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일차 : 2011.11.10 (목)

 

-키나발루-

 

세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높은산...(4095.2m)

196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키나발루는

원주민 조상 아키(AKI)와 산을 뜻하는 나발루(NABALU)의

합성어인 아키나발루가 어원으로 죽은자를 숭배하는 장소란 뜻도 함께 한다.

 

이상....

간단하게 알아본 키나발루의 정보다.

키나발루 등정이 우리가 말레이지아 보르네오섬의 코타 키나발루를 찾아온 이유다.

1박2일의 여정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키나발루 개념도)

 

 (국립공원에서 라앙라앙 산장까지 동영상으로)

 

 

06:00 : 베벌리 호텔에서 조식

 

전날 酒님을 모신 덕에 잘 잔것 같은데

왠지 몸은 찌푸루둥둥.....

나이를 먹어 그런가 ?

날만 궂으면 몸이 먼저 알아 보는데 아마 그럴지도.

ㅋㅋㅋ

일어나자 마자

제일 궁금한 날씨를 알아보려 커튼을 걷자 비가 내리고 있다.

이곳은 스콜성 비라니 곧 그치겠지란 희망을 안고 호텔로비로 내려갔다.

 

   (베벌리 호텔 전경)

 

이슬비처럼 내리는 빗줄기를 내려보다

내려온 병일이 부부를 만나 식당으로 향한다.

넘 일찍 찾았나 ?

한적한 호텔의 부폐식당.

덕분인지 차려놓은 음식을 우리가 제일 먼저 시식하는것 같다.

대체적으로 깔끔하고 맛도 좋다.

우리의 입맛을 위한다고 굳이 돈 더 들여 한식당을 찾을 이유가 없을것 같다.

여기가 훨~ 좋다.

전날 모신 酒님의 깊은 은총의 여파로 입안이 꺼끌하다.

수분보충을 위해 난 과일을 많이 먹었는데

보기엔 맛이 좋아 보여도 당도는 별로다.

맨날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내린다는 스콜성의 소낙비 때문일거란 생각이 든다.

 

 

 

07:30 : 베벌리 호텔 출발

호텔을 체크 아웃하며

1박2일 키나발루 등정에 필요한 짐만 따로

작은 베낭에 팩킹후 남은 짐은 여행자용 큰 가방에 몽땅 쓸어담아 호텔에 맡겨 놓으면 되는데....

병일이는 작은 베낭을 준비 못햇나 보다.

내가 일껀 호텔에 짐을 맡기고 산행에 필요한 물품만 베낭에 넣고 갈거라 했는데....

이넘은 반대로 작은 베낭을 호텔에 맡기고

큰베낭에 마눌의 물품까지 몽땅 쓸어 담은 큰 베낭을 메고 호텔을 나서고 있다.

 

저눔이

많이 처먹더니 힘도 남아 도나 ?

 

 

 

키나발루 공원입구까지 봉고차로 이동을 시작하는데....

연신 비가 내린다.

공원에 가까워 질 수록 더 굵어지는 빗줄기.

아이구~!

이럼 안되는디....

 

 

키나발루 국립공원 : 09:28착~09:43발.

 

두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국립공원...

비가 그친 대신 자욱한 안개가 깔렸다.

그나마 다행이다.

비만 안 맞은 되지 뭐~

 

 

좌씨(한국인 가이드)가 도시락을 나눠준다.

오늘의 일용할 양식이 란다.

전에는 샌드위치와 간단한 과일 몇개를 준비 했는데

한국에서 특별손님이 오신다 하여 스페셜 중식 도시락으로 신경을 좀 쓴거라며 침 뛰기며 자랑이다.

아무래도 랜드사 희선이가 형님처럼 모시는분이니 알라서 기라구 했나보다.

각자 베낭에 넣으라 나눠주고 내 베낭에 팩킹하려 보니 김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열어보니

이런~!

궁~물이 궁~물이 끝내줘용~!

벌써부터 비벼 먹으라구 그런겨 왜 그런겨~?

휴지로 흘러내린 국물 닦아내고 비닐로 다시 싸매구.

이궁~!

이럴라믄 한식 도시락 말구 난 그냥 샌드위치 줘라~잉.

 

 

 

좌씨가 등반수속을 밟으러

관리공단 본부에 다녀오더니 우리들 목에 걸라며

ID카드 하나씩을 나눠준뒤 1박2일 우리를 안내할 산악 가이드를 인사 시킨다.

가이드 이름은 퀸트로 다부저 보이는 사내다.

일단..

첫인상이 순박하게 생겨서 참 좋다.

 

우린 떠나기전 먼저 의례절차인 증명사진을 박고...

 

 

 

좁다란 숲속길을

약 4.5KM 더 달려가니 팀폰게이트 관문이 나온다.

여기서 우린 좌씨와 이별을 했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완주의 의지를 다지며 가이드 포함

5인의 출정기념 증명사진을 시작으로 1박2일의 대 여정에 막을 올린다.

 

 

우린 

철제 대문만 들어서면 되는줄 알았는데...

 

 

절차가 또 남았다.

여기가 실제 팀폰게이트 다.

국립공원에서 그새 넘겨 받은듯 우리의 이름이 선명한 명단을 문지기가 내민다.

직접 본인들이 싸인을 해야만 비로소 통과절차가 끝난다.

 

 

 

 

팀폰 게이트 : 09:53

 

팀폰게이트를 통과하자 마자

운무가 스멀스멀 피어오른 원시림을 양편으로 갈라놓은 등로를 따라 걷게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곳 팀폰게이트의 해발이 1866M 라고 하니

처음 시작하는곳이 우리나라 지리산의 높이라 생각하면 된다.

 

 

 

원시림의 등로가 한가롭다.

다행이다.

세계 10대 트래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기에

복잡할줄 알았는데 우리들만의 발걸음이라 마음이 한결 가볍다.

오늘은 라반라따 산장까지 6.0 KM만 걸으면 된다.

당연 서둘게 없어 처음부터 여유로운 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앞서 걷는 가이드한테

 

"헤이~!!"

"퀸트 찬찬히 오케이~?"

 

하며 말을 붙여 봤는데

한국인 가이드를 많이 해서 그런지 대번에 알아채고

미소와 함께 옛쓰 슬로우 슬로우로 화답한다.

 

허~!

그넘 똑똑하넹~!

 

우리들의 뒤들 짐꾼들이 따라 오른다.

얼굴들을 보니 앳띠다.

이곳은 초등학교 6년과 중.등 과정 4년인가를 끝내면

바로 사회진출이라니 17~18살 정도밖에 먹지 않은 소년들이다.

저들은 보니 왠지 안쓰런 생각이.....

 

 

 

초반부터 벵이리가 질질 멘다.

힘들만도 하다.

마눌의 짐보따리는 물론

본인이 키우는 뱃속의 거지새끼들 먹을거 까지 잔뜩 짊어졌으니

아마 베낭무게가 15키로는 넘을것 같다.

 

 

칼슨폭포를 지난다.

열대우림속에서 처음 만난 폭포다.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비가 온다니 여기 폭포의 수량은 변함없을 것이다.

따라서 풍광도 어제나 그제나 내일이나 한결 같으리라.

 

 

1키로쯤 걸었을까 ?

쉼터가 나온다.

팻말을 보니 영어로 칸디스라 돼 있다.

 

"쉬어~?"

 

물어보는 벵이리의 눈빛이 애처롭다.

그냥 가자구 하면 후환이 두렵다.

 

그래 갖은게 시간뿐인데 놀며 쉬며 가자.

앞선 가이드를 불러 앉혀놓고 다리쉼을 하며 쉼터를 둘러본다.

화장실과 휴지통 그리고 급수시설까지 완벽하다.

이후로....

가까이는 500미터에서 1키로를 넘기기전 반드시 이런 휴게소가 연속으로 나온다.

 

 

또다시 이어지는 발걸음....

가이드의 발걸음이 우리를 맞추려면 참으로 답답할게다.

우리의 가이드는 자주 뒤를 힐끔 힐끔 돌아보며 우리와 보폭을 유지하려 애를 쓴다.

처음 본 느낌처럼 아주 자상한 가이드다.

 

 

열대지방 특유의

음습함과 더위 그리고 기분나쁜 끈적임을 예상했던거와 달리

걸음을 옮기는 내내 서늘한 초가을을 연상시키는 날씨라 의외란 생각이 든다.

비가 내린 뒤라 그런가 ?

안개가 자욱한 숲속은 습도가 높으리란 예상이 빗나간 쾌적함으로

산행을 이어가는덴 아주 좋은 날씨다.

 

원시림을 반으로 갈라놓은

등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빽빽한 수림이 울창하다.

식생들도 다양한데...

특이한건 나무둥치엔 이끼류가 덮어 무성한데

그 이끼류엔 또 난종류로 생각되는 식물들이 서로 공생하며 살고있는 풍경들이다.

 

이런 풍경속에선

뿡알만 살짝가린 타잔이 원숭이를 안고

특유의 괴성을 지르며 넝쿨식물을 타고 날아와 내 앞에 설것 같단 생각이 불현듯 든다.

 

 

 

 

 

 

 

-우보쉼터 ; 10:35~10:38-

 

초반부터 연속되는 오름길...

그래도 힘든줄 모르는건 워낙 느리게 걷는 우리의 발걸음 때문이리라.

벵이리만 빼구....

빌빌 싸는 벵이리를 위해 쉼터마다 쉬기로 한다.

쉬는 사이 처음으로 우리 부부사진 한장 꽝~!

 

 

 

 

우보쉼터를 지나며

간간히 내려오는 등반객들을 만나는데....

이곳은 클라임 바톤 마라톤이라구

키나발루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산악마라톤을 매년 개최 한덴다.

그래 그런가 ?

이국의 건장해 뵈는 남정네 둘이 뛰어 내려오고 있다.

특이한게 신고있는 신발이 발가락 하나 하나를 일일히 꿰고있는 발가락 신발이다.

발가락 양말은 마라톤을 할때 나도 애용하는 양말이나 저런 신발은 처음 본다.

 

애네들 ....

올라서는 우리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워준다.

무슨의미 ?

지들이 최고란 건지

올라서는 우리가 장하다고 하는건지 아리송하다.

 

 

 

가파른 오름길....

우린 짐꾼들과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이좋게 오름길을 이어 간다.

 

 

 

 

 

-로위 쉼터 : 11:04~11:14-

 

또다시 만나는 쉼터.

그닥 힘든길은 아니나 쉼터는 반갑다.

이번엔 좀더 길게 10여분 휴식.

 

휴식은 간식타임이다.

가저온 쵸코렛과 양갱이 그리고 찰떡파이를 주위 트래커와 나눠 먹는다.

코리아 캔디라고 하나씩 이국인들 손에 쥐어주자 다들 반갑게 받아 맛있게 먹는다.

 

 

 

로위 쉼터에서 나와 마주보고 앉은 이국의 처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참 맑다.

그래서...

유 아이스 베리 베리 뷰티플이라 했더니

아주 좋아 디집어 지며 나를 향해 연신 쌩~큐를 외친다.

햐간에 여자들은 내국이나 외국이나 젊거나 늙거나를 떠나 이쁘다 한마디면 다들 좋아 디진다.

그랑께...

뇨자들 꼬실려면 너 이쁘다 한마디면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다.

쬠만 시간만 허락되고 보초병 마눌만 없었다면 아마도 뭔일이 일어났을텐데.

아웅~!

아십땅~!

ㅋㅋㅋㅋ

 

 

로위 쉼터의 간식에 힘을 얻어 그런지 

비탈길 오름길은 이제 한결 수월하게 느껴지는데...

앞서 걷던 가이드 퀸트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길옆 수풀속을 가르킨다.

가이드 손끝이 가르키는곳엔 식충식물 네핀데스가 군락을 이뤄 살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네핀데스의 실제모습을 처음 대한다.

저 주머니속에 빠지면 죽음이라는데...

내 손가락 하나 한번 집어 넣어볼까란 강력한 유혹을 겨우 뿌린친다.

재는 뭘로 곤충들을 유혹할까 ?

향기 ?

냄새는 없는데...

그렇다고 꽃처럼 화려함도 없다.

구멍만 파 놓고 끈질긴 인내 하나로 병신같은 벌레나 곤충이 빠지길 기다리진 않을텐데...

에잉~!

모르것따~

 

 

 

걷는 내내

친절한 안내판을 자주 만난다.

자주 만나는 안내판의 키로정표는그런데 왜케 좁혀지지 안는겨~?

 

 

 

 

고도를 높여 올라 설 수록....

기진맥진해 내려서는 이방인들의 숫자는 늘어만 가고.

 

 

멤페닝 쉼터 : 11:48~11:55

 

이젠 배꼽시계가 때가 됐슴을 알린다.

자욱한 개스에 차인 숲속에 어느순간 비가 나리는데 다행히 안개비 수준.

멤페닝 쉼터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다리쉼을 하는 사이 추위가 엄습한다.

여기 열대지방 맞어~?

열대지방에서 저체온증에 걸렸다면 해외 토픽감이다.

오늘 점심은 계획대로 좀 늦더라도 리앙리앙 산장에서 먹기로 하고

추위를 못겨뎌 몸 뎁히기 발걸음을 라앙라앙 산장을 향해 힘차게 옮긴다.

 

 

 

 

리앙리앙 산장을 코앞에 둔 오름길....

모두들 걸음을 멈추고 앞서 걷고 있는 짐꾼의 종아리로 시선이 몰렸다.

 

햐~!!!!

쥑인다.

완죤 근육맨이다.

 

 

얼마나 오르내렸슴

종아리 근육이 저 정도일까 ?

괴력의 사나이는 종아리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근육이다.

 

 

이건 무슨꽃 ?

 

 

 

리앙리앙 산장 : 12:24~12:55 (중식)

 

짜잔~!!!

드뎌 리앙리앙 산장에 도착했다.

가이드 퀸트는 우리보고 여기서 식사를 하라며 산장안으로 사라진다.

아마도 자기는 거기서 점심을 해결할 듯.

 

 

 

도시락을 펴들자

또다시 비가 내린다.

이번엔 제법 굵직한 빗줄기다.

 

한식이라고 싸준 도시락의 밥알들이 독립투쟁이다.

끈기라곤 찾아볼래야 찾을 볼 수 없는 쌀로 지은 밥이라

찬이 아무리 좋다 한들 우린 영 밥맛이 없다.

 

밥을 먹는 사이

또다시 추위가 엄습한다.

겉옷을 꺼내어 입고 허겁지겁 의무적으로 한끼를 때우는데....

이럴땐 차라리

간단한 도시락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먹는 이국인들이 부럽단 생각이 든다.

 

 

 

 (라반라타 산장을 향한 동영상)

 

 

점심식사후 배가 부르니 걷기가 힘들다.

꼼지락 거리며 몇걸음 옮기자 삼거리가 나오는데....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올라서는 곳과 만나는 삼거리가 이곳이다.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올라서는 거리는 팀폰게이트 보다 대략 2키로 정도 더 길다고...

 

 

계속된 가파른 오름길의

고달픔을 달래주는 쉼터가 연속으로 우릴 반갑게 맞아준다.

 

 

우리앞을 선등하는 퀸트...

윌로사 쉼터를 앞두고 얼른 따라오란 눈빛을 보낸다.

 

 

윌로사 쉼터 : 13:42~13:50

 

시간을 보니

이대로 올라서면 오후 3시면 될듯 하다.

그럼 나머지 시간은 뭐해~?

그래서...

좀 더 천천히 오르기로.

가이드 퀸트에게 내 디카를 내주며 처음으로 단체사진을 한장 박았다.

퀸트...

의외로 버벅댐 없이 사진도 잘 박아주넹~!

 

 

 

  (가이드 퀸트와 함께)

 

 

 (라반라타 산장까지 동영상)

 

 

윌로사 쉼터를 지나며

수목한계선이 가까워 옴이 느껴지는 풍광이 펼처진다.

키나발루 정상의 봉오리 사이를 넘나드는 운무가 장관이다.

 

햐~!

 

비로소 올라선 보람과 환희로 가슴이 뿌듯.

 

 

 

 

 

 

등로가 또 한번 바뀐다.

다시 열대의 원시림속으로....

 

 

 

파카쉼터 : 14;13~14:24

 

탈출한 원시림 숲속 등로는 짧았다.

그리고....

또다시 어김없이 반겨주는 쉼터는 라반라타를 향한 마지막 쉼터다.

마지막 쉼터에서 아낌없이 10여분을 쉬어주고...

 

 

 (라반라따를 향한 동영상)

 

 

요것이 마지막 이정표일까 ?

라반라따 산장까지 500미터가 남았다고 알린다.

야호~!!!

그런디...

허걱~!

해발고도가 자그만치 3137 미터다.

그래서 그랬나 ?

전날밤 酒님을 향한 돈독한 신심을 보여준 초록잎새가 빌빌 댄다.

 

 

 

 

약간의 두통을 호소하던 초록잎새....

그러나

그 두통도 펼처지는 선경에 어느새 저멀치 날아가 버리고 웃음이 활짝.

 

발아래 운무가 넘실댄다.

우린 어느새 구름위에 서 있다.

여긴 별세계.

우린 천상의 신세계로 들어선 느낌 팍~!!

 

 

 

 

 

500미터의 거리를 정말 꿈결처럼 걸었다.

라반라따 산장에 들어서기 까지 풍광은 그간 오름길의 힘겨움을 보상받기 충분한 선경이기에

아마도 오늘 걸음중 제일 해찰을 떨며 걸었지 않았나 싶다.

 

 

 (라반라타 산장의 풍광들을 담은 동영상)

 

 

라반라타 산장 : 16:02 착.

 

반갑게 문을 열고 들어선 산장안.

산장의 식당을 겸한 카페안에 매점겸 관리소에서 방 배정을 받았다.

그런데...

햐~!!!!

4인1실이다.

다인실이면 우쩌나 했는데 다행이다.

 

우리방의 키를 받아 짐을 풀고

첫 키나발루 산장의 입성을 자축하러

젖은 옷을 갈아입고 카페로 함께 내려왔다.

 

 

산장의 카페안은 인종 전시장이다.

흰둥이 검둥이 황색인등등.....

볼만하다.

각양각색의 인종들 귀경하는맛도 잼 나다.

 

 

각종의 인종들 귀경이 실증나면

이젠 시선을 밖으로 옮기면 정말로 환상적인 풍광에 혼까지 빼앗길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난...

슬그머니 일행들을 두고 카페의 베란다로 나왔다.

넘실대는 운무에 희롱당하는 산너울들이 산찾사를 유혹한다.

흐미~!!!

우쩌면 저래 이쁜겨~!

 

 

 

시간이 흐를수록....

올라서는 산객들로 점점 더 카페안은 분주해 지는데...

 

 

카페안으로 다시 들어서니

그사이 벵이리와 마눌은 이미 산장 무사입성의 축배를 들었단다.

그러며 맥주캔 하나를 건넨다.

그런데 요 맥주값이 장난이 아니다.

13달러를 줬다나 뭐라나.

그래 비싼걸 왜 샀냐구 했다가 핀잔만 들었다.

뭔 사람이 그래 기분 낼 줄도 모르냐구...

그래두 그렇치

넘~ 비싸...

 

 

일찍 올라선 덕에 시간이 많다.

그래두 좋다.

이 좋은 풍광에 여유로움이...

 

 

 

집 떠나믄 항상 왜이리 배가 고픈지 ?

먹는건 더 잘 먹는대도 그런것 같다.

부폐의 식단은 아직 차려지지 않았는데 대신 커피는 맘대로 먹을 수 있어 좋다.

말레이지아 커피는 질이 아주 좋아 향과 맛이 뛰어나다.

그래서...

커피 한잔 마시고...

 

 

 

나홀로 산장을 벗어나 산책을 나왔다.

3900미터의 고봉만 무려 8개라는 이곳 키나발루의 정상은 그러나

함부로 보여줄 수 없다는듯 운무가 가리고 살짝 살짝 감질나게 그 일부만 보여준다.

 

 

대신 시선을 돌려 아래를 보니

라반라따 산장아래로 그림같은 선경들이

정상의 모습들을 온전히 다 못 본 안타까운 산찾사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다시 내려선 산장의 카폐...

배식이 시작된다.

 

 

 

산장의 식사는 훌륭했다.

일류호텔 못지않는 부페식단의 화려함....

그중에서 난 우리나라 팥죽과 맛이 거의 비스무리한 죽을 아주 많이 먹었다.

반면 병일이는 주로 육식으로....

계란후라이는 또 얼마를 갔다 먹었는지 ?

 

 

 

 

 

 

 

식사가 끝난 뒤....

이어지는 산장 카페의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시간을 잘 도 잡아 먹는다.

날이 저물수록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들이 신기하고 아름답다.

 

 

 

 

 

베란다를 벗어나 뒷편 출입문으로 향하니...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순간 하늘에 찬란한 무지개가 떳다.

햐~!!!

어느때 본 무지개 였나 ?

 

 

이번엔 쌍무지개로..

 

 

라반라따의 해발은 3273M...

그런 고산에서 비가 내리던 말던 일부의 산객들이 족구를 한다.

펄펄 뛰며 놀고 있는 재네들 심장은 어떻게 만들어 진걸까 ?

 

 

 

짙은 여운을 남기며 황혼이 저문다.

아름답다.

산장에 비는 하염없이 내리는데

이쪽에 비가 내리든 말든 상관없이 서쪽의 하늘은 어찌 저리 이쁜지 ?

그 또한 알송달송 .....

 

 

간단하게 세면후 침실에 든다.

아직도 밖엔 장맛비가 내리듯 하염없이 비가 내린다.

내일 새벽 우리가 일어나 산행을 시작할쯤엔 제발 저 비가 그쳐야 하는데....

 

제3편으로......

제 2일차 : 2011.11.10 (목)

 

-키나발루-

 

세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높은산...(4095.2m)

196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키나발루는

원주민 조상 아키(AKI)와 산을 뜻하는 나발루(NABALU)의

합성어인 아키나발루가 어원으로 죽은자를 숭배하는 장소란 뜻도 함께 한다.

 

이상....

간단하게 알아본 키나발루의 정보다.

키나발루 등정이 우리가 말레이지아 보르네오섬의 코타 키나발루를 찾아온 이유다.

1박2일의 여정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키나발루 개념도)

 

 (국립공원에서 라앙라앙 산장까지 동영상으로)

 

 

06:00 : 베벌리 호텔에서 조식

 

전날 酒님을 모신 덕에 잘 잔것 같은데

왠지 몸은 찌푸루둥둥.....

나이를 먹어 그런가 ?

날만 궂으면 몸이 먼저 알아 보는데 아마 그럴지도.

ㅋㅋㅋ

일어나자 마자

제일 궁금한 날씨를 알아보려 커튼을 걷자 비가 내리고 있다.

이곳은 스콜성 비라니 곧 그치겠지란 희망을 안고 호텔로비로 내려갔다.

 

   (베벌리 호텔 전경)

 

이슬비처럼 내리는 빗줄기를 내려보다

내려온 병일이 부부를 만나 식당으로 향한다.

넘 일찍 찾았나 ?

한적한 호텔의 부폐식당.

덕분인지 차려놓은 음식을 우리가 제일 먼저 시식하는것 같다.

대체적으로 깔끔하고 맛도 좋다.

우리의 입맛을 위한다고 굳이 돈 더 들여 한식당을 찾을 이유가 없을것 같다.

여기가 훨~ 좋다.

전날 모신 酒님의 깊은 은총의 여파로 입안이 꺼끌하다.

수분보충을 위해 난 과일을 많이 먹었는데

보기엔 맛이 좋아 보여도 당도는 별로다.

맨날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내린다는 스콜성의 소낙비 때문일거란 생각이 든다.

 

 

 

07:30 : 베벌리 호텔 출발

호텔을 체크 아웃하며

1박2일 키나발루 등정에 필요한 짐만 따로

작은 베낭에 팩킹후 남은 짐은 여행자용 큰 가방에 몽땅 쓸어담아 호텔에 맡겨 놓으면 되는데....

병일이는 작은 베낭을 준비 못햇나 보다.

내가 일껀 호텔에 짐을 맡기고 산행에 필요한 물품만 베낭에 넣고 갈거라 했는데....

이넘은 반대로 작은 베낭을 호텔에 맡기고

큰베낭에 마눌의 물품까지 몽땅 쓸어 담은 큰 베낭을 메고 호텔을 나서고 있다.

 

저눔이

많이 처먹더니 힘도 남아 도나 ?

 

 

 

키나발루 공원입구까지 봉고차로 이동을 시작하는데....

연신 비가 내린다.

공원에 가까워 질 수록 더 굵어지는 빗줄기.

아이구~!

이럼 안되는디....

 

 

키나발루 국립공원 : 09:28착~09:43발.

 

두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국립공원...

비가 그친 대신 자욱한 안개가 깔렸다.

그나마 다행이다.

비만 안 맞은 되지 뭐~

 

 

좌씨(한국인 가이드)가 도시락을 나눠준다.

오늘의 일용할 양식이 란다.

전에는 샌드위치와 간단한 과일 몇개를 준비 했는데

한국에서 특별손님이 오신다 하여 스페셜 중식 도시락으로 신경을 좀 쓴거라며 침 뛰기며 자랑이다.

아무래도 랜드사 희선이가 형님처럼 모시는분이니 알라서 기라구 했나보다.

각자 베낭에 넣으라 나눠주고 내 베낭에 팩킹하려 보니 김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열어보니

이런~!

궁~물이 궁~물이 끝내줘용~!

벌써부터 비벼 먹으라구 그런겨 왜 그런겨~?

휴지로 흘러내린 국물 닦아내고 비닐로 다시 싸매구.

이궁~!

이럴라믄 한식 도시락 말구 난 그냥 샌드위치 줘라~잉.

 

 

 

좌씨가 등반수속을 밟으러

관리공단 본부에 다녀오더니 우리들 목에 걸라며

ID카드 하나씩을 나눠준뒤 1박2일 우리를 안내할 산악 가이드를 인사 시킨다.

가이드 이름은 퀸트로 다부저 보이는 사내다.

일단..

첫인상이 순박하게 생겨서 참 좋다.

 

우린 떠나기전 먼저 의례절차인 증명사진을 박고...

 

 

 

좁다란 숲속길을

약 4.5KM 더 달려가니 팀폰게이트 관문이 나온다.

여기서 우린 좌씨와 이별을 했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완주의 의지를 다지며 가이드 포함

5인의 출정기념 증명사진을 시작으로 1박2일의 대 여정에 막을 올린다.

 

 

우린 

철제 대문만 들어서면 되는줄 알았는데...

 

 

절차가 또 남았다.

여기가 실제 팀폰게이트 다.

국립공원에서 그새 넘겨 받은듯 우리의 이름이 선명한 명단을 문지기가 내민다.

직접 본인들이 싸인을 해야만 비로소 통과절차가 끝난다.

 

 

 

 

팀폰 게이트 : 09:53

 

팀폰게이트를 통과하자 마자

운무가 스멀스멀 피어오른 원시림을 양편으로 갈라놓은 등로를 따라 걷게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곳 팀폰게이트의 해발이 1866M 라고 하니

처음 시작하는곳이 우리나라 지리산의 높이라 생각하면 된다.

 

 

 

원시림의 등로가 한가롭다.

다행이다.

세계 10대 트래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기에

복잡할줄 알았는데 우리들만의 발걸음이라 마음이 한결 가볍다.

오늘은 라반라따 산장까지 6.0 KM만 걸으면 된다.

당연 서둘게 없어 처음부터 여유로운 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앞서 걷는 가이드한테

 

"헤이~!!"

"퀸트 찬찬히 오케이~?"

 

하며 말을 붙여 봤는데

한국인 가이드를 많이 해서 그런지 대번에 알아채고

미소와 함께 옛쓰 슬로우 슬로우로 화답한다.

 

허~!

그넘 똑똑하넹~!

 

우리들의 뒤들 짐꾼들이 따라 오른다.

얼굴들을 보니 앳띠다.

이곳은 초등학교 6년과 중.등 과정 4년인가를 끝내면

바로 사회진출이라니 17~18살 정도밖에 먹지 않은 소년들이다.

저들은 보니 왠지 안쓰런 생각이.....

 

 

 

초반부터 벵이리가 질질 멘다.

힘들만도 하다.

마눌의 짐보따리는 물론

본인이 키우는 뱃속의 거지새끼들 먹을거 까지 잔뜩 짊어졌으니

아마 베낭무게가 15키로는 넘을것 같다.

 

 

칼슨폭포를 지난다.

열대우림속에서 처음 만난 폭포다.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비가 온다니 여기 폭포의 수량은 변함없을 것이다.

따라서 풍광도 어제나 그제나 내일이나 한결 같으리라.

 

 

1키로쯤 걸었을까 ?

쉼터가 나온다.

팻말을 보니 영어로 칸디스라 돼 있다.

 

"쉬어~?"

 

물어보는 벵이리의 눈빛이 애처롭다.

그냥 가자구 하면 후환이 두렵다.

 

그래 갖은게 시간뿐인데 놀며 쉬며 가자.

앞선 가이드를 불러 앉혀놓고 다리쉼을 하며 쉼터를 둘러본다.

화장실과 휴지통 그리고 급수시설까지 완벽하다.

이후로....

가까이는 500미터에서 1키로를 넘기기전 반드시 이런 휴게소가 연속으로 나온다.

 

 

또다시 이어지는 발걸음....

가이드의 발걸음이 우리를 맞추려면 참으로 답답할게다.

우리의 가이드는 자주 뒤를 힐끔 힐끔 돌아보며 우리와 보폭을 유지하려 애를 쓴다.

처음 본 느낌처럼 아주 자상한 가이드다.

 

 

열대지방 특유의

음습함과 더위 그리고 기분나쁜 끈적임을 예상했던거와 달리

걸음을 옮기는 내내 서늘한 초가을을 연상시키는 날씨라 의외란 생각이 든다.

비가 내린 뒤라 그런가 ?

안개가 자욱한 숲속은 습도가 높으리란 예상이 빗나간 쾌적함으로

산행을 이어가는덴 아주 좋은 날씨다.

 

원시림을 반으로 갈라놓은

등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빽빽한 수림이 울창하다.

식생들도 다양한데...

특이한건 나무둥치엔 이끼류가 덮어 무성한데

그 이끼류엔 또 난종류로 생각되는 식물들이 서로 공생하며 살고있는 풍경들이다.

 

이런 풍경속에선

뿡알만 살짝가린 타잔이 원숭이를 안고

특유의 괴성을 지르며 넝쿨식물을 타고 날아와 내 앞에 설것 같단 생각이 불현듯 든다.

 

 

 

 

 

 

 

-우보쉼터 ; 10:35~10:38-

 

초반부터 연속되는 오름길...

그래도 힘든줄 모르는건 워낙 느리게 걷는 우리의 발걸음 때문이리라.

벵이리만 빼구....

빌빌 싸는 벵이리를 위해 쉼터마다 쉬기로 한다.

쉬는 사이 처음으로 우리 부부사진 한장 꽝~!

 

 

 

 

우보쉼터를 지나며

간간히 내려오는 등반객들을 만나는데....

이곳은 클라임 바톤 마라톤이라구

키나발루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산악마라톤을 매년 개최 한덴다.

그래 그런가 ?

이국의 건장해 뵈는 남정네 둘이 뛰어 내려오고 있다.

특이한게 신고있는 신발이 발가락 하나 하나를 일일히 꿰고있는 발가락 신발이다.

발가락 양말은 마라톤을 할때 나도 애용하는 양말이나 저런 신발은 처음 본다.

 

애네들 ....

올라서는 우리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워준다.

무슨의미 ?

지들이 최고란 건지

올라서는 우리가 장하다고 하는건지 아리송하다.

 

 

 

가파른 오름길....

우린 짐꾼들과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이좋게 오름길을 이어 간다.

 

 

 

 

 

-로위 쉼터 : 11:04~11:14-

 

또다시 만나는 쉼터.

그닥 힘든길은 아니나 쉼터는 반갑다.

이번엔 좀더 길게 10여분 휴식.

 

휴식은 간식타임이다.

가저온 쵸코렛과 양갱이 그리고 찰떡파이를 주위 트래커와 나눠 먹는다.

코리아 캔디라고 하나씩 이국인들 손에 쥐어주자 다들 반갑게 받아 맛있게 먹는다.

 

 

 

로위 쉼터에서 나와 마주보고 앉은 이국의 처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참 맑다.

그래서...

유 아이스 베리 베리 뷰티플이라 했더니

아주 좋아 디집어 지며 나를 향해 연신 쌩~큐를 외친다.

햐간에 여자들은 내국이나 외국이나 젊거나 늙거나를 떠나 이쁘다 한마디면 다들 좋아 디진다.

그랑께...

뇨자들 꼬실려면 너 이쁘다 한마디면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다.

쬠만 시간만 허락되고 보초병 마눌만 없었다면 아마도 뭔일이 일어났을텐데.

아웅~!

아십땅~!

ㅋㅋㅋㅋ

 

 

로위 쉼터의 간식에 힘을 얻어 그런지 

비탈길 오름길은 이제 한결 수월하게 느껴지는데...

앞서 걷던 가이드 퀸트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길옆 수풀속을 가르킨다.

가이드 손끝이 가르키는곳엔 식충식물 네핀데스가 군락을 이뤄 살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네핀데스의 실제모습을 처음 대한다.

저 주머니속에 빠지면 죽음이라는데...

내 손가락 하나 한번 집어 넣어볼까란 강력한 유혹을 겨우 뿌린친다.

재는 뭘로 곤충들을 유혹할까 ?

향기 ?

냄새는 없는데...

그렇다고 꽃처럼 화려함도 없다.

구멍만 파 놓고 끈질긴 인내 하나로 병신같은 벌레나 곤충이 빠지길 기다리진 않을텐데...

에잉~!

모르것따~

 

 

 

걷는 내내

친절한 안내판을 자주 만난다.

자주 만나는 안내판의 키로정표는그런데 왜케 좁혀지지 안는겨~?

 

 

 

 

고도를 높여 올라 설 수록....

기진맥진해 내려서는 이방인들의 숫자는 늘어만 가고.

 

 

멤페닝 쉼터 : 11:48~11:55

 

이젠 배꼽시계가 때가 됐슴을 알린다.

자욱한 개스에 차인 숲속에 어느순간 비가 나리는데 다행히 안개비 수준.

멤페닝 쉼터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다리쉼을 하는 사이 추위가 엄습한다.

여기 열대지방 맞어~?

열대지방에서 저체온증에 걸렸다면 해외 토픽감이다.

오늘 점심은 계획대로 좀 늦더라도 리앙리앙 산장에서 먹기로 하고

추위를 못겨뎌 몸 뎁히기 발걸음을 라앙라앙 산장을 향해 힘차게 옮긴다.

 

 

 

 

리앙리앙 산장을 코앞에 둔 오름길....

모두들 걸음을 멈추고 앞서 걷고 있는 짐꾼의 종아리로 시선이 몰렸다.

 

햐~!!!!

쥑인다.

완죤 근육맨이다.

 

 

얼마나 오르내렸슴

종아리 근육이 저 정도일까 ?

괴력의 사나이는 종아리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근육이다.

 

 

이건 무슨꽃 ?

 

 

 

리앙리앙 산장 : 12:24~12:55 (중식)

 

짜잔~!!!

드뎌 리앙리앙 산장에 도착했다.

가이드 퀸트는 우리보고 여기서 식사를 하라며 산장안으로 사라진다.

아마도 자기는 거기서 점심을 해결할 듯.

 

 

 

도시락을 펴들자

또다시 비가 내린다.

이번엔 제법 굵직한 빗줄기다.

 

한식이라고 싸준 도시락의 밥알들이 독립투쟁이다.

끈기라곤 찾아볼래야 찾을 볼 수 없는 쌀로 지은 밥이라

찬이 아무리 좋다 한들 우린 영 밥맛이 없다.

 

밥을 먹는 사이

또다시 추위가 엄습한다.

겉옷을 꺼내어 입고 허겁지겁 의무적으로 한끼를 때우는데....

이럴땐 차라리

간단한 도시락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먹는 이국인들이 부럽단 생각이 든다.

 

 

 

 (라반라타 산장을 향한 동영상)

 

 

점심식사후 배가 부르니 걷기가 힘들다.

꼼지락 거리며 몇걸음 옮기자 삼거리가 나오는데....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올라서는 곳과 만나는 삼거리가 이곳이다.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올라서는 거리는 팀폰게이트 보다 대략 2키로 정도 더 길다고...

 

 

계속된 가파른 오름길의

고달픔을 달래주는 쉼터가 연속으로 우릴 반갑게 맞아준다.

 

 

우리앞을 선등하는 퀸트...

윌로사 쉼터를 앞두고 얼른 따라오란 눈빛을 보낸다.

 

 

윌로사 쉼터 : 13:42~13:50

 

시간을 보니

이대로 올라서면 오후 3시면 될듯 하다.

그럼 나머지 시간은 뭐해~?

그래서...

좀 더 천천히 오르기로.

가이드 퀸트에게 내 디카를 내주며 처음으로 단체사진을 한장 박았다.

퀸트...

의외로 버벅댐 없이 사진도 잘 박아주넹~!

 

 

 

  (가이드 퀸트와 함께)

 

 

 (라반라타 산장까지 동영상)

 

 

윌로사 쉼터를 지나며

수목한계선이 가까워 옴이 느껴지는 풍광이 펼처진다.

키나발루 정상의 봉오리 사이를 넘나드는 운무가 장관이다.

 

햐~!

 

비로소 올라선 보람과 환희로 가슴이 뿌듯.

 

 

 

 

 

 

등로가 또 한번 바뀐다.

다시 열대의 원시림속으로....

 

 

 

파카쉼터 : 14;13~14:24

 

탈출한 원시림 숲속 등로는 짧았다.

그리고....

또다시 어김없이 반겨주는 쉼터는 라반라타를 향한 마지막 쉼터다.

마지막 쉼터에서 아낌없이 10여분을 쉬어주고...

 

 

 (라반라따를 향한 동영상)

 

 

요것이 마지막 이정표일까 ?

라반라따 산장까지 500미터가 남았다고 알린다.

야호~!!!

그런디...

허걱~!

해발고도가 자그만치 3137 미터다.

그래서 그랬나 ?

전날밤 酒님을 향한 돈독한 신심을 보여준 초록잎새가 빌빌 댄다.

 

 

 

 

약간의 두통을 호소하던 초록잎새....

그러나

그 두통도 펼처지는 선경에 어느새 저멀치 날아가 버리고 웃음이 활짝.

 

발아래 운무가 넘실댄다.

우린 어느새 구름위에 서 있다.

여긴 별세계.

우린 천상의 신세계로 들어선 느낌 팍~!!

 

 

 

 

 

500미터의 거리를 정말 꿈결처럼 걸었다.

라반라따 산장에 들어서기 까지 풍광은 그간 오름길의 힘겨움을 보상받기 충분한 선경이기에

아마도 오늘 걸음중 제일 해찰을 떨며 걸었지 않았나 싶다.

 

 

 (라반라타 산장의 풍광들을 담은 동영상)

 

 

라반라타 산장 : 16:02 착.

 

반갑게 문을 열고 들어선 산장안.

산장의 식당을 겸한 카페안에 매점겸 관리소에서 방 배정을 받았다.

그런데...

햐~!!!!

4인1실이다.

다인실이면 우쩌나 했는데 다행이다.

 

우리방의 키를 받아 짐을 풀고

첫 키나발루 산장의 입성을 자축하러

젖은 옷을 갈아입고 카페로 함께 내려왔다.

 

 

산장의 카페안은 인종 전시장이다.

흰둥이 검둥이 황색인등등.....

볼만하다.

각양각색의 인종들 귀경하는맛도 잼 나다.

 

 

각종의 인종들 귀경이 실증나면

이젠 시선을 밖으로 옮기면 정말로 환상적인 풍광에 혼까지 빼앗길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난...

슬그머니 일행들을 두고 카페의 베란다로 나왔다.

넘실대는 운무에 희롱당하는 산너울들이 산찾사를 유혹한다.

흐미~!!!

우쩌면 저래 이쁜겨~!

 

 

 

시간이 흐를수록....

올라서는 산객들로 점점 더 카페안은 분주해 지는데...

 

 

카페안으로 다시 들어서니

그사이 벵이리와 마눌은 이미 산장 무사입성의 축배를 들었단다.

그러며 맥주캔 하나를 건넨다.

그런데 요 맥주값이 장난이 아니다.

13달러를 줬다나 뭐라나.

그래 비싼걸 왜 샀냐구 했다가 핀잔만 들었다.

뭔 사람이 그래 기분 낼 줄도 모르냐구...

그래두 그렇치

넘~ 비싸...

 

 

일찍 올라선 덕에 시간이 많다.

그래두 좋다.

이 좋은 풍광에 여유로움이...

 

 

 

집 떠나믄 항상 왜이리 배가 고픈지 ?

먹는건 더 잘 먹는대도 그런것 같다.

부폐의 식단은 아직 차려지지 않았는데 대신 커피는 맘대로 먹을 수 있어 좋다.

말레이지아 커피는 질이 아주 좋아 향과 맛이 뛰어나다.

그래서...

커피 한잔 마시고...

 

 

 

나홀로 산장을 벗어나 산책을 나왔다.

3900미터의 고봉만 무려 8개라는 이곳 키나발루의 정상은 그러나

함부로 보여줄 수 없다는듯 운무가 가리고 살짝 살짝 감질나게 그 일부만 보여준다.

 

 

대신 시선을 돌려 아래를 보니

라반라따 산장아래로 그림같은 선경들이

정상의 모습들을 온전히 다 못 본 안타까운 산찾사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다시 내려선 산장의 카폐...

배식이 시작된다.

 

 

 

산장의 식사는 훌륭했다.

일류호텔 못지않는 부페식단의 화려함....

그중에서 난 우리나라 팥죽과 맛이 거의 비스무리한 죽을 아주 많이 먹었다.

반면 병일이는 주로 육식으로....

계란후라이는 또 얼마를 갔다 먹었는지 ?

 

 

 

 

 

 

 

식사가 끝난 뒤....

이어지는 산장 카페의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시간을 잘 도 잡아 먹는다.

날이 저물수록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들이 신기하고 아름답다.

 

 

 

 

 

베란다를 벗어나 뒷편 출입문으로 향하니...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순간 하늘에 찬란한 무지개가 떳다.

햐~!!!

어느때 본 무지개 였나 ?

 

 

이번엔 쌍무지개로..

 

 

라반라따의 해발은 3273M...

그런 고산에서 비가 내리던 말던 일부의 산객들이 족구를 한다.

펄펄 뛰며 놀고 있는 재네들 심장은 어떻게 만들어 진걸까 ?

 

 

 

짙은 여운을 남기며 황혼이 저문다.

아름답다.

산장에 비는 하염없이 내리는데

이쪽에 비가 내리든 말든 상관없이 서쪽의 하늘은 어찌 저리 이쁜지 ?

그 또한 알송달송 .....

 

 

간단하게 세면후 침실에 든다.

아직도 밖엔 장맛비가 내리듯 하염없이 비가 내린다.

내일 새벽 우리가 일어나 산행을 시작할쯤엔 제발 저 비가 그쳐야 하는데....

 

제3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