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산행기


 

일본인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산!!

일생에 한번 안가도 바보! 한번이상 가도 바보라는 후지산!!


 

해발 3,776m의 최고봉에 웅대함과 원추형 모양의 아름다움이 함께 한다는 신비의 후지산을 가보고 싶은 게 산행인 이라면 한번쯤 갖어

보는 꿈일 것이다.!


 

우리 애산회(愛山會)도 2003년도부터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지만, 연중 7월 1일 개산 해서 8월 31일 페산 한다는 그 일정에 각각 다른 생활을 하고있는 5명의 시간을 맞추는 게 그리 쉽지 않아 미루어오다 금년 말에 공무원 정년을 맞이하는 맏형을 위한 기념산행으로 최종 정리하고 모든 일정을 맞추었다


 

마침 7월 28일부터 2박3일의 일정으로 한진관광 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 있어 동참하게 되었다.


 

7월 28일 8시 반에 인천국제공항을 출발 10시 반에 일본 나고야공항에 도착 나고야성을 잠시 관광한 뒤 후지산 가까이에 있는 숙소로향했다.


 

숙소는 야마나시현(山梨縣)에 위치한 이사와(石和) 온센(溫泉)지대의 신고우(新光)Hotel 이었다.

도착당일은 내일(7월 29일) 후지산행을 위해 온천수로 목욕만 하고

일찍 취침을 했다.


 

7월 29일 새벽 4시 기상해서 세면하고 배낭을 준비하여 5시에 버스로 후지산을 향해 출발 하였다. 아침일기가 상당히 쾌청하여 예정대로

산행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부터 해보았다.


 

06 : 00 고우코메(五合目) 도착


 

후지산 Tool Gate를 통과 Subaru LINE을 타고 五合目까지 오르는 길 초입은 꼭 제주도 한라산 노루목을 오르는 도로와 흡사하다.

二合目을 지나 三合目을 통과하면서 주변의 수목들이 낙엽송이나

자작나무 등 일반 상록수에서 고산 수목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느꼈다.

차량이동 마지막 지점인 五合目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기온차가 나고 머리도 띵 해지는게 은근히 긴장이 되었다.

우리 일행은 서울에서부터 25명이 후지산 산행만을 위해 출발 했기에 나름대로 사전 몸 관리와 준비 등 을 했는데도 웅장한 산세가 ...

가이드도 걱정이 되는지 긴 시간 동안 후지산행의 요령을 설명한다.


 

06 : 20 고우코메(五合目-2,305m) 출발


 

한명의 낙오도 없이 25명 전원 무사히 산행할 것을 다짐하고 힘차게 五合目을 출발했다.

25명의 우리일행을 조심스럽게 분석해 보니 70대 연세의 학교동창

다섯분이 우정어린 파워를 다지며 함께 하셨고 초등학교 남학생과

고등학교 여학생을 동반한 4인가족, 山이 좋아 함께 했다는 중년부부 두쌍, 옆좌석에서 하루종일 무슨말을 그렇게 주고받는지 의좋은 형제, 그리고 순수하게 후지산에 가고싶어 왔다는 홀로 산행인도 5명이나

되었다. 

우리 일행은 초등학생을 맨 앞 선두에 두고 처음 시작하는 넓은 도로를 오손도손 걷기 시작했다.

우리 애산회(愛山會) 5명도 다행스럽게 모두 컨디션이 좋아보이고 또 출발지점에서 바라보이는 정상이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아 자신감들을 갖고 출발 했다.


 

출발지점에 말들이 대기하고 있어 가이드한테 물으니 七合目까지 1만2,000엔(약120,000원)을 주고 산행을 하는이들을 위해 대기 한단다


 

여기까지 와서 말을타고 산행을 하려면 뭐하러 산을 오를려고 하는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다들 자기멋과 흥에 사는것이니 누구를 탓하거나 나무랄 일은 아닌 것 같다.

후지산은 멀리서 바라보기에는 신비스럽고 웅장한 山으로만 생각 했지만 올라가면 갈수록 재미 없고 풀한포기 없는 화산재로 뒤덮인 삭막한 山이었다.

六合目을 조금 못가 안전지도 센터에 들려 지도요원으로부터 등산

안내 전단을 받아들고 가이드로부터 내려오는 길의 중요성을 설명듣고 180˚방향으로 급사면을 따라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07 : 00 로쿠코메(六合目-2,390m) 출발


 

六合目부터는 초등학생은 뒤에서기로 하고 경기도 일산에서 왔다는

40대의 젊은 일행을 선두로 하여 그 뒤를 따라 오르기 시작 하였다

마사토 같이 푸석푸석한 화산석이 흘러 내리지 못하도록 철망 휀스로 만들어 놓은 계단을 부지런히 올라갔다 우리 국내 山도 정상 가까이 가면 나무 계단이나 철골계단이 있어 그 위로 산을 오르다 보면 무척이나 힘이 들 듯이 철망계단도 무척 힘이 들었다. 또한, 이곳은 해발 2,500m가 넘는 곳이니 힘이 들 수 밖에...

함께간 우리 일행중 정년퇴임을 앞둔 맏형과 여자대원 하나가 더 힘들어 하고 뒤로 처진다.

백두대간을 비롯 국내의 유명한 山은 모두 섭렵한 산꾼들 인데...

반면에 동갑나기 셋은 심폐기능이 뛰어난 건지 아님 동갑나기 끼리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잘들 오르고 있다.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콘크리트의 세면물이 내려가다 엉겨붙은 것 같은 화산석을 밟으며 자꾸만 솟아나는 땀을 닦으며 한발 한발 올라서 보니 七合目에 다다른다.


 

08 : 00 나나코메(七合目-2,700m) 출발


 

七合目(타나고야) 산장 앞 간이의자에서 거치른 숨을 고르며 단체사진도 한컷 하고 다시 산장 측면으로 돌아 八合目을 향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곳부터는 등산로가 화산 폭발 시 흘러내린 거치른

용암들로 이루어졌다. 경사도도 심하고 여기 저기 불거진 용암석의

거친 표면으로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올라가야 하는 곳 이다.

그러다 보니 앞선이들을 추월하기가 쉽지 않고 벌써부터 고산증에 시달리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등산로를 가로 막고있어 곳곳에서 정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리저리 피해가며 조금 오르다 보니 東洋館이 나타난다 七合目부터는 조금 오르면 산장이 나타나고 이 산장을  지나면 삭막하게 벌거벗은 싯누런 산등성 더 높은 곳에 또 다른 산장이 보여 산행의 맛은 영 아니었다.

또 한가지 특징은 이런 산장 한 귀퉁이에 화장실을 설치해 놓고 100엔(1,000원)의 사용료를 받고있고 화롯불에 불 인두를 달구어 나무지팡이에 소인을 해주고 100엔(1,000원)을 받고있는 것들이 전형적인 日本人의 상술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다.


 

09 : 10 하찌코메(八合目-3,020m) 출발


 

東洋館을 지나 太子館이 나타나고 이 太子館 입구의 자가발전기 가동소리가 힘겹게 오르는 山行人들의 귀를 무척이나 거슬린다 이 太子館앞의 간이 의자에도 山行客들이 모두 의자를 독차지 하고 있다.

太子館을 지나고 부터는 계속해서 산장이 이어져있다 오후에 五合目을 출발하여 이곳까지 오른다음 산장에서 1박 (숙박비 5,000엔)을 하고 새벽에 후지산을 올라 日出을 보려고 하는 山行人들을 위해 배려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다시 싯뻘건 화산 토석 으로 변해 있는 등산로를 땀을 뻘뻘 흘리며

숨차게 오르다 보니 白雲莊여관이 나오고 白雲莊을 출발 조금 오르니

원조실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120˚방향으로 진행하면 가와구찌코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정상을 포기한 힘든 산행인들은 여기에서 하산하는 사람들도 있다. 원조실을 통과하여 계속 오르다 보니 本八合目이 나타난다


 

10 : 10 혼하찌코메(本八合目-3,360m) 출발


 

 이곳 부터는 많은이들이 피곤한 다리와 가뿐숨을 고르고 있노라 표정들이 무표정들이다.

3,500여m를 오르니 모든 산행인들이 지친 모습이고 가파른 산을

오르는 속도가 엄청 느리다. 우리 동갑나기 세사람도 헉헉댄다 맏형이

드디어 널 부러지기 시작한다 평소에 약간의 지병도 있어 우리 4명

모두 바짝 긴장이 된다.

위롤 바라보면 정상은 지천인데 먼지가 풀풀 날리는 미끄러운 푸석산을 오를려니 힘만들고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 것 같다


 

11 : 20 정상 휴게소(3,776m) 도착


 

드디어 일본 후지산 최고봉!!

지치고 고산증 으로 정신도 없었지만 정상은 바람이 몹시 불고 추웠

으며 시커먼 분화구가 크게 입을 벌리고 있을뿐  우리에게 큰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정상에 神社가 있는 것을 보면 후지산을 신성시하는

일본인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었다.

후지산 정상 표석(富士山頂上淺間大社奧宮)에서 먼저 올라간 친구와 기념사진을 한컷씩 하고 동경장(東京莊) 앞 마루 침상에 널부러져

있는 산행객들 틈에 끼어 조금 앉아 있으려니 나도 모르게 누워 잠들어 버리고 말았다 한참을 자다 뒤늦게 올라온 우리 일행이 깨워 일어나보니 그 때부터 두통이 나가시작 머리를 들수가 없을 정도로 아프다 같이온 일행 모두 한결같이 고통스러워 하고 쌩쌩하게 올라온 동갑나기는 화장실에 가서 모두 오바이트 하는등 고산증으로 고통스러워 한다. 내려와서 분석해 본 결과 우리가 쉬지않고 너무 무리하게 올라간 탓 인 듯 싶다 아뭏튼5명 모두 고통스러워 점심도 거의 못먹고 분화구도 한바퀴 못 돌아보고 그냥 하산해야 했다.

정상의 화장실은 수세식 이었으며 비교적 청결했고 사용료는 200엔

(2,000원)이었으며 라면 한그릇에 800엔(8,000원), 된장국 한그릇에

500엔(5,000원) 이었다.

분화구는 어쩐지 메마르고 시커멓고 삭막하다는 느낌뿐 이었다 화산 폭발 시 타버린 검은 화산석 이나  싯뻘건  화산재 등이 널려져 있어 

꼭 대형 폭탄을 맞아 뒤집어진 땅 같았다. 분화구의 지름은  최장700m

최단500m 이고 깊이는 150~200m 정도의 직벽 구덩이 이었다.


 

13 : 00 하산


 

분화구에서는 두통과 피곤으로 지쳐있으면서도 다시 올 것 같지 않은 후지산이기에 이방향 저방향 으로한 기념사진을 찍고 곧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출발할 때 올라가는길 7.5㎞, 내려가는길 7.5㎞ 합해서 왕복 15㎞라는 가이드의 말은 신빙성있는 자료가 아닌 것 같고 올라온 길의 두배는 내려가야지 할 듯 싶은 각오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정상을 출발 약 40분 정도 내려와서 스바시리에도야 와 가와구치코의 갈림길이 있는데 여기 갈림길에서 조심하지 않으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우리가 올랐던 五合目을 가려면 가와구치코 방향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데 140˚방향으로 곧장 이어지는 내리막길이 있어 산행으로 지쳐있는 이들이 아무 생각없이 이길로 내려가면 먼길을 우회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180˚가와구치코 방향으로 해서 내려오는데 화산 토질의 미끄러운 급사면을 내려가다 보니 제동이 되지 않아 계속 미끄러져 넘어지고 또 이미 두통과 과도한 숨가뿜 등 고산증세에 시달려

지칠대로 지쳐버린 우리 일행에게는 후지산 하산길이 평생 가장 힘든 하산길 이었다. 그래도 올라갈 때 그렇게 힘들어 하던 맏형이 내려오는길은 힘이 솟아 나는지 아주 씩씩하게 잘도 내려간다.

나무 한그루 없는 가파른 급사면을 어렵게 어렵게 내려와 우리가 아침에 출발했던 五合目에  출발한지 약10시간의 산행을 끝내고 도착.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승차 했다


 

16 : 30  五合目 도착


 

버스에 좀 쉬고 있으면서 우리(50대)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70대의

학교친구분 다섯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걱정이 되어 동갑나기 둘이서 마중나가 배낭이라도 받아 오기로 하고 내려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다 얼만큼 가다 맨 후미에서 온다는 가이드를 만났고 그 선배님들이 보이지않아 물었더니 먼저 내려갔단다 그래서 후미 일행의 배낭을 받아 지고 버스로 와보니 다섯분이 버스앞에 나란히 있어 반갑게 인사하고 버스로 올랐다

25명중 초등학생과 그 아버지만 七合目에서 내려오고  낙오없이 23명 모두 정상까지 다녀온 것이다

최종 마지막 도착시간이18 : 30분, 출발해서 약12시간정도 걸린

산행 이었다

한진관광의 가이드도 무사 산행을 감사한다며 대원 모두에게 맥주를 한캔씩 사주고 피로를 풀자 한다.

숙소에는 19 : 30 경에 돌아와 온천수로 목욕하고 깊은잠으로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7월 30일 16 : 30분 비행기로 나고야 공항을 출발 인천국제공항에는 18 : 30 도착 각자 집으로 해산했다


 

후지산은 한번은 가볼만한 山 이면서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山 이기도 하다

다만, 앞으로 후지산을 갈려는 산행인 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말은 고산증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고 그에대한 준비를 해서 출발하고 절대 무리하게 올라가지 말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올라가고 가급적 중간에 있는 산장을 미리 예약해서 오후에 출발하여 산장에서 1박하고 아침 日出울 보고 천천히 내려오는방향으로 계획을 세우라는 말을 하고 싶다.


 

후지산은 한번은 꼭 가볼만한 山 이다.


 

2005년   7월    31일                        


 

                     일본 후지산을 다녀와서   G. S.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