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afe.daum.net/1000andream

▶일시   : 2006년 4월 29일 ~ 5월 2일 ( 3박 4일 )

▶누구랑 : 천안드림산악회(Daum Cafe) 외 20명

▶어디로 : 중국 안휘성 황산풍경명승구 (黃山風景名勝區)

▶등정코스 :

  2일차 자광각역↗케이블카↗옥병역↗옥병루↗천도봉 (1,810 m)

         ↘옥병루→오어동→광명정→비래석→배운정→몽환경구

         →배운정→단결송→사림빈관호텔(1박)

 

  3일차 사림빈관호텔→배운정→몽환경구↘서해대협곡↗보선교

        →광명정→백아령역↘운곡사역

▶시간표 :

 

4월29일 11시 00 분  천안 출발

        13시 15 분  인천국제공항 도착

                    점심식사

        15시        출국수속

        17시        중국동방항공 인천 출발

        19시 10분   중국 황산 도착

        19시 50분   입국수속 완료

        황산시 버스 이동 , 저녁식사 (중식)

        21시 30분   국맥호텔 ( 1박 )

 

4월30일 07시        기상

        08시        아침식사 (부페식)

        09시        황산풍경명승구 향하여 버스 이동

        10시 50분   자광역 도착

        11시 40분   케이블카 출발

        12시        옥병역 도착 , 등정 시작

        12시 20분   옥병루 , 점심식사 (중식)

        13시 10분   천도봉을 향하여

        14시 10분   정상 (1,810m)

        15시 50분   오어동

        16시 20분   광명정

        17시        비래석

        17시 15분   배운정

        17시 30분   몽환경구

        18시 10분   배운정

        18시 40분   사림빈관 호텔 ( 2박 )

                    저녁식사 (중식)








5월 1일 04시 30분  기상

        05시 20분  청량대 일출

        08시       아침식사 (부페식)

        09시       서해대협곡을 향하여

        12시 10분  보선교

        13시 40분  광명정

        14시 00분  백아령

        15시 30분  케이블카 출발

        15시 40분  운곡사역 , 산행완료

        15시 50분  비취계곡으로 버스이동

        16시       해금강 북한식당에서 점심 (한식)

        17시       비취계곡 관광

        18시       황산 시로 버스이동

        19시 40분  국맥호텔 (3박)

                   저녁식사 (중식)




 


5월 2일 09시       명청대 옛거리 관광 및 실크공장 쇼핑

        13시 40분  중국동방항공 황산 출발

        15시 50분  인천국제공항 도착

        16시 40 분 천안으로


∞ 기나긴 여정  

세상사가 으레 그렇듯이 이번 황산등정도 우연한 기회에

이루어지게 되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이 꽉 짜여진 일상에서 언감생심

해외여행은 나 같은 경우에는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를 비워두고 몇 달 전부터 미리 일정을

정하여 계획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황산” 사진을 접하고는 꼭 가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고 회사의 회식자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발단이

되어 구체적으로 추진계획을 세우는 쪽으로 급물살을 탔다.

게다가 회사 동료간에 단합을 도모하고 일체감을 조성하는

훌륭한 동기부여도 될 수 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있으랴…….

헌데 막상 여행사와 접촉을 하고보니 내가 생각했던 의도대로

전적으로 산행을 위주로 한 일정을 잡기란 소수 인원으로는

불가능 하였고 공장장님의 승낙을 받고는 산악회 회원님들과

합동산행을 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다보니 철저한 사전준비를 하여야 했는데 인터넷을

이 잡듯이 뒤져도 일목요연하게 도움이 될만한 산행기를

찾을 수 없었기에 무던히도 속을 태웠었다.

그나마 한국의 산하에서 읽은 어떤 분의 산행기는 오아시스

... 갈증을 풀어주는 원천이 되었고 이번 산행의 골격으로

삼을 수 있었음은 큰 행운 이었다.









이제는 비용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데도 무척이나 바라는 사람이 많다.

지나치게 비싸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낭패는 세일한다고

덥석 삼켰더니 유통기한 지난 불량품에 배탈까지 나서 병원

신세지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겠다.

40만원부터 80만원까지...

아마 국내의 거의 모든 여행사는 전부 접촉해 보았던 것 같다.

근데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면 말 그대로

①무엇을 먹고  ②어디서 자고 ③어떻게 움직이고 ④얼마만큼 보고

이속에는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 말할 것도 없이 여행의 기본은 우선 여행의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바가지는 쓰지 말되 비용을 아까워하지 말 것!

그러면 이미 시작이 절반이다. 


 

둘째 , 사전에 가능한 최대로 현지 정보를 충분히 숙지할 것!

상대를 알고 나면 두려움으로 주저함이 없고 한정된 시간에

더욱 많은 것을 취하고 느낄 수 있으니 훨씬 효율적이다. 





이번 여행은 난생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기획하는 통에

지독한 압박감에 시달렸고 괜히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후회도 무지하게 하며 남모를 속앓이도 엄청 했었다.

더구나 물과 기름처럼 이질적인 두 단체가 되다보니

짧은 몇 개월인데 기획하고 추진하는 준비기간 동안

사소한 것부터 우여곡절도 많았고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던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막상 함께한 회사동료 , 회원님들의 활짝 피어나는

웃음소리와 정겨운 미소를 접하고는

또 한번 길이 추억에 남을 순간을 남겼음에 보람을 느낀다.

벌써 인생의 내리막길을 타고 있는 장년이지 않은가…….

여력 있을 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이점이 너무 행복하다.


 

특히 화합의 촉매로서 역할을 200% 기꺼이 도맡아준

박상선님(야생마) , 박선이님(흑장미) , 권순택님...

또한 이번 행사에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이끌어 주신

(주)제오빌더 정성학 공장장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 1일차        


 

▣ 준비물


 

-. 여권

-. 우의 (황산은 기후조건이 변화무쌍하다.)

-. 추리닝 1벌(야간 추위에 대비 , 일정 후에 편안함)

-. 등산복 상의 3벌(상의는 매일 갈아입지 않으면 크~~)

-. 내의 3벌 (산행 후 땀에 젖어 갈아입지 않으면 악취~~)

-. 양말 6족 (얇은 것 , 두꺼운 것 2벌 신으면 발이 편안함)

-. 수건 6개

-. 플래카드 , 표시리본

-. 무전기 3대 ( 20명 지휘 , 선두 , 후미 ) 

-. 무전기 충전기 (산행에만 무전기 사용 ,사용 안했음.)

-. 디카 , 1Giga 메모리( 이번에 700장 찍었음. )

-. 디카 배터리 2개 ( 하루에 두개 방전 )

-. 디카 삼발이 ( 덕분에 이번에는 내사진도 있음.)

-. 배터리 충전기 ( 220Volt 사용가능 )

-. mp3 ( 여행 중 수시로 일정 녹음 )

-. 핸드폰 (로밍폰 대여, KTF우수고객 대여 무료)

-. 핸드폰 배터리

-. 핸드폰 충전기

-. 나침반 , 헤드랜튼 , 만능칼 , 스틱  

-. 구급약 (우황청심환, 침, 소화제, 두통약, 붕대, 반창고 등)

-. 생수 3개 (현지 가이드가 수시로 추가 제공 ~ 감사!! )

-. 고추장 (튜브형 3개) 

-. 컵라면 , 봉지라면 6개

-. 사탕, 양갱, 육포, 소주 6병, 누룽지(구수한 숭늉 최고)

-. 헤어드라이기 (호텔에 드라이기는 없음.)

-. 세면도구 (호텔에 있지만 내 것만 못함.)

-. 천원권 다수 , 환전 시에는 10위안권 다수 (고액권은 불필요)




출발이다…….!

항상 그렇듯이 단체로 움직이다보면 꼭 한 두 사람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법이다.

혹시나 싶어서 이른 아침 8시에 문자메시지를 딱 18명에게

보냈다.

“여권하고 신분증은 꼭 챙기세요~~”

천안에서 11시 , 13시10분 출발이기에 미리 10시40분에

모이기로 하였다.

처음 보는 사이인지라 왠지 서먹서먹한 분위기지만 역시

금방 인사들 나누고 친숙해진다.

근데 출발시간 직전에 꼭 한분이 정시에 오는 바람에

조마조마 했는데……. 전혀 예상치 않았던 분이

“어? 여권을 두고 왔다니~~”

이럴 때는 대책 없다.

문자메세지를 보내지 않았던 두 분 중에 한분이니 …….    

버스는 출발 직전이고 기사 아저씨는 아예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출발한다.

미리 출발시간을 앞당겨 둔 것이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우왕좌왕 한바탕 소동 끝에 결국 톨게이트 통과하기 전에

내려서 따로 합류 할 수밖에~

우리가 돈가스로 맛있게 점심 먹고 여유롭게 담소 나누며

기다리는 동안 한사람은 밥도 굶고 이어 달리기 하느라

열 좀 받았겠지만 어쩌겠는가?

 

우주는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잖은가.

비행기에 탑승하니 비로소 출발이 실감난다.

골짜기가 깊으니 정상은 높을 수밖에 …….

음과 양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황산으로 간다.

모두들 웃느라고 정신없다.

각기 웃는 이유는 다들 다르겠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이 순간 즐겁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에서 소개를 한 이후 국내에서 유명해진 황산은

인구 150만의 소도시이며 전체 면적의 70%가 산이라서

경제가 낙후되어 있다.

낯선 땅 …….황산  첫인상부터 긴장으로 시작한다.

탑승구가 열리기까지 한참 준비하더니 웬걸 검역이다.

바닥에 발판을 깔고 소독약에 신발을 행구고

황산 땅을 밟는다.

일전에 청도 갔을 때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지방도시라서 그런 게 아니라 아마 조류독감 , 사스 등

중국이 근원지니까 역시 비상사태인 모양이다.



 

두 번째 인상은 황당함이다.

어째 국제공항 화장실이 이상타…….?

바지 내리고 앉아 있으면 몽땅 다 보여줄 것 같다.

두리번거리는데 어떤 사람이 화장실에 들어선다.

“이크 …….아무리 급해도 ~ 다 보여줄 용기는 없다.”

“아직 참을 만 하니까 볼 일 미루자.”




세 번째 인상은 음과 양이 극명하게 대조되는 곳

방금 전 공항에서의 화장실 하고는 판이한 형형색색의

현란한 시내 야경 , 한국식도 중국식도 아닌 현지 식당 ,

부르는 게 값이고 깎는 것도 내 맘대로 …….끈기 있는 흥정

절반 가격 아니면 돌아서기가 현명한 선택 , 


 

다른 중국 관광명소와는 달리 그동안 불편했던 교통

때문에 아직은 한국 사람이 덜 찾는다고는 하지만

많은 관광객 중에서 외국인은 한국인이 대다수이다.

현지 식당에서 서빙하시는 분의 서비스가 인상적이라

고마워서 천원을 드렸더니 연방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서는 천원도 큰 돈이다.

앞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찾게 되더라도 이점 명심하셔서

다른 지역처럼 돈으로 오염되지 않는 황산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운 좋게도 가이드 아가씨 또한 상냥하면서도 듬직하다.

여행 할 때는 건강하고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다.

중국식당에 들어서면 맨 먼저 녹차부터 많이 드시란다.

입에 잘 맞지 않는 음식 때문에 변비로 고생하신 분들

많을 것이다.

불청객 변비는 식생활에 갑자기 변화가 생겼을 때

찾아오는데 이때에는 녹차가 치료약이고 내장의 과도한

기름기 제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단다.    

또한 호텔에서도 생수는 나오지 않는데 그렇다고

바깥 가게에서 아무 생수나 사지 말고 꼭 가이드에게

물어보고 사야하는 이유는 가짜 생수 때문이다.

허기야 마음 놓고 생수도 먹지 못하는 실정이니

무조건 녹차라도 많이 먹는 게 상책이다.

해외 여행 시에는 맛있게 보다 많이 먹는 게 중요한데

중국식당에서 과일이 나오면 음식이 다나왔다는 것이니

그전에 부지런히 먹어야 하는데 중국 사람들은 깨끗이

식탁을 비우는데 우리는 절반 이상을 남기기 일쑤다.

다음으로 여권 , 지갑을 철저히 잘 챙겨야 하며

특히 해외 여행 시에 여권을 분실하면 큰 낭패이다.


이런 저런 설명에 귀는 쫑긋하게 세우고 눈길은 차창가로 펼쳐지는

황산시의 현란한 야경에 빠지다보니 어느새 숙소에 도착했다.

중국에는 호텔등급이 오성까지 있다는데 사성호텔 국맥호텔이다.












욕조에 더운 물 가득 받고서는 목만 빼꼼 내어놓고

하루를 접는다.

황산에서의 첫날밤은 이렇게 깊어가고 있다.


 

?? 2일차   

 

평상시 습관대로 일찍 눈을 뜨긴 했는데 시계가 없으니…….

시차가 있어서 여기가 한 시간 빠르니 5시라면 한국에서는

6시 이른 아침이라서 바깥에 나가보니 거리도 텅 비어있다.

시가지는 말끔하게 단장되었고 전용 자전거 도로가 이색적이다.


식단은 뷔페식으로 “크~ 먹을 것 푸짐하네....”했는데

웬걸, 밥은 돌돌돌 굴러다니고 음식 가짓수는 많은데

한결 같이 느끼하고 그렇지 않으면 짜디짜다.

그나마 만두하고 찐빵이 입맛에 맞아서 세 번씩 발품 팔아서

뱃속을 채운다.

“잉? 목 좀 추기려고 했는데 주스가 따끈따끈 하네?”

“그래도 많이 먹어둬야 힘쓰지~”

계란 프라이가 먹고 싶었는데 기름 속에서 헤엄을 치고

그나마 줄서서 기다리려니 ……. “에잉~ 포기..”

  

황산이 위치하고 있는 안휘성은 중국 23개성 중에서 거꾸로

3번째 못사는 곳이며 이는 교통이 불편하고 거의 산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빈부의 차이가 상상을 초월 할 정도란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쉽게 느껴진다.

잠시 이곳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면 지금 차창가로 펼쳐지는

주거지에서 삶의 질곡어린 짙은 그림자가 가슴에 와 닿는다. 

기후가 다습하고 따스하여 3모작을 하는데 먼저 기름을

얻기 위한 유채농사 , 1모작 벼농사 , 2모작 벼농사…….

단 쌀은 우리 입맛에는 맛이 없다.

탈곡 할 때는 길바닥에 깔아두면 오가는 차가 다 해준단다.

집집마다 돼지 뒷다리를 주렁주렁 걸어둔 것이 보이는데

소금가루를 비벼서 절인 다음에 말려서 저장하며 냉장고

등 전기를 별로 사용 할 일이 없단다.


또 밥그릇을 들고 밖에서 먹는 습관은 하루 종일 밖에서

일 하느라고 지내다보니 이웃사람 만날 시간이 없으니까

저녁에 길에서 이야기 하며 먹는 습관과

겨울에는 집안 보다 바깥이 더 따뜻한 이유로 그렇단다.

이곳은 모봉차가 유명한데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재배 방식이

아니라 험준한 산자락 군데군데 온통 차를 재배하기

위하여 여기 저기 화전한 흔적이 역력하다.

역대 황제에게 바치는 공차(貢茶)로서 중국 녹차의 대표적인

차이며 1949년 중국 건국 후 외교 활동 중에서 주요한

선물 이었고 공해가없고 우량이 충족한 깊은 산속에서 자란다.

특급 모봉차는 청명부터 곡우 사이에 채집 하는 데 500g의

특급차를 만드는데 약 2만4천여 개의 찻잎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 안휘성 지역도 머지않아서 황산의 관광수입이

또 하나의 주된 수입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 확실하다.

그것도 한국 관광객들이 그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직감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황산풍경명승구(黃山風景名勝區)는 중국의 가장 유명한 풍경구의

하나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원지로서 1990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 으로 지정 되었다.

옛 이름은 이산(移山)으로서 당나라 때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후이저우[黴州] 지구 서북쪽 4개의 현에 걸쳐 있으며 둘레가        250km에 이른다.

이곳에는 2개의 호수, 3개의 폭포, 24개의 계류, 해발 1000m가     넘는 72개의 봉우리가 있다.  산 중심부에 3대 주봉인

[蓮華峰,1864m] · [光明頂,1860m] · [天都峰, 1810m]

솟아 있고 고생대의 편마암·사암·점판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위는 수직 방향의 절리가 발달하여 깎아지른 절벽이나 기암괴석을 이루고, 해발 800m 이상의 고지대에 자라는 잎이 크고 짧은

소나무와 함께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낸다. 독특한 절경 가운데

하나인 운해는 연간 200일 동안 자욱하게 끼여 있으며

  소나무, 바위, 운해, 온천 '황산4절(黃山四絶)'과 5대명산

(황산,태산,형산,화산,숭산)을 보고나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 ,

황산을 보고나면 5대명산을 보지 않는다고 한다.

 안휘성 남쪽에 있는 황산이 중국제일명산이라는 말을 그렇게 우희적으로 표현한다.

 정상 부근에는 세 개의 호텔이 있다.

 전 당주석 강택민이 묵었던 북해빈관과 서해빈관,사림빈관이다.

 이 정상 까지는 모든 물자를 짐꾼이 직접 져다 나른다.


금강산 설악산과 황산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점이 높이 있고 해발1,000m 이상에 위와 같은

대규모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가이드 말로는 많은 동식물도 서식하고 있다고 했는데

나는 제비 말고는 보질 못했다.

아무리 봐도 먹이가 있을 것 같지 않다.

활엽수가 거의 없고 너무 험준하고 사람은 바글거리고…….

그나마 서해대협곡은 한산하였지만 동물이 살기에는 좀~?

황산은 한달에 겨우 3~4일 정도만 맑은 날 이고 그저께도

비가 내렸는데 우리는 억세게 운이 좋은 편이다.

아무튼 구름 한점 없이 푸른 하늘에 선선한 바람에

산행하기에는 최고의 날씨였지만 운해를 볼 수는 없었다.









케이블카를 오르고 보니 산세가 역시 실망을 시키지는 않는다.

황산지역에 있는 3군데 중에서 이번에 2군데를 탑승 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태평케이블카는 연장 3907m로서 아시아 최고이고 100인승인데

3박4일의 일정으로는 탐방이 어려웠고 대신에

입산시 옥병케이블카(6인승)  , 하산시 운곡케이블카(50인승)로

아쉬움을 달랜다.

태평 , 운곡케이블카 탑승 시에는 입석이 되다보니 소지품을 잘

챙겨야한다. 정말 출근길 전철에 비길 만 하다.

황산의 3대 주봉 중에서 연화봉(1864m) , 기상대가 위치한

광명정(1840m)  , 천도봉(1810m)과 기송이 많은 시신봉(1684m)이

있는데 지금은 연화봉과 시신봉은 출입통제 중이라서 광명정과

천도봉만이 오를 수 있단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산행계획을 세우려면 적어도 이틀은 추가로

소요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것도 평상시 꾸준히 산행을 하시지 않은 분들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상한 도구가 눈에 띈다.

한 구간 이용하는데 100~180위안 정도인데 두 명이 사람을 지고

나르는 가마다.

나하고 상관은 없지만 별로 유쾌한 풍경은 아니다.












옥병루에서는 그나마 이런 높은 곳에서 식탁에 앉을 수 있다는데

만족하고 천도봉으로 향한다.

근데 옥병루에서 천도봉 오르는 코스를 대다수의 단체관광객에게는

권하지 않는 이유가 사실은 사고위험 때문 이었다.




정상 부근에 오르면 자칫 실족의 위험성이 아주 높게 위험한 코스가

몇 군데 있었고 사진으로 보았던 연화봉 코스와는 비교를 하지 말라.
















그러나 우리가 막상 올라서 주변을 둘러보니 속이 후련하다.

욕심이 한정 없어서 이 와중에 운해를 보지 못함을 아쉬워 하지만

끈기 있게 또박 또박 계단을 오른 피로가 한순간에 싹 가신다.







워낙 경사가 급하니까 돌계단 높이와 폭이 각 한 뺨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오를 때 보다는 하산 시에 특히 조심 하여야 한다.

그래서 특히 보행 중에 주변 풍경을 구경하다가는 사고가 나기 쉽다.

절대로 제자리에 서서 구경 할 것이 안전수칙 1호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계단으로 되어 있으니 3박 4일 동안 흙을

밟아 볼 수 가 없었고 시작부터 가파르기로 소문난 옥병루 ~ 천도봉

코스에서는 몇 분은 등정을 포기하고 옥병루에서 기다렸다.



때문에 배낭을 맡겨두고 갈 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구급약 ,

무전기 , 비상식량 등 특히 귀국행 서류 및 비행기표까지 소지 하고

있으니 그 무거운 배낭을 끝까지 몸에 지니고 다닐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그동안 꾸준히 산행을 하였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원래 계획은 3시간여 소요되는 서해대협곡을 종주하려고 했는데

시간상으로나 무릎에 과도한 무리를 주는 게 안 좋을 것 같아서

몽환경구…….그러니까 서해대협곡 입구까지만 트래킹 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 하였다.


 


 








몽환경구에 가까워지자 여태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천해절벽이 까마득하게 펼쳐지고

윙~윙 거리며 골을 휘감고 솟구쳐 오르는 바람은 여니 산에서

마주쳤던 바람이 아니었다.










표현 할 수 없는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에 할 말을 잃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판에 박힌 원경이 아니라 바로 발밑 아래로

감히 내려다보기에도 섬뜩한 거대한 골짜기가 이어진다.

손에 쥔 작은 카메라로는 도저히 느낌을 담을 수 없는 아쉬움 ,

한없이 주저앉아있고 싶고 , 가슴부터 머릿속까지 하얗게

지우며 훑어가는 시원한 바람결에 한 켜 한 켜씩 세파에 찌든

껍질을 연화시켜 벗겨내고 싶은 바램은

한낱 사치스런 투정 일 뿐이었다.























 

배운루에서 기다리고 있을 일부 일행을 생각해서라도

내일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단체산행에서는 가능하면 단 한분이라도 함께 일정을 마쳐야만

본래 목적인 화합에 부합 할 수 있기에 기꺼이 모두들

동의 하셨고 어둡기 전에 호텔로 향하였다.

그러나 대협곡의 심장부에 뛰어들 때 까지는 이조차도 짧은

서곡에 불과 함을 몰랐었다.




차창을 때리며 쉴 새 없이 울어대는 저 소리는 누구의 부름인가.

창을 열고 내다보니 별빛이 유달리 초롱초롱하다.

“아참~! 새벽이면 황산의 밤하늘에는 유성우가 쏟아진다던데...”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고는 카메라도 챙겨들고 밖으로 나선다.

인도를 밝혀주는 가로등이 켜 있기는 하지만 시커먼 아가리를

쩍 벌린 듯한 칠흑 같은 어둠속으로 몇 발짝이라도 옮기는데 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금방이라도 하늘을 가리고 늘어선 나무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툭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자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현실 속에 있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

“절대 혼자서 바깥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 했었지?”

그렇게 속절없이 부리나케 호텔로 되돌아 들어오고 말았다.

황산의 밤이 속절없이 깊어간다.








??? 3일차    


 

이런 저런 이야기로 컵라면을 안주삼아 소주 한 병을 훌쩍

들이키고 한 시간여 잠들었나?

모닝콜에 잠시 눈을 떴다가도 쏟아지는 잠의 유혹에 다시

이불 속으로 파고든다.

문득 바깥이 소란스러워 재차 생각해보니 “일출은 봐야지”

얼른 얼굴에 물칠만 하고 부리나케 밖으로 나선다.




이제 새벽 5시가 채 못 되었는데 어스름이 걷히고 있다.

청량대에 오르니 벌써 전망 좋은 자리는 사람들로 꽉

차있기에 사자봉 쪽으로 좀 더 올라간다.

바람이 무섭게 몰아치고 날씨가 어제와는 딴 판이다.

분명 별이 초롱초롱 했었는데 온통 구름으로 잔뜩

찌푸려서 일출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아쉬움을 접고 숙소로 발길을 돌린다.

이젠 아침에 대한 기대는 접어 두었으니 그나마 많이

먹어 두자는 생각으로 만두와 빵이라도 열심히 먹는다.






이제 서해대협곡 트래킹이 남았다.

서해대협곡 루트는 1979년 76세의 나이로 황산에 올랐던

등소평이 협곡을 보고 감탄하여 개발을 지시했다고 한다.

그 후 12년간의 설계 기간과 9년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01년에야 완공됐다.




협곡 지대를 빠져 나오는 데만 대략 3시간이 걸린다.

협곡의 절경도 감상하고 다리가 뻑적지근할 정도의

피로감도 느낄 수 있어 더 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코스이다.

어제 답사하였던 몽환경구에는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난간에 수없이 채워진 자물통들이 오늘은 유난히 더

시끄럽다.

자물통 연인들이 마음을 같이 걸어두고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는 언약식을 많이 올리는 탓인가?

아마 오늘이 노동절이라서 더욱 사람들이 많이 찾은 듯싶다.

중국에서는 노동절이 큰 명절에 속한단다.


 

본격적으로 서해대협곡에 들어서니 거짓말처럼 사람이 없다.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혹간 한두 명이 왕래 할 뿐이고 끝없이 협곡으로 내려설 뿐이다.

말소리가 굴절되어 울리며 아예 길이라기보다는 허공에 떠서

절벽을 타고 가는 것과 진배없으니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은

정말 무섭기도 하겠다.







이 고요함 속에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떠돌고 있을지 문득

숙연해 진다.
그래서 어제 밤에 황산이 그렇게 절절하게 울부짖었나보다.

내가 딛고 있는 이통로가 수천길 끝도 없을 듯한 절벽에

수직으로 만들어졌는데 도대체 이곳에 공사를 하는 9년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까?

오로지 인력으로 허공에 매달려 정으로 바위를 쪼아서

구멍을 뚫고 기초를 만들고 돌을 나르고 ……. 돌 하나 돌 하나

이어나가던 그때가 1990년대의 일이라니 가히 현대판

대역사라고 할 만하다.

머지않아 이곳에서 벌어들이는 외화로 후손들이 가난을

떨쳐 버릴 수 있을까?












잠시 회한에 젖어 있노라면 일행들은 저만치 멀어져간다.





너무나 충격적으로 펼쳐진 비경에 홀린 듯이 모두들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그저 정신없이 몰려간다.

아쉽다.

무슨 느낌인지는 몰라도 좀 더 그냥 아주 천천히 몰입하고

싶지만  아주 힘들게 이곳까지 함께한 일행들의 추억거리를

담아 주어야 한다는 초조함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맨 선두로 쫒아 가서는 한 컷씩 담고나면 다시 후미…….
















길은 이미 갈림길조차 없이 오로지 외길로 접어들었고

이제 무조건 보선교까지 나갈 때까지는 전진뿐이다.

이렇게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협곡의 바닥에 내려선 모양이다.

해발700정도라니 약 1,000m의 표고차를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는 셈이다.

그것도 100% 돌계단으로....

동굴은 천연 동굴이 아니고 정으로 일일이 구멍을 뚫어서

파낸 흔적이 그대로 있다.


 


그렇게 기암과 기암을 이어 놓은 게 보선교였다.

  

계단 하나 오르는게 끈기와 인내심을 강요한지 오래다.

내려 온 만큼 그만큼을 다시 올라가야 한다.


허긴 이곳 사람들은 모진 삶을 이어가려 하루에도 몇 번씩

산더미 같은 물건을 지고 오르고 내리지 않는가?

오로지 대나무 막대 하나에 의지하여 균형을 잡고 버텨가며

가쁜 숨을 몰아쉬던 깡마른 체구에 퀭한 눈이 겹쳐진다.

왠지 그 모습에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게 미안스러워

살짝 숨겨서 누를 수밖에 없었는데 …….







물론 비경이 더 할 나위 없이 황홀한 감동을 안겨준건

사실이다.

허지만 음과 양이 교차되는 현장이 너무나 충격적이라

잠시 혼돈에 빠져든 것도 사실이다.     

과연 난 이곳에서 무엇을 얻고서 돌아서는가?

보선교를 지나 서해대협곡이 등 뒤로 점점 멀어 질수록

슬며시 의구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 하였다.




지루한 기다림이 시작 되었다.

좀 전의 무서우리만큼 고요하고 적막하던 협곡을 벗어나니

아직도 황산임에도 이미 더 이상 그곳은 황산이 아니었다.

광명정을 거쳐 백아령으로 오는 길은 길만 다른 길일 뿐

어제와 똑같은 여정임에도 정으로 쪼아댄 흔적이 남아있는

돌계단만 각인 될 뿐 이었다.

뜻 모를 시끄러운 외침들 , 시도 때도 없이 무거운 짐을

나르며 헉~! 헉~! 뜨거운 이산화탄소를 연신 뿜어내는

일꾼들의 숨소리 , 장사치들의 집요한 흥정 , 여기 저기

신축하는 건물에서 쏟아내는 시꺼먼 오수들이 풍기는 악취

중국의 명절 노동절의 황산은 그렇게 신음하고 있었다.

후에 가이드에게 물어보니까 모든 산정의 건물에서 나오는

오수들은 별도의 배수구를 통해서 산 아래로 바로

내려오도록 설계 되었고 지금 신축보수 되는 건물이 아직

시설이 미비하여 그렇다는 설명 이었다.

그러나 산비탈 한 편에 방치되어 있던 정화조는 겉으로

보기에도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어 있는 듯이 보였고

그곳에서 내뿜는 시꺼먼 폐수로 계곡은 벌써 오염되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황산 이라면

앞으로 세월이 흘러도 자연 그대로 지켜지는 아름다운

황산으로 남아 있도록 하는 게 그곳 후손들의 숙제가 아닐까?






꾸벅 꾸벅 졸면서 케이블카를 기다리던 지루한 기다림은

우르르 몰려가는 인파들의 아귀다툼에 깨져 버렸다.


“아.... !! 여기는 중국 이었지?”

새삼 까맣게 잊고 있었던 시장기가 엄습해 온다.


그러고 보니 벌써 오후4시다.

해금강 ,

북한식당이라는데 정말 정신없이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오랜만에 밥을 먹었다는 표현이 걸맞을 것 같다.






아마도 오랫동안 서해대협곡의 감동과 해금강식당의 밥맛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완결을 요하는 글 이라면…….

황산이 안겨준 감동은 환상적인 아름다운 비경 이었고

상상 이상의 충격 이었다.

비록 일부 씁쓰레한 여운을 숙제로 남겼지만

어차피 중국 그네들의 몫이고

나의 몫은 우리 금강산에도 서해대협곡에 못잖은

아름다움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