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남성 여행 01. 정주(鄭州), 하남(河南)박물관 - 황하(黃河)유람구

 

여 행 일 : 2010년 8월 24일 화요일

현지날씨 : 비

 

* 중국 시간이 한국 시간보다 한 시간 늦지만 한국 시간을 사용하고, 현지 음을 모르는 단어는 한국식으로 표기한다.

 



                                   황하유람구의 염제와 황제 상

 



                                인천공항-정주로 갈 B737-900 여객기

 



                                         정주공항

 

여수, 순천을 출발한 버스가 중부지방에 이르자 비가 내리더니, 허난성(河南省) 정저우(鄭州) 씬정(新鄭)공항에도 비가 내리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나오는 여행가방 겉이 비에 젖었다.

가이드를 따라 4박5일간 신세를 질 버스(豫A·E5177)에 올라 맨 뒷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맨 앞좌석에 앉을 수 있는 운이 없다면 뒷자리가 이동 중 사진촬영하기가 좋기 때문이다.

 

 



                                    5일간 우리들의 발이 되어준 버스

 



                                    돌아볼 하남성의 일부

            

11 : 40 정주로 이동

“저는 이OO라고 합니다.....”

허난성에는 14,000여명의 가이드와 110여만 명이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를 안내할 가이드나, 그를 따라다니면서 안전하고 유익한 여행 또는 산행을 하고 싶은 우리들 사이에 특별한 인연이 아니라면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26세의 청년, 내 머릿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성실한 안내를 기대해 본다.

 

 


 

                                    황토색 물이 넘실대는 황하

 




                                  중국에서의 첫 식사를 한 식당

 

12 : 21 점심 식사

시내로 들어간 버스가 식당 황실가주(皇室家廚)앞에 닿았다.

냉방장치도 시원찮은 실내, 6~8명이 앉아야 하는 식탁에 열한 명이나 앉게 한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구질구질 비마져 내리니 불쾌지수가 상승했다.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가이드를 나무라자 어떤 이는 참으라고 했는데 얌전해야할 때가 따로 있지 봉사료를 지불하고 그에 걸 맞는 대우를 받을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빈자리로 옮겨 간단한 안주에 독한 술 두어 잔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말았으며 20분 거리에 있다는 하남성박물관으로 이동한다.

 



                                       태항대협곡 도화곡

 



                            태항천로에서 본 풍경 - 계곡의 마을이 석판암이다

 

허난성(河南省)

중국 동북부 황허 중하류지역 황화이하이(黃淮海) 평원 서남부에 위치하며 북쪽으로 허베이(河北)성, 북동쪽 산둥(山東)성, 동쪽 안후이(安徽)성, 남서쪽 후베이(湖北)성, 서쪽 산시(陜西)성, 북서쪽 산시(山西)성으로 둘러싸여 있다.

省都는 정저우이며, 면적은 16만7천㎢로 한국의 1.7배에 이르고 인구는 9천8백6십만 명으로 중국 각 성 중 1위(2008년 기준)를 차지한다.

 

 



                                        운대산 홍석협

 



                                    이끼폭포가 보이기 시작했다.

 

기원전 21세기 중국의 첫 번째 왕조인 하(夏, BC 2070년~BC 1600년)가 허난에 터전을 잡은 후 20여개 왕조 2백여 명의 제왕들이 모두 이곳에서 영욕을 함께했다.

13개 왕조의 도읍지였던 뤄양(洛陽), 7개 왕조가 터를 잡았던 카이펑(開封), 상(商)의 도읍지 인쉬(殷墟)가 위치한 안양(安陽), 상의 고도인 정저우 등 중국 8대 고도 중 절반인 4개가 허난성에 있다.

 

 



                                        담폭협으로 가면서

 



                                          용문석굴

 

인류 4대문명 발상지, 8천년 역사를 지닌 황하문명의 터전, 염제, 황제, 대우가 다스리던 권역, 초한지나 삼국지연의의 ‘관도전쟁’, ‘여포의 호뢰관 전쟁’ ‘관우의 일화’등이 그려진 무대, 명판관 포청천의 고장, 두보와 백거이 같은 문사들의 고향이자 중국의 100대 성(姓)씨 중 무려 73개의 성이 발원되었고 소림무술과 태극권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술의 고장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문화, 역사유산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100년 역사를 보려면 상하이로, 1000년을 보려면 베이징으로, 3000년을 보려면 시안(西安)으로, 그리고 5000년의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보려면 허난성에 가봐야 한다.”라고 말한다.

 



                                                                     

                                                                          숭산과 잔도

 

 


                                           하남 박물관

 

13 : 27~14 : 37 허난성보우관(河南省博物館)

우산이 짐칸에 넣어놓은 여행가방속에 있다.

주차장에서 가까운 거리여서 그냥 박물관 입구로 걸어간다.

 

 



                                           1층 홀의 조각

 



                                       동으로 만든 술 항아리

 

허난성보우관은 1927년 국민혁명군이자 총사령관인 허난성 정부 주석인 펑위샨(馮玉祥) 장군이 주창하고 건축했으며 부지면적 1천만㎡, 연면적 7만8천㎡에 이른다.

1층은 원시사회청, 하상청(夏商廳), 서주(西周)청, 동주청 등이 있고 2층은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청, 수당(隋唐)청, 송원(宋元)청이, 3층에는 고대옥기(玉器)관, 명청(明淸)진보관 등으로 구성되었다.

 

 



              

                                            연학방호

 

                                                          



                                             무측천 금간

 

관심을 끄는 것은 금석문이 새겨진 짐승의 뼈와 거북등 껍질(BC 1600~1046), 한 경제의 아들인 유승의 무덤에서 발견된 수의(2,500개의 옥 조각을 금실로 이었다), 순도 96%인 무측천금간(武測天金簡, 700년)이었으며 가이드북에 실려 있는 연학방호(蓮鶴方壺, 酒器-춘추 BC770~BC476)와 상아백채(象牙白寀, 청 1644~1911) 실물을 찾아 감상할 수 있었다.

 

 



                                           상아백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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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일면관음석조상

 

입구 우측, 매점이 있는 출구로 나가자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이곳이 중국이니만큼 촉음(燭陰 또는 燭龍)께 “이 시간 이후부터 좋은 날씨를 주십시오.”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려 본다.

 



                                       황하유람구 매표소

 



                                 100년이나 된 철도 다리 위에서

 

15 : 24~16 : 15 황허유란취(黃河遊覽區)

북쪽으로 50분가량 달린 버스가 작은 주차장에 닿았다.

매표소 모서리 계단을 타고 오르자 산봉우리를 차지한 거대한 두상 둘이 위압적으로 다가들어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바로 염제와 황제의 얼굴이며, 내 두 다리는 철길 위에 버티어 서 있다.

1906년에 완공되었던 다리가 1958년 황하 특대홍수 때 피해를 당했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수륙양용 선미의 프로펠러

 



                                       철교 밑으로 지나간다.

 

유람선은 물 반 진흙 밭 반위에 정박해 있었다.

이른바 수륙양용 공기부양선인 배 옆구리의 튜브가 마치 복어 배처럼 크게 부풀어 오르고 선미의 대형 프로펠러가 굉음을 내며 힘차게 돌면서 물위로 미끄러져 나간다.

좁은 수로를 벗어난 배는 누런 물이 급하게 흐르는 강으로 나가 제법 빠르게 달려 황허 중류와 하류 경계점을 벗어나 조금 더 나아간 뒤 뱃머리를 돌린다.

내 청을 받아주셨는지 비가 멈추었고 모래도 진펄도 아닌 땅 위로 사뿐히 올라선다.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섬으로 올라 선 배

 

세계의 용마루 칭하이-티베트고원(靑藏高原)에서 발원한 황하, 길이 5,464㎞, 유역면적 9십4만5천㎢로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바다, 황해의 보하이(渤海)만을 향해 굽이굽이 동쪽으로 흘러간다.

우리 인생이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는 것처럼 그저 흘러가는 것이다.

이백(李白)은 이런 시(漿進酒 장진주-권주가)를 읊었다.

 

君不見黃河天上來(군불견황하천상래)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불복회)

바다로 흘러 흘러 다시는 돌아오지 못함을

君不見高堂明鏡悲白髮(군불견고당명경비백발)

그대 보지 못하는가, 고대광실 양반네들 거울 속 백발 슬퍼함을

 朝如靑絲暮成雪(조여청사모성설)

아침에 칠흑 같던 머리 저녁에 백발이 되었다네.

 

 



                                     황하를 침범한 황토층

 

동서관구주 남북곶백천(東西貫九州 南北串百川)칭하이(靑海), 쓰촨(四川), 간쑤(甘肅), 닝샤후이자치구(寧夏回族自治區), 네이멍구자치구(內蒙古自治區), 산시(陝西), 산시(山西), 허난(河南), 산둥(山東)성을 관통하며 100川을 꿴다.

하원에서 하류까지의 강의 낙차는 자그마치 4,830m이며, 약 2백만 년 동안 퇴적을 거듭해 두께 10~200m나 되는 황토층을 가지게 된 황토고원(黃土高原 해발 800∼2,000m)지대를 지나면서 황색으로 변하므로 ‘황하’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황하의 중류와 하류의 경계지점

 

황하는 통상 상류·중류·하류 세 지역으로 구분하는데, 하원에서 내몽고자치구 탁극탁(托克托)현의 하구진(河口鎭)까지가 상류로 3,472㎞에 그 낙차가 3,846m이다.

중류는 하구진에서 하남성 정주(鄭州) 도하욕(桃花頒)까지로 1,206㎞에 낙차는 890m이다. 그 가운데 하구진에서 용문 우문구까지의 소위 진섬계곡 718㎞의 낙차는 611m이다.

하류는 도화욕에서 산동성 간리현(懇利縣)까지로 786㎞에 낙차는 95m에 불과하다.

 

 



                                              단단한 땅

 



                                     모양이 다른 유람선도 보인다.

 

대우(大禹)가 황하강 중류에서 홍수를 다스리는 등 치수에 성공해 하나라가 건국되면서 중국의 역사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는 도산 씨(塗山氏)와 결혼한 지 4일 만에 순(舜)임금의 명령을 받고 치수를 위해 집을 떠났으며, ‘13년간 집 앞을 세 번 지나면서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三過家門而不入)’고 한다.

그런데 지금도 침전물의 4분의 1이 가라앉아 하상이 연평균 10㎝씩 상승하고, 수천 년이 지났어도 중국의 치수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1970년대에 창건한 황허유람구역은 오룡봉, 악산사, 낙타영경구, 비림, 서유기를 비롯한 고대명작을 테마로 만든 조각물 전시장 등 40여개 관광지가 들어서 있다고 하나 아쉬운 마음을 강물에 띄어 보내고 버스에 오른다.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 밭

 

16 : 25~20 : 30 임주로 이동

17시 02분 유림IC로 진입한 버스가 20시 14분 임주IC로 빠져 나간다.

구련산은 신향(新鄕)에서 접근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무슨 까닭으로 가까운 거리를 두고 먼 거리를 빙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뒷날 석판암에서 구입한 태항대협곡 안내도의 도시 간 거리표를 보니 정주~신향 70km, 정주~안양경유 임주 231km이었다-

15분을 더 간 후 숙소에 도착했으니 영문도 모른 체 무려 4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셈, 아니 끌려온 셈이다.

 

 



                                       임주 홍풍주점

 

이미 쏟아진 물이 되고 말았으니 나서봤자 입만 아플 테고, 때로는 멍청한 것이 상책이다.

임주 홍풍주점(林州 弘豐酒店) 1107호실, 불편한 심기를 술 한 잔으로 달랜 뒤 지친 몸을 누이고 하남성의 첫 밤을 보낸다.

 

* 참 고

1. 5천년 중국 역사와 문화의 본고장 낙양, 등봉… - 중화인민공화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2. 하남성교통유람도                          - 하남칠채수자제도유한공사

3. 국민대옥편                               - 학력개발사(1981년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