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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일본 북알프스
산행일시: 2008년 10월 2일(금)~10월 5일(일). (산행 1박 2일)
산행 참석자: KT 동래산악회 34명. (가이드: 명신여행사 김재훈님)  
총 산행시간: 14시간 36분.(1일차: 6시간 6분, 2일차: 8시간 30분)
산행코스: 가미코지(上高地·1523m) 종합안내소~갓파바시~묘우진 산장~도쿠사와 산장~

              요오코 산장~혼타니바시(本谷橋)~가라사와휘데 산장(2,310m, 1박)~호다카 산장(2,983m)~

              오쿠호다카다께(3,190m)~쇠사슬 및 직벽 쇠다리~기미코 다이라(紀美子平)~주타로 신도~

              다케사와 산장 터~갓파바시~가미코지 종합안내소.
산행일지
3일차.(2008년 10월 4일 토요일)
06:00  아침식사.
         전날 코 고는 소리에 잠을 뒤척이다가 눈을 떠니 새벽 5시 20분이다.
         배낭 정리를 마치고 식당으로 내려가서 아침식사를 한다.
         일본 중소도시에서 식사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푸짐하다.
         이 많은 음식재료들을 헬기로 공수하여 제공하고 있으니 대단한 나라다.
06:57  가라사와휘데 산장 출발.
         가이드 김재훈님의 산행계획표에 의하면 새벽 6시에 출발하여 오후 4시경에
         산행을 마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KT 동래산악회장님은 7시에 시작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에 한 시간 늦게 떠난다.
07:07  가라사와 산장.
         35번째로 가라사와 산장에 올라서자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사진촬영에 한창이다.
         전날 가라사와 산장을 둘러보았기 때문에 테라스를 가로질러 공중화장실 뒤로 난

         돌계단으로 곧장 들어서자 단풍으로 물이 든 숲길이 잠시 이어진다.
         졸지에 선두그룹과 같이 운행을 한다.
07:32  너덜지대 삼거리.
         좌측은 가라사와휘데 산장에서 곧장 올라오는 길이다.
         가라사와계곡 가운데 능선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너덜사면을 좌측으로 가로지른다.
07:54  능선 시작점.
         너덜지대가 끝나고 암릉지대로 이어지는 급경사 능선으로 들어선다.
         숨이 너무 차서 5분간 휴식을 취하며 뒤를 돌아다본다.  
         가라사와 산장에서 뒤 늦게 출발한 후미그룹이 숲길을 빠져나와 너덜지대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인다.
08:12  칼날 능선.
         좌우로는 절벽이고 능선을 따라 좁은 길이 열리지만 내려오는 일본산꾼과
         올라가는 KT 동래지점 산악회원들과 교차산행을 하여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다.
         일본산꾼들은 올라오는 우리 팀에게 무조건 길을 열러주며 인사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없는 상황이다.
         IMF이후 산행인구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강한(사람 수, 연장자, 취객) 쪽에서
         밀어붙이는 식이 되다보니 양보라고는 가뭄에 콩 나듯이 한다.
         80~90년대의 산행에서는 우리산악인들도 올라가는 쪽에 길을 열어주는
         미덕이 있었지만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호다카 산장이 위치하고 있는 안부가 바로 위에 있지만 쉬운 길이 아니다.
         여러 번의 숨 고르기 끝에 호다카 산장에 올라선다.  
09:02  호다카(2,983m) 산장.    
         호다카(2,983m) 산장은 오쿠호다카다케(3,190m)와 기타호다카다케(3,160m)의
         안부에 위치하고 있고 주변에는 나무한그루 안 보이는 암릉지대다.
         앞으로 6시간이상 더 산행을 하여야하기 때문에 수통에 물을 담기위하여
         프론트를 들어서는데 1리터도 안 되는 수통에 물을 담으려면 150엔이라고 한다.
         프론트에서 물을 채우는 것을 포기하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물을 담는다.
         화장실에서 기타호다카다케 산줄기 방면으로 헬기장 1개소와 대형물탱크
         30개가 설치되어 있어 용수확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경유발전기의 원료를 절감하기 위해 좌측에는 풍력발전, 우측에는
         태양열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집열판들이 배치되어 있다.
09:13  호다카 산장 출발.
         먼저 도착한 회원들과 몇 장의 사진을 남기고 좌측방면의 오쿠호다카다케
         들머리로 들어서면서 스틱을 접어 배낭에 잘 고정시킨다.
         선답자의 산행기에 의하면 북알프스의 능선 길은 전날  등로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가파르고 험하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이번 KT 동래산악회팀을 가이드하고 있는 김재훈님도 능선 상에 눈이
         붙어있으면 정상만 밟고 왔던 길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서 그런지 산행하기에 무척 좋은 날씨다.
10:00  오쿠호다카다케(3,190m) 도착.
         몇 번의 숨고르기 끝에 오쿠호다카다케 정상을 밟는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산악증표의 신사에 줄을 지어 사진촬영에 열중이다.
         나도 차례를 기다려 정상기념 사진을 남긴다.
         주변을 둘러보니 박산호님, 박달효님(같이하는 산악회대장), 김훈배님(선두대  
         장)이 보이고 나머지 분들은 같은 부서에서 근무를 하지 않아 모른 분들이다.
         오른발 부상만 아니면 이분들보다 먼저 올라왔던지 아니면 후미에서
         힘들어하는 회원들을 독려(督勵)했을 것이다.
         북쪽으로는 일본의 마테호른이라는 불리는 야리카다케(3,180m: 북알프스
         2박 3일 코스) 산줄기가 손에 잡힐 듯이 우뚝 솟아있고 남쪽으로는 남알프스,
         중부알프스, 후지산이 들어올 정도로 대단한 산악지대다.
         박산호님은 일본 지형도를 들고 남쪽 방면을 가르치며 남알프스, 중부알프스,
         후지산을 사진에 담기를 권한다.
         나는 대단한 산악지대를 카메라에 담으며 아버지의 고향 관모봉을 떠 올려본다.
         일본 알프스처럼 14박 15일 이상 걸리는 웅장한 산악지대가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사실을

         한국산악인들은 거의 모르고 있지만 나는 선친으로부터 들어서 안다.
         백두산 아래의 함경북도 관모봉(冠帽峰: 2,540m)은 한반도의 지붕라는
         개마고원의 북동쪽에 있으며 함경산맥과 장백정간의 주봉이다.
         한국 제2의 고봉 주위일대는 남관모, 서관모, 북관모, 중관모, 동관모, 홍대봉 등,

         2,000m의 고봉이 30여개나 솟아 있는 험준한 산악지대로서 9월 20일경에 첫눈이 내릴 정도로

         일본 알프스를 능가(凌駕) 산악지대다.
         선친은 동북아 최대의 산악지대인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1913년에 태워나
         백두산 주변에서만 38년을 생활을 하시면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다.
         일제강점기시절에 일본인들이 여 러번 이곳을 답사했지만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실향민인 선친은 늘 관모봉을 그리워하며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어머니의 고향 지리산보다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백두산 아래의 관모봉은 나의 뿌리다.
         너무도 그립고 꼭 밟고 싶은 산이라서 나의 블로그 별명은 ‘관모봉’이다.    
         지난해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백두산에서 끝난다.”라는 글과

         올 봄에 올렸던 “만신창이로 변해버린 산경표(山經表) 새롭게 부생(復生)한다.“는 글은 관모봉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10:29  오쿠호다카다케 출발.
         오쿠호다카다케 정상에서 30분 가까이 머무는 동안에 계속 올라오는
         일본산악인들과 KT동래산악회원들로 입추(立錐)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하산을 한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 몰라 가이드
         김재훈님께 출발하자고 제의를 한다.
         가이드 김재훈님도 앞으로 6시간을 더 걸어야하기 때문에 가미코지 종합안내소  
         도착시간이 오후 4시가 넘는다는 판단에 허락을 한다.  
         10명이 먼저 출발을 하는데도 늦게 올라온 분들은 사진촬영을 한다고 정신이 없다.
10:40  슬랩.
         오쿠호다카다케(3,190m)와 마에호카다케(3,090m) 사이의 안부로 내려서기
         위해서는 슬랩을 통과하여야 한다.
         쇠사슬이 걸려있어 내려서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눈, 비가 내리는 악천후라면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우측은 너덜로 이루어진 벼랑이라서 정신을 놓으면 무슨 사고가 발생할 지
         예측(豫測)할 수가 없지만 오쿠호다카다께(3,190m)에서 니시호다카다케
         (2,908m)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장관(壯觀)을 연출한다.
11:19  마에호카다케(3,090m) 사면(斜面: 비탈)을 우회.  
         지난해 12월 KBS에서 방영했던 차마고도(티벳고원)의 카랴반 길과 유사하다.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지 눈이 붙어있으면 조심하고 조심할 수밖에 없는 산길이다.
         이곳 우측도 벼랑이라서 미끄러져 떨어지면 끝장이다.
11:34  기미코 다이라(紀美子平) 도착.  
         마에호카다케(3,090m) 갈림길로서 이정표에는 일본어와 영어로 지나온
         방면으로 오쿠호다카다케, 좌측방면으로 마에호카다케, 우측방면으로
         다케사와, 가미코지로 표기하고 있고 현 위치를 ‘紀美子平’(기미코 다이라), ‘주타라 신도’로 적혀있다.
         마에호카다케(3,090m)까지는 400m거리로서 왕복 한 시간쯤 소요된다고 한다.
         많은 일본들이 줄을 지어 마에호카다케를 오르내리는 모습이 들어온다.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500> 일본 북알프스를 가다’의 산행기편에는
         “오래 전 호다카 산장의 이마다 주타로 부부가 등로를 개설하기 위해 능선상의
          유일한 평지인 이곳에 텐트를 친 후 어린 딸 기미코를 눕혀 놓고 칼등인
          하산 길을 개척했다고 해서 ‘기미코 다이라’, ‘주타로 신도’라 불린다.
          안타깝게도 기미코는 20세 때 불치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주타로는 지금의 호다카 산장 주인의 조부라고 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그렇게 넓지 않은 공터에 먼저 도착한 일본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어
         아침에 가라사와휘데 산장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펼친다.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주먹밥이 아니라 구색(具色)을 갖춘 도시락이다.
         나는 가라사와휘데 산장의 도시락을 비우고 가미코지 도착할 때 까지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앉아있던 김종렬님께서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가이드 김재훈님은 고산병(高山病, mountain sickness) 증세라며 어제 관광버스에서

         엄상길총무가 나누어주었던 아스피린을 복용하라고 한다.
         아스피린이 무슨 효과가 있는지 몰라 나는 받지도 않았다.
         김종렬님은 아스피린을 복용했지만 산행을 마칠 때까지 아무 효과도 없었다고 한다.
         박달효님(같이하는산악회 대장)은 해발고도 2,500m~3,000m 이상의 산에 올랐을 때 볼 수 있는

         고산병이라며 하산을 재촉한다.
11:52  기미코 다이라(紀美子平) 출발.
         가이드 김재훈님을 포함하여 선두 10명이 출발하려는데 한영일님 일행 4명이 도착한다.
         한영일님과는 15년 전 산사랑 모임을 같이하고 있지만 이번 산행에서 간간히 본다.
         KT 동래산악회에서 이번 산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산인근 전 지사에서
        참석하고 있어 낯선 직원들도 많이 보인다.
        친숙한 일행들끼리 운행을 하다 보니 움직임도 제 각각이다.
        혼자서 하는 산행에 익숙한 나는 어느 누구와 같이 걸어도 상관없지만
        선두그룹에 있는 김종렬님, 박산호님과 자연스럽게 운행을 하게 된다.
        내림 길에는 슬랩이 많이 보이고 슬랩에는 쇠사슬이 걸려있다.
        바닥에 깔린 돌 자체가 상당히 미끄러워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진다.
11:57  암봉.
         철 계단을 올랐다가 좌측 가장자리로 돌아서 내려서는데 이곳도 미끄러워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12:54  고도 2,500m지점.
         미끄러지면서 숲속의 나무에 걸린다.
         오른쪽 잠발란 등산화바닥이 왼쪽 종아리를 쓸고나가 통증이 심하다.
         왼쪽 종아리에 피멍이 들어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고도계를 들여 다 보니
         해발 2,485m이다.  
         미끄러지면서 다친 오른발 종아리를 쓸고나가서면서 큰일 날 뻔 했다는
         생각을 하며 안전산행을 마음속으로 다짐 해본다.
13:04  오늘 산행에서 가장 긴 철 계단.
         오늘 산행에서 가장 긴 철 계단을 들어서려다가 왼쪽 무릎을 난간에 찍는다.
         6개월 동안 제대로 된 긴 산행을 못해보다니 체력이 바닥난 것으로 느끼고
         조심스럽게 내려서는데 먼저 도착한 선두팀이 다케사와 산장 터에서 길을 찾는 목소리가 들린다.
         우리 팀의 선두가 20분정도 거리 앞에 있어 천천히 내려가는데 뒤쪽에서
         가이드 김재훈님이 내려오고 있다.
         다친 오른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김재훈님께 길을 비켜주자 선두가 어디쯤 진행했는지 묻는다.
         20분쯤 앞에 있다고 하자 천천히 내려오라는 말을 전하며 손살같이 지나간다.
13:32  너덜 삼거리.
         곧장 내려서면 너덜을 따라 진행하다가 숲속 길로 들어서고 우측 너덜계곡을
         지나면 다케사와 산장 터를 지나 숲속 길에서 다시 만난다.
         먼저 도착한 가이드 김재훈님과 박산호님이 다케사와 산장 터로 진행하라는 소리가 들린다.  
13:35  다케사와 산장 터 도착.
         대규모 너덜계곡을 가로질러 다케사와 산장 터로 들어선다.
         김종렬님, 박산호님, 김재훈님이 기다리고 있다.
         다케사와 산장은 몇 해 전 눈 산태로 인하여 소실(消失)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건물 터와 간이화장실 몇 개만 보인다.
         예전에 많은 산꾼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돌 식탁을 배경으로 마지막
         북알프스 기념사진을 남긴다.
13:35  다케사와 산장 터 출발.
         가이드 김재훈님은 다케사와 산장 터에서 가미코지 종합안내소까지는 2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지금 출발하면 오후 3시 30분쯤 도착할 것 같은데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니
         후미 팀에서 내려오는 KT 동래산악회원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가이드 김재훈님은 첫날 관광버스에서도 둘째 날 가라사와휘데 산장에서도
         오늘 새벽에 출발하면서도 오후 4시까지 산행을 마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알프스 등산정보를 갖추었다면 후미회원들도 어떻게 산행하여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을 테고 지금의 시간이면 대부분의 회원들이 도착하여야한다.
         일반산악회의 후미 팀 보다 더 늦은 속도로 선두팀이 내려가고 있지만 나는
         오른발 통증으로 인하여 스틱에 의존하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13:45  너덜계곡 횡단.
         13시 32분의 너덜 삼거리에서 직진해서 내려오는 길과 다시 만난다.
         산길은 숲속으로 들어서면서 너덜계곡과 멀어지듯 하다가 다시 너덜계곡 방면으로 향한다.
14:28  너덜계곡.
         대규모의 너덜계곡 좌측 가장자리로 잠시 진행하다가 전나무 숲속으로 들어선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전나무들이지만 원시림에 가까울 정도로 빽빽하게
         나무들이 하늘로 뻗어있어 숲길에서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넓은 숲길을 걸으며 인기척이 날 때 보다 뒤를 돌아보지만 KT 동래산악회
         후미 팀 회원은 보이지 않고 홀로 내려오는 일본 산꾼들뿐이다.
15:09  임도.
         임도에 내려서자 가이드 김재훈님이 기다리고 있다.
         임도에는 ‘中部山岳國立公園’이라는 입간판이 서 있고 늪지대를 따라
         만들어진 나무다리에는 많은 일본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15:17  일본 야생원숭이 서식지.  
         동양화에서 볼 수 있는 늪도 구경하고 일본 야생원숭이들을 사진에 담으며
         갓파바시 직전의 벤치에 앉아 1박 2일 동안 걸었던 북알프스 산줄기를 둘러본다.
15:26  갓파바시 휴게소(산장).
         먼저 도착한 박달효님(같이하는 산악대장), 김종률님, 이석근님이
         휴게소 식탁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 동석(同席)을 한다.
         가장 먼저 내려온 회원이 오후 2시 30분에 도착했다고 한다.
         산행기를 위한 메모 및 풍경사진을 담다보면 산행시간이 더 소요되기도 하지만,
         이번 산행은 오른발 통증이 심해지면서 숲길을 빨리 걸을 수가 없었다.
         박달효님이 권하는 맥주 한 캔을 마시고 갓파바시를 휴게소를 떠난다.
15:45  가미코지 종합안내소.
         가이드 김재훈님이 가미코지 종합안내소까지는 오후 4시에 도착하여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기 때문에 곧 후미 팀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식수대
         부근의 나무벤치에 앉아  먼저 도착한 9명이 휴식을 취한다.
         나는 오른발 부상부위를 맨소래담으로 마사지를 하기 위해 등산화를 벗는다.
         발목보호대를 착용했는데도 산행시간이 길어 많이 부어 있다
16:20  후미 팀에서 사고소식 접수.        
         가미코지 종합안내소에서 국립공원 내 셔틀버스 시간을 알아보던
         가이드 김재훈님이 달려와 후미 팀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헬기로 후송중이라는
         급한 소식을 전하자 별안간 이상한 분위로 흐른다.
         다친 사람은 누군지, 얼마나 크게 다쳤는지, 어느 장소에서 몇 시에 발생했는지,
         사고를 처리하고 내려오는 후미 팀은 어디쯤 내려오고 있는지 급박해진다.
         가미코지 종합안내소에서 마쓰모토 및 히라유로 운행하는 셔틀버스의
         막차시간은 오후 5시 30분이며 오후 6시부터는 택시도 운행 할 수 없다.
         ‘中部山岳國立公園’에서는 동식물 보호를 위하여 오후 6시부터는 도로를 완전통제를 한다.
         도보로 히라유로 갈 수 있지만 거리가 8Km로서 두 시간이 걸린다.
         먼저 내려온 10명(가이드 포함)은 후미 팀과 같이 걸어내려 갈 수 있지만,
         문제는 후미 팀의 여성회원들과 체력이 바닥난 남성회원들이 발을 끌고
         내려오는 판국에 두 시간은 지옥과 같은 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사고발생을 예견 할 수 있다.
         어떻게 행동할지 오후 5시까지 기다려보기로 한다.
16:35  후미 사고소식 연락 팀 도착.  
         점심시간에 만났던 한영일님외 3명이 도착한다.
         한영일님도 사고가 발생에 관하여 정확한 상황파악은 못하고 있었다.
         다친 회원의 이름과, 넘어지면서 세 번을 굴렀고, 눈 부위가 찢어져 지열을
         했고, 다친 후 한 시간쯤 더 내려오다가 구토를 했다는 정도이다.  
         가이드 김재훈님과 휴대폰 통화가 안 되어 후미에서 사고소식을 전달하기
         위하여 뛰어내려오는 회원의 이야기를 듣고 곧장 달려왔다고 한다.
         회원들이 속속(續續) 도착하고 있어 회장님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한다.
17:05  KT 동래산악회장 도착.
         후미그룹 뒤쪽에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KT 동래산악회장도 누가 다쳤는지 알지를 못한다.
         셔틀버스 막차는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그 시간까지 내려오는 회원들이라도 태우고 히라유로 가기로 결정한다.
         대신 먼저 내려온 박달효님, 박산효님, 김훈배님, 한영일님이 ‘中部山岳國立公園’  입간판(임도 시작)이 서 있고

         늪지대로 가서 도착하는 회원들을 안내하기로 한다.
17:30  셔틀버스 승차.
         가이드 김재훈님이 셔틀버스 기사님께 사정이야기를 하고 17시 40분에 출발할 수 있도록 양해를 얻는다.
         한영일님게 휴대폰 연락을 하여 도착하는 회원들을 독려하라는 전달을 한다.
         17시 40분 셔틀버스에 승차한 회원은 17명이다.
         임도에서 내려오는 회원들을 독려하고 있는 4명을 제외하면 14명이 전나무 숲길을 내려오는 중이다.
         가이드 김재훈님이 셔틀버스 기사님께 다시 사정이야기를 하는데 경찰관이 다가온다.
         오늘 사고 장소에 관하여 경위서를 작성하여야 하는데 현재까지 도착한 21명 모두가 사고 장소를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작성할 수가 없다.
         경찰관은 오후 5시 퇴근인데 우리 팀의 사고경위서를 작성하지 못하여 퇴근을 못하고 있다.
         가이드 김재훈님은 자신의 전화번호와 한영일님의 휴대폰번호를 알려주며 마쓰모토 경찰서로 출두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런 실량이 속에 오후 6시가 되었고 후미 팀들이 차에 오르기 시작한다.
         마지막 회원이 오후 6시 2분에 오르자 셔틀버스는 히랴유로 출발한다.
18:02  가미코지(上高地·1523m) 셔틀버스 정류소 출발.
         후미에 내려온 회원들은 얼마나 고행 길을 걸었는지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전나무 숲길을 달리다시피하여 임도에서 안내하는 4명과 합류했다고 한다.
         히랴유로 내려가는 셔틀버스 속에서 먼저 내려간 선두팀을 탓하기도 한다.
         나는 선두팀에도 몸 상태가 안 좋은 회원이 4명이 있어서며 그들 자신은
         산악회에 어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산꾼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주장을 한다.
         내 자신도 오른발 부상 때문에 북알프스 동행을 무척 꺼렸지만 계약을 해지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 같은 어쩔 수 없이 참석을 했다.
         두 달 동안 양(정형외과) 한방(한의원) 협진을 받으며 하루에 한 시간씩
         온천천을 걸었고 주말에는 2~3시간씩 윤산 산행을 하며 체력관리를 했다.
         이번 산행에 참석한 회원들 중의 일부는 경험부족으로 중국 황산 관광산행
         수준정도로 생각하고 체력관리를 등한시 한분들이 많이 보였다.
         철저한 계획과 신중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산행을 하여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자신의 경험과 기술에 비추어 무리한 산행한다면 사고는 불을 본 듯 번하다.
         날씨가 좋아서 천만 다행이지 눈이나 비가 내린 상태에서 운행을 했다면
         경험 없이 산행에 참석한 회원들은 어떻게 되어 설지 아찔하다.
18:24  히랴유 셔틀버스 정류소 도착.
         우리 팀을 싣고 갈 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전날 산가노산장에 맡겨 놓았던 여행용가방은 화물칸에 실려 있다.
18:26  히랴유 셔틀버스 정류소 출발.
19:44  마쓰모토 호텔 도착.
         저녁 식사시간은 오후 9시까지다.
         객실 배정만 받고 1층 식당으로 내려가서 뷔페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다.
         가이드 김재훈님은 마쓰모토 경찰서에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22:00  마쓰모토 호텔 916호실.
         나는 613호 1인실로 배정받았다.
         목욕을 마치고 잠시 침대에 누워있는데 916호실로 올라오라는 전화가 들어온다.
         916실에는 이번 산행을 주최했던 집행부회원들이 모여 있다.
         이틀 동안 술병을 비웠는데 아직도 여러 병이 보이고 안주도 푸짐하다.
         후미에서 발생했던 사고에 관련하여 정확히 알 수가 있었다.
         응급처치를 잘 못하여 헬기에 수송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압박붕대가
         없었다면 지혈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압박붕대로 머리를 너무 감아선지 아니며 환자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우황청심환을 먹여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사고지점이 해발 2,500m라서
         고산병 탓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자정에 병원에서 돌아온 회장님과 가이드 김재훈님에 의하면 환자는
         11바늘을 꿔메었고 내일 아침 8시에 퇴원 할 수 있다고 한다.
         마쓰모토 경찰서에서의 경의서 작성 문제도 잘 해결되었다고 한다.
         일본 산악헬기 사용료는 무료이고 병원비는 카드로 선결제후 귀국하여
         여행자보험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의사의 허락 없이 퇴원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밤 한시까지 술을 마시다가 613호 객실로 되돌아와 눈을 부친다.
4일차.(2008년 10월 5일 일요일)
08:50  마쓰모토 호텔 출발.
         어제 부상을 당했던 회원이 퇴원을 하여 관광버스에 오르자 마쓰모토 호텔을 출발한다.  
         일본의 3대성의 하나인 나고야성 관람은 포기하고 나고야 면세점으로 향한다.
11:30  나고야 면세점 도착.  
         3만 5천 엔을 환전하여 지금까지 한 푼도 안 섰다.
         오른쪽 신장제거 수술이후 큰 산을 오르지 못하는 집사람을 위하여
         시세이도 기초 화장품과 세라믹 칼, 위장약을 구입하고 보니 2천 엔 남았다.  
         나고야 면세점에는 일본을 여행 중인 한국단체관광객들이 많이 찾는지
         종업원들이 한국어도 잘 구사한다.
12:00  나고야 면세점 출발.
12:40  나고야 한국음식점 도착.  
         점심식사는 비빔밥인데 한국에서 보다 맛이 낫다.
         2년 전 일본 유휴학 산행 시에도 한국음식점을 들러 불고기로 저녁식사를
         했는데 한국보다 음식이 깨끗했고 맛도 괜찮았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고야 방송국 송신탑을 대충 둘러본다.
         우리나라의 방송국 송신탑은 산봉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나고야는
         평야지대라서 도심 한군데 프랑스 에펠탑을 벤치마케팅을 하여 세웠다고 한다.
13:28  나고야 시내 출발.
14:10  나고야 국제공항 도착.
         짐(배낭, 여행용 가방)을 화물 편으로 부치고 공항 면세점을 둘러본다.
         대부분의 물건이 10,000엔이 넘어 아이쇼핑만 한다.
15:30  나고야 국제공항 출발.
         대한항공 KE 754편으로 귀국한다.
17:00  부산 도착.
산행후기:
KT 동래산악회장님은 이번 산행에서 여성회원이 다치지 않았다면,
남성회원들 중에, 한 두 사람이 사고가 나지 않아 설까라는 말을 던졌다.  
즉 이 말은 KT 동래산악회원들 중의 일부는 사고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등산의 기본원칙은 자신의 경험과 기술에 비추어 무리가 없는 산을 선택하여야 하며
산행경험이 적은 산꾼들은 등산정보를 충분히 숙지한 후 산행에 참석하여야 한다.
철저한 계획과 신중한 마음가짐으로 산행에 참석한 회원들은 선두에 있었고,
후미 팀은 집행부(후미 산행대장 및 총무)를 제외하고는 국내 명산(名山)을 오르는
자세로 접근함으로 산행자체를 힘들게 만들었다.
북알프스는 지형이 복잡하고 기류가 수시로 변한다는 사실(事實)은 산을 좋아하는
마니아(mania)들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체력관리 한 후 산행에 임한다.
내 자신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픈 다리를 끌고 매일 한 시간씩
온천천을 걸었고 주말(週末)에는 윤산 산행을 2~3시간씩 산행하면서도 불안했다.
후미에 참석한 회원들은 오후 4시까지 산행을 마쳐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지만
체력관리를 하지 않아 후미 산행대장, 총무, 동행한 남편을 의지 할 수밖에 없었다.
응급사고는 계획을 충분히 세우고 준비를 철저히  해도 인적으로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고산병(高山病)에 노출되는 3,000m급 이상의 고산(高山)을 무모한( 無謀漢) 자세로
등정한다면 사고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였다.
날씨가 KT 동래산악회를 도와주웠고 후미 집행부와 선두에 내려왔던 회원들이
일치단결하여 제 2의 사고, 제 3의 사고를 막았지만 이번 산행의 아픈 상처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어서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이번 산행에서 가이드로 나섰다가 뜻하지 않는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자정까지
뛰어다닌 김재훈님의 노고에 대하여 찬사를 보내고 싶다.

***** '일본 북알프스를 산행하다.(1)' 및
        '일본 북알프스의 대자연 앞에 무릎을 꿇다.(2)'의 사진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 올려놓았습니다.*****        
          
         http://blog.daum.net/busan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