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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일본 북알프스
산행일시: 2008년 10월 2일(금)~10월 5일(일). (산행 1박 2일)
산행 참석자: KT 동래산악회 34명. (가이드: 명신여행사 김재훈님)  
총 산행시간: 14시간 36분.(1일차: 6시간 6분, 2일차: 8시간 30분)
산행코스: 가미코지(上高地·1523m) 종합안내소~갓파바시~묘우진 산장~도쿠사와 산장~

              요오코 산장~혼타니바시(本谷橋)~가라사와휘데 산장(2,310m, 1박)~호다카 산장(2,983m)~

              오쿠호다카다께(3,190m)~쇠사슬 및 직벽 쇠다리~기미코 다이라(紀美子平)~주타로 신도~

              다케사와 산장 터~갓파바시~가미코지 종합안내소.
산행일지
1일차.(2008년 10월 2일 목요일)
11:00  김해 국제공항 여객청사 도착.
         새벽 2시경에 집사람은 꿈에 거의 보이지 않던 시아버지가 나타나 매우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이시고는 곧장 사라졌다고 한다.
         집사람은 해외산행에 나서는 나에게 무슨 사고가 나지 않을까 라며, 부상당한 오른발과 연관(聯關)지어 해몽(解夢)을 한다.
         지난 3월 말에 회사일로 오른발을 접 질러 그동안 제대로 된 산행은 한 번도 할 수가 없었다.
         2006년 6월 백두대간 고리봉 내림 길에서 처음 오른발을 접 질러 설 때 자연치유가 되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서 통증(痛症)을 참고 한 달 보름 이상을 일상생활을 했지만 자연치유가 될 기미(幾微)가 전혀 보이지 않아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지금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것으로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5월에 한의원과 정형외과에서 보름쯤 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는 기분이 들어 여러 번의 부산 근교산행과

         두 번의 호남정맥을 나섰지만 3~4시간 걸으면 통증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해 긴 산행을 할 수가 없었다.
         북알프스 산행일자는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오른발 상태는 호전(好轉)되지 않고 있어 불안(不安)한 마음으로

         8월 2일 회사부근의 서울정형외과를 찾았다.
         서울정형외과 원장(園長)은 치료시기를 놓쳐다며 부상부위 주변에서 만성건초염(힘줄을 싸고 있는 막에 생기는 염증)증상이

         보인다면 한 달간 걷는 것을 자제하며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한 달 보름이상을 물리치료를 받은 탓인지 전(前)보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10월 2일까지 완치(完治)는 어려워 보였고

         북알프스 산행 가능성도 확신 할 수가 없어 집 부근의 한방병원을 찾았다.
         한방병원 주치의(主治醫) 아직도 부상부위가 많이 부어있다며 절대로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일본 북알프스는 코스가 길어 어느 정도의 몸 상태를 만들어야 산행이 가능한데 무리한 운동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는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체력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맹탕 휴식만 취할 수가 없어 9월 한 달 동안은 매일 한 시간씩 온천천을 걸었고,

         주말(週末)에는 윤산 산행을 2~3시간씩 하면서 몸을 만들었지만 너무도 부족 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 북알프스 산행 중에 통증이 시작된다면 진통제로 부상부위를 다스리려고 약국에서 펜잘, 파스, 맨소래담, 안티프라민,

         발목보호대를 준비했다.
         내 한사람으로 산행을 망치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기위해 등산용 스틱에 의존하는 보법(步法)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13:00  김해 국제공항 출발.
         KT 동래산악회원들 중에 부부회원들과 가족회원들이 유난히 눈에 뛴다.
         몇 해 전 KBS 영상앨범 ‘산’이라는 프로그램에 일본 북알프스가 소개되었다.
         촬영 시기는 4월쯤으로 보였고 대장금에 출연했던 탤런트 ‘임호’님이 동행해서며, 가이드는 히말라야에서 10개월간 생활한

         조대제님(?)으로 기억된다.  
         눈이 내리는 악천후 속에 오쿠호다카다케(3,190m) 정상을 오르려다가 실패하는 방송을 보면서 만만치 않은

         산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후에도 KBS 영상앨범 ‘산’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북알프스, 중부알프스, 남알프스가 소개되었지만 기상상태가 좋은 계절을

         이용했었다.  
         인터넷의 까페 및 블로그를 검색하면 일본 알프스산행기들이 많이 올라오지만, 이들의 산행기 대부분도 비교적 좋은 계절에

         해당하는 6월~9월의 글들이다.
         고산지대의 산장은 4월 1일에 문을 열어 10월 31일에 문을 닫기 때문에, 4월과 10월의 산행은 날씨(동계산행)에 따라

         위축될 수밖에 없다.
         KT 동래산악회에서 10월 연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차원(配慮次元)에서 일정을 잡았지만, 눈이 내린다던지 비가 내리면 최악의 상태가 발생될 수도 있다.          
         2년 만에 ‘KT 동래산악회’에 참석하는 나의 입장은 ‘내 코가 석자’라서 직장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본다.    
14:10  나고야 국제공항 도착.
         대한항공편(KE 753E)을 이용하여 나고야 국제공항에 내린다.
         공항주변에는 中部(중부)라는 글들이 곳곳에 보이는데 나고야(中部)라는 이름은 일본열도의 중간에 해당한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인공섬에 만들어진 국제공항은 나고야라는 도시규모에 비하여 대단다.
         인구 24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에는 산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평야지대다.
         나고야에는 도요타, 항공, 첨단산업이 위치하고 있어 우리나라 울산시 공업단지와 비슷하면서, 일본 열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대전시처럼 교통의 중심지이다.
15:50  나고야 국제공항 출발.
         한국 명신여행사와 협의가 잘못되었는지 관광버스가 상당히 늦게 도착했다.
         산행은 내일 시작되므로 일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
         히라유로 가는 고속도로 우측으로 나고야성도 보이고 도요타 회사도 들어온다.  
         나고야는 역사적으로도 유서(由緖)가 깊은 도시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히데요시(豐臣秀吉: 풍신수길)가 병사(病死)를 하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덕천가강)가

         정권을 장악하고 에도(江戶: 현 도쿄)에 부케정권( 武家政權: 1603~1867)을 수립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도막부(江戶幕府) 시대를 열면서 나고야성(那古屋)을 건설한다..
         오와리(尾張) 도쿠가와 집안의 성으로 사용되었던 나고야성은, 일본 모모야마(桃山) 후기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오사카성(大阪城), 큐슈의 구마모토성(熊本城)과 함께 일본의 3대 성으로 꼽힌다고 한다.
         KT 동래산악회 윤종율회장님은 귀국하는 날에 나고야성을 관람하자는 제의에 회원들 모두가 동의하지만 공염불(空念佛)이 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19:20  히라유 산가노산장 도착.
         나고야국제공항에서 늦게 출발했지만 저녁시간에 맞추어 산가노산장에 도착한다.
         산가노산장은 2인실, 3인실, 4인실 구조로 되어있으며 부부 및 여성회원을 제외하고는 4인실을 배정받는다.
         일본식(日本式)의 저녁식사를 마치고 산가노산장 1층에 위치한 노천온천에서 다친 오른발 부위 마사지를 상당한 시간하면서

         내일 산행을 준비한다.
2일차.(2008년 10월 3일 금요일)
05:00  기상(起牀)
         새벽 5시에 일어나자마자 산가노산장의 온천으로 내려가서 다친 오른발 부위 마사지를 어느 정도 하고는 식당에 들러

         아침식사를 한다.
         일본인(日本人)들이 소식주의(小食主義)라는 말도 옛말인 것 같다.
         전날의 저녁식사와 마찬가지로 푸짐한 음식들로 배를 채우면서 산행을 준비한다.
07:14  히라유 셔틀버스 정류장.
         산가노산장에서 3분쯤 걸어가자 셔틀버스정류장이다.
         국립공원 가미고지(上高地·1523m)까지는 관광버스 및 일반승용차는 운행할 수가 없어 셔틀버스 및 택시를 이용하여야 한다.
         우리 팀은 기념사진 촬영을 마치고 히라유~가미고지 24번 셔틀버스에 오른다.
         히라유에서 가미고지까지는 300m쯤의 고도차이가 있어 보이며 20분쯤 소요된다.
         가이드 김재훈님은 이번 산행에서 오쿠호다카다케(3,190m)에서 다케사와 산장터로 내려서는 하산 길은  상당히 위험하므로

         산악보험을 권유한다.
         34명 전원은 1,000엔씩 거출하여 산악보험에 가입한다.
07:35  가미코지(上高地·1523m) 종합안내소.
         가미코지 주변의 식당과 상가를 둘러보지만 이른 시간이라서 썰렁하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기념사진을 몇 장 남기고 등산안내판을 들어다 보지만 일본어는 문외한(門外漢)이라서 그림만으로

         산행코스를 가늠해본다.
07:49  가미코지(上高地·1523m) 종합안내소 출발.  
         일본 근대 알피니즘의 발상지인 가미코지(1523m)에서 요오코 산장(1615m)까지의 11Km거리는 고도차가 92m로

         거의 완만한 임도수준의 산길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북알프스의 풍광(風光)을 즐기고 카메라에 담으면서 천천히 걸으면 세 시간쯤 소요된다.
         가미코지 종합안내소를 지나자 계곡 우측으로 다리가 보인다.
         가미고지(上高地)의 갓파바시(河童橋)라고 한다.
         가이드 김재훈님은 산행을 마치면 갓파바시(河童橋)로 내려온다고 한다.
08:13  가미코지(上高地) 국유림 안내판.  
         몇 해 동안 홀로 산행만 하다 보니 KT동래산악회 33명 회원과의 동행은 낯설다.
         후미그룹을 따라가며 백두대간 종주중인 회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산길이라기보다는 임도수준의 등산로 좌측으로는 계곡이 함께하고 뵤부이와(병풍암: 2,565m)~마에호다카다케(3,090m)~

         묘우진다케(2,931m)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장관을 연출한다.
         KT 동래산악회원들과 북알프스의 절경(絶景)을 사진에 담는다고 설치다보니 산속에 집 한 채가 들어온다.
08:42  묘우진(明神地) 산장.
         묘우진산장은 산장이라기보다는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처럼 느껴진다.
         숲속의 넓은 공터에 일본전통 건물 식으로 지어져서며 식당, 매점, 화장실 등의 휴게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KT 동래산악회원들은 나무로 만든 기념물에서 사진을 남기며 휴식을 취한다.  
         가미코지에서 한 시간 거리에 묘우진산장이 있는 것을 보아 다음번의 도쿠사와산장도 한 시간의 거리에 있다는 것을

         예측 해볼 수 있다.
         가미코지에서 요오코 산장까지는 3개의 산장이 있는데 45분 거리마다 산장을 배치하여 산행객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08:50  묘우진(明神地) 산장 출발.
         묘우진산장은 계곡과 떨어져 있지만 8분쯤 진행하자 산길(임도)은 계곡과 나란히 간다.  
09:33  도쿠사와 산장 도착.
         지나온 묘우진 산장처럼 도쿠사와 산장도 아늑한 숲속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름드리 노거수 아래 너른 잔디밭에는

         텐트들이 많이 보인다.
         도쿠사와 산장은 소설 ‘빙벽’의 주 무대로 소개되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1980년 출간된 소설 ‘빙벽’은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화를 모티브로 한 등산연애소설로 친구간의 우정과 한 여성에 대한

         삼각관계를 드라미틱하게 전개하여 많은 일본인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도쿠사와산장은 일본에서도 이름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산장이라고 한다.
         야영객들의 편의를 위한 취사장과 식당, 매점들이 보이는데 일본산장들은 개인이 운영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피소들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시설(건물)이나 운영 면에서 거의 획일적이다.  
         일본산장은 개인이 운영하고 있어 음식 및 숙박시설에서 큰 차이가 난다.
09:40  도쿠사와 산장 출발.  
         몇 장의 사진을 담고 좌측 길로 들어선다.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지만 거의 평지길이다.
         도쿠사와 산장에서 요오코 산장가는 길에 헬기가 비행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동행한 가이드 김재훈님에 의하면 고산지대에 위치한 산장들의 생필품은 헬기를 이용하여 운송한다고 한다.
         지난번 백두대간 산행을 할 때 덕유산과 설악산에서 헬기를 많이 본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대피소의 관리도 헬기를 이용하고 있어 유사한 모습이다.
10:13  사태지역.
         좌측으로 하천수준의 계곡이 흐르고 우측 사면으로 임도가 보이지만 낙석으로 인하여 출입금지 시설물이 앞을 막고 있다.
         계곡으로 조성된 임시도로를 따라 5분쯤 운행하자 다시 임도로 들어선다.
10:27  요오코 산장(1,615m).
         요오코 산장은 지나온 묘우진 산장, 도쿠사와 산장보다 규모가 크다.
         직진을 하면 야리사와를 경유하여 야리가다케 산장으로 이어지고 좌측 요오코 다리를 건너면 가라사와(또는 가라사와 휘테)

         산장으로 들어선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이 북알프스를 찾을 때 야리카다케(3,180m) 방면으로 운행하면 2박 3일, 가라사와 산장으로 진행하면

         1박 2일로 원점 회귀한다.
         KT 동래산악회에서도 처음에는 2박 3일 코스를 선택했다가 회사업무의 공백 때문에 1박 2일 코스로 변경을 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1박 2일 코스로 계획했다면 내 개인적으로 많이 망설여설 텐데 2박 3일 계획이 도중에 1박 2일로 변경됨에 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음번에 북알프스 산행기회가 있다면 2박 3일 코스를 밟고 싶다.  
         우리 팀은 요오코 산장에서 점심식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점심식사는 카레 밥과 라면을 선택하여야하는데 카레 밥이 20인분밖에 준비되지 않아 14명은 어쩔 수 없이 라면을 먹을

         수밖에 없다.
         나는 산행 중에는 라면을 먹지 않기 때문에 카레 밥을 선택한다.
         참고로 요오코 산장에서 라면은 700엔, 카레 밥은 900엔, 커피는 400엔이다.
         라면과 카레 밥에는 반찬이 없어 삭막한 느낌을 받는다.
         요오코 산장의 초라한 음식과 달리 가라사와휘테 산장의 식사는 진수성찬(珍羞盛饌)이다.
11:12  요오코 산장 출발.  
         도쿠사와 산장에서 만났던 대전시(大田市) 산악회 15명은 2박 3일 코스 일정으로 야리사와 방면으로 직진을 하고 있다.
         우리 팀은 조별로 11명씩 나누어 좌측방면의 요오코 대교를 건넌다.
         가미코지(1523m)와 요오코 산장(1615m)의 고도차는 92m이지만, 요오코 산장(1,615m)과 우리 팀이 숙박 할 가라사와

         휘테 산장(2,310m)간에는 695m의 고도차이가 난다.
         지금까지의 산행은 임도 수준의 숲 터널로 걸어왔지만 앞으로 진행 할 등로(登路)는 좁아지고 가팔라져 고행(苦行)스러운

         산길이다.
         올 3월에 오른발을 다쳐 제대로 된 산행을 한 번도 하지 못해, 떨어진 체력을 스틱에 의존하며 걸으면서 언제 통증(痛症)이

         나타날지 몰라 상당히 불안하다.
11:34  오름길.
         본격적인 오름길로 들어서는 것 같이 보였는데, 오름길과 내림 길의 반복이다.
12:08  혼타니바시(本谷僑).
         가라사와 계곡의 관문인 혼타니바시(本谷僑)의 이정표에는 가라사와 2.4Km, 요오코 2.8Km로 표기하고 있다.
         선두에 섰던 KT 동래산악회원들은 혼타니바시(本谷僑)를 이용하지 않고 곧장 계류(溪流)를 건너지만 나는 호기심에 흔들다리를  

         건너본다.
         오래된 출렁다리로서 흔들림이 심해 계곡으로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혼타니바시(本谷僑) 아래의 계류주변에는 많은 일본 등산인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긴 산행의 부담 때문인지 우리나라의 대간꾼들처럼 간단한 식사들이다.
         휴식 없이 곧장 산길을 들어서는데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된다.
12:43  너덜지대.
         설악산 서북주능선의 귀때기청봉 너덜지대와 유사하지만 오늘 숙박할 가라사와휘테 산장을 지나 호다카 산장 직전까지 너덜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 규모는 귀때기청봉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대규모여서 일반 산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산길이다.  
         마에호다카다케(3,090m)와 뵤부이와(병풍암: 2,565m)이가 좌측에 위치하고 있고 정면으로는 기타호다카다케(3,160m),

         오쿠호다카다케(3,190m)의 산줄기들이 우뚝 솟아 있어 장엄(莊嚴)한 느낌을 들게 한다.
13:10  너덜계곡.
         좌측 능선사면을 따라 이어지던 산길은 우측 너덜계곡 들어선다.
         고도가 2,100m를 넘고 있어 숨이 목에까지 찬다.
         오른발 부상으로 긴 산행을 하지 못해 체력이 쉽게 바닥난 것으로 생각했는데, 나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니다.
         선두에 가던 박달효님(같이하는산악회 대장), 이석근님(KT 동래산악회 백두대간  종주 중), 김종렬님(매주 마라톤) 세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선두팀과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오름길로 들어선다.
         정면의 나지막한 봉우리에 깃발이 펄럭인다.
         이석근님은 깃발이 위치하고 있는 봉우리가 가라사와휘테 산장이라고 추정(推定)하는데 국제신문 산행 팀에서 숙박을 했던

         가라사와 산장의 고도가 2,450m이면 비슷한 높이에 가라사와휘테 산장이 있다는 생각에 두 시간은 더 운행하여야 할 것 같았다.
         도착하고 보니 깃발이 펄럭이던 위치가 가라사와휘테 산장이였고 고도는 2,310m로서 가라사와 산장보다는 140m 낮은

         위치에 있었다.  
13:35  삼거리.
         선두팀 몇 분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몰라 기다리고 있다.
         이정표에는 좌측방면으로 가라사와휘테 산장, 우측방면으로 가라사와 산장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일본어를 몰라 지형도를

         보고 확인한다.
         선두팀의 일부회원은 우측으로 오르고 나머지 회원들은 계곡을 따라 직진을 한다.
         두 달 동안 정형외과 및 한의원 치료를 받아서인지 여섯 시간이 지나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13:55  가라사와휘테 산장.  
         오후 2시에 산행을 마치려는 것이 아쉬운지 KT 동래산악회장은 호다카 산장까지 운행하자고 제의를 한다.
         나의 견해(見解)로는 더 이상 운행하기에 힘들어 보이는 회원들이 눈에 띠어 어느 정도 무리(無理)가 있어 보인다.  
         선두팀의 일행은 호다카 산장까지의 운행이 가능하지만 후미 팀은 상당히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게 보이고 다리경련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호다카 산장까지는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두 시간이 소요되는데, 고산지대의 10월이라는 계절을 감안한다면 오후 4시를 넘으서면서

         산악기후는 급격히 변한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운무가 고산지대를 덮는다면 후미 팀은 큰 곤욕을 치룰 것이다.
         나는 오른발에 통증을 느끼고 있지만 호다카 산장까지의 운행은 가능하다.
         후미 팀의 능력을 보아 산행이 어렵다며 멈춤 자는 제의를 한다.
         KT 동래산악회장은 이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가이드 김재훈님과 잠시 의견을 나누고는 가라사와휘테 산장에서

         숙박하기로 결정한다.
         가라사와휘테 산장은 가라사와 산장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규모이며 별관까지 있어 많은 산꾼들이 이용할 수 있다.
         가라사와휘데 산장 우측에는 야영지가 조성되어 있어 대단한 시설이다.
         가라사와휘데 산장의 별관 1층은 KT 동래산악회에 35명이 배정을 받았고 2층은 일본 개별산악인들이 자리를 잡는다.
         한국의 국립공원 대피소와 달리 일본 가라사와휘데 산장 4인실, 12일실로 나누어져있고 매점, 식당 등 편의시설이 조성(造成)되어

         있지만 이용료가 1인당 1만 엔으로서 일본산악인들로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나는 12인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여장을 풀고 곧장 밖으로 나간다.
14:32  가라사와휘데 산장 헬기장.
         가라사와휘데 산장 별관 뒤편의 헬기장을 지나 너덜지대로 들어간다.
         등산로를 제외한 너덜지대는 설악산 황철봉 지대를 연상할 정도로 걷기가 힘들다.
         눈이 쌓여있는 곳에서 몇 장의 사진을 남기고 가라사와 산장으로 향한다.  
         가라사와산장 가는 길에 호다카 산장방면의 등산로를 만난다.
         호다카 산장방면의 산길은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가라사와휘데 산장에서 오르는 길은 너덜 비탈을 가로질러야 하고

         가라사와 산장에서 오름길은 산사면 숲길을 따라 열려있다.
         이 두 길은 능선으로 올라서는 입구에서 다시 만나는데 너덜 비탈을 가로지르는 산길은 바위에 하얀색의

         페인트 표시(O: 산길, X: 출입금지)를 잘 보고 운행하여야 한다.  
         북알프스의 고산지대는 대부분 너덜 아니면 돌밭 길로 숲이 거의 없다.
15:00  가라사와 산장.
         가라사와 산장에 올라서자 입구의 등산 안내판에는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일본의 산은 아름답지만, 흙이 부드러워

         훼손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알프스의 귀중한 자연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 다음 ‘8가지 주의사항’을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질서를 지켜 일본의 아름다운 산을 만끽해 주십시오.
         ① 산 속에서는 정해진 길을 걷고, 고산식물이 군락지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② 고산식물은 사진으로 남겨서 채취하지 말아 주십시오.
         ③ 남은 음식물이나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는 모두 가지고 돌아가주십시오.
         ④ 텐트는 지정된 장소에 설치해 주십시오.
         ⑤ 능선 상에 있는 산장의 물은 빗물을 받아서 쓰고 있어 매우 귀중하오니 아껴서 사용해주십시오.

             또한 식수를 마시는 곳은 깨끗이 사용해 주십시오.
         ⑥ 산속에서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엄금하고 있습니다.
             산장에서는 사용하고 난 불의 뒤처리도 확실히 해주십시오.
         ⑦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십시오.
             또한 애완동물을 데리고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⑧ 비상시를 위해 등산신고서를 제출해 주십시오.
             보험에는 가입하고 계십니까?“라는 글귀가 보인다.   
         가라사와 산장을 둘러보며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500> 북알프스를 가다.’의 표지사진을 떠 올려본다.
         해발 2450m에 위치한 가라사와 산장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경보다는 가라사와휘데 산장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한수 위다.  
         대부분의 일본 사진작가들은 가라사와휘데 산장방면에서 풍광을 잡는다.
         가라사와휘데 산장은 가라사와 계곡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좌측에는 북알프스 최고봉인 오쿠호다카다케(3,190m), 정면에는 호다카 연봉, 우측에는 기타호다카다케(3,160m)가 병풍모양으로

         둘러싸고 있어 장관이다.
         가라사와 산장 이정표에는 좌측방면으로 호다카 산장, 우측방면으로 기타호다카다케를 안내하고 있다.
         가라사와 산장의 테라스에서 몇 장의 산장을 남기고 가라사와 휘테 산장으로 향한다.
15:18  가라사와 야영장 관리사무실.
         가라사와 야영장에는 많은 텐트들이 들어서 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대피소에는 텐트 설치 자체를 막고 있지만 가라사와 야영장에는 텐트시설을 임대하고 있다.
         한국산악인들도 많이 이용하는지 한글로 사용료 및 임대료를 표기해 놓았다.
         “텐트 숙박요금 1박 500엔, 렌탈텐트 있습니다.
          3명용 5,000엔, 4~5명용 6,000엔, 6명용 8,000엔“
15:25  가라사와휘데 산장.  
         가라사와휘데 산장으로 올라서자 KT 동래산악회원들이 야외식탁에 둘러앉아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병들을 비우고 있다.
         주량들이 보통이 아니라서 앉아다면 곤욕스러울 정도다.
         곧장 산장 별관으로 들어가서 아픈 오른쪽 발에 마사지를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16:50  저녁식사.
         우리나라 국립공원 대피소에는 취사시설은 있어도 식당 자체가 없다.
         가라사와휘데 산장의 식당 규모도 대단하지만 음식 또한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밥과 된장국의 추가분은 돈을 받지 않으며 얼마든지 시켜 먹을 수 있다.
18:30  가라사와휘데 산장 별관.
         가라사와휘데 산장 별관으로 돌아오자 회식자리가 만들어져 있다.
         낮에도 소주병을 많이 비웠는데 어디에서 나왔는지 과일주, 소주, 마른안주들이 펼쳐져 있다.
         오른발만 안 아파서면 퍼지고 앉아 설 텐데 내일 산행이 부담이 되어 세잔만 마시고 자리에 눕는다.
23:00  취침.
         이번 산행을 준비한 엄상길총무와 축구를 무척 좋아하는 김동섭님 사이에 누웠는데 코를얼마나 고는지 눈을 부칠 수가 없다.
         산행피로보다는 취기로 인하여 코를 많이 고는 것 같다.
         산장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는데 사람 한사람 보이지 않는다.
         야영장을 바라보니 20 여 년 전의 지리산 세석산장이 떠오른다.
         텐트를 메고 야영산행을 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자리로 되돌아와 다시 잠을 청한다.

***** '일본 북알프스를 산행하다.(1)' 및 '일본 북알프스의 대자연 앞에 무릎을 꿇다.(2)'의 사진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 올려놓았습니다.*****        
          
         http://blog.daum.net/busan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