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일본 북알프스
산행일 : 2009년 6월11일(목요일)~6월 16일(화요일) 5박6일
누구랑 : AM트래킹 AD투어팀과 함께.
산행코스 : 가미고지~묘진산장~도쿠사와 산장~요코산장~가라사와 산장~기타호다케 소옥
가라사와 다케~호다카 산장~가라사와 산장~요코산장~가미고지.(원점휘귀 산행)
4일차 : 2009년 6월14일 일요일
-07:00-
다음날 아침이다.
7~8월 성수기의 호다카 산장은
수많은 인파로 돗대기 시장판 같은데 오늘은 한산하다.
하긴 우리팀외엔 손님이 하나도 없다.
그때는 각 팀별로
새벽 5시부터 아침식사가 제공되는데
오늘은 오전 7시가 돼야 밥을 준덴다.
전날의 일로 인해 코스가 변경됐다.
산장측에 의하면 올해는 오쿠호다케 정상을 등정한 팀이 없단다.
예전 경험으로 보아 호다카 정상을 넘겨 기미코 다이라로 향한 능선 사면에
눈이 남았다면 그 눈길을 계속 횡단해야만 하는 트래바스 구간은 참으로 위험하다.
만약 발 한번 잘못 디디면 협곡으로 추락이다.
주타로 신도의 까탈스런 등로에 눈이 남아 있다면그 역시 하산길은 위험하다.
결론은
어제 본진팀이 올라선
그 구간을 그대로 내려서기로 했다.
각 산악회 대장님들이
데리고 온 일반회원들이 초보자들이라
이곳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하강하기로 협의가 됐다.
(호다카 산장의 내부)
(호다카 산장밖의 풍경)
-08:40-
하강에 앞서
해외 고산등반 경험이 풍부한
경기도 산악연맹 소속의 등산학교 학감님으로 부터
하강시 주의 사항과 아울러 정신교육을 받은 후 출발을 준비한다.
(등산학교 학감님의 강의)
(하강을 준비중인 구조대원)
-09:00-
드디어 호다카 산장을 벗어나 하강을 시작한다.
가파른 능선사면의 눈길위엔 이미 자일이 깔렸다.
카리비너로 늘여진 자일과 몸을 연결시켜 일반 회원과
각 산악회 대장들이 일정간격을 유지하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하산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내려오는데
저편엔 스키를 메고 설벽을
기어오르는 일본인이 눈에 띈다.
얼마후
바람처럼 스키를 타고
활강하는 그사람이 눈에 띈다.
히야~!!!
처다만 봐도 그저 부러움이 하나가득....
(스키를 메고 올라서는 등산인)
(가라사와 산장으로 향하는 내림길의 풍광들)
기존의 등로를 벗어난 설벽을
하켄으로 찍어가며 올라오고 있는 일본인이 눈에 띈다.
고산을 향한 훈련장이 따로 없다.
저런 장비도 없이
어제 우리 3인은 저런 설벽을 내내 기어 올랐었다.
그네들이 그 모습을 봣다면
저놈들 디질려구 환장하는구나 했을거다.
일본이 등반세계의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건 아무래도
사시사철 이런 설원이 확보된 산군들이 많이 퍼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도 3000 미터급
고산 하나라도 좀 있었으면 하는
부러움이 순식간에 가슴을 파고든다.
(설벽을 오르는 일본인)
(가라사와 산장을 향한 내림길의 풍광들)
-(가라사와 산장) 10:45~10:55-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두들 무사히 가라사와 산장에 도착했다.
이젠 위험한 구간은 거의 다 내려왔다.
긴장됐던 얼굴들이 풀리며 웃음과 미소가 번진다.
계획된 등로를 다 걷진 못했지만
새로운 경험과 하산하며 개스에서 벗어지기 시작된
설원의 북알프스 선경에 모두들 흡족해 한다.
(가라사와 산장에서 단체사진)
(가라사와 산장의 야영장에서 야영중인 일본인들)
경주에서 오신 아줌마
어느새 겁은 저멀리 달아나고
이젠 엉덩이 슬로프를 즐기는 여유까지 연출한다.
(요코 대교를 건너는 후미팀)
-(요코산장에서 중식) 13:20~13:53-
전원 무사안전 하강에 신경을 쓰다보니
호다카 산장에서 점심 도시락을 챙길 여유가 없었나 보다.
때가 되니 그제야 도시락을 놓고 온걸 알았다.
어쩌라~!
버스는 이미 떠나갔는데...
점심시각이 지났다.
모두들 배가 고프다.
돈이 얼마가 더 들든 요코 산장에서 허기를 메우기로 한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주문해서 가장 빨리 나오는건 라멘이다.
라멘을 순서대로 받아 먼저 먹은 사람부터 가미고지로 내려 보낸다.
돼지비계
둥둥 띄운 라멘맛은 괞찮은데
우리돈으로 만냥 가까운 비싼 음식을
이넘들 김치 한쪼가리 없이 달랑 젓가락과 라멘만 내준다.
김치까지야 바라진 않지만
그저 그 일본말로 닥꽝 한접시라도 내 주면 개안코만
이넘들 정말 인정머리 드럽게 없이 야박하다.
이게 일본의 음식문화라면 할 수 없다만...
그러게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며
이것도 감지덕지니 걍~ 먹으라 말하며
코르킴님과 전대장님이 라멘을 맛나게 잘도 먹는다.
헤~! 웃겨~!
자기들은 멍띠니
집을 떠나나 안 떠나나 개고생은 당연한거 아닌가 ?
ㅋㅋㅋ
(돼지비계 둥둥 파 송송 라멘)
-(도쿠사와 산장) 14:43
경주에서 오신
아줌씨들이 체력이 바닥나 힘들어 한다.
그나마 다행인게 가라사와 산장에서 코르킴님의 테이핑 처방을 받은
아줌마가 제일 션찮았는데 이젠 기운을 차린듯 우리의 시야를 벗어났건만
새로운 아줌씨가 빌빌싼다.
그래도 어떻혀~
힘들어도 내발로 가야쥐~
-(묘진산장) 15:35~15:42-
요코산장 전부터
다리가 풀린 아줌마들의 베낭을 대신 지고 오는 나를
그네들은 미안했던지 묘진 산장에서 잠깐 쉬었다 가자며
매점에 들어가더니 캔맥주를 사온다.
맥주 대신 난 음료로 바꿔 시원하게 들이꼇다.
-(고나시타라 산장) 16:15~16:25-
고나시타라 산장에 도착하며 오늘 산행을 끝낸다.
우리를 지금껏 기다린듯
NHK 취재팀이 달려와 촬영을 한다.
유창한 일어실력의 감산님이 취재에 응한다.
뭔 말을 하셨는지 ?
혹시
집 떠나고 보니 개고생였다는 말씀 ?
(가마고지로 향한 길)
- (상고지 주차장) 16:35 ~ 16:43 -
모든걸 정리하고
이젠 귀향을 서두른다.
이젠 언제 다시 이곳을 들릴까~
다시오게 되는날은 아예 산장을 이어 이어서
160 키로나 된다는 북알프스 연봉들을 죄다 밟고 싶은 욕심이 단다.
오사카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극심한 정체다.
환율차이로 일인들이 죄다 한국으로 쇼핑을 나가는걸 막으려
주말엔 고속도로 요금을 전 구간 1000엔으로 내렸단다.
일본의 고속도로 통행료는 무쟈게 비싸단다.
대략 100키로만 달려도 우리돈으로 20만원 가까이 나온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러니
고속도로엔 누구 말 마따나
통행료가 헐값이니 개나 소나 다 나올 수 밖에...
오사카 호텔의 저녁식사를 취소하고
귀로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그래도 날을 넘기진 않고 겨우 겨우 23:40분에 도착하여 여장을 푼다.
제 5일차 : 2009년 6월 15일 월요일
- 오사카 호텔 00:30~03:30 -
4인1실의 호텔은 그런대로 정갈하다.
호텔은 작으면서도 공간활용의 지혜가 돋보인다.
욕실서 부터 그 작은 공간에 있을건 다 있고 갖출건 다 갖췄다.
침대 2대가 놓인 방과 커텐으로 살짝 가린
다른방은 다다미방으로 두명이 잘 수 있게 만들었다.
샤워를 끝낸 산우님들이
술과 안주를 한아름 안고 겁도 없이 우리방을 침범했다.
우리방엔
일본의 그 무시무시한
사무라이 두명이 두눈을 부릅뜨고 있는데도 말이다.
유다카를 입은 코르킴님과 전대장님이
두눈에 힘을 주자 그야말로 영락없는 사무라이다.
덕분에 자동빵으로 졸지에 난
사무라이 두명을 거느린 오야붕이 됐다.
사무라이와 함께 시작된 술 파티가 언제 끝난지 ?
새벽 3시 30분까지 분명 난 버티고 있었는데
이른아침 모닝콜에 잠을 깨고 보니 지난밤이 아마득 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사무라이 오야붕이 잠드시자
조용히 호텔을 빠저나간 나의 부하들이
오사카 시내를 휘돌아 댕기며 각종 酒님을 섬긴후
아침 6시에 조용히 들어와 잠들었다는 풍문이 전설처럼 전하여 지더라.
(나의 부하 사무라이들...)
-09:00~10:00-
아침조반후
버스가 오기까지 개인시간이다.
호텔에서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도심의 한가운데 공원은 아기자기한 시민들의 휴식공원으로
아주 잘 꾸며저 있다....무쟈게 부러울 정도로.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든 세상에 있을건 다 있다.
선진국이라고 별수 있나 ?
이곳 공원에도 노숙자는 있었다.
살금살금 다가간 전대장님이
이녀석의 물품검색을 하는 용감성을
발휘하는 동안 모두들 긴장은 하면서도 호기심의 눈길이 집중된다.
(전대장님의 일본인 노숙자 탐색)
-(오사카성) 10:45~12:00)-
귀향전 들린곳이 오사카 성이다.
해박한 일본역사와 성의 축조 양식등을 설명하는
전대장님의 강의는 그러나 하드용량이 작은 나의 돌머리엔
모든걸 깡그리 잊어 버리고 남은건 그저 그넘들 뒤지기 싫어서 꼼꼼하게 잘도 지었구나가 전부다.
(오사카 성을 견학온 일본 초등생들)
산행내내
까칠한 성격을 들어낸 저분은
까칠한 만큼 여성들을 잘 보살펴 하산 하는데
큰 힘이 됐는데 은근히 웃기는면도 있다.
오사카 성의 매점앞에 내어놓은
아이스크림 조형물을 가저다가 응~아를 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여 모든이를 웃게 만든다.
(까칠맨의 응가 퍼포먼스)
(오사카 성의 사무라이 동상)
- (오사카 쇼핑과 중식) 12:10~12:50 -
쇼핑센타에 들렸으나
나의 관심을 끌만한 물건도 없지만
있어도 무쟈게 비싸다.
그저 시간만 때우다 먹자골목으로 향했다.
다 함께 들린 먹거리는
890엔에 무제한 리필되는 생선초밥....
빙글빙글 돌아가는
컨베어 밸트에 올려진 초밥을
맘껏 같다 쌓아놓고 배 터지게 먹는 식당이다.
난 6 접시로 손을 들고 말았는데
내 옆의 서양 여인이 쌓아놓은 접시가 산처럼 높다.
흐미~!
저게 다 어디로 들어갔댜~?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나와 동갑인 암벽타기가 주특기인
고향이 대전 아래 양촌이라는 가냘픈 몸매의 여인이
쌓아놓은 빈접시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는 뜬소문이 한동안 나돌았다....(믿거나 말거나)
(무한 리필의 초밥집)
식사를 끝내고 나오는데
뙤약볕에 그대로 쭈구리고 앉아
핸폰을 만지작 거리는 소녀가 눈에 뛴다.
전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저리 쭈구리고 앉아 뭔가에
몰입 몰두해 있다는 사실이 나에겐 흥미거리고 구경거리다.
고년~! 참 별난 녀셕일세~!!!
일본의 시가지에
가장 흔한 교통수단이 자전거다.
자전거 보관소도 이곳 저곳 아주 흔하다.
그래 그런지 경찰도 자건거를 끌고 도심을 순찰중이다.
그러나...
쭉쭉빵빵 여인이 미니 스커트를 입고
쌩쌩 거리를 달리는 모습을 보면 앗찔한 문화적 충격에 빠지게 된다.
동방예의지국인
울 나라 같았슴 저년 미친년이라꼬
신문에 대문짝만한 박스 기사로 장식될게 분명하다.
그나 저나
흐미~!!
고년들~ 밑천 다 보이넹~
ㅋㅋㅋㅋ
-(오사카항) 14:12-
오사카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후 승선하자 얼마후 배는 떠난다.
지난밤 酒독의 여파로 힘이 빠진 난 어느덧 잠속으로...
(떠나가는 오사카항)
안내방송에 잠을 깬다.
잠간의 토막잠에 온몸이 개운하다.
저녁식사후
선상공연이 시작된다.
젊은 사내녀석의 마술공연이 끝나고 객실 손님들의 노래자랑....
모두들 노래 차~암 잘한다.
배 뽈록 복어 아저씨의 춤사위에 모두들 배꼽을 잡고 웃는다.
노래자랑 결과
대상에 코르킴님이 인기상에 감산님...
그리고 경주에서 오신 아줌마와 일본인 여성이 입상하고
멋진 시낭송과 노래를 부른 까칠맨이 다음날 아침 특식의 상품권을 획득했다.
50만원 상당의 골드룸을 획득한
코르킴님과 식사초대권을 받은 까칠맨님이
우리팀중 제일 연장자인 경주에서 오신 교장선생님께 모든걸 양보한다.
역시~
산꾼들의 마음씨는 아름답다.
인기상의 감산님이
맥주시음권에 자기돈 10만원을 더 보태
뒷풀이 비용으로 내어 놓아 선상의 카페에서 2차의 시간을 갖는다.
선상카페의 2차를 끝내고
다시 방에 모인 뜻 맞는 산우님들과
3차의 시간으로 선상의 밤은 깊어간다.
다들 참 힘 좋다.
제 6일차 : 2009년 6월16일 화요일
오전 09:00가 되자
부산항에 가까이 접근한다.
저멀리 오륙도가 보이자 벌써 고향에 다가 온듯 마음이 푸근해 진다.
입국수속후
갈길바쁜 님들을 먼저 보낸후
헤여지기 서운한 님들끼리 자갈치 시장을 향한다.
이곳이 나의 나와바리라 외치며
선두지휘하는 왕언니를 졸졸따라 들어선 자갈치 횟집은
왕언니와 친분이 있는 분인지 아주 반갑게 맞아준다.
부산의 인심이 푸짐하다.
별 오만잡것을 다 맛 본뒤 일어서려니
을매나 먹었던지 운신하기 힘들정도다.
횟값은 1/N 을 하자며 돈을 거출하는데
경기도 산악연맹 부회장이신 어르신이 몽땅 계산을 해 버렸다.
이정도는 내가 낼 형편이 되는 사람이니 부담같지 말라 하신다.
부회장님
덕분에 아주 잘 먹었습니다.
(자갈치 시장에서)
(부산 역사에서 마지막 남은 우리팀 단체사진)
((귀로의 KTX 열차안에서...)
부산의 왕언니만 남겨놓고
모두들 KTX 열차로 상경하며
5박6일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일본 북알프스 산행을 마무리 한다.
이번 여행과 산행은
처음 만나 맺게된 소중한 인연에 의미를 둔다.
순수한 자연이란 매개로
인연을 맺은 분들이라 그런지
겉모습은 까칠하고 때론 오만해 뵐지는 몰라도
그 속은 한없이 여리고 순박한 사람이란걸 몇일간의 동고동락으로
느끼고 알게 됐다....
특히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고산 등반가들은
우리들을 가볍게 여기고 우습게 대하지 않을까란 선입견은
그들과의 첫 대면과 대화로 불식됐다.
각자의 산행 스타일을
존중해 주고 이해해 줘야 하는게 산행인의
기본 정신이라 말씀하신 일정내내 나를 대전발 0시50분으로 불러주신
경기도 산악연맹 부회장님의 말씀이 가슴에 남는다.
기회가 되면
언제 또 뵙기를 소망하며 함께
하신 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