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말레이지아 보르네오섬 코타키나발루

산행일 : 2011.11.09(수)~13(일) 4박5일

누구랑 : 산찾사 + 초록잎새 & 장비 + 장비 옆지기.

 

  (말레이지아 위치)

 

 (키나발루의 위치 개념도)

 

 

오래전부터 계획된 키나발루 등정.

여러 산우들과 함께 하고 싶었으나 비수기와 성수기의 요금이

초록잎새랑 함께 하면 60만원 이상 차이가 남으로 어쩔수 없이 단 둘만이 가기로...

 

내 나름대로

현지의 게스트 하우스를 통해 가려 알아보니

키나발루 산장은 3달전 미리 예약을 해야 가능하다고...

항공권 구입도 수월한게 아니다.

유효기간이 짧은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 하려면

맨날 할인항공 검색을 통해 들여다 봐야 하니 그것도 고역이다.

 

그런데...

다행히 희선님이 운영하는 랜드사가 

키나발루 라반라타 산장을 브록으로 1년치나 왕창 

잡아놓은 현지 주관사로 키나발루 트래킹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당근

SOS 신호를 보내자

햐~!!!!

10월달 우리 삼실 직원 한분이 산악회 모객을 통해

다녀왔는데 그분보다 무려 1인당 33만원 저렴한 입금가를 제시한다.

단...

캔슬되면 라반라타 산장 요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하드블록 예약으로...

 

떠날 날만 잡으면 되는데

내가 가는곳이면 무조건 따라오는 병일이가

나두 갈겨~를 외치며 붙었다.

다정한 벗이 함께 하면 나야 댓빵으로 좋지롱~!!!

 

병일이와 상의해서 잡은 날자....

그런데 이게 웬일이니 ?

직장에서 임금협상 결렬로 투쟁일정이 잡혔다.

딘장~!

클났다.

당연 이 기간엔 휴일거부 투쟁에 들어 갈테고

그럼 우린 연가를 낼 수 없다.

 

타들어 가는 가슴...

이곳을 가고싶어 들었던 

2년짜리 적금을 몽땅 송금해 놓은 상태다.

잠잠해 질때 가자 포기후

항공권 닉네임 체인지로 다른 산우들 갈 분 있나

공지와 메일 쪽지를 보내 찾아봐도 그 좋은 조건임에도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 없다.

 

우야믄 존노~!!!

그러다...

어찌 어찌하여 겨우 뱅기를 탈 수 있었다.

그 덕분으로 그간의 근심 걱정을 날려 버린 후

몸도 마음도 가볍게 우리 두 부부는 룰~루랄라 일상탈출을 감행했다.

 

 

(인천공항에서 코타키나발루까지 이동경로 동영상)

 

 

2011년 11월09일 (수요일)

-대전역 05:05-

 

인천공항으로 이동은

철도 기관사의 특혜(?)를 이용하기로...

 

ktx 는 안전한 운행을 위해

각종 신호와 선로는 물론 기타 안전설비등등...

매일같이 시운전을 통한 점검후 영업운행을 하게 되는데

바로 우리 기관사만 알 수 있는 그 시운전 열차를 이용해 서울역까지 가기로 했다.

 

당일 이른 새벽...

시운전 ktx는 우리 두 부부만 싣고 신나게 달린다.

ktx 기관사는 전에 같이 근무하던 동료라 객실 방송을 통해 

우리 두사람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ktx의 승차를 환영해 주는 멘트를 날려

우리가 마치 대단한 인물처럼 대해줌에  마눌님들이 우릴 다시보게 만들어 줘 순간 기분 캡이다.

ㅋㅋㅋㅋ

 

  (ktx 객실에서 병일 부부)

 

 

 

-서울역 : 06:15-

 

예전 기관사 동료인

ktx기장이 서울역 도착 방송과 함께

일일이 우리 이름을 호명하며 인천공항철도 환승은 물론

멋진 추억을 남겨오란 방송멘트까지 해주는 과잉친절(?)을 베푼다.

고마우이 이 정환 기장...

 

도착한 서울역.

아직 시간이 이르다.

인천공항엔 모든게 비싸니 서울역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서울역 : 07:03 ~ 인천공항역 : 07:56-

 

서울역 구내에서

설렁탕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후

공항철도로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도착해 우릴 기다린 희선님이 반갑게 우릴 맞아준다.

 

 

 

 

참으로 오랫만의 만남이다.

지난해 사업적인 어려움을 딛고 다시 새롭게 비상하는 희선님이 대견하다.

그런데....

맘고생을 했슴 살이 쏘~옥 빠저야 하는거 아녀~?

우째 아직두 볼살이 통통한겨~!

저거 순전히 술~술~ 넘어가는 술 때문이 확실하다.

ㅋㅋㅋㅋ

 

 

 

희선님의 도움으로

공항수속은 일사철리로 진행되고...

 

짜잔~!!!!

우린 MH 063 09:45 발 뱅기표를 받고 출국장을 향한다.

 

 

 

-인천공항 09:45-

 

말레이지아는 열대지방.

얼럴러~!!!

벵이리가 언제 저러코롬 반팔루다가 옷을 갈아 입었다냐~?

햐간에 조럴땐 잽싸다.

 

 

 

 

 

드디어...

어느순간 움찔한 느낌과 함께 뱅기는 뜨고

이내 인천공항을 밀어낸다.

 

캬~!

캬~!

캬~!

 

움메 존거~!

그려 뱅기야~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아래를 내려보니

벌써 바다와 섬들이 보이는데

길게 누운 저 섬이 장봉도가 분명하다.

맨날 장봉도 국사봉엘 가봐야지 계획만 세우고 실행을 못했는디....

귀국하믄 이번엔 반드시 저곳을 꼭 가볼 꼬얌~

그랑께 혹시 같이 가실분 있슴 미리 붙어보셩~

 

 

 

 

창가에 앉은덕에

하늘에서 땅을 내려본다.

선경들이 휙~획~ 지난다.

그러더니... 

어느새 우린 바다 한가운데를 날고 있다.

 

 

 

 

 

 

이륙후 얼마후....

이쁜게 쎅~쉬하기 까지한 이국의 스튜디어스가 입국서식 하나씩을 엥긴다.

나라마다 쬐끔식 양식은 달라도 그게 그거인 요곳이 근디

몇자 적는것두 아님시롱 왜케 요로코롬 껄적지근하구 힘든지 모르것따~

가방끈이 짧아서 그러려니 했는디....

뭐~

그것두 아닌것 같다.

옆집 앞집 뒷집 총각 처녀 아자씨 아줌씨들 난리 났다.

서로들 컨닝 하느랴 눈깔들이 획~획~획~ 잘도 돌아간다.

ㅋㅋㅋㅋㅋ

 

요것이 그런디

이름을 쓰는디는 맞는데 이어서 쓰는지 내려서 쓰는지 ?

슬쩍 앞집 총각 컨닝을 했는디

딘장~!

어느넘은 쭈~욱 이어서 쓰고 어느넘은 성따로 이름따로 써 넣는다.

성씨를 위에 쓰고 이름은 그아래에 같이 붙여 써 넣었던 난 HO자를 찍 끄셔 뿌리고 그 아래에다 적었다.

 

그러다가...

무식이 탄로난  칸을 만나는디....

여권 만료시한 적는곳...

제뉴어리가 분명한 JUL은 몇월달이지 ?

딘장~!

손가락 꼽다 보니 아리송하다. 

에라잉~!

그냥 영어로 적어 뿐졌다.

 

나머진

너 어디서 왔니 어디로 갈거니와

입국하믄 어디서 처묵고 잘거냐 묻는곳과 몇곳의 체크란.. 

그냥 대충 적었다.

 

대충적어 넣은 입국서식...

일본넘들은 영어도 지대루 못하는 넘들이 스펠링 하나 틀렸다구 졸라게 까탈스럽던디

앗~따..

여그는 입국할때 슬쩍 한번만 처다보더니 그냥 꽝~!  도장 찍고 패쓔~

햐~!!!!

대충 적어두 대충 넘어가는 말레이지아 입국장 하난 진짜루 맘에 들었다.

 

여기서 잠깐....

입국장에서 심사 통과하면서 서식의 끝장 찍~ 찢어서 도로 내준거 버리지 마유~

볼일 다 보구 출국할때 꼭 필요한 서식임다.

 

 

 

 

 

한국에서 말레이지아 보르네오섬까지는 5시간이 걸린다.

얼마나 지루할까 싶은데....

그 지루함은 여행의 설레임으로 반절은 잡아 먹히니 두어시간만 견디면 된다.

그런데 그 두어시간도 음악듣고 영화를 보다보면 지나구...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간 때우는데  더 좋은건 ?

기내식이 나에겐 정답이다.

ㅋㅋㅋㅋㅋ

그저 우린 단순하게 먹고 마시고 편하게 잠만 잘 자면 장땡이다.

그럴땐 시간두 잘 간다.

 

말레이지아 항공의 기내식은 어떨까 ?

글래머는 아니지만

까무잡잡 섹씨 덩어리 귀여운 스튜어디스가 뭘 먹을지 물어본다.

 

"라이스 엔 치킨~? "

 

밥이야 맨날 먹는건디 뭔 밥여~

당근 난

제대로 알고 있는 단어조차 별로 없는 영어지만

한껏 우야한 미소와 함께 최대한 느끼한 기름을 잔뜩 처 바른 목소리로 요로코름 외쳤다.

 

"치킨 플리이스~"

 

그래서 받아놓은 밥상이다.

맛~?

닝닝한 맛의 일본넘들 기내식보다 좋았고

남방항공 동방항공은 물론 중국 현지 고물항공에서 내주던 중국의 기내식보다 훨~ 좋았다.

맛도 우리 입맛에 딱~ 이다.

 

후식으로 내준 커피향은 특히 일품였다.

다만....

술을 금하는 회교국가라 그런지 술은 참으로 인색했다.

맥주를 달라면 캔 하나를 주는게 보통인데 여기는 컵에다 쬐끔만 찔끔 따라주곤 끝이다.

그러게 뭐든 다 좋을 순 없다.

존게 있슴 좀 션찮은것도 있는게 세상의 이치다.

 

 

 

 

밥 먹고 나니

이른새벽 나선탓에 나른 나른 졸음에 끄떡이는데....

마눌이 흔든다.

 

저 아래 좀 보란다.

오우~!!!

구름 솜사탕이 널렸다.

 

 

 

그 구름이 순간 벗어지며

에머랄드빛 바다와 함께 그림같은 섬들이 지난다.

요쯤서...

기장의 안내방송이 흐른다.

우린 지금 남지나 해상을 통과 하고 있고 이젠 코타키나발루가 지척이랜다.

 

 

 

 

 

 

 

기장의 방송 얼마후....

진짜루 다 왔나보다.

스튜어디스들이 돌아 댕기며 헤드폰 부터 빼았아 가더니

의자 등받이 세우고 안전벨트를 맸는지 손님들 일일이 점검하느랴 분주하다.

분주하고 어수선한 기내 분위기와 상관없이 난 그저 창밖 이국의 풍경에 빠졌다.

 

와우~!!!

멋진데....

 

 

 

 

 

-코타키나발루 공항 : 13:55착~14:40발(현지시각)-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입국수속...

까딸스럽지 않아 무엇보다 좋고 빨라서 좋다.

 

작년과 올해 중국을 입국할땐

그넘의 나쁜 이 용호땜시 난 두번이나

입국 심사장 한켠에 서서 쪽 팔리게 한시간씩이나 신원확인이 될때까지 기다려야 했었다.

동명이인중 범죄자나 사기꾼들이 있어 그랬다구는 하나 한번두 아니구 들어갈때 마다 그러니

중국을 입국할땐 은근히 짜증이 인다.

딘장~!

세상은 그렁께 나만 착하게 산다구 다 잘되는건 아닌가벼~

 

 

입국장을 빠저 나오자 마자

우릴 안내할 가이드가 팻말을 들고 나를 찾는다.

첫인상이 좋다.

제주도 순수 토종이라며 자기를 소개하는데

제주는 대게가 다 고씨의 성인데 이양반 성씨는 참 특이하다.

 

좌 덕수.

 

이마가 훤해서 나이가 좀 들어 보일뿐...

나보단 훨~ 어린 총각이다.

1박2일 산행을 제외한 현지 일정을 안내 했는데

친절은 기본이고 성의있게 우리의 뒷 바라지를 해 줘 보람찬 일정에 많은 도움이 됐다.

다시 한번 이글을 통해 감사를 드린다.

 

 

 

 

베벌리 호텔 : 15:00 착.

 

말레이지아 보르네오섬 코타키나발루의 현지 기온 섭씨 32도.

공항에 내려서자 마자

습한 공기와 함께 숨이 턱에 찰 정도로 뜨거울줄 알았는데

????

의외로 더위를 느낄수 없다.

그만큼 습도가 낮아 그런것 같다.

우리 지금 열대지방 온거 맞아 ?

 

 

 

 

첫밤을 지낼 숙소...

5성은 아니지만 깔끔하다.

이만함 만족한 수준.

 

 

 

씻고 닦고 내일 산행에 필요한 짐만 따로

작은 베낭에 팩킹을 한 후 좀 쉬고 나자 저녁식사 시간이다.

오늘 저녁은 한식.

호텔식이 아니라 인근에서 유명하다는 한식당이다.

호텔에서 10여분 차로 이동하여 도착한 한식당 대장금에서 바라본 노을이 참 아름답다.

 

 

 

 

 (대장금에서 저녁식사후 우리들의 첫날밤)

 

 

식당이 참 크다.

교민이 운영하는데 이날은 그 커다란 식당에 단 우리뿐...

메뉴는 김치찌게.

맛 ?

소문처럼 그렇게 맛있다고 말 할 수준이 아닌 그저 그런맛이다.

 

 

 

많은 한국인이 다녀간 흔적들로

식당의 벼름박엔 글씨들이 빽빽하다.

김치찌게맛은 별로이나 반찬들은 다 먹을만 하다.

쥔장의 친절도 거기에 한몫을 하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말레이자아 첫 입성을 축하하는 술 한잔 안 할수 없다 하여

한국의 쐬주 한병을 시켰다.

그런데...

쐬주 2홉이 한국돈으로 12,000냥을 받는다.

흐미~!!!!

우리가 가저온 담근술이 잔뜩한데 가저올걸 후회가 됐는데

가저와 먹는술도 여기에선 자리세값으로 30%를 추가로 받는단다.

하이구~!!!

뭘 모르구 술 잔뜩 시켜 먹었다간 거덜나고 빈대떡 신사처럼 식당앞에서 매를 맞을뻔 했다.

술값이 비싸면 맛이 좋은가 ?

달다.

그것도 술도 못하는넘이 말이다.

병일이가 술을 끊어서 그랬지 예전같은 주량였다면 클 날뻔 했다.

 

 

 

 

식사를 끝내며

귀로에 슈퍼에 들려 맥주와 안주를 사고

뱃속에 거지새끼 서너마리쯤를 키우는 병일이는

덤으로 야참으로 먹을 빵 봉다리 하나를 더 챙겨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벌어진 술자리...

낼 부터 4100 m급 고산에 올라야 하기에 많이 마시지 말자 했는데

우쩐일인지 산찾사 오늘은 술이 받는다.

옛날의 술꾼 병일이는 독한 구석이 있다.

평생 먹을술 젊어서 이미 다 먹었으니 니나 마시라며 진짜로 안 마신다.

병일이 옆지기도 그렇고...

결국엔 마눌 초록잎새랑 주거니 받거니 한게

맥주,마가목주,매실주,솔잎주에 병일이가 가저온 죽순주까지....

아주 기분좋게 마셨다.

그렇게 우리가 술을 마시는 사이 병일이는 어느새 뱃속의 거지새끼들을 걷어 먹였는지 ?

겁나게 커다란 빵봉지가 어느새 빈봉지가 됐다.

병일이 옆지기 쌍딩이 엄마가 그런다.

저 양반은 저녁 실컨 먹고 밤 10시면 또 저만큼 먹어야 잠을 잘 수 있덴다.

햐~!

부럽다.

저러고도 살이 안찌니 무슨복이 그래 많냐~?

그렇게 먹고도 새벽이면 또 제일 먼저 일어나 먹을것 부터 찾는게 저넘이다.

ㅋㅋㅋㅋ

 

 

 

 

시차로 벌은 1시간의 여유가 있어 그랬나 보다.

밤이 깊은줄 알았는데 의외로 잠 들기엔 이른시각이라 산책을 나갔다.

 

호텔 로비...

여가수 두명이 공연중이다.

듣기도 좋은 70~80 팝송을 주로 부른다.

술도 깰겸 가까이 앉아서 듣자며 소파에 둘이 앉자마자

까무잡잡한 말레이지아 토종 원주민같이 생긴 사내넘이 메뉴판을 들이대고

허연 이빨을 들어내며 미소 짖는다.

뭐~?

여기 앉아서 보려면 뭘 드셔줘야 된다고.

뱃속이 그득한디 뭘 더 먹냐~

얼른 일어나 호텔 밖으로 나왔다.

 

 

 

 

술을 끊어다는 병일이가

여긴 뭐 이러냐며 불만이다.

술집도 없고 뒷골목 귀경거리가 될만한 상가며 이것두 저것두 없다나 뭐라나.

이곳은 국교가 회교다.

율법이 지배하는 국가라 금주가 당연하니 술집이 있을리 없다.

그래 그런지 치안은 아주 좋은편....

 

볼거리가 없는 병일이를 위해

이곳 열대지방의 동물이 대신 나서준다.

호텔로비의 기둥에 도마뱀들이 여기 저기 붙어있다.

우리들 눈엔 그것도 신기한일....

아마도 울 마눌이 봣다면 기절초풍 할 일이지만...

 

좀 더 시간을 보내려

병일이와 호텔로비를 나섰지만

그마저도 가는 빗줄기가 우리의 발길을 막는다.

그래...

낼부터 빡신 산행을 해야 하니 오늘은 그냥 접자.

말레이지아 보르네오섬의 코타키나발루의 첫밤은 그래서 그렇게 시시껄렁하게 흘러만 간다.

 

 

 

 

2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