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동티벳.메리설산  

  산행일 : 2013년 5월22일~30일.(8박9일   )

 

(이동경로)

☞제3일차 : 5월24일. 금요일 

-차마객잔 08:40 ~ 주석광산 10:42

-상호도협 경유 차우토우 식당에서 중식 11:48~12:27

-페리라이스 호텔 : 19:15

☞제4일차 : 5월25일. 토요일

-페리라이스 호텔 : 08:32

-메리설산 매표소 : 09:20~09:33

-시땅온천 : 10:05~10:17

-팔일차관 : 13:45~14:17 중식

-상위뻥 숙소 : 17:55

 

내마음속 상그릴라를 찾아가는 메리설산 후기 (시땅~상위뻥)   

 

상호도협의 관광모드를 끝으로

세계 3대 트래킹 코스의 하나인 호도협을 끝내고 차우토우에서 좀 이른 점심을 든다.

이후부턴 페리라이스까지 장거리 이동이다.

봉고차 12인승엔 회장님과 여성들이 타고 제이의 찝차엔

남정네 5명이 나눠타고 호도협을 뒤로 상그릴라를 향해 달렸다.

 

상그릴라...

험준산령을 넘어서자 분지형태의 넓은 평야가 눈에 들어온다.

상그릴라는 티베트어로 마음속의 해와 달이란 뜻이다.

티벳족,후이족,먀오족등의 소수 민족이 살고 있으며 티베트족이 그중 제일 많은 43%를 차지하고 있다.

평균해발 3459m의 상그릴라는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지명이다.

그는 이곳을 지상에 존재하는 평화롭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유토피아로 묘사했다.

그 덕분에 이곳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자

1997년 중국 정부에선 원 지명인 중뎬을 상그릴라라고 개명 공식발표 하였다.

그럼...

상그릴라는 정말로 그렇게 아름다울까 ?

제이의 말을 빌려 정리 하자면 아주 간단하다. 

 

"씨앙~그릴라~!"

99%의 사람들로 환상이 깨질때의 외침이다.

"상그릴라~!"

정말로 내마음속의 해와 달이라 느낀 일부 정신이 좀 어떻게 된 넘들의 탄성이다.

                  

  (달리는 차에서 바라본 상그릴라의 전경)

 

 

이곳 상그릴라엔 제이의 후배가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나시족 여인과 결혼해서 자희랑 투어란 여행사를 하는 박 태준이다.

솔직히 뚱뚱하고 못 생겼다.

그런데 그런 얼굴이 나시족의 여인들에겐 먹힌단다.

그는 그래서 아리따운 나시족 여인의 남편이 됐다.

알다시피 나시족은 모계사회.

억척스런 여인이 남편을 먹여 살린다.

천성이 낙천적이고 약간 게으르며 마음씨가 너무나 고운 태준이의 삶은 나시족의 여인을 만나 풍요로워 진거라 난 생각한다.

태준이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하겠지만 말이다.

ㅋㅋㅋㅋ

그런 태준이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일정이 바뻐 제이는 귀로에 들리겠다며 그냥 그대로 상그릴라를 패쓰~

그런데....

메리설산을 끝내고 돌아오던 길은 강회장님과 차량을 바꿔 타고 오는 바람에 아쉽게도 태준군은 못 만났다.

여전히 넉살 좋고 사람을 좋아해 항상 술에 취해 있을 그를 생각하면 괜시리 웃음부터 난다.

보고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 많이 아쉽다.

 

  

 

나파하이를 지나며 꼬브랑길이 힘겹게 고도를 높인다.

제이의 찝차도 힘겨워 하는 고갯길이 계속된다.

내려보면 앗찔함이 느껴질 정도의 단애 절벽 저 아래엔 다락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민가들이

드믄 드믄 박혀 있는걸 보면 저런 척박한 곳에도 사람이 산다는 사실 자체가 참 경이롭다.

 

  

 

올랐으면 내려와야 한다.

그 내림길의 끝엔 항상 도심이 자리한다.

번즈란...

이곳에서 잠시 제이는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느랴 정차를 했다.

 

 

 

 

번즈란을 뒤로 다시 고산준령을 넘는다.

그런데....

중국의 젊은 청년들이 자전거로 이 험난한 고산준령을 넘는다.

대단하다.

보통 3~4달을 저렇게 노숙하며 라싸로 향한다고 한다.

재들이 장차 중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이라 생각하니 중국이란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겁이 날 정도다.

그에 반해 우리의 젊은이들은 ?

닝기리 로또~!!!!

암담하다.

워커발 군정시절의 암울했던 시대에 우리의 열혈 청년들은 불의 항거하며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 민주화로의 거대 물줄기를 돌려 놓았던  그 기백들이

쥐바기 정권이 들어서자 왠일인지 다들 사그라 들더니 이젠 그 자취조차 사라지고 없는게 요즘 우리 나라의 현실이다. 

그저 스펙이나 쌓아 취직하면 그만이란 그들만의 개인주인적인 생각과 사상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

그건 노예로의 영원한 종속이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저렇게 몇달간 비바람과 모진 추위,배고픔을 견디며

고행을 겪어본 저 중국의 젊은이들에 비해 나약하기만 한 우리의 젊음들을 생각하면 중국의 미래가 정말 무섭게 느껴진다.

저런 여행을 통해 그들은 아마도 어우렁 더우렁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따뜻한 인간 세상의 진리를 알아가고 깨닭아 가지 않았을까 ?

 

 

 

 

4500미터쯤 된다고 했던가~?

산소부족으로 뇌세포가 죽어 버렸나 기억이 가뭇하다.

우야턴간에 오늘 넘어야할 고개중 제일 높은 고지를 넘는 제이의 찝차는

불쌍하게도 겔~겔~ 앓는 소리를 내며 골골댄다.

거기다가 때맞춰 비까지 뿌려댄다.

 

 

 

흩날리는 여우비를 헤치며 달리는 차장에 비친 풍경이 음산하다.

낮게 깔린 운무에 시야가 가린다.

그러다 문득 들어온 풍광...

 

"제이야~!"

"저게 뭔 산 여~?"

 

"몰러유~"

"그냥 색깔이 빨간해서 빨간산이라 불러 형~!"

 

맞다.

이름을 안들 그게 뭔 소용인가.

그냥 그순간 나에게 그산은 영원한 빨간산으로 가슴속에 각인 될거다.

 

 

 

고갯마루 정점에서 차에서 내렸다.

그간 한껏 참았던 오줌빨을 세차게 뿌려댈려고

기를 쓰고 아랫배에 힘을 주나 뜻대로 되질 않고 질질질 늙은이처럼 흘려 버린다.

딘장~!

이것도 고산 증세의 하나인가 ?

 

 

 

그래도 몸물을 쏟아내니 시원 하다.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 든다.

저 아래의 후텁지근 하던 날씨와는 천지 차이임을 느낀다.

펄럭이는 타루초 사이로 저멀리 어림잠아 처다본 백망설산은 뿌연 개스에 가려 그 모습을 가늠조차 할 수 없다.

한번쯤은 열려 주겠지란 소박한 나의 소망을 무참히 짖밟는 추위에 굴복당한 우린 다시 올라선 만큼 내려서야 하는 꼬부랑길을 타기 시작했다.

 

 

 

 

 

드디어 머나먼 길을 달려 도착한 페리라이스....

제이는 배 종환이란 한국의 유학생을 서브 가이드로 먼저 보내 지은지 얼마 안된 깔끔한 호텔로 숙소를 미리 잡아 놓았다.

배정받은 방에서 내다보니 메리설산중 멘츠부봉(6054m)과 그옆의 자와런안봉(5880m)이 운무속에 살짝 그 모습을 선 보인다.

 

 

 

 

저녁식사로 야크고기를 듬뿍넣은 샤브 샤브가 나왔는데

그 맛이 참말루 쥑~인다.

항상 고산에 오면 위장에 탈이 나던 난

입맛에 맛는 음식앞에 그만 힘없이 무너지며 식탐의 본색을 되찾는다.

그래...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일단 먹을 수 있을땐 실컨 먹어두는 고얌~!

ㅋㅋㅋ

식사후 호텔밖으로 산책을 나섰는데

자전거 투어를 하는 학생들이 점빵에서 빵을 구입해 소박한 식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재들 잠은 어디서 자나~?

 

 

 

제4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그런데...

페리라이스의 아침이 실망 스럽다.

짙은 운무에 꽁꽁 숨어 버린 메리설산은 언제 나올지 몰라 그냥 내처 잠이나 푹 자다가....

 

아침식사 시간이 다되어 내려간 호텔 식당에서 제공한 

멀건 흰죽과 니맛도 내맛도 아닌 빵 한조각으로 조반을 대신했다.

그리곤...

4일차 여정을 위해 채비를 하고 길을 떠났는데...

 

이게 웬일이니~?

시땅을 향해 달려가는 도로에서 메리설산을 바라보니

메리설산의 5개 봉오리가 구름속에 삐쭉이 그모습을 선 보였다. 

 

 

 

제이가 조망 좋은곳을 선정해 차를 세웠다.

모두들 밖으로 뛰처나가 우릴 맞아준 메리설산을 바라본다.

일목요연하게 쫘~악 일렬로 늘어선 5개의 연봉들.

맨 좌측부터 멘트부봉,지와런안봉,부종송지봉,카와커부봉,마빙자뒈봉이다.

 

 

 

 

 

 

 

메리설산 매표소....

사실 페리라이스에서 직선거리로 따지면 금방인 이곳은

험준한 지형으로 돌고 돌아 오느랴 많은 시간을 허비해 도착을 했는데.

 

 

 

표를 끊어온 제이가 당혹스러워 한다.

그간 리장에 새로 개업한 한식당이 자리 잡힐 동안 오지 못하다 1년6개월만의 방문인데

입장료가 바뀌었단다.

어떻게 ?

이런 된장 간장 우라질 레이션~!!!

햐간에 중국넘들 돈독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이건 완죤 양아치 강패수준의 도적넘들 심뽀다.

우리가 가야할 메리설산에다 덤테기로 가지 않아도 될 페리라이스 전망대와 비래사 그리고 월량만까지

세트로 고루고루 집어넣어 한장의 입장권으로 만들었는데 예전의 85위안에서 무려 230위안에 표를 팔고 있었다.

그뿐인가 ?

밍용빙하는 종합세트에서 슬며시 빼 놓고 130위안.

들리는 정확한 소식통에 의하면 밍용빙하 전망대가 낙석으로 무너저 내렸다 해서

이래저래 얄미운것도 있고 전일정을 소화하기엔 우리팀의 체력에 문제도 있어 밍용빙하는 일정에서 빼 버리기로....

 

 

 

겁나게 비싼 입장료를 내고

비포장 도로를 먼지나게 달려 우린 시땅으로 향했다.

시땅을 향한 도로는 산허리를 깍아 겨우 차 한대만 다닐 수 있는 협소한 도로이기에 앗찔한 생각이 든다.

자칫 잘못하여 저 아래의 란찬강으로 처박히면 그야말로 뼈도 못 추릴 판이다. 

 

 

 

 

얼마를 그렇게 달려나가자

짜잔~!!!

삭막하던 주위 풍광과 달리 그야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그림같은 농촌풍광이 보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나타난 시땅은 주위 풍광과 달라도 너~무도 달라서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라고나 할까~!

우야튼....

딱히 떠오르는 생각은 안나니

단순 무식하게 그저 아름답다란 한마디로 대신 하련다.

 

 

 

시땅마을에서 또 한참을 차가 오른다.

가파른 언덕을 만나면 힘좋게 오르던 빵차도 멕을 못춘다.

그럼 잠시 우린 내려서 걷고....

그렇게 도착한 시땅온천의 주차장엔 전세계에서 모인 트래커들로 북적 북적.

 

여기에서 제이는 아주 고맙게도

번즈란에서 구입한 마대자루에 오늘 트래킹에 꼭 필요한

물품외엔 우리들의 짐을 몽땅 쓸어 담아 말 한마리에 실어 보낸다.

덕분에 가뿐해진 우리들의 발걸음은 상위뻥을 향해 힘찬 오름질을 시작했다.

 

 

 

 

 

시땅온천(2680m)에서 시작된

완만하게 이어지는 숲속길은 5월의 싱그러움으로 온통 푸름이다.

짙은 녹음속 그늘을 걷는길은 그다지 난이도가 높지 않아도 산우님들이 서서히 지쳐간다.

호도협 2일차 그리고 페리라이스의 하룻밤이면 고산적응이 될만도 한데....

 

 

 

 

상위뻥까지 대략 6시간....

해지기전엔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라

다들 보폭을 짧게 깔짝대는 걸음을 유도하며 자주 쉬도록 했다.

그러다 만난 넓직한 초지의 공터.

오랫만에 맘놓고 퍼질러 앉아 간식과 수분 보충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긴 휴식으로 힘을 비축해 다시 걸음을 옮긴다.

그러다 누군가의 탄성에 고개를 들어보니 저멀리 설산의 우아한 자태가 눈에 들어온다.

백망설산 이다.

일년중 몇번 보여주지 않던 조망이라니 우린 복 받은거다.

 

 

 

 

 

한발 두발 그리고 심호흡.

한발 두발 그리고 심호흡.

다들 힘들어 한다.

쫑알 쫑알 쉼없이 지껄여 대던 맑은소리님의 입이 닫혔다.

그리고 눈엔 핏발이 맺혔다.

초록잎새가 두통을 호소한다.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안타깝지만 그저 바라볼 수 밖에....

 

 

 

두번째  길게 휴식을 취할 쉼터에 이른다.

한문으로 문패를 달았는데 팔일차관이라 써 있다.

메리설산 트래커들이 쉬어가며 먹거리를 구할 수 있는 이곳 유일의 산장이라 보면 되겠다.

 

 

 

돈을 주고 뜨거운물을 구입해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컵라면 보다 나는 저렇게 구워낸 빵이 식성에 맞아 저걸 맛나게 먹었다.

저 빵맛은 옛날 칼국수를 밀던 엄니가 꽁지를 잘라 주면 불에 구워 먹던 그 고소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온몸이 더 처진다.

불과 몇걸음 못 옮겨놓고 털부석 주저않으신 화요여성 명산팀의 회장님.

초반 춥다고 잔뜩 옷을 껴입은걸 벗고 오시느랴 뒤떨어진 산우들을 급한 마음에 따라 잡으려다 

그만 오버 페이스를 한게 무리였던게 분명하다.

 

 

 

저런~!

우리 초록잎새가 닭병에 걸렸나 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자꾸 하품이 난다.

산소부족이 분명하다.

 

 

 

 

그런 우리와 달리....

항상 싱싱하고 발랄한 제이가 약간의 이상증세를 보였다. 

맛이 살짝 간 표정과 몸짓으로 나를 처다본다.

 

"너 왜 그래~?"

"응~! 형~!"

"나 이거 고산병 증세중 하나야~!"

"정신병 비스무리 한거야~"

 

사부가 저러니 오늘 하루 새끼 가이드로 채용한 종환이도 맛이 갔다.

우리 큰아들 보다 한살 더 많은 종환이는 MTB로 3달인가 4달에 걸처 라싸로 향하다

염정에서 중국공안에게 발각되어 되돌아 올때 제이에게 도움을 요청한 인연이 되어 만난 친구라고...

그 친구가 이번 우리팀에 함류한건 나도 메리설산 보고 싶다란 요청에

제이가 흔쾌히 승락해 우리와 함께 하게 됐다.

돈 안들이고 메리설산 트래킹을 할 수 있으니 종환이는 땡 잡은거다.

그런데 그놈의 하는짓이 참 이쁘다.

뉘 자식인지 아들하나 잘 뒀다.

 

 

 

점심먹고 조금만 오르면 된다더니...

 

 

 

딘장~!

제이가 뻥을 친건가~?

 

 

 

세월이 좀 먹는것도 아닌고로 그냥 쉬어 가기로 한다.

쉴때는 학~시리...

제이가 홀라당 디집어 진다.

재는 야생이라 그런거고 교양이 넘처 흐르는 우리 아짐씨들은 다소곳이 쉬는것도 교양있게 휴식을 취한 뒤.

 

 

 

어영차 힘을 한번 쏟아 붓자

타르초 나붓끼는 산의 날망을 넘긴다.

 

 

 

산 능선을 넘겨

상위뻥을 향한 내림길에 들어 선 순간.

 

 

 

햐~!!!

이게 웬일이니....

메리설산의 5개 봉오리가 일제히 고개를 디밀고 우릴 맞아 주신다.

 

 

 

제이가 그런다.

자기도 수없이 와 봤어도 이렇게 홀라당 흐믓하게 벗어주며 반긴건 첨이랜다.

암만~!!!!

내가 누군가~?

줄라믄 그렇게 확실하게 줘야 내가 받아 준다니께~

ㅋㅋㅋㅋ

 

 

 

메리설산이 너무 너무 이쁘다.

옥룡설산을 리장 시내에서 처음 봤을때 홀라당 반했던거와 비교하면

이건 완죤 뒤로 발라당 넘어질 정도의 치명적 아름다움이라 산찾사의 정신이 혼미하다.

 

제이의 설명이 바쁘다.

카와커부봉이 아버지 맨츠부봉이 그의 아내이며 지와런안봉은 그 자식들로 5형제라나 뭐라나~?

그러며 하는말이 부종송지봉 아래를 콕 집어 가르키며 내일 우리가 걷게 될 삥호가 저곳이란다.

 

 

 

 

 

 

 

 

 

 

 

 

상위뻥 마을 향한 내림길 내내

메리설산의 눈부신 나신은 우릴 들뜨게 만들었다.

교사생활로 정년을 하셨다는 울산에서 오신 아주머니는 자기가 꿈에 그리던 곳이 이곳 였노라며

너무 감사하다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 낸다.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내 마음속의 해와 달을 뜻하는 상그릴라는 바로 이곳이 아녔을까~?

다 내려왔을때 우리를 반겨준건 메리설산 아래에 자리잡은 동화속에나 나옴직한

정말로 느닷없이 환상처럼 다가오던 상위뻥 마을을 보자 마자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 마음속 상그릴라는 분명 이곳일 거야~

 

 

 

 

 

 

 

상위뻥마을의 전망 좋은 통나무집에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석양의 빛을 담뿍 받은 메리설산이 금빛으로 물 들어 간다.

 

햐~!!!

세상에나...

 

난 해가 저물어 이슥해 지도록

메리설산을 향한 시선을 도저히 거둬들일 수 없었다.

한순간 먹먹해진 가슴속 저 아래에서 무언가가 자꾸만 꾸역 꾸역 치밀어 올라 애써 그걸 누르느랴 힘이 들었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둥그스런 보름달이 뜬다.

상위뻥 마을에서의 첫밤을 맞는다.

저녁식사 시간이 됐다고 다들 식당으로 모이란다.

옆방에 맑은소리와 한방을 잡은 초록잎새를 불러 같이 올라 가려고 방문을 열었더니...

 

이런~!!!

 

초록잎새가 끙끙 앓아 누웠다.

그러다 들어서는 나를 보더니 울음을 터트리며 하는 말이

자기야 나좀 살려 달라 애원이다.

 

헉~!!!

 

지금껏 살아오며 병원이라곤 애 낳으러 간것이 전부인

그야말로 건강체 초록잎새는 여간해서 아프단 소리를 않하는 미련 곰탱이 같은 여자다.

그런 초록잎새가 생전 처음 울면서 아프다 살려달라 애원하니 보통 아픈게 아니다.

순간..

겁이 더럭난다.

괜히 데려와 사랑하는 나의 마눌을 죽이는건 아닌지....

머리를 만저보니 펄펄 열이 난다.

여러 고산증세를 보고 처방을 했던 제이를 불러 처방을 받는다.

일단 식사를 못해 빈속이니 위벽을 발라준다는 알마겔을 투여후 아스피린 두알 먼저 투여.

그리고 이어 시차를 두고 두통약 펜잘.

이후...

차도가 없어 열 손가락을 따서 피를 좀 뽑은 다음 마지막으로 비아그라 투여.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언니들의 맛사지.

 

 

 

그럭 저럭 안정을 찾아가는 마눌을 두고

내방으로 돌아와 불안함을 애써 눌러 참는다.

잘 될거야~

아무일 없을거야~

작년엔 이보다 더 높은 말레이지아 코타 키나발루를 꺼떡없이 올라선 마눌인데 뭘~

 

휘영청 보름 달빛을 그대로 받은 메리설산이 대낮처럼 환하게 빛난다.

상위뻥과 하위뻥 마을의 밤거리엔 가로등이 없어도 되겠다.

밤하늘에 솟구처 있는 저 메리설산이 그 역활을 대신하는 깊은 오지의 산골마을의 밤이 깊어만 간다.

 

곧이어...

내음속의 상그릴라를 찾아가는 여정 상위뻥~삥호 트래킹 편이 이어집니다.  

 

  (시땅 ~ 상위뻥 트래킹 모습을 동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