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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3. 일.  맑음 ( 제1일 - 킬리만자로 만다라산장 도달 ) 

 

룸메이트가 잠 못 이룰까봐 늦도록 책을 보지 못하고 일찍 잤기 때문에 04:40 경 일어났다

밖으로 나오니 그래도 새벽이라고 이 더운 나라도 별로 덥지 않았다

밤하늘엔 별들이 초롱초롱하니 은하수와 잔별들도 잘 보였다.


 

어젯밤 가이드 샤베즈에게 새벽 조깅이 가능하다고 들었기에 호텔 밖으로 나가 모쉬 방면으로 30 여분 거리쯤 뛰어갔다 올 생각 이었다

그러나 대문이 걸려 있었고 다가온 종업원이 뭐하냐고 묻기에 “아이 원투 조깅, 런닝” 하며 뛰는 동작을 보여 주니 “?? 베리 덴절로우스” 라며 안된단다

할수 없이 책을 들고 나와 가로등 아래에서 보려니까 모기들이 집중공격을 시작한다

도로 방으로 쫓겨 들어갔다


 

7 시, 역시 많은 외국인들과 섞여 뷔페식으로 빵과 스프 쥬스등으로 구성된 아침을 먹고 짐을 꾸려 싣고 마랑구게이트로 향했다


MARANGU GATE에서 입산신고를 하고 산행안내도를 보고 가게도 둘러 보았다.

킬리만자로 산 사진이 있는데 백두산이나 설악산처럼 크고 멋있게 만들어 놓은건 없지만 그래도 직접 찍는 사진외엔 달리 더 좋은게 없으므로 하산시에 사기로 점을 찍어 두었다

이곳은 국립공원이고 군인이 총을 들고 일정기간 복무를 하며 공원경찰 업무를 수행하고 하루 100 여명 정도가 입산 한다고 했다


 

11:00 경 등산을 시작하여 커다란 나무들이 서 있어 그늘지고 호젓한 산길을 따라 가다 보니 열대우림 지역에서 높고 쭉쭉 뻗은 나무숲으로 바뀐다.  해발 2,200 m 이상에서 이렇게 숲의 형태가 바뀐단다.




점심을 먹는 곳이라는 나무의자가 몇 개 있는 곳에서 가이드팀이 준비해  준 도시락을 먹자니 일본인 한 무리가 앞서 간다

키가 크고 젊은 선두 가이드는 ‘아르샤드’ 로서 샤베즈의 동생이며 20 세 란다.

자주 쉬는 대원들 따라 쉬면서 체조로 자꾸 몸을 풀었다.  내 티셔츠 가슴에 새겨진 글씨를 보며 뭐냐고 물어서 더듬더듬 설명을 해 주었다

 

“아이 라이크 마라톤. 디스 이스 더 기프트 어부 어 마라톤, 어 울트라 마라톤.  엔 댇 이스 런닝 완헌드러드 킬로미터 인 완 데이. 코리아 해부 메니 울트라마라토너. 래스트 이어 아이 해드 투 타임스 어부 울트라마라톤. 완 이스 로드 울트라, 언아더 완 이스 마운틴 울트라 . 마운틴울트라 이스 런닝 인 마운틴 라이크 디스” 하며 좀 뛰어 보였다

( I like marathon. This is the gift of a marathon. a ultra marathon.

 That is running 100 km in one day. Korea have many ultra marathoners

 Last year I had two times of ultra marathon, one is road ultra, another one is mountain ultra

 Mauntainultra is like this ... ) 

 

"오 아이노우 마라톤. 위 라이크 마라톤  투 ... ”

나도 안다. 당연히 흑인들이 달리기 선수들이며 또한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



15:30 경 도착한 만다라 산장은  뾰족하게 급경사를 이룬 목재지붕 건물이 대여섯동 있었고 리셥션(Reception) 이라는 안내소 건물 밑으로는 포터들의 숙소란다.

이 나라는 호텔의 접수 및 안내대도 모두 ‘리셥션’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리셥션’ 이란 단어를 좋아 하는군 ...


샤베즈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산장에 방이 없다고 했다.  자기들이 가져온 텐트에서 자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는 거야 다들 텐트조차 안 치고 비박도 해본 사람들이므로 텐트안이라고 어려울건 없겠지만 일단은 기분이 상했다. 분명히 계약상 우리는 계속 산장에 방을 예약하여 자기로 했던 거니까 ...

 

그의 제의를 거부하고 이 부분 총책인 사람과 샤베즈 그리고 대장이 통화를 하고 항의를 하며 리셥션 관리인을 통해 방에 남는 자리가 있나 알아보러 다니고 하면서 날이 저물어 갔다

 

그나마 더듬거리며 자기 말을 알아 들을 거라고 샤베즈가 내게 와서 방이 없음을 설명하고 오늘과 키보 산장에서만 텐트에서 자는 것을 양해해 달라, 내일과 모레 호롬보 산장에서는 방에서 자게 된다며 대원들에게 전해줄 것을 부탁 하였다

 

“ 좀더 알아보라, 당신네 오너와 얘기도 해 보고 이곳 관리인과도 상의를 해 보라. 정히 안되면 결국은 텐트에서 잘 수 밖에 없겠지만 그리 되면 나중에 계약 위반에 대하여 우리는 당신네 오너에게 항의하고 책임도 물을 것이다. 최종 결정은 우리 대장하고 해 달라” 

나는 이렇게 돌려 보낼 수밖에 없었다. 에라, 대장 결정을 따르기로 하고 난 책이나 보자 ...

 

많은 시간이 흘러 3 명은 여기저기 흩어져서 room bed를 배정 받았고 나머지 셋은 텐트에 자기로 결정 되었다. 나는 끝쪽 방 노르웨이인들 팀속에 한 자리를 받았다

빵과 스프등 저녁을 먹고 잠자리로 가니 노르웨이인들은 분화구까지 적응훈련 야간산행을 가는지 다들 나가며 나더러 방 잘 보란다. 책을 보고 있자니 처녀 하나가 포기 했는지 되돌아 왔고 난 그녀에게 방 열쇠를 맡긴후 다이닝룸(식당)으로 나갔다

 

별이 초롱초롱한 이 밤, 멀리 저 아래 아련한 어느 시가지의 불빛을 바라보며 이 산장에서 그냥 쓰러져 잠만 자기가 아쉬워 맥주나 한잔 할 생각 이었다.

텐트에 가보니 단장이 없었다. 다이닝룸 앞에서 대장을 만나니 벌써 고산증세를 보여 힘들어 하는 김 형옥씨 위문공연 갔단다. 아마도 약을 먹고 자도록 한 것 같았다

 

여긴 맥주가 없었고 때마침 어느 가이드가 나 같은 사람을 위해 가지고 다니는 건지 자기에게 맥주가 있는데 한 병에 5 $씩 내란다.  아까 마랑구게이트에서는 2 $ 였는데 너무 비싸게 달라는 것 아닌가 ?

“오 노, 잇스 투 익스팬시브. 캔 유 기브미 더 비어 완 버틀 투 달러 ? ”

( Oh, No it's too expensive. Can't you give me the beer one bottle two doller ? )

아무도 안 팔아주면 지도 허당이지 뭐 ... 결국 3 달러씩에 사기로 협상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고산증세를 염려 하여 술을 사양 하였으므로 단장과 둘이 마셨다

 

방으로 돌아가 이층베드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걸림 부분이 있는 쪽으로 머리를 두도록 커다란 카고백등 짐을 배치하고 남들 방해 안되게 해드랜턴으로 책을 보다가 10 시쯤 킬리만자로 산속에서의 첫날밤 잠을 청했다 

 

산행사진은 제 카페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