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중국 용경협~옥도산~해타산(송산)

산행일 : 2008년 10월09~12일 (목~일)

누구랑 : 이희선님.이모습 이대로님. 작은거인님.산찾사.

 

이동경로(시간은 한국시간으로 표기)

 

10월 11일 토요일

 

-옥도산장                    06:20

-윤택 대주점                06:30 - 07:45

-옥도산 송어양식 주차장  08:36

-삼천사옥                    08:53

-석불사 갈림길              10:24 

-해타산(송산)               13:45 - 15:15

-송산마을 대장거촌        18:15

-북경 왕징 코리아 타운   20:55

-익백성 호텔                23:18

 

10월 12일 일요일

 

-익백성 호텔                07:20

-북경공항 cz 317          09:40

-인천공항                   11:20 - 12:20

-대전                        15:10

 

-후기-

 

한국시간으로 새벽 5시

중국 현지 시각으론 4시에 일어나 산행준비에 나선다.

오늘의 예상 진행거리가 35km 인 점을 생각하면 이것도 늦은시각이다.

 

모든것을 정리후 이틀을 묵었던

옥도산장을 나와 모든짐을 봉고차에 실어놓고

어제 저녁을 먹었던 윤택 대주점을 찾아 갔는데 문이 잠겼다.

 

잠깐 기다리니

까무잡잡한 쥔장 여인이 자가용에서

내려서는데 양손엔 먹거리가 들려있다.

 

급하게 차려낸 아침조반이

어저 저녁과는 달리 초라하다.

그나마 조로 만든 멀건죽이 먹을만 하여

빵과 함께 죽을 먹는데 왠지 얼굴이 따가운 느낌이 든다.

이상해 고개를 드니 쥔장여인이 나를 뚫어지게 처다보다 배시시 쪼갠다.

 

재가

잘생긴 남자는 알아가지구~

그래 뜨겁게 처다보믄 나보구 으떻하라구~?

 

그녀는 어제 저녁 식사를 내오며

이국의 사람들이 들어와 신경이 쓰인 듯

이것 저것 내오며 음식맛을 물어올때 마다 엄지 손가락을 세워줫더니

오늘 아침은 요 녀셕들 어떻게 먹나 반응을 보는게 그녀의 관심사인듯 생각도 되고

한편 여러사람중 유독 나만 처다본게 혹 저 뇨자 나한테 반한건 아닌가란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ㅋㅋㅋㅋㅋ

 

도시락을 챙겨 넣으며

주점을 나서자 나와 헤어짐을 아쉬워 하는

그녀가 밖에까지 따라나오며 마지막까지 끈적끈적한 눈길을 준다.

잘있거라 나는 간다 손을 내밀자 반갑게 꼬옥 손을 잡아 주는 그녀와 헤어저

오늘 힘겨움이 예상되는 일정을 향한 출발을 했다.



(용경협 입구의 조형물) 



 

(이른 아침 식사중 일출을 준비중인 동쪽 하늘) 


 

(이른 새벽 우리 때문에 불을 밝힌 주점) 


 

 

(윤택 주점의 여 쥔장이 떠나는 나를 마중해 준다)

 

 

오늘은 어제 우리 일정의 종점인

용경협의 발원지 삼천사옥을 이어서 해타산 정상까지 올랐다가

삼불사를 거처 옥도산 풍경구를 빙 돌아 송어 양식장 주차장으로 되 돌아오는

원점휘귀 산행인데 추정되는 거리가 대략 35 km의 장거리다.

 

옥도산 풍경구로 향하는 입구에 이르자

차단기가 내려저 있고 경비병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으로 오늘 해태산 등정을 안내할 새로운 가이드가 오기로 한 장소다.

 

약속시간을 10여분 넘겨

가이드가 도착하는데 시골 촌로의 모습에

손에는 손도끼가 들려 있어 황당스러워 물어보자

그분은 이곳 옥도산 풍경구의 관리원으로 우리를 안내하며

등산로 정비도 하고 이곳에 살고 있는 표범이라도 나오면 대응하기 위해

그걸 들고 온거라 중국 통역가이드가 말해 준다.


 

(옥도산 풍경구로 향하는 고개를 넘어가며)


어제 용경협 트래킹을 안내한

가이드는 무덤덤하고 과묵한데 비해

오늘 산행 가이드는 활달한 성품을 들어내며 연신 떠들어 댄다.

 

통역을 통해 연세가 어떻게 되시냐 물어보니

이런~!!!

나보다 겨우 두살 더 많은 58년 멍띠다.

 

내 옆자리에 앉은 그 사람에게

유~ 멍~멍~멍~ ?

아이 엠~ 찍~찍~찍~!

콩글리쉬 영어를 지껄이자 알아 들은 듯

나를 향해 손가락 두개를 꼽으며 지가 두살 더 많다며 헤헤헤 웃는다.

 

우리는 고개를 넘어가다

전망대의 휴식터에 잠깐 차를 세우고

너른 평야가 한눈에 내려다 뵈는 조망을 감상하며

오늘 산행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마음의 여유를 누려본다.


 (고개를 넘는 전망대에서 내려본 풍광)

 
 


 


옥도산 풍경구내 송어양식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산행들머리를 향한 입구에 세워진 안내도를 가르키며

산행가이드가 오늘 일정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한다.

가이드의 말을 요약하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해질녁에 내려설수 있단다.
 


 

어제 우리가 들렸던

용경협 발원지까지 걷는데

길가의 수목엔 서리가 하얗게 내려 앉았다.

 

튼튼히 옷을 입어 그런지

별 추위를 느끼지 못한 초반 덜 풀린 몸뚱아리가

발빠른 해타산 안내 가이드의 발걸음을 쫓아 가기 바쁘다.

 

삼천사옥에 도착하여

한숨을 돌린후 본격적인 미지의 탐험에 들어선다.

초반 등로는 아주 완만한 오솔길이 길게 이어지다 서서히 고도를 올려

계곡을 낀 등로로 우릴 안내하는데 그간 사람들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은 듯

발길에 밟히는 낙엽이 수북하다.

 

 


 

잰 발걸음을 부지런히 놀리던

산행 가이드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계곡을 가르킨다.

명산을 낀 계곡이면 볼 수 있는 아주 흔한 웅덩이의 이름이 용담이란다.

 

그러더니

용담에서 조금 더 오르자 어느 바위를 가르키는데

디딤돌 두어개를 받친 그저 그렇고 그런 고인돌 비슷한 암릉이다.

 

거~ 참~!!!

보여줄게 디게 없는가 보다.

 

별 반응이 없자

산행 가이드 저 혼자 멋적은 듯

베시시 웃으며 휘적휘적 산길을 헤치며 선등한다.


 

 




 

 
 

 
슬슬 여유롭게 걷는것 같은데도
산행가이드의 발걸음은 이상하게도 빠르다.
잠시 사진이라도 한장 찍고 나면 그 뒷모습은 이내 숲속이 삼켜버린다.
 
옥도산 풍경구의 등로는 아주 잘 돼 있다.
그러데 아주 불만스러운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거 같지 않는 이곳의 등로를 죄다 보도블록으로 깔았다.
 
이렇게 보도블록을 깔아논게
등산로 정비고 관광지 개발이라면 제발 그냥 둡쇼라고
말해 주고 싶은게 나의 심정인데 보드라운 흙을 밟고 싶은 소망은
두시간 넘게 걸어올라 삼불사에서 해타산으로 갈리는 지점에서야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해타산으로 가는 갈림길의 이정표가 웃긴다.
맨 아래 한글로 표기된 안내문의 글귀가 없다 이용지역 통행금지다.
그러나 나는 그 글귀를 이렇게 바꾸고 싶다.
없다 보도블록 통행 팅호아~
 
 

 
출입금지 구역이라 그런가 ?
뚜렷하던 등로가 가끔씩 희미하나 진행하는데 지장은 없다.
등로 또한 사람들의 발길이 없어 그런지 온갖 잡목이 가는내내 성가시다.
 
예전 이 깊은 산골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가는곳 곳 눈에 띈다.
민가의 터가 남은 담장의 돌들과 석축 그리고 마당으로
추정되는 곳에 이끼를 잔뜩 언고 앉아 있는 맷돌이 지난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 준다..
 
가끔가다 조망좋은 곳에 앉아
우리 일행이 좀 쉴라치면 가이드는 독한 담배를 빨아댄다.
중국인들은 죄다 골초들이 분명하다.
어제의 그 가이드도 쉬는 틈틈히도 모자라
가는 내내 담배를 빨아 대더니 오늘 이 멍멍이띠 가이드도 매 한가지다.
 
그러나 어제 그 가이드에 비해
오늘 가이드는 활달하고 친근하게 굴어 대하기 편하다.
지가 먹을 물 한병없이 연장하나 달랑 들고 따라온 가이드는
간식으로 사과나 초코렛 빵등을 건네면 넙죽 넙죽 잘도 받아 먹는데
얄미운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건 생긴게 워낙 늙어 보인것도 그렇치만
촌사람의 순박함이 뚝뚝 떨어지는 말투와 미소 그리고 행동거지 때문인것 같다.
 
 
 
앞서 등로를 선등하던
가이드가 갑자기 숲속으로
들어가더니 머루를 따와 먹어보라 권한다.
 
산행 가이드는 눈이 참 밝다.
가는 내내 이것 저것 먹거리를 따서 맛보라 건네는데
아주 맛나게 먹는 그의 모습에 동해 맛을 보는데 죄다 뜹뜨름하고
맛이 없어 뱉어내자 별 이상한놈들 다 본다는 눈초리로 처다보다 지 혼자 실실 웃는다.
 


 
 
숲속의 민가터를 지나며
등로가 가파르게 경사도를 높인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지 산행가이드가 한국민의
근성을 꼬집는 말 한마디를 연신 내 뱉으며 독촉을 한다.
 
"빨리 빨리"
 
그 말을 즉각 받아 난 중국민의
근성을 꼬집는 한마디의 말로 즉각 응대를 한다.
 
 빨리 빨리 노~우.
 만만디 오케이~!
 유~ 언더스텐~?
 
그러자 이 양반의 말투가 바뀐다. 
 
고~ 고~우
 
혀가 꼬인
콩글리쉬 산행가이드의 명령에 따라
니가 걸으면 을매나 잘 걷겠냐 요놈아 속으로
외치며 순간 가이드를 제키고 내가 선등을 시작했다.
일순 혈액이 몰려든 나의 허벅지와 종아리가 탱탱해지며 고통이 몰려든다.
 
이내 산행가이드가 내 꽁지에서 멀어진다.
팔뚝과 얼굴까지 때리는 잡목을 헤치며 올라서는 등줄기가
땀으로 얼룩질 쯤 조망이 시원히 내려다 뵈는 암릉에 올라선다.
 
암릉에 걸터앉아
파노라마처럼 펼처진 산의 연능에
정신을 놓고 있는 사이 어느틈에 올랐나 산행가이드가
내옆에 서더니 엄지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워 니가 최고라며 씨익 웃어준다.
 
 


(올라서며 내려다 본 산의 연능들..) 

 

 
암릉에 앉아 물 한모금 입에 물어
갈증을 해소후 간식을 넣은 잡주머니를 열어보니
초코렛과 인스턴트 커피 그리고 빵봉지가 기압차로 빵빵해저 있다.
산행 들머리 주차장의 해발 580 에서 현재 해발 대략 2000 가까이 올랐으니 그럴만도 하다.

 


 
 
 


 



 (마지막 능선을 붙기위해 힘을 내는 산행 가이드와 우리 일행들)


 


 

 

 

드디어 능선에 붙었다.

모두들 그간의 노고에 황송하리만큼

선경으로 보답하는 풍광에 매료되어 떠날줄 모른다.

 

일행중 제일 처지는

중국 통역 가이드를 기다려

함께 고원의 대 초원을 향한 마지막 오름길에 든다.

 

 

(선경의 조망에 즐거워 하는 작은거인님 부부)

 

 


 


 


 

 


(현지 산행 가이드..담배를 좋아해 가까이 가면 댓진냄새가...)


(저멀리 해타산이 보인다.)


 


(바로 코앞에 정상이...)


(능선에서 내려다 본 풍광)


(해타산을 향한 능선길)

 
 

 (희선님의 궁금증---->저그 그랜드 캐넌 같은 암릉이 워디랴~? 우리 담에 저그 갑시다.)
 
 
(능선 사면엔 아직 잔설이 남아 있다)

 
 

(능선 초원위를 선등하는 산행 가이드)


(정상 바로 아래 중국의 젊은 등산인들)

 

 

 
지금껏 잡목과 싸우며
올라선 능선은 참으로 황홀한 조망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누렇게 변한 초원을 걷는
나그네의 발걸음은 늦가을 쓸쓸함이 짙게 베어 나온다.
 
가슴속으로
스산한 바람이 쏴아 스처 지나자
순간 눈물 한방울 떨어질것 같은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산 가이드를 제키고 먼저 정상에 올랐다.

 (정상의 풍광들)

 
아무도 없는 정상을 지키는 정상비엔
처음 우리가 알고 온 해타산보다 송산이란 이름이
먼저 앞에 크게 세겨있고 그 뒤에 작은 글씨로 해타산이라 적혀있다.
 
현지인은 해타산을
하이토우산이라 발음한다.
2241m 의 고지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되어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밀려든다. 

 


 


(산행답사 기획자 이팀장님도 만세를~) 

 

 (산행가이드와 정상증명 사진을 남기며...)

 
고지의 정상을 하나둘 올라선다.
다만 처음부터 체력이 떨어져 우려를 낳던
통역가이드가 뒤처저  올라오질 못한다.
 
정상의 한켠에 도시락을 펴고 늦은 점심으로
고된일정에 모든 칼로리가 소모된 체력을 보충할 동안도
통역가이드는 올라오지 못하다 무려 1시간이 지난뒤에 완전 탈진한
모습으로 정상을 올라섰다.
 
북경 가이드중
제일 산을 잘 타는 가이드를 붙여준다 해서
안심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과 너무 뒤 떨어진
산행능력을 갖춘 통역가이드로 인해 우리의 답사일정에 변경이 생겼다.
 
마침 정상에서 만난
우리교민들이 올라온 능선을 따라
산행거리를 단축해 하산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북경 산사람 산악회에서 왔다는
우리 교민들은 우리가 고국에서 왔다니
얼마나 반가워 하는지 중국 가이드 보내고 자기들 일정에 따라
함께 하산해 민가에 예약해 놓은 토종닭 삶아먹고 북경에 같이 가서
술한잔 하며 회포를 풀면 예약한 호텔에 모셔다 주겠다며 한사코 같이 가잖다.
 
참말로 그 마음만으로도 가슴이 따스해 진다.
한편 이국의 생활에 얼마나 고국의 정이 그리우면 저럴까 생각이 들어
가슴 한편 아릿한 연민이 느껴진다.
 
뒤늦게 식사를 하는
통역가이드에게 산행 가이드가 말을 붙이며
허허 웃기에 뭔 말을 했냐 물어보니 도대체 이 산 정상에 뭐가 있기에
그리 악을 쓰며 외국에서들 몰려 왔는지 자기는 도대체 알수가 없어 궁금해 물어본 거란다.
 
ㅋㅋㅋㅋㅋㅋ
 
글쎄~????
왜 산에 오르냐 물으면 답변이 참으로 곤란하다.
가방끈이 길어 유식하다면 철학적으로 접근해 멋진말을 해주고 싶으나
고등학교 겨우 그것도 적성에 맞지않아 거의 땡땡이 치며 허송세월 보내다
겨우 졸업장 하나 얻어 사회에 진출한 내가 뭔 말을 하겠나 ?
 
25년 가까이 산을 올랐어도
아직 내 자신 스스로도 그걸 모르겠다.
 
그저....
단지 산이 좋아 산에 오르면
답답했던 가슴이 뚫리고.
맺힌 마음이 풀리고.
닫힌 마음이 열리고.
 
그래서....
지금은 힘들다 느껴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생각돼
힘내서 살아보자 마음이 들기에 산에 오를 뿐...
그런 마음이 왜 ? 란 물음엔 나의 답은 역시 글쎄올시다 이다.....
 
 
 (이 고산에 올라 저 중국인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 


 (답사팀 단체 사진)


 (북경 산사람 산악회 총무님과 기념사진...만나 반가웠습니다.)

 

오늘 계획된 일정은
해타산 정상을 밟고 석불사 갈림길까지 되돌아 내려가
옥도산 풍경구를 한바퀴 빙~ 돌아 나오는 원점휘귀 산행이나
워낙 장거리인지라 퍼저버린 통역 가이드를 데리고 그 일정을 소화해 내기는 무리다.
 
해서 함께 일정을 상의 후
송어양식장에서 기다리는 봉고기사를
우리가 내려갈 송산마을로 오라 연락후 하산을 시작했다. 
 
(내림길 풍광들)


 


 (우리와 반대로 정상을 향하는 등산인들 넘어 파란 하늘이 넘~ 이쁘다.)


 (내림길 내내 환상적인 연능의 파노라마가 반겨주고...)

 

 

 

 
수목 한계선을 내려선 듯 등로는
키 작은 관목에서 커다란 낙엽송숲으로 변했다.
푹신한 낙엽송 솔잎과 함께 향그런 숲향이 코 끝을 간지럽 힌다.
순간 찾아든 마음의 평화....
 
이런길이라면~
하루 한나절 아니 몇일이라도 걸으라면 걷겠다.
밟히는 솔잎의 부드러움이 좋고 향이 좋은 이런길이 난 참으로 좋다.

 


 (뒤돌아본 해타산 전경)

능선이 끝나고 송산마을을 향해
진행방향 좌측으로 꺽인 등로가 순간 내리 박힌다.
급경사의 등로는 참으로 미끄러운데 내리는 동안 몇몇의
중국 젊은이들이 60리터 베낭에 비박장비를 갖추고 힘들게 기어 오르고 있다.
 
저들을 보니
그 옛날 밥만큼은 잘 먹어야 한다며
커다란 압력밥솥을 넣은 산 만한 베낭위에 텐트를 언저 짊어지고
지리산으로 설악으로 영남 알프스로 겁없이 다니던 옛시절이 생각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나도 저들처럼
한때는 열정이 넘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완죤 날날이 산꾼이 다 되어 있으니....
 
아~!!
옛날이여~!
그날 그시절 다시 돌아 올순 없는지 ?

 

 
급경사가 평정을 찾자
정겨운 오솔길이 길게 송산마을로 우릴 안내한다.
숲은 벌써 가을이 깊었다.
가는 내내 고운 빛깔의 단풍이 반은 잎사귀를 떨궈
사뿐이 즈려 밟고 가시라 오솔길을 덮고 반쯤은 형형색색
아름다움으로 가는 나그네의 지친 심신을 위로한다.
 
(낙엽이 깔린 오솔길)

 

 


(하산후 되돌아본 해타산 정상의 모습) 


(마지막 송산마을에 이를쯤 낮 달이 우릴 내려다 본다) 

 
송산마을 대장거촌의
도로에 내려서며 오늘 산행을 접는다.
산행가이드를 데려 다 주고 북경을 향하자 어둠이 내린다.
 
중국의 수도 북경을 향한길은
서울의 혼잡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아수라장이다.
무질서의 교통의식이 필연으로 이어진 교통사고 현장이
북경에 도착할 동안 2건이 목격된다.
 
항상 중국에 올때마다
차를 타고 이동할때면 난 오금이 저린다.
산중에서 위험한 벼랑의 꼭대기에 올라서도 무덤덤한 배짱이
도통 차를 타면 적응이 안돼 아예 두눈을 질끈 감는게 상책이다.
 
2시간 거리를 3시간이나 넘겨
뱃가죽이 등뼈에 붙을 만큼 허기를 느낄때가 되어
북경 코리아 타운 왕징의 거리에 위치한 고급 한식당에 들어섰다.
 
우리 이팀장과 사업교류를 위한
여행사 사장이 직접 나와 융숭한 대접을 하는 음식점 메뉴는
한마디로 소 한마리다.
 
안심 등심은 물론
생전 처음 맛보는 쇠심줄과 소 혓바닥까지
부위별 모든걸 고루고루 한점씩 맛을 보자 금방 내장이 콱 들어찬다.
 
거기에 북경 최고 특주라는
?술은(하드용량이 작아 이름을 잊어버림) 감미롭다.
술 못하는 놈이 그렇게 느끼니 애주가는 오죽하랴~?
일정내내 금주를 하던 작은거인님 연거퍼 들이키시는 걸 보믄 좋은술이 분명하다.
 
 

 

 
현지 여행사 사장의 융숭한 대접을 받고
그네들이 예약해 준 익백성이란 호텔에 든다.
호텔은 당근
옥도산장보다 시설이 댓빵으로 좋다.
일류 호텔에 들어 샤워를 하고 나니 그제야 온몸이 노근노근 피로가 몰려든다.
 


 

 
새벽 모닝콜에 잠이 깻다.
서둘러 샤워후 호텔로비에 나가니
아침식사 대신 도시락을 내 주는데 일류 호텔이란
이름이 무색한 초라하기 이를데 없는 도시락으로 빵 두쪽에
삶은 계란 두개,소세지 한개,사과 한개가 담겨 있다.
사과 한개만 꺼내 그냥 덥썩 깨물어 먹고
나머지는 3박4일 내내 우릴 안전운행으로 모신 기사에게 몽땅 줘 버렸다.

 (북경공항으로 이동중 일출장면)

 
 
(북경공항 전경)

(북경공항 출국장)

3박4일 일정 내내
우리팀을 안내하고 통역한 가이드와 이별한다.
이틀간의 산행으로 곤혹을 치른 가이드는 아마도 평생 그날을 잊을 수 없을거다.
 
오죽하면
앞으론 절대 해타산 근처도 안간다 하겠나 ?
멋 모르고 혼쭐이 나도 되게 난 모양이다.
ㅋㅋㅋㅋㅋ
 
일요일 오전 11시 20분....
우린 인천공항에 내리며 3박4일 일정의 
중국 용경협 옥도산 해타산 답사 트래킹을 끝낸다.
 
이젠 일상으로 돌아왔다.
가슴속에 멋진 그날의 좋은 추억과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그리고 새로운 인연이
또 험한 세상을 살아야 하는 산찾사의 삶에 보이지 않는 힘이 되줄것이다.
 
함께 하신 이팀장님과
작은거인 부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