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동티벳 메리설산 

 산행일 : 2013년 5월22일(수)~30일(목)  8박9일 

 누구랑 : 구의클럽 화요 여성명산팀과 산찾사 일행 

 

☞ 제1일차 : 2013년 5월22일 수요일

- ktx 대전역 15:50 ~  서울역 16:54

- 공항철도   서울역 17:16 ~ 인천공항 18:10

- OZ 323편 인천공항 20:00 ~ 중국 성도공항 23:20

 

☞ 제 2일차 : 2013년 5월23일 목요일

- 성도호텔 05:10~ 성도공항 05:47

- CA 4451편 성도공항 07:10 ~ 여강공항 08:25

- 여강공항 09:05 ~ 리장시내 09:34착 (조식)

- 서울가든 10:15 ~ 10:40 (짐 줄이기 카고백 팩킹)

- 차우토우 12:46 ~ 13:24 (중식)

- 차우토우~나시객잔~28밴드 경유~ 차마객잔 18:00

 

 

   - 내마음속 상그릴라를 찾아 나선 메리설산 후기 -

 

동.티벳의 깊숙한 오지를 향한 이끌림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

척박한 환경속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그네들의 독특한 문화와 관습을 우리가 이해 하기란 쉽지 않다.

다녀 올 수록 더 빠저들게 만들던 동.티벳의 마력...

뜻밖에도...

나에게 또다시 그곳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전 중앙 등산 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던 강 영일님이 맡고 있는 

잠실 롯데 백화점 화요여성 명산팀만을 위한 맞춤 해외 트래킹의 계획과 진행을 부탁 받는다.

 

오~! 예....

 

처음 우리팀의 규모는 거창했으며 순조로웠고 하등 거칠것이 없었다.

그런데....

출발을 앞두고 스촨성의 지진과 함께 사쓰의 전염병이 중국 대륙을 휩쓴다.

그로인해 그곳은 우리가 가게 될 지역과 무관함에도 줄줄이 캔슬을 놓는 회원들로 인해 최대의 위기 봉착.

어떻하나~?

강회장님과 여러번 상의 끝에 우린 여성 단일팀에

나의 산우들을 함류시킨 혼성팀으로 재 편성후 메리설산을 향한 장도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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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팀 해체 위기를 극복한 이런 저런 사연을 뒤로 하고

우야튼간에 급조된 우리팀은 인천공항에서의 반가운 만남을 시작으로 메리설산을 향한 장도에 든다.

 

 

 

 

이번 우리 일행에 함류한 광주의 시커먼스 남정네 3분이 포함된

13명을 싣은 아시아나가 인천공항을 밀어내는 힘찬 날개짓을 시작한 끝에 드뎌..

늦은밤 성도공항에 우리 일행을 정중히 내려 놓아 주셨다.

한밤의 중국 성도공항 대합실...

우릴 마중나온 여행가님은 이곳 성도에서

현지 여행사를 운영하시는 여성으로 내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이곳의 여정을 부탁 드렸다.

그런 인연으로 만난 반가운 여행가(박정옥)님은 그러나

호텔를 잡아주고 이른 아침 성도 공항까지 우릴 데려다 주는것으로 임무 끝, 그리곤  바로 이별을 해야 했다.

이후부턴....

40년 경력의 해외 트래킹 안내로 잔뼈가 굵은

강회장님이 여강공항을 향한 국내선 수속을 밟기 시작 했는데

글쎄 이게 웬일인가 ? 

뜻밖에 문제가 발생했다.

항공권 좌석발권과 짐을 순차적으로 붙이던중 광주의 한분이 거부를 당한다.

순간 몇년전 세계10대 오지중의 하나인 야딩을 가기위해 이곳 국내선을 옮겨 타면서 겪었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 여권의 영문 표기 성명 이니셜과 항공권의 스페링이 틀려 그것을 수정해 겨우 탑승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이번엔 이상이 없는데도 그분은 안된단다.

딘장~!

짧은 영어와 보디랭귀지로 해결될 일이 아니기에

급하게 여행가님과 리장의 제이에게 폰을 날려 항공사 여직원과 통화를 하게 한 후 알아본 결과

이분은 우리가 구입한 항공권 명단에서 빠저 있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탑승시간은 지났고 이미 발차 20분전의 급박한 시각.

급하게 달려가 항공권을 구입해 되돌아 오니 여직원이 구내 전화를 나에게 바꿔준다.

회선을 타고 들려오는 어눌한 항공사 여직원의 목소리가 빨리 빨리란 말만 외친다.

조급해지는 마음과 타들어가는 가슴.

아직 검색대를 통과 못한 우리 산우들의 짐이 산더미다.

모든걸 강회장님께 맡기고 일단 회원님과 먼저 탑승 게이트로 달려 가 기다리기로 햇는데.

회장님이 폰으로 급하게 광주회원 3분을 찾는다.

붙이는 화물에 문제가 있덴다.

흐이구~!!!

그런데 그분들 그 와중에 화장실에 갔다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우선 회원님들을 탑승 게이트로 먼저 보내놓고 기다리는데 회장님이 모습을 보인다.

여행사의 TC이며 인솔자이니 모든 책임을 지는것으로 그분들의 짐을 풀어 문제가 된 라이터와 개스등등....

문제가 된 물건들을 내주고 검색대를 통과 시켰단다.

나중에야 알아보니 그분들 해외 여행의 경험이 별로 없어 그런 규정을 잘 몰랐단다.

 

흐이구~!!!

 

역시 산전수전 다 겪어보신 회장님이시다.

회장님 덕분에 우리 트래킹팀의 최대 위기는 벗어나게 되었는데

순간 긴장이 풀려 그런지 나의 온몸은 힘이 쏘옥 빠저 나간 듯 흐느적 거린다.

솔직히....

기내의 좌석에 앉았을때까지 난 그야말로 맨붕의 상태였다.

 

 

 

항공기가 우리 때문에 많이 늦었다.

어째 이런일이 생겼나 알아보니 항공권을 구입한 랜드사 여직원의 실수였다.

그런일이 발생하게 된 원인엔 우리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

항공권 발권 이후 캔슬되는 인원의 발권을 취소하다 착오가 생긴일이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성도 공항과 나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듯 올때마다 진행에 차질이 생기며 삐걱거린다.

어짜튼 간에 겪고 나면 이런일은 두고 두고 회상하게 되는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

다만....

그때만 괴롭고 힘들뿐.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닥치면 다 해결이 되고 빠저나갈 묘안이 생기니 이또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

 

맨붕의 상태에서 겨우

정신을 차리게 되자 제일 먼저 떠오른 얼굴이 제이다.

여강공항에서 그넘은 나를 아주 반갑게 맞아 주겠지 ?

개구쟁이 처럼 순진무구한 어린 소년같다가 때로는 맏형같이 든든하여 한없이 기대고 싶은넘이 제이다.

리장에서 프리랜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제이는 능력을 겸비한 성실함으로 이미 이곳의 유명 인사다.

그와는 벌써 3번째의 트래킹이라 모든 일정을 그에게 일임 했다.

 

제이란 인물을 여기서 잠깐 소개하면...

서양 여성 최초로 험준한 차마고도의 길을 따라서 1923년 티벳의 수도

라싸로 들어가는데 성공한 다비드 넬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서 2009.12.21~ 2010.1.29일까지

중국 운남 리장의 누강을 출발해 티벳 라사까지 약 1400키로를 27일간 홀로 비박을 하며 추위와 외로움을 견딘끝에

끝내는 라사 진입에 성공후 그곳의 13군데 사원 순례에 성공한 세계 2번째의 인물이 바로 아래 사진의 주인공 제이님이 되시겠다.

 

그런데 이친구...

자기가 걸었던 차마고도의 옛길을 이제는 (살빼고도)로 개명을 하시겠다고 하시던데

출발할때의 모습과 도착후의 아래 사진을 비교하면 그럴만도 하다.

40일만에 무려 몸무게 15키로가 빠졌단다.

 

흐미~!!!

 

아무리 그렇다 해도 내가 제이를 택한건

진솔한 그의 삶과 생활 그리고 넓고 깊은 마음의 바다에 포옥 빠진탓이 클거다.

제이 부부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절대 티를 내지 않을뿐 아니라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

지가 좋아 하는일이라 신명도 나겠지만

때론 형편없는 사람도 만나게 되는게 가이드의 일이나 누구에게든 최선을 다하는 그의 태도가 우선 남다르다.

사실 어떤넘들은 이런곳에 손님들이 오면

 

"인생 모 이쓰~!"

"그냥 마시며 놀고 즐기는게 인생여~!"

 

요로코롬 꼬실려서 술을 진탕 멕여놓고 고산병으로 시달리면

니들은 능력이 안돼 그런거고 내 책임이 아니니 그만 내려 가자로 투어를 간단명료하게 끝내곤 돈만 챙긴다.

그럼 우리의 제이는 ?

눈에 불을 켜고 酒님을 섬기는 자들을 섬멸하는 앙마로 변신하는게 제이 다.

그러나..

투어 마지막 날엔 제 돈으로 酒님을 향한 돈독한 信心을 맘껏 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게 또 제이 다. 

 

 

  (리장 출발전 제이의 모습)

 

 

  (라싸 도착후 귀향전의 제이 모습)

 

 

연착하여 도착한 여강공항...

순조롭게 수속을 끝내고 대합실로 들어서자

환하게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는 제이를 보자 그간의 긴장이 순식간에 풀리며 내마음엔 평화가 찾아든다.

히유~!!!

이제부턴 저 듬직한 제이만 믿고 쭐레 쭐레 따라 댕기면  나는 만사 o.k 바리~

 

 

 

우리를 맞아준 제이...

처음 계획된 일정에서 급 수정을 하시겠단다.

?

차우토우로 출발하면서 아침겸 점심을 먹으려던 일정을 변경한건 우리들의 복장과 짐 때문였다.

사실 그랬다.

메리설산 오지 트래킹을 소화 하기엔 우리 일행들이 가저온 어마 어마한(?) 짐 보따리가 부담백배. 

짐을 풀어 놓으니 어느분은 설산이라고 아이젠에 동계용 침낭까지 나온다.

 

하긴...

내 경우도 거지컨셉으로 다닐거라며 다 꺼내어 놓으면 울 마눌님은 도로 집어 넣어 챙기며 하시는 말씀인즉

 

"그래도 없어 고생하는것 보단 훨 낳아~"   

 

ㅋㅋㅋㅋ

그래서...

정말 필요한 짐만 새로 꾸리는 작업을 제이가 운영하는 서울가든 마당에서 하기로 했으며

그전에 우선 우린 주린배를 이곳 리장의 월남 쌀국수로 채우기로 했는데 다들 그 맛과 질에 대만족을 하셨다.

특히 강회장님..

궁물이 끝내주니 酒님을 모시고 싶다나 뭐라나~?

으29~!!!

그래서 드셨나구여~?

우리의 귀여븐 앙마 제이를 가볍게 제압하여 기고만장 하시던 기세와 달리

그래도 고산에 대한 두려움이 회장님에게도 있었나 보다.

딱 두잔으로 끝내셨다.

 

 

 

 

 

필요한 짐만 팩킹한 가방을 차에 나눠 싣고

나머지는 제이의 점빵에다 맡긴뒤 우린 예정된 시각을 넘겨 차마고도 호도협을 향했다.

 

 

 

  (차마고도 호도협 개념도)

 

 

리장을 떠난지 얼마후...

제이가 차를 세운다.

그런후.

제이는 길가의 노점상 아줌씨를 상대로 과일을 흥정하여 우리에게 엥기시는데...

 

 

 

메뉴는 딸기와 오디.

노지 딸기라 그런지 당도가 높아 달콤하다.

그러나...

오디는 양반네가 먹기엔 체신머리가 떨어지는 과일이다.

달콤하여 자꾸 땡기기는 하는데 손가락은 물론 입술과 잇빨이 온통 시커먼스로 변한다.

오디란 과일은 순식간에 우리 모두를 영구 없다~ 모드로 바꿔 버렸다.

ㅋㅋㅋㅋ 

 

 

 

드디어 도착한 차마고도의 들머리 차우토우.

좀 이른 시각이나 점심을 드셔줘야 겠다는 제이의 요구를 우린 흔쾌히 받아 드린다.

안먹는다믄 굶길지도 모르니 먹을 수 있을때 먹는게 상수다.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 이럴경우엔 대개 식어빠진 도시락 지급이 안 봐도 뻔한 스토리인 지라 이른 점심이 그래도 좀 낳다.

다행히 현지 음식이 다 그렇겠지만 특별 부탁한 제이의 요구로 향신료가 빠진 반찬이 그런대로 먹을만 하여 다들 맛나게 배를 불렸다.

이후...

우린 본격적인 차마고도 호도협 탐방에 드시게 됐는데...

 

 

 

강회장님이 선두를 난 후미를 맡아 진행하기로 한다.

차마고도 호도협...

세계3대 트래킹 코스중 하나인 만큼

빼어난 경관은 들어서자 마자 환희에 들뜬 산우님들의 환호와 탄성이 그걸 증명을 해 주신다.

 

 

 

 

차마고도 옛길은 산업화에 밀려

길이 뚫리고 넓혀지게 되어 그 자취를 잃었는데

이곳만큼은 합파설산과 옥룡설산의 험한 산세 덕에 옛길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관계로

세계의 모든 트래커들이 한번은 반드시 밟고 싶어하는 명소가 된지 오래다.

 

 

 

 

우리가 걷고 있는 산 기슭은

합파설산의 맨 아래 끝자락의 능선길이다.

걷는 내내 마주보이는 설산이 바로 옥룡설산이 되시겠다.

중국 서부의 가장 남단에 위치한 옥룡설산은 해발 5,596m, 길이 35km 너비 12km 이다.

13개의 봉오리로 이루어저 있으며 최고봉은 산쯔더우 扇子陡(선자두)이다.

산에 쌓인 눈이 마치 한 마리의 은빛 용이 누워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옥룡설산이란 이름을 얻었다.

합파설산과 옥룡설산 사이의 협곡 호도협은 먼 옛날부터 차마고도의 일부였다.

 

 

실크로드보도 더 오래된

차와 말의 교역로 차마고도는 중국의 서남부 윈난성과 쓰촨성에서

티벳을 넘어 네팔과 인도까지 이어지는 5,000키로의 험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시솽반도에서 푸얼스를 지나

따리,리장,상그릴라를 거처 라싸까지 이르는 구간중에서

호랑이가 건너 다닌 협곡이란 뜻의 호도협은 강의 상류와 하류 낙차가

170m에 이르며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중의 하나다..

오늘은 물론 내일까지 걷는 내내 우린 그 협곡을 내려보며 걷게 된다.

 

 

 

갈 수록 험해지는 등로에 비례하여 풍광은 더 아름다워 진다.

옥룡낭자의 아름다운 나신이 구름에 살짝 가려 그 신비로움이 더 하다.

오늘 저 눈부신 옥룡낭자의 나신을 한번쯤 볼 수나 있을련지 ? 

그러나...

다 보여주지 않아도 난 좋다.

홀라당 벗은 나신보다 애간장 태우는 보여줄듯 말듯이 더 아름답기에....

 

 

 

 

나시객잔을 앞두고 산 모롱이를 돌아 나갈때 이곳의 원주민을 만났다.

산비탈을 일궈 만든 다락밭에서 수확한 밀을 한짐 지고 내려 오시던 중이다.

우릴 보시곤 아주 수줍은 미소를 띠운다.

순간...

가슴이 짠~ 해저 온다.

무의식적으로 디카를 디밀어 그 모습을 담는 나의 행위가  왠지 죄스럽단 생각이 든다.

도시의 치졸함과 무례 그리고 혐오에 질려버린 그런 삶이 역겨워 도피처럼 찾아든 외국의 오지에서

난 바람도 아닌 것에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내 자신의 실체가 과연 무얼까를 잠시 생각했다.

순박한 저분의 미소가 왜그리 평화롭던지....

 

 

 

 

나시객잔에 도착했다.

예전 찾았을때와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의 나시객잔 풍광이다.

마치 조화같던 화려함이 믿기지 않아 끝내 확인차 만저보았던 저 꽃들과...

 

 

 

 

 

장식처럼 메달아 놓은 옥수수 자루들...

처음 이곳을 찾았을때 제이는 나에게 향그런 차를 대접 했었다.

그 향을 느끼고 싶으나 뭔지도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으니 그냥 추억만 떠올려 보다 객잔을 뒤로한다.

 

 

 

 

나시 객잔을 뒤로하며 걷는 산길...

실~실~ 등로가 가팔라 진다.

이젠 본격적인 28밴드가 시작되려나 보다.

 

그렇게 걷다보니 뒤에 처진 두 여성분이 생겼다.

그분들은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이라 욕심이 대단하다.

사실 등산과 사진을 함께 하려면 체력이 남들보다 더 좋아야 가능하다.

욕심껏 좋은 장면을 찍다보면 앞사람과의 거리가 많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럴경우 잽싸게 따라붙지 못하면 전체 진행에 많은 차질을 주게 되는 민폐를 끼치게 돼 있다.

 

역시 두 여성분...

많이 뒤처저 걷는데 사진 욕심만큼 비례한 저질체력의 소유자라 일행에서 많이 뒤 처진다.

그래도 다그칠 수 없어 처음엔 같이 걷어보려 했는데 사실 많이 답답하다.

그러다 드는 생각....

여긴 후미대장이 필요없다.

뒤따라 오는 마부가 그 역활을 대신해 준다.

 

 

 

대게가 마부들은 28밴드 앞에서 되돌아 간다.

그래서...

모든 일행들을 올려 보내고 후미에서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두분이 말을 타고 올라 오고 있다.

계속 뒤따라 올라오던 마부들이 헛탕치면 불쌍해 어쩌나

쓸데 없는 생각으로 마음이 불편했는데 니도 좋고 나도 좋아 정말 다행이다.

ㅋㅋㅋ

 

 

 

 

28밴드의 힘겨움은

외국의 트래커라고 비켜 가지는 않는가 보다.

헥~!

헥~

헥~!

글래머의 외국여성이 가쁜숨을 토해내며 올라서다 내옆에 서더니 다리쉼을 하며 아름다운 풍광에 빠진다.

어디서 왔나 물어보니 홀랜드에서 왔덴다.

난 코리아에서 왔고 히딩크 최고라 엄지 손가락을 치겨 세워주니 좋아 디진다.

이곳은 유럽의 트래커들이 많이 찾아 오는데 대게가 둘둘이 쌍이다.

이들은 10달 부지런히 일하고 두달은 이렇게 세계 여행을 다닌다 하니 그네들의 삶의 방식이 부럽다.

 

 

 

 

드뎌...

다들 그렇게 말하는 마의 28밴드를 넘는다.

사실 힘좋은 산꾼들에겐 싱겁게 정복되는 고갯마루지만...

 

 

 

이젠 내려서기만 하면 오늘의 보금자리 차마객잔에 닿게 된다.

차마객잔이 내려보이는 조망처...

다들 내려 보내고 후미를 기다리고 했다.

마부는 28밴드를 넘긴후 되돌아 가게 돼 있다.

역시...

말에서 내린 두분은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번엔 풍광보다는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빠저 허우적 대고 있다.

 

 

 

차마객잔 도착후.

전망좋은 이층엔 감성이 풍부한 여성분들께 아랫층은 남정네들이 쓰는것으로 정리후.

뜨거운 물 시원하게 쏟아지는 샤워로 몸을 정갈히 한 후 우린 식당으로 모였다.

그리고는..

밤이 이슥해 지도록 다함께

파티~!

 

 

 

오골계 백숙에 감자전이 함께 하고

다음 산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酒님을 함께 모시는 밤이 흥겹다.

 

 

 

지난밤을 어떻게 잠들었는지 ?

새벽을 깨운건 깊은 산중의 청아한 새소리가 아닌 시어터진 강회장님의 시끌벅적 목소리였다.

 

"아이구야~!"

"그만들 자구 일어나 봐바~!"

"운무가 끝내 줭~!"

 

부리나케 옷을 주워 입고 이층의 베란다로 올라갔다.

언제부터 였나 ?

부지런한 두분의 예술가는 이미 좋은 자리를 선점해 놓고 

대포동급 미사일을 장착한 디카로 사정없이 옥룡설산을 향해 무차별 샷을 날리는 중이다.

 

 

 

 

 

 

 

이른새벽 옥룡설산을 감아도는 운무가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쇼를 벌인다.

그 광경이 신비롭다.

자리를 옮겨 차마객잔의 옥상에 올라서니

화요 여성명산의 회장님이 쓰레빠짝을 끌고 나오셔서 옥룡설산을 넋을 놓고 보고 계신다.

그러다 나를 보시더니 대뜸 하신 말씀이.

 

"아이구 산찾사님 너무 고마워유~"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지금 꿈을 꾸고 있는것 같아~!"

"지난밤엔 달빛이 너무 좋아 자는것도 아까워 글쎄 잠도 못 들었다우~!"

 

 

 

 

차마객잔의 아침풍광은 황홀했고.

전날 오골계 닭백숙으로 끓인 닭죽도 길 떠나는 나그네의 뱃속을 든든히 채워줬으니.

 

 

 

이젠 본격적으로

내 마음속의 상그릴라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사실...

이곳 호도협 트래킹의 목적은 메리설산을 향한 고산 적응훈련으로 택한 코스였다.

 

떠나기전 의례행사... 

다함께 단체 증명사진 한잔 남겨야 한다기에 죄다 모여 놨드만 웬지 허전하다.

그래도 다행이다 계단에서 겨우 준비해 내려오는 그분의 모습도 담겼으니 13명 단체사진은 완성 된거다.

ㅋㅋㅋ

 

 

 

 

차마객잔을 빠저 나와

한가로운 산골짝 마을을 벗어나자. 

 

 

 

부지런한 소들도 출근을 한다.

 

 

 

 

 

이른아침 산속의 공기가 맑다.

숲속에서 내려부는 바람엔 향그런 숲향기가 잔뜩 실려있어 기분이 상쾌하다.

 

 

 

걷는 내내 환상적인 그림들이 펼처진다.

당연...

걷는 걸음들이 느려진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 가려면 부지런해야 살아갈 수 있다.

이른 새벽...

아직 어린티가 폴~폴~ 풍기는 새댁이 밭을 일구고 있다.

그 한켠엔 어린 남매가 놀고 있고.

 

한때 예전 우리 엄니들이 모두 저렇게 살았었다.

둥그나무 그늘 아래에다 멀리가지 마라 퍼대기로 애를 묶어놓고

밭을 메던 엄니가 일을 끝내고 돌아와 보면 애는 지혼자 똥오줌 싸질러 놓고 손으론

흙은 퍼 먹음시롱 엄마를 보자 빙그레 웃어주던 순등이가 바로 우리 큰딸 였노라고 우리 장모님은 말씀 하셨었다.

그딸이 오늘 여기에 서서 그네들을 보더니 그냥 지날칠 수 없었나 보다.

귀찮게 나를 채근한다.

어예 베낭을 풀어 사탕이라도 찾아 보란다.

 

 

 

집히는 대로 주고 돌아오니

우째 그리 인색하게 주고 왔나구 마눌 초록잎새의 눈꼬리가 또 올라간다.

 

딘장~!

 

사실 사탕 봉다리는

또다른 베낭에 실려 제이의 차에 실려 먼저 보낸걸 나보구 우쩌라구~!!!

 

 

 

 

차마객잔을 지나 첫 갈림길...

제이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다 길을 안내한다.

그러며 하는 부탁이 중도객잔 전에 주석광산으로 내려서는 임도를 따라 내려와 주십사 한다.

페리라이스 까지 가야 하는 오늘 여정이 넘 고되고 멀어서 티나객잔까지는 무리라며.

 

 

 

 

갈 수록 이어지는 절경에

감동~!

감탄~!

 

 

 

 

저게 무슨 바위~?

잘난척 하려는데 다들 눈썰미가 좋아 한번에 알아 맞힌다.

 

 

 

 

 

 

중도 객잔을 코앞에 두고 직진의 갈림길에서

우린 많은 아쉬움과 미련을 애써 떨처내며 꼬브랑길을 따라 내려서기 시작 했는데..

 

 

 

 

이길로 내려서는건 나도 처음이다.

그런데...

의외로 환상이다.

사실 내림길의 시멘트 도로가 트래커 한테는 쥐약이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그길도 정말로 정겹고 고맙고 소중한 길이 되어준 친근함으로 다가선다.

 

 

 

이후...

첫날 들리려다 시간상 못 들린 상호도협으로 향한다.

로우패스로 신나게 달려 도착한 상호도협.

예전에 들렸을때 굉음과 함께 솟구치던 물보라를 연상했던 난 사실 실망스러웠다.

수량이 많이 줄어든 강줄기...

그래도 그런대로 볼 만은 했으나 솔직히 예전에 비해 감흥이 많이 떨어진건 사실이다.

 

 

 

이곳은 유명 관광지라 그런지 사람들이 무쟈게 많다.

그래 그런가 ?

예전엔 볼 수 없었던 호랑이 한마리가 낼름 그곳을 차지 하고 앉아 있었다.

 

 

 

 

다음편은

메리설산의 중심 시땅~상위뻥 마을이 이어집니다......산찾사.이용호

 

  (내 마음속 상그릴라를 찾아서 1편 차마고도 호도협편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