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트레킹 1일차 - Dragon's Back Trail (Hong Kong Trail  Section 8)

 

[일시] 2014.03.22(토) 14:41~17:46(3시간 05분)

[날씨] 맑음

[인원] 17명(박상연이명옥, 민병근, 박태남∙이승혜, 성봉현∙김만기 / 혜초여행사 트레킹팀 8명 / 혜초 가이드 정연수, 현지 가이드 홍원혁)

[구간] 土地灣(To Tei Wan) 버스 정류장  打爛埕頂山(Shek O Peak, 284m) Shek O Mountain Bike Trail 안내판(지도)

          → 馬塘坳(Ma Tong Au) → 大浪灣(Tai Long Wan) → 大浪灣泳灘(Big Wave Bay Beach)

 

지도 포함된 트레킹 후기는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구글 지도]

[구글 어스]

[홍콩 관광청 안내도]

[홍콩 트레일 개요]
홍콩 트레킹 코스의 특징은 대부분 영국령일 당시 군사적 목적으로 쓰였다고 한다.
홍콩 트레일은 홍콩 섬에 주둔한 군대의 유사시 이동을 대비해 만들었고,
맥리호스 트레일은 군인들의 산악교통로였다고 하는데 홍콩 트레일은 다음과 같은 이력을 가지고 탄생되었다.
하이킹을 좋아하던 맥리호스 총독은 자오예공원(郊野公園, Country Park)이 만들어지고 다음은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을 하다가
홍콩의 젊은이들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도록 자오예공원을 묶어 장대한 트레일을 만들기로 했다.
첫 번째로 1979년 10월 26일, 신계지와 구룡반도를 동서로 가르는 맥리호스 트레일(麥理活經, MacLehose Trail)을 개통했다.
동쪽으로 만의수당(萬宜水塘, High Island Reservoir)에서 마안산(馬鞍山, Ma on Shan)과 대모산(大帽山, Tai Mo Shan)을 거쳐
둔문(屯門, Tuen Mun)까지 이어지는 홍콩에서 가장 긴 100km의 코스이다.
이후 1984년 12월, 란타우섬을 동서로 왕복하는 70km의 란타우 트레일(鳳凰經, Lantau Trail)이 완성되고,
1985년에는 홍콩섬의 중요한 산들을 연결해 만든 50km의 홍콩 트레일(港島經, Hong Kong Trail)이 정비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996년, 신계지와 구룡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78km의 트레일이 조성되는데
27대 총독인 데이비드 월슨경(Sir David Wilson)의 이름을 붙인 윌슨 트레일(衛奕信經, Wilson Trail)이다.
각 트레일은 다시 세부 구간으로 나뉘는데
홍콩 트레일 8개, 윌슨 트레일 10개, 맥리호스 트레일 10개, 란타우 트레일은 12개의 섹션(Section)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섹션은 약 5~15km로 나눠 접속지점마다 버스나 택시가 다니는 차도가 있으며,
500m마다 이정표(標距柱, Distance Post)가 설치되어 있다.

 

[트레킹 후기]

2012년 8월 일본 북알프스를 즐겁게 다녀온 후 다시금 해외 트레킹을 준비하였었다.
2013년 가을 중국 호도협/차마고도를 준비하였지만 현지에서 발생한 댕기열 전염벙으로 무산되고
그 대안으로 홍콩 해안 트레킹이 부각되어 여러 우여곡절 끝에 여행사와 출발일정이 확정되게 되었다.
계약금을 송금하고 잔금마저 입금하였으니 이제 출발일이 되기만을 기다린다.


3월 22일, 신내동 집을 출발하여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 20분 경이다.
차를 장기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국장인 3층 대합실에 도착하니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우리가 선택한 여행사는 혜초여행사로 같이 트레킹할 인원이 15명이라 혜초에서 가이드 한 명이 동행한다고 한다.
약속장소인여행사 만남의 장소가 있는 M 카운터에 도착, 혜초트레킹팀의 정연수 대리가 기다리고 있다.
정연수 대리와의 간단한 인사 후 항공권을 받고 각자의 짐을 수하물로 탁송한 다음 출국수속을 거친 후
홍콩행 아시아나' OZ 721' 항공기에 탑승, 오전 9시에 인천공항 트랙을 선회하더니 드디어 이륙한다.


드문드문 진 좌석이 보이는 항공기에서 기내식으로 아침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홍콩국제공항이란다.
현지시간 11시 45분 경 바다를 건너 홍콩 땅에 도착, 출국수속을 마친 후 짐을 찾아 대합실로 나가니 현지 가이드 분이 기다리고 있다.
(홍콩의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한 시간이 늦다고 하니 비행기로만 3시간 45분을 타고 온 것이다.)
2박 4일간을 함께 할 현지 한국인 가이드와의 만남, 그리고 일행들을 대충이나마 보았나 싶었는데 시간 관계상 바로 출발한단다.
공항 대합실을 빠져나가 대기하고 있는 소형 버스에 승차하여 트레킹 첫 코스인' Dragon's Back(龍背) Trail' 시작점으로 이동한다.
(이하 표기되는 지명은 구글 지도를 참조하였음)


바다를 메워 만든 츠례차오 섬에 위치하고 있어 이의 광동어 발음인 첵랍콕 공항이라고도 한다는 홍콩국제공항을 벗어난 버스는
초행길이라 그저 가는 길만 보다보니 어느새 복잡한 도로에 접어든 것이 아마도 시내인 듯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였나, 낯익은 한국어가 보이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정차한다.
식당입구에 매달린 간판에는 원풍원이라고 되어 있는데 주인이 아마도 한국인인 듯 하다.
홍콩 현지식이 아닌 한국의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금 버스에 승차하여 土地灣村(To Tei Wan Village)을 향해 출발한다.


육지와 香港島(홍콩섬)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지난다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 있지만
해저터널이라는 느낌보다는 일반적인 지하터널을 건너는 분위기이다.
그리고는 편도 1차로의 굴곡진 도로를 달려가는데 보는 사람이 아찔할 정도의 좁은 도로를 기가 막히게 달려간다.
우측으로는 해안선이 슬쩍슬쩍 내려다 보이는 좁은 도로를 얼마나 달렸을까, 버스가 정차한 곳이 土地灣(To Tei Wan)  버스 정류장이다.
이곳이 港島經第八段(Hong Kong Trail Section 8)인 "Dragon's Back(龍脊)"의 출발점이란다.


HK Trail Section 8인 'Dragon's Back'은 말 그대로 '용의 등'이라는 뜻으로
아귈라 반도의 打爛埕頂山(Shek O Peak, 284m)과 雲枕山(Wan Cham Shan, 226m)을 잇는 굽이굽이 산길이
마치 용의 등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2004년 타임지 아시아에 의해 아시아 최고의 하이킹 트랙으로 꼽힌' Dragon's Back Trail'의 매력은
홍콩섬에서 있어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온 혜초여행사의 트레킹팀(산꿈 7명, 전주팀 4명, 노부부 1팀, 비구니스님 2명, 혜초 정연수 대리)은
가이드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의 계단길을 오름으로써 용의 등뼈를 밟는 발걸음을 시작한다(14:41).


산죽으로 시야가 가려진 산길은 이내 숲길을 벗어나면서 시원스런 조망을 보여주는데
좌측으로 紅山半島(Red Hill Peninsula)의 모습이 특이하여서인지 자꾸만 눈길을 사로 잡는다.
햇빛을 가리는 큰 나무가 없는 길을 따라 앞쪽으로 보이는 능선을 향해 걷다 보니 어느새 갈림길의 이정표가 나타난다(14:46).
직진하는 길은 또 한 번 계단길로 바뀌어 조금씩 고도를 올려가는 형상이다.


산길 좌측편에 'Distance Post 標距柱  H 085"라고 표기된 위치 표지판이 보이는데 트레킹이 끝날 때까지 간간이 보인다.
쉼터가 있는 삼거리를 만나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만 올라가면 주능선에 올라서게 되는데
石澳泳灘(Shek O Beach)와 大頭洲(Tai Tau Chau) 그리고 五分洲(Ng Fan chau)가 아름답게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14:57).
우리 '산을 꿈꾸다(산꿈)' 회원들의 운이 따르는 것인지 홍콩의 날씨가 이렇게 좋은 것이 드물다고 하는데 오늘 날이 좋은 편이다.
화창한 날씨 때문에 하늘의 햇빛이 부담스럽기만 한데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홍콩의 날씨가 이렇게 좋은 날이 드물다고 한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걸어가면서 다시 한 번 길의 상태가 단단히 다져진 흙길이라는 것을 느낀다.
많은 인파가 다녀서인지 아니면 이곳 홍콩의 지질이 이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부드러운 흙길이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별 기복이 없는 능선길을 따라 우측편으로 펼쳐지는 해안선을 보면서 걷는다.
초록의 나무들이 만드는 경사진 사면을 흘러내리는 햇살이 바닷물에 내려 앉으면서 보여주는 풍광이 아름답다.


내리막으로 이어지던 능선길이 다시금 슬며시 고개를 쳐드는지 오르막으로 바뀌더니만 시멘트 기둥이 세워져 있는 구릉에 이른다(15:21).
시멘트 기둥 옆에 세워진 나무판에는 '龍脊 Dragon's Back /  打爛埕頂山 Shek O Peak  284metre'라고 새겨져 있다.
눈으로 보는 그 느낌을 아직 사진에 담아내기에는 실력이 부족하지만 나름 열심히 사진을 촬영하다 보니 어느새 이동할 시간이란다.
가야 할 능선의 아랫편으로 보이는 해수욕장이 大浪灣泳灘(Big Wave Bay Beach)인데 그 역시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오 분여를 쉬었나 보다, 앞서간 일행들을 쫓아 평생 옆지기와 함께 돌로 다듬어진 내리막길을 내려간다(15:26).


초록색 사이로 드러낸 속살이 우리가 걸어 갈 길이라 생각하면서 가는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가벼운 복장의 현지인 및 서양인들과 수시로 마주치게 된다.
반면 우리의 복장은 산책하는 듯한 등산복 차림이지만 이들과는 무언가 다르게 느껴진다.
모형 비행기를 하늘에 날리는 한 무리의 동호인들이 쉬고 있는 야트막한 능선 구릉을 지나 모두들 초록색의 숲으로 사라진다.
주능선을 버리고 좌사면으로 내려가는 중인 듯 하다.
제법 키 큰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길은 石澳道(Shek O Road) 상의 출발지점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길이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15:43).


우리는 원점회귀가 아니므로 우측편 大潭峽(Tai Tam Gap) 방향으로 길을 이어간다.
기복이 없는 길은 비가 내리면 물이 흐를 법한 곳을 지나고 아무런 조망없이 그저 앞사람만 쫓아가는 형국이다.
용틀임 하듯이 구불구불 돌아가는 길, 드디어 시멘트로 포장된 길과 만나 우측으로 내려가니 커다란 지도가 있는 삼거리이다(16:19).
그 지도에는 '石澳越野單車經 SHEK O MOUNTAIN BIKE TRAIL'이라고 적혀 있다.
삼거리의 이정표를 보니 打爛埕頂山(Shek O Peak)까지 2.5km이고, 트레킹을 끝낼 大浪灣(Big Wave Bay)까지도 2.5km라고 한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길을 이어간다(16:24).
시멘트로 포장한 길이라 그런지 해안선을 보면서 걸었던 느낌을 잊어버린 채 가야 하기에 앞 사람을 따라 걸을 뿐이다.
인기척에 뒤돌아 보니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을 달려오던 두 대의 자전거가 우리를 보더니 잠시 머뭇거리다 그냥 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그렇게 흥미없는 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만 앞서간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넓은 쉼터를 만나는데(16:34)
바닷가 쪽으로 높은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보이고 우측편 산등성이의 계단처럼 만들어진 곳은 묘지라고 현지 가이드가 설명한다.


마지막 후미인 나와 집사람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조금 더 쉬었다가 시멘트 길을 계속 간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멘트 도로가 끝나면서 육각정 쉼터가 있는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馬塘坳(Ma Tong Au)이지 싶다(16:47).
잠시 후 大浪灣(Big Wave Bay)으로 내려갈 수 있는 삼거리가 나오지만 우리는 계속 직진한다고 한다.
산허리를 감싸면서 돌아가는 산책로 역시 좁을 뿐이지 시멘트로 포장되었기는 마찬가지인 길이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길을 만들어 연결한 홍콩의 트레일, 이러한 길이 아시아 최고의 트레일로 선정되었다는 것이 의아스럽다.
물론 타임지가 선정한 트레일은 打爛埕頂山(Shek O Peak)을 걸어가는 구간 때문이라 생각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면 歌連臣角道(Cape Collinson Road)이고 우회전 해야지 大浪灣(Big Wave Bay)라고 이정표가 알려주고 있다(17:02).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혜초여행사의 정연수 대리와 함께 선두를 따라 大浪灣(Big Wave Bay) 방향으로 진행한다.
시멘트 길은 이제 적당한 크기의 돌들로 만들어진 조금은 친근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사각정을 지나면 계단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우리가 걸어왔던 Dragon's Back Trail의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고
앞쪽으로는 石澳灣(Shek O Wan)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연속되는 계단길을 내려가는데 일정한 간격으로 100단위의 숫자가 보여 계단수를 헤아려 보지만 이내 이야기하느라 중단된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大浪亭(Tai Long Pavilion)에서 마지막으로 도착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과 합류한다(17:15).

(돌계단의 갯수는 1100여 개라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大浪灣(Big Wave Bay)의 물결을 즐기는 서퍼들이 점점이 보이는가 싶더니만 계단길이 다 끝나고
어느새 Barbecue Area에 도착하는데 여러 팀들이 고기를 굽는 모습에 허기가 느껴진다.
해수욕장의 모래가 얼마나 고운지 맨발로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일행들이 있기에 우측편의 모래구릉으로 올라선다.
무슨 나무인지 뿌리를 모래 위로 여러 갈래를 뻗은 나무들이 특이하다.
현지 한국인 가이드인 홍원혁님이 오늘 트레킹 일정이 여기서 끝났다고 한다(17:33).


화장실에서 간단히 손을 씻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 본 후 大浪灣村(Tai Long Wan Village)의 상점 앞으로 지나는 좁은 길을 따라
현지인들과 교행하면서 지나 올라가니 시내버스가 회차하는 종점인 듯한 주차장이 나온다(17:46).
우리 일행들을 태우고 왔던 전용버스도 주차장 한 켠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버스에 바로 승차하여 주말이라 지체와 정체로 복잡한 石澳道(Shek O Road)를 굽이굽이 돌아
深灣(Sham Wan)에 있는 점보수상식당 입구에 도착하는데 세계에서 제일 큰 선상 레스토랑이란다.
선착장에서 잠시 기다린 후 도착한 배을 타고 드디어 점보수상식당으로 이동한다.


이후 혜초여행사에서 준비한 코스요리로 저녁식사를 한 후 다시 배를 타고 선착장으로 나와 버스에 승차하니 어디론가 이동한다.
어둠이 짙게 내린 홍콩의 도로를 따라 움직이던 버스가 정차하더니 내리라 한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10여 분 정도 올라가면 太平山(Victoria Peak)이고
그곳에서 尖沙阻(Tsim Sha Tsui)의 維多利亞港(Victoria Harbour)에 있는 건물들이 그리는 빛의 향연을 잠시 조망한다.
사진기를 꺼내 촬영해 보지만 아쉽게도 삼각대가 없어 흔들리는 것을 어찌하리오.
한 이십 여분 관람한 후 그 유명한 피크 트램(The Peak Tram)을 타기 위해 한 시간여 줄을 서야만 했다.
1888년부터 공공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피크 트램은 7분 정도 급경사를 내려가더니 많은 승객들을 토해낸다.
다시금 버스에 승차, 올림픽 MTR 역 인근에 있는 Rosedale Kowloon Hotel에 도착하여 홍콩 해안 트레킹의 첫 날 일정을 마무리 한다.

 

[트레킹 사진 #1] http://blog.daum.net/sungbh98/688

[트레킹 사진 #2] http://blog.daum.net/sungbh98/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