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7Fri
화령재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N36 26'44.68"  E127 58'17.87"
비재 경북 상주시 화서면 동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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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대간길 이어갔다. 기록을 보니 화령재에서 멈춘지가 꽤 되었다. 체력이나 의욕이 다 전 같지 않구나. 승용차로 집을 나서 아내를 데려다 준 후  2시간 171km를 이동하여 10:45 상주 화령재에 도착하여 주행을 시작하였다. 상주 하늘은 시커먼 구름으로 뒤덮혀있고 뇌성소리가 자주 들려 온다. 태풍 여파가 북상중인 모양이다. 통상 8시간 정도 걸리는 종일 종주는 아침 8시전에 출발해야 하산길이 여유롭다. 오늘 처럼 늦게 출발하게 되면 먼저 마음부터 쫓기는 입장이라 서둘다보면 주행리듬도 꼬이고 과속 주행으로 결국은 종반에 탈이 나 무릎이나 발목 등에 이상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장거리 종일 종주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만만디 주행을 해야만 무탈하게 끝낼 수 있음을 유념해야 좋을 것 같다. 가급적 새벽이나 오전 일찍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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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령재 쉼터의 간이화장실 옆 둔덕으로 관목잡풀더미 사이로 대간길이 열려 있다. 종주리본이 달린 나무가지를 헤치며 둔덕으로 올라섰다. 차도와 평행으로 몇걸음 가자 이내 차도로 다시 내려서게 된다. 49번 도로를 건너 백두대간 안내 입간판이 서있는 등로로 올라 섰다. 관목 잡풀 물결이 대간길 따라 펼쳐지고 있다. 오늘은 1kg가까이 되는 무거운 DSLR 를 가지고 왔다. 오늘 대간길에서 마주치게 될 아름다운 우리강산의 영상을 담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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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로 길이 사람 키높이의 잡풀과 관목 물결이라 간간히 두손을 얼굴 높이로 올리고 나무 잔가지를 헤치며 나가야 한다. 긴팔티를 입어야 하고 뺨을 스치는 잡풀 잔가지때문에 버프로 얼굴을 감싸야 할 것 같다. 등로 양편으로는 빗물이 흘러내리면서 갈라 놓은 듯 낙옆더미들이 소록소록 쌓여있다. 완만한 등로길을 호젓이 걷는다. 백두대간 표지목 앞에 배낭을 부리고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잊지 않고 고시레를 외쳤다. 이들의 가정과 기업 그리고 이 나라 머리 위에 더없는 은총을 내려주시옵소서. 

식사를 마칠 무렵 봉황산 쪽에서 한 노인이 말을 건네며 다가 선다. 낫과 비닐 봉투를 들고 있다. 이 아래 화평마을에 거주하는 82세 어르신네인데 뭘좀 캐러 왔는데 별로 없단다. 이 어른에게는 백두대간길이 동네 산이 되는 셈이다. 젊은 시절은 이런 동네산 오르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단다. 아니 벌써 내 나이 82세가 되었다고 한숨을 내쉰다. 나도 한마디 했다. 장모님이 내일이면 92세 생일이신데 아직도 밭일하신다고. 어르신도 100세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하니 한숨 소리가 자자진듯 하다. 바로 몇년 후 내 이야기 아니 겠느냐. 이 어른 내려가신 후 곧바로 50대로 보이는 젊은이가 배낭매고 곡괭이 자루들고 나타난다. 어른신과 일행인가 했더니 아니다. 영이 송이 버섯 캐러 계룡에서 왔다고 한다. 나홀로 대간길에서 사람 마주치고 서로간 말 나누기가 그리 흔하지 않다. 오늘은 약초꾼을 2사람이나 만나 주거니 받거니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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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산 가는 길에 산불감시소가 나타난다. 문이 잠겨있다.  잡목 가지가 무성해 조망을 가린다. 철계단에 올라서서 사위를 조망해 본다. DSLR로 사위를 촬영하고 파노라마 편집용으로도 3-4컷 찍었다. 근데 피뢰침시설이 없어도 괜찮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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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풀터널을 지나 황학산에 이르다. 정상에 올라서니 관목울타리숲으로 오롯이 감싸여 있다. 원형 나무벤치가 멋지게 차려져 있는바 상주시의 백두대간에 대한 사랑과 대간꾼들에 대한 배려가 담긴 듯하다. 벤치에 올라서서 아이폰을 하늘 높이 올리고 360도 조망 동영상을 찍었다.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eXplorist310 Tritton2000를 동시 작동시켜 오고 있는데 eXplorist310은 Track log가 자꾸 톱니바퀴처럼 튄다. Tritton2000은 먹통이 되어 밧데리를 뺐다 꼈다를 해야 다시 작동이 된다. 두개의 GPS를 작동시키는 이유다. 젠장 아웃도어 전문 장비가 정작 아웃도어에서 베스트기능 발휘를 못하고 있으니. 한두푼도 아니고 비싼 장비가 이래서는 안되는데. 미국회사가 망해 중국회사에서 인수를 했다더니만 기술진보는 거의 답보상태인듯 하다. 다른 브랜드로 바꿔 타야 하는 것인가. 투자한 돈이 꽤 되는데 브랜드간 호환이 안되기에 주춤거리게 된다. GPS덕택으로 대간길 이나 인적이 드문 산행길에서 알바를 줄이거나 피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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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은 대단히 가파르고 암석더미 내리막도 이어진다. 오늘 구간에는 흰로프줄 얇은 청색 비닐 줄들이 눈에 많이 띈다. 눈이 쌓여 길을 가린다 해도 대간길 따라가는 길잡이 노릇을 할 것 같다. 낙옆길 잡석길을 걷다 보면 흙길 걷는 것 보다 무릎에 무리가 더 있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황학산을 내려서서 잡석길을 내려오며 어째 오른쪽 무릎팍 안쪽이 땡기기 시작한다. 노인성 관절염 증세일 수도 있겠으나 동네 산 육길 능선길 걸을 때와 좀 다르다. 암릉길 구간에서는 출발전 미리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주행하면 좋을 듯 하다. 화평마을 어르신처럼 입에서 한 숨 소리 나오기전 대간길 완주해야 할텐데. 종이 지도를 펼치고 들여다 보니 오늘 날머리 갈령삼거리가 한참 남았다. 중간에 하산을 해야 하나. 좀 더 가면서 생각해보자며 주행을 이어 가본다. 

골짜기에서 아낙네 음성이 들리고 남정네 목소리도 들린다. 이름 없는 재 기슭 같은데 가까이 다가와 져도 소리 나는 쪽으로 길은 보이지 않는다. 약초꾼이 꽤 찾는 구간 같다. 밤송이나 도토리는 지나온 구간에 비해 그리 눈에 띄지는 않는 것 같다.  오른쪽 무릎증세가 걷기 불편할 정도다. 배낭을 부리고 무릎보호대를 바지 위로 감았다. 잠시 걷다가 다시 배낭을 부리고 멘소래덤을 듬뿍 바르고 마사지를 한 후 맨살 위로 무릎보호대를 감았다. 처음 몇걸음은 괜찮은 것 같더니만 이내 다시 아파온다. 특히 내리막 길에서 더 통증이 난다. 오르막 길은 좀 덜하다. 

하여간 황학산에서 비재가는 길 초반은 낙엽이 덮힌 흙돌길이지만 지반은 암릉길이다. 구간 산허리를 감고 돌아 다음 능선을 넘어가는 고갯마루가 전설의고향에 나옴직한 성황당고갯길 처럼 정취가 있어 보인다. 갓쓴 촌로라도 금새 나타날 듯 하기도 하다. 머리 들고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가 가장 높은 봉우리렸다 라고 생각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앞산 봉우리가 다시 올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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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거친 잡풀 관목더미 풍광 속에서 화사하게 피어 있는 가냘퍼 보이는 야생화가 돋보인다. 인공속에 사는 인간의 눈으로 보니 이 야생화가 가냘퍼 보이렸다. 한설풍랑속에서도 의연한 자태를 발하고 있는 야생화의 눈으로 볼때 옆을 지나치는 인공속에 길들여진 대간꾼들이 측은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며칠전 독감예방 접종을 했듯이 우리는 이들보다 자연적 면역력이 약할 수도 있다. 

핸드폰 화면에 빗방울이 몇 점 떨어졌다. 장갑을 끼고 피부노출이 없다보니 한두방울 정도의 빗방울은 쉽게 감지가 안된다. 터널 숲이 지붕역할을 하니 더욱 그렇다. 판초우의는 항상 갖고 다니지만 아직 우의를 거칠 정도는 아니다. 이제 왼쪽 무릎까지 양쪽 무릎관절이 모두 다 찌릿찌릿 하여온다. 여분의 무릎보호대를 왼쪽 무릎에 마져하고 한걸음 한걸음 걷는다. 똥마려서 걷는 걸음형세로 어그적 거리며 걷는다. 아무래도 비재에서 오늘 산행을 마감하여야 겠다. 갈령삼거리 까지는 도상시간 2시간20분에 택시픽업장소까지 하산시간20분 등 3시간 가까이 똥마려운 자세로 인상쓰면서 걸을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거기다 빗방울까지 자자진다. 아내가 전화로 성화다 빨리 하산하라고. 
비재가 숲틈새로 내려다 보인다. 49번 도로에서 빠져나온 지선도로 평온동관로 차도가 가로 지르고 있다. 나무계단이 동물통행로와 평행으로 비재를 넘어 형제봉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이 송이 버섯 무단채취를 하지말라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차도 위를 건너 평온통관로 방향 나무계단을 내려서니 비재표지석이 비를 맞으며 서 있다. 다음 대간종주길 시작지점으로 기억하면서 택시를 콜했다. 화령재까지 콜택시로 이동하여 오후 5시 57분 귀가길에 올랐다. 이제 우산을 바쳐 들어야 할 정도의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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