아래서 신발을 벗고 오수. 아내가 먼저 잠이 들었다.^^]

 

 

 

[삼락공원 건너편에 도착. 강 가운데 검은 물결은 구름의 그림자]

 

 

 

[우측에 보이는 교각과 다리는 김해공항 진출로]

 

 

 

[교각 아래 피서객을 위한 안내문 중에......]

 

대저 2동이 가깝긴 하지만, 교각 한가운데 "중국집 전화번호"가 떠억하니 붙어 있다. 남자 셋이 간이 평상에서

짜장면과 만두와 소주를 곁들이고 있고, 분명히 확인해 주듯 배달 오토바이가 둑을 넘어 다리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정말 불가능이 없는 배달의 민족정기......^^

 

 

 

[양산-부산간의 낙동강 하류 중 대표적으로 강폭이 좁은 곳]

 

구포에서 남서쪽으로 비스듬히 흐르던 강물이 다시 정남으로 방향을 트는 곳. 그래서 강물의 침식유압을

최대한 받는 곳이다. 반대편으로 삼락공원 퇴적지를 이룬다. 그래서 이곳은 콘크리트 호안을 하였다.

 

 

 

[건너편은 사상역 쪽]

 

사상-김해 경전철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곧 완공이 될 듯. 대장정의 끝이 보이는 곳에 도착한 셈.

 

 

[맥도강 생태공원에 다시 도착]

 

  산행 중에 좀체로 없던 발바닥 물집도 얻어가며 뙤약볕 아래의 행군이 끝났다.  오랫만에 산에서 내려와

물가를 거닐었더니 예전에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새로웠다. 산과 강을 벗어나 살던 삶을 이

렇게 환원시켜야 삶이 본래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는 우가 없으리라 여긴다. 하여, 짧은 시간 뜀박질을

선택하지 아니하고, 긴 시간 느리게 걷기를 고집하여 보낸 하루의 보람이 뻑적지근한 다리에 뭉쳤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