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2일차 : 묘진산장(明神館) ~ 야리가다케산장(槍ヶ岳山莊)


[산행일시] 2012.08.26(일)  07:40~17:40 (10시간 00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다음카페 '좋은사람들' 북알프스 산행팀 41명 (김명수, 박상연∙이명옥, 박성창, 성봉현)
[산행구간] 묘진산장(明神館) ~ 야리가다케산장(槍ヶ岳山莊)
[산행시간] 묘진산장(明神館, 07:40) ~ 도꾸사와산장(德沢, 08:21~08:25) ~ 요코오산장(撗尾山莊, 09:14~09:20)
                ~ 야리사와산장(槍沢ロツヂ, 10:35~10:50) ~ 바바다이라 캠프장(ババ平キャンプ場, 11:20~12:15)
                ~ 텐구하라 분기(天狗原, 13:52) ~ 반류굴(播隆窟, 15:09) ~ 야리가다케산장(槍ヶ岳山莊, 16:40~16:55)
                ~ 야리가다케(槍ケ岳, 17:08~17:28) ~ 야리가다케산장(槍ケ岳山莊, 17:40)

[산행지도] (산행기 원본 http://blog.daum.net/sungbh98/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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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전날 생활권을 뛰어넘어 낯선 일본 땅에서 잠을 청하였지만 숙면을 취하였는지 이른 시간에 눈을 뜬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3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다.
하지만 이미 잠은 달아나버려 누워는 있지만 그저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면서 눈만 감고 있을 뿐이다.


어느덧 새벽이 창문 밖으로 다가오는 시간,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동쪽에 있지만 시차는 없기에 해뜨는 시각이 빠르나 보다.
간단히 세면을 하고 편하게 잠들었던 이불을 정리한 후 산장 밖으로 나와 아침을 맞이한다.
여명을 떨치고 환한 빛으로 채워진 오전 6시 50분, 우리 팀들의 아침식사 시간이다.
식탁의 개인 찬반은 어제 저녁과 별로 다른 것이 없는 일본식 된장국과 생선 한토막, 그리고 밑반찬 몇가지가 전부이다.
오늘은 가야 할 거리가 대략 17km 정도이니 든든히 먹어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한 공기의 밥을 다 먹는다.


식사를 끝내고 다시 침실로 돌아와 배낭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면서 정리한 후 산장을 나선다.
일찍 식사를 끝낸 '좋은사람들' 회원들 중 일부는 이미 야리가다케산장(槍ヶ岳山莊)을 향해 출발하였는지 보이질 않는다.
산장에서 준비해준 도시락을 뒤늦게 챙겨서 배낭에 수납하고 박상연 회장과 안면이 있는 네 명의 회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촬영한다.


묘진산장(明神館)에서 출발 전 배낭 멜빵에 매달은 목걸이형 순토 고도계를 확인하니 1485m라고 표시하고 있다.
오늘 산행이 끝날 야리가다케(槍ヶ岳)가 3180m이고 야리가다케산장이 3060m 능선에 있으므로 해발 표고차는 약 1600m이다.
산행 후반 즉, 야라가다케를 수 km 남겨둔 지점부터 급격하게 고도를 올려가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서지만
3000m를 넘는 고산에 오른다는 생각에 마음은 어린 아이처럼 들뜬 상태로 묘진산장을 출발한다(07:40).


커다란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 초록빛이 그윽한 숲길은 산객의 발걸음마저 가볍게 한다.
아즈사가와(梓川)강을 지척에 두고 산책하듯 사뿐사뿐 걸어가면서 바라보는 좌측편의 웅장한 산줄기가 시선을 빼앗아 간다.
우리에게는 그리 늦지않은 아침이지만 부지런한 일본인들은 어디에서 내려오는지
우리와 반대방향인 가미고지 버스터미널을 향해 교차주행을 하는데 몸에 배인 습관인지 먼저 인사을 건네온다.
아울러 등산객 연령층이 다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등산 연령층을 생각하니 그저 부러울 뿐이다.
아즈사가와 강의 지류들이 만들은 연못(?)은 또 다른 모습으로 신선하게 다가선다.


얼마나 걸었을까, 부드럽던 흙길에 자잘한 돌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너덜길이 시작되는 듯하다.
잠시 후 시야를 막던 나무들이 우측으로 비껴나는 산길 좌측에는 높은 산줄기가 아름답게 자태를 뽐내고 있어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춘다.
(산행기를 작성하면서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에서 묘진다케(明神岳)를 거쳐 흘러내리는 산줄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 산줄기의 사면을 흘러내리는 너덜과 함께 버젓이 자리잡고 있는 눈의 모습은 역시 고산이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다시 숲길로 이어지는 듯 싶더니 우측편으로 음식점인 듯한 건물이 있는 삼거리를 거쳐 밝은 원색의 텐트가 즐비한 넓은 야영터를 지난다.
야영터 한편에는 '가라사와 페스티벌 2012' 행사용 업체 천막들이 있는데 자기네 상품을 전시하고 있다.
반면 그 너머로 보이는 커다란 산장은 도쿠가와산장(德沢園)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느라 붐비고 있다(08:21).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빠른 박상연 회장을 비롯한 우리 팀과 다시 합류하여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본다.
어제 먹은 음식으로 몸 상태가 별로 좋지않은 김명수 마스터의 거북이 걸음 때문에 박성창 대장과 함께 일행보다 먼저 길을 이어간다(08:25).


완만하고 부드러운 길로 계속 이어지는 등로는 우리나라의 여타 산과 별다른 것이 없는 듯하다.
십여 분 이상 걸었나보다, 좌측으로 아즈사가와강을 건너는 또 하나의 다리 앞에는 신무라바시(新村橋) 이정표가 보이고(08:38)
야리가다케 가는 길은 다시 아즈사가와강을 만나면서 좌측편으로 나무들이 없어 마이호다카다케의 능선에 시선을 또 한번 뺏긴다(08:51).


아즈사가와강과 나란히 산책하듯이 가다가 '中信森林管理署  撗尾避難小屋' 건물을 지나자마자 요코오산장(撗尾山莊)을 만난다(09:14).
이곳은 가미고지(上高地)에서 야리가다케(槍ヶ岳)까지의 중간지점으로 이정표에는 양쪽 모두의 거리가 11km라고 표기하고 있으며,
아즈사가와강을 건너는 커다란 다리인 요코오오바시(撗尾大橋)가 견고하게 놓여져 있다.
금새 뒤따라온 박상연 회장 일행과 함께 단체사진으로 인증샷을 남겨본다.
휴일이어서인지 많은 산객들로 붐비는 요코오산장 역시 '가라사와 페스티벌 2012'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으며,
참관업체 관계자인 듯한 직원들이 천막에서 무언가 설명하면서 서명(?)을 받고 있다.
마냥 쉴 수는 없기에 야리가다케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09:20).


울창한 숲과 대정지를 채우는 아즈사가와 강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산길은 아직 1600m 내외의 고도를 유지하는 평지길이다.
잠시 후 우측의 쵸가다케(蝶ヶ岳)로 분기되는 이정표가 나올 때 직진하여 아즈사가와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의 통나무 다리를 건넌다(09:56).
돌무더기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우사면의 너덜지대를 지나 또 한번 통나무 다리를 건너면 얕은 계단 형태를 이루면서 물이 흘러내린다.
이제 서서히 고도를 올려가는지 조금씩 오르막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은연 중에 느낀다.
길가 좌측에 '水力發電'이라고 쓰인 작은 아니 조그만 양수기만한 수력발전기가 나무틀 안에서 힘차게 돌고 있는 것이 보이고(10:25),
지금까지와 달리 약간 고개를 든 오르막길이 이어지나 싶더니만 이내 야리사와산장을 만난다(10:35).
산장 입구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撗尾/요코오 4.0km | 槍ヶ岳/야리가다케 5.9km→]라고 표기되어 있다.
고도계를 확인해보니 1775m라 하는데 '좋은사람들' 일행 중 한 명이 휴대한 GPS의 위성 고도계보다는 약 60여 미터가 낮은 수치이다.


먼저 도착한 우리 팀들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 것인지 아니면 더 진행하다가 먹을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묘진산장에서 어느 누군가에게 얻은 복사한 지도를 보니 조금 더 올라간 지점에 캠프장이 표기되어 있다.
하여 그곳에서 쉬었다가 가기로 하고 주변을 정리한 후 다시 출발한다(10:50).


지금까지 숨어 있던 야리가다케가 정면으로 빤히 보이는데 역시나 이름처럼 창끝 모양으로 날을 세운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산장에서 오르는 길목에는 야리가다케를 향하고 있는 삼각대에 거치된 망원경이 있지만 그냥 육안으로 보는 것만 못하다.
짙푸른 녹음 속으로 이어지는 돌밭의 산길에서 잔대인 듯한 야생화가 눈에 띄이더만 여러 야생화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반면 좌측의 높은 산줄기에서 흘러내리는 골짜기는 너덜과 아직 녹지않은 눈이 남아있어 고산임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산길은 너덜로 변하여 산행 전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 보았던 '○∙X' 표시가 바윗덩어리에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새 커다란 나무들 대신 키작은 나무들로 바뀌고 있는 것을 느낄 즈음 돌무더기로 만든 참호인 듯한 구조물이 나타난다.
바바다이라 캠프장(ババ平キャソプ場)으로 야리사와산장에서 0.9km를 왔으며 해발고도는 1,990m라고 이정표가 알려주고 있다(11:20).


1~2인용 텐트 7~8동이 자리잡고 있는 바바다이라 캠프장에서 배낭을 벗어 내려놓고 점심도 먹으면서 쉬어가기로 한다.
묘진산장에서 받아온 도시락은 검은 깨를 뿌린 주먹밥을 김으로 감싼 모양으로 생선 한 조각과 두어 가지의 반찬이 전부이다.
그리 허기지지 않았지만 남은 길이 만만치 않기에 그냥 꾸역꾸역 먹은 후 커피를 끓여 마심으로써 마무리를 한다.
이미 우리나라의 최고 높은 산인 한라산을 넘는 고도를 올랐지만 아직은 고소를 느끼지 못한데다가
야리가다케까지 남은 거리가 5km이므로 천천히 걸으면 되겠지 생각하면서 별 부담없이 길을 이어간다(12:15).
(하지만 힘든 길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야리가다케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5km 거리에 해발표고차 약 1100m를 극복해야 하는 구간에 해발고도 3000m를 넘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아침에 이어 점심마저 부실하게 먹은 김명수 마스터와 함께 팀의 후미에서 걸어가야 하는 나는 단지 거리만 생각하면서 출발한다.
가파르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못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여태 경험해보지 못했던 높이의 길을 가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힘에 부친다는 것을 모른 채 그저 김명수 마스터의 발걸음에 맞추어 주변 경관을 즐기면서 속도를 조절한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조금씩 고도를 올려가는 댓가는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보상해주고 있다.
점심이 소화될 법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될 때 눈(目) 앞에 보이는 매마른 넓은 야리사와(槍沢)강에는
거대한 눈덩이 아니 만년설이라고 표현해야 할 눈(雪)이 엄청난 두께로 쌓여 있는데 강바닥의 일부는 녹아서 터널을 연상케 하고 있다(12:22).
묘진산장에서 출발하면서 멀리서 보았던 그 만년설(?)과 같은 눈이리라 생각하면서 고도계를 확인해보니 고도 2005m, 온도는 27도이다.
우리 일행들 모두 처음보는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직접 눈 위로 올라가 걸어본다.


큰 나무들은 어디서부터인지 사라져 보이지 않는 반면 투구꽃 그리고 까치수영과 비슷하지만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야생화 군락지가
똑딱이 디카를 유혹하고 있다.
반면 알게 모르게 쉬는 횟수가 늘어나는 김명수 마스터의 얼굴에는 힘든 기색이 역력하고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었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인데
그렇다고 마냥 쉴 수는 없어 가자고 재촉해야 하는 나 역시 생체리듬을 잃어가는 듯 하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니 어느새 미나마타(水俣乗越)로 분기되는 갈림길의 야리사와오마가리(槍沢大曲ソ) 이정표를 만난다(12:42),
한 걸음마저 힘든 오름길에 마침 야리사와강을 졸졸 적시고 있는 시원한 물가에서 쉬고 있는 '좋은사람들' 일행의 모습이 보여
그곳으로 내려가 배낭을 벗어놓고 고도계를 확인해보니 해발고도 2270m 지점의 능선이다(13:20).


아직도 어딘가에 숨어있는 야리가다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13:35).
그래도 쉬면서 체력이 조금이나마 회복되었는지 이십 여 분 후 텐구하라(天狗原) 분기점의 이정표를 만난다(13:52).
윗편으로 보이는 초지를 우에서 좌로 횡단하는 산객들을 보면서 고도계를 확인해보니 2339m를 표시하고 있다.


짧은 휴식을 반복하는 발걸음은 멀게만 느껴지던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서 완만하게 오르는 능선에 이르니
잔면에 야리가다케에서 오바미다케(大喰岳)의 봉우리 그리고 나카다케(中岳)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선을 가로 막는다(14:42).
(산행기를 작성하면서 인터넷에서 구한 1:50,000 지형도를 검토해보니 2,600능선의 수평 횡단지점으로 추정된다.)
그래서인가, 경사가 급함에도 불구하고 시야가 탁 트여서 오르막길이라는 느낌보다는 그저 그냥 올라간다는 시각적 느낌이 드는 산길이다.
자연스레 좌향으로 길을 바꾼 등산로는 완만하게 너덜지대의 키작은 나무들을 벗삼아 가로 질러가다가
서서히 우향으로 휘어지면서 야리가다케를 정면으로 보고 올라가는 형상으로 이어진다.
멀리서 일부만 보았던 야리가다케의 모습이 창 끝처럼 날카롭게 솟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냥 무덤덤하기만 하다.
몇 걸음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는 김명수 마스터의 뒤를 따르는 나 역시 이제는 힘겨워진다.
넓은 지대를 꽉 채운 너덜지대에서 또 한번 고도감과 산길의 경사도를 느끼지 못한 채 오르다보니
어느새 '오오마리휘테(ヒュッテ大槍, 휘테=산장) 0.6km' 분기점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만나는데 고도계는 2640m를 가리킨다(15:05).


이제 야리가다케까지 1.25km 남았다는 직진의 이정표가 반갑기만 하다.
바윗면에 표시된 화살표 방향을 따라 직진으로 올라가면 조그만 바위 동굴이 나오는데 안내문이 붙어 있다(15:09).
반류굴(播隆窟)로 웅크린 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굴이라 하기에는 비좁지만
야리가다케를 처음으로 오른 반류(播隆, 1786~1840)라는 승려가 네 번째 오르다가(1834년) 폭설을 만나 이곳에서 53일간 기거하였하였으며,
그는 그 후 한 번 더 올라 총 5회 올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좌측편에는 자그만한 불상 한 기가 놓여 있고 또 하나의 불상은 머리로 커다란 바위를 이고 있는 중이다.
반류굴 입구를 지나 올라서서 뒤돌아보니 굴이라기 보다는 제법 커다란 바윗덩어리로 보인다.
반류굴의 배웅을 받으며 천천히 그리고 쉬엄쉬엄 오르지만 아직도 야리가다케는 그냥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듯 하다.
그러다가 너덜길에 덩그러니 서있는 이정표를 만나는데 우측길은 샷소산장(殺生ヒュッテ)으로 가는 길이란다(15:40).
해발고도 2777m 지점이니 반류굴로부터 110m의 고도를 올린 것이다.


우측으로 샷소산장이 보이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야리가다케산장이므로 직진한다.
오름길에 다시 이정표(殺生分岐)를 만나는데 200미터를 걸어왔으며, 이제 야리가다케까지는 1km 남았다고 한다(15:50).
잠시 숨을 고르면서 쉬는데 하늘에 쟂빛 구름이 몰려드는 것이 비구름인 듯 하여 갈 길을 재촉하여 진행한다.
야리가다케를 눈 앞에 둔 산길은 '갈 지(之)'자로 올라가야 한다.
바윗면에 하얀 페인트로 표시된 '400↗'이라는 글자는 야리가다케산장까지의 남은 거리라고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다시 재촉한다(16:14).
김명수 마스터 왈(曰) '아래에서 보았을 때 진짜 부러웠던 지점'이라고 진담 반 농담 반의 이야기를 하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본다.
이제 다왔으니 마지막 힘을 내자고 하면서 천천히 오르고 또 오른다.
등산로의 돌이 쓸려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나무막대와 나무계단이 나타나는 것을 보니 이제 산장이 지척이리라.
올라온 길을 다시 한 번 뒤돌아 보는데 아름답다는 표현 외에는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높은 산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 걸음을 옮기다 보니 드디어 야라가다케산장을 만난다(16:40).
고도계는 3022m를 가리키지만 지도를 보면 3060능선 쯤으로 추정되니 1540여 미터의 높이를 오른 것이다.
멀게만 느껴지던 야리가다케산장, 김명수 마스터에게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낙원일 것이다.
산장에 먼저 도착한 일행들을 다시 만나 식사시간 및 배정받은 침실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산장에 들어선다.


침실에 배낭을 벗어두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야리가다케 정상을 다녀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김명수 마스터는 역시나 안간다고 하여 4명이 산장을 나와 일본인들로 정체되었던 산길이 풀린 것을 확인하고 오를 채비를 한다(16:55).
좌측으로 우뚝 솟아오른 야리가다케는 거의 직벽 수준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일방통행으로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 쇠줄과 사다리를 이용하면서 올라선 야리가다케 정상,
일본 내 제5위봉이자 100명산에 이름을 올린 봉우리로 북알프스의 얼굴 역활을 하는 봉우리라고 한다(17:08).
푸석바위를 얼기설기 쌓아놓은 듯한 평탄한 정상부는 20여 명 이상이 올라서면 조금은 위험할 정도의 공간으로
전형적인 일본의 문화를 보듯 신사(神社)가 있다.
운무가 시시각각 바뀌면서 보여주는 주변의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눈으로만 보기에는 아쉬워 휴대폰으로 파노라마 촬영을 해본다.
삼각점의 표주석만 있는 야리가다케, 아랫편으로 내려다보이는 야리가다케산장의 모습을 보면서 내려간다(17:28).
상행과 하행으로 구분된 직벽의 사다리를 조심스레 내려가 역시 일방통행로를 따라 여유롭게 다시금 산장에 도착한다(17:40).


배정받은 침실에서 대기하다가 저녁 식사시간이 되어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산객들로 붐비지만 조용히 북적이고 있다.
대학교 방학기간동안 어학연수 겸 아르바이트를 왔다는 우리나라 대학생을 만났는데 대견함이 느껴진다.
그 학생의 말에 의하면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성수기에는 하루에 두어 번씩 헬기로 식자재를 보급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공수해간 김치와 고추장 그리고 돌자반을 곁들인 식사는 묘진산장과 같이 그냥 먹을만 하였다.
식사를 마친 우리 일행들 모두 무언의 눈빛을 교환하더니만 산장 내의 자판기에서 캔맥주를 구입하여 소등이 될 때까지 이야기 꽃을 피운다.
(캔맥주 가격은 500㎖가 ¥700이고 350㎖는 ¥500인데 히라유 버스터미널의 상점에서 보았던 가격은 각각 ¥450과 ¥350이었다.)
저녁 8시 30분에 소등된 산장은 이제 수면 모드로 진입해야 하나보다.
내일은 약 300여 미터의 고도차를 오르내리는 해발고도 3000m 릿지 능선을 등반한다는 기대를 가지고 꿈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산행사진]

 ▼ 묘진산장 앞에서 산행 시작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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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삐집고 들어온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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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에서 묘진다케(明神岳)로 이어지는 고산의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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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즈사가와(梓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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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에호다카다케에서 묘진다케로 이어지는 고산의 능선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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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쿠사와(德沢) 야영장의 텐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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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라사와 페스티벌 2012' 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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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꾸가와산장(德沢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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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信森林管理署   撗尾避難小屋'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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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코오오바시(撗尾大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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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코오산장(撗尾山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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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코오산장 앞의 '가라사와 페스티벌 2012' 행사용 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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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가야 할 목적지와 가미고지(上高地)와의 중간지점인 요코오산장 앞의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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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즈사가와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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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리사와산장(槍沢ロツ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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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리사와산장(槍沢ロツヂ)에서 보이는 야리가다케(槍ケ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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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리사와산장(槍沢ロツ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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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바다이라 캠프장(ババ平キャソプ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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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묘진산장에서 받아온 점심용 주먹밥과 밑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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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27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눈(雪) 아래로 흐르는 야리사와(槍沢)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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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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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라왔던 길을 뒤돌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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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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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텐구하라(天狗原) 분기점과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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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디어 창끝처럼 뾰족한 봉우리의 위용을 보이는야리가다케(槍ケ岳, 318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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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내 제5위봉인 야리가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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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류굴(播隆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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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에서 내려다 본 반류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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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라온 길을 다시 뒤돌아 보고(적갈색 지붕이 샷소휘테(殺生ヒュッテ, 殺生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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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대폰으로 촬영한 야리가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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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리가다케산장(槍ケ岳山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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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리가다케 산장 앞에서 보는 야리가다케(318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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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리가다케 정상부로 오르는 철제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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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부로 올라오는 일본인 산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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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리가다케 정상의 신사(神社)와 여성 산객 우측으로 보이는 삼각점 표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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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에 있는 신사(神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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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에서 단체로 한 장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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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시에 600명이 머무를 수 있다는 야리가다케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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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가야 할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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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리 보이는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와 북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오쿠호다카다케(奧穗高岳, 3190m)는 구름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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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리가다케 산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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