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구간 벌매산군 벌매산구간

일시 : 2001. 11. 17 (토) 맑음 송영희


지명 밤재 미녀봉어깨 미녀봉 벌매산 능선 좋은길 선진리
고도 150 465
거리 0.9
시간 0:40 30(1:10) 20(1:30) 10(1:40) 1:50(3:30) 10(3:40)

지명 제안고개 건너편 삼각점 송전탑 십자안부 314봉어깨
고도 90
거리 2.8(3.7)
시간 20(4:00) 20(4:20) 10(4:30) 10(4:40) 20(5:00) 40(5:40)

지명 314봉 무명봉 무명봉 임도 장소리 13번국도 성전
고도
거리 4(7.7) 2(9.7) 1(10.7) 1(11.7) 4(15.7)
시간 10(5:50) 1:20(7:10) 30(7:40) 30(8:10) 10(8:20) 10(8:30) 40(9:10)

구간거리 기맥거리 접근거리 하산거리
15.7 9.7 6

구간시간 기맥시간 접근시간 하산시간 휴식시간 헤맨시간
11:40 7:40 1:30 1:30 1:00


광주터미날에서 5시 첫차를 타고 성전에 도착하여 음식점을 찾았으나 문 연 집이 없다 그렇다면 하루 종일 빵과 과일로 때우는 도리밖에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영구영하고 있노라니 빈택시 한 대가 내 옆에서 선다 사정 이야기를 하니 친구가 하는 슈퍼에 연락을 한다 햇반 오뎅 햄버거 우유를 사고 왕복 택시 요금인 6000원에 밤재로 간다
이 기사 아저씨 여러 가지로 고마웠다 벌매산 이야기를 하는데 그 생긴 형상이 머리를 풀어놓고 반드시 누워 있는 미녀상이란 것이다 눈 코 귀 젖가슴 등 없는 것이 없단다 그래서 그 형상을 매일 보는 월평리 처녀들이 바람이 나 가출을 밥먹듯이 하는데 마을 어른들이 보다 못해 그 대책으로 산 입구에 수양버들 벽을 만들어 집에서 보이지 않게 하였다고 한다

좌우지간 4차선 도로 따라 밤재를 넘어서 유턴하여 구도로로 오르면 고개마루에 주유소와 음식점이 있으나 산꾼이 한끼 먹을 그런 음식이 아니니 믿을 건 못된다
주유소 바닥에 앉아 개 짖는 소리 들으며 아침을 먹어가며 벌매산을 바라보니 에그머니나 웬 미녀 그 모양이...!!!

머릿결이 뒤로 날렵하게 흘러내리고 (머리 감길 때를 상상하면 됨) 넓은 이마와 눈 오똑한 코 입과 미려하게 흘러내린 턱 그리고 커다란 유방은 하늘을 향해 솟구쳐 탱탱한 숫처녀의 젖무덤을 연상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어서 쏙 들어간 배(?) 아래 무릎을 약간 세운 두다리를 살짝 벌리고 있다 그 곳에서 곧 음수가 터져 월평저수지를 가득 채우고 넘쳐나서 월평 들녘을 적시게 될 것 같다 어쩜 풍요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 아닐는지... 다시 설명하자면 선정적이고 섹시한 거대한 미인이 누워서 흥분에 못 이겨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음수를 쏟아낼 것 같은 형상이라 묘한 기분이 된다

마누라가 나중에 말하는데 너무 무서웠다고 한다 해뜨기 전 신새벽 하늘에 떠있는 거대한 발가벗은 미인을 한번 상상해 보라 어찌 무섭지 않았겠는가
신의 절묘한 작품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밤재 : 6:40

바로 옆 채석장에서 돌 깨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몇단계로 만들어진 절개지를 적당히 오른다 주유소 뒤 산사면을 왜 절개해 놓았는지 내 머리로는 짐작이 안간다 길이 있으려니 하고 오르는데 본능선에 오르기 전까지는 전혀 길이 없는 급경사 지대다 가끔 바위가 나오면 우회해서 오른다 1km도 안 되는 거리를 무려 두시간이나 올라야했다
이 여인상을 미녀봉이라고 가정하고 그 어깨에 올라 좌측을 바라보니 수려한 암릉이 펼쳐진다 머리에서 목까지인데 잘하면 릿지로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녀봉어깨 : 7:20 7:40 출발

바위를 돌고 돌아 오르면 미녀의 유방봉에 오르게 된다 그 뒤로 벌매산 능선이 전개된다 오른쪽으로는 다리 부분에 해당하는 바위들이 삐죽삐죽 서 있다 이 유방에 해당하는 봉우리를 미녀봉이라고 이름지어 본다 다리 사이로 뛰어들고 싶은 생각은 아예 하지를 말아야한다 그 곳은 끝이 없는 절벽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미녀봉 정상은 바위이며 젖꼭지 부분에 해당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능선 산행이 시작되며 길은 아우토반이다

미녀봉 : 8:10

벌매산에 오르니 조망이 뛰어나며 아무런 표시도 없다 오른쪽으로 많은 표시기들이
붙어있다 이 벌매산은 三郡峯이다 즉 영암 해남 강진 삼개군의 정점이며 서쪽으로 흐르는 산줄기는 가학산 흑석산 두억봉 등 수려한 암릉미를 자랑하는 산줄기로써 영산남기맥을(?) 형성하고 있다 언젠가는 한번 답사를 하여야 할 산줄기이다
이 기맥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는 山群이다
원래 벌매산은 성산이라 부르던 것을 한자의 뜻에따라 별성 뫼산이므로 순수한 우리음으로는 별뫼산이 되는데 이것이 발음하기 좋게 벌매산으로 되었다고 한다

벌매산 : 8:30

무심코 표시기 많이 달려 있는 곳으로 진행한다 팔자에 없는 릿지 산행이 당분간 계속되는데 키큰 배낭이라 운신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뒤로 안고 돌아가는데 배낭이 바위에 걸려 어찌할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가까스로 벗어서 먼저 내려간 처에게 던져주고 내려간다 이 놈의 시큰거리는 다리는 50cm도 뛰어내리지 못하니 참으로 민망하고 난감하다
가다가 생각하니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땅끝기맥을 한다는 것이 왜 흑석산으로 가고 있는가 말이다 벌매산까지 빽한다 내려온 릿지길로 안가고 오른쪽으로 해서 벌매산으로 직접 붙는 길을 발견하고 나니 후들거리는 다리가 진정이 된다 벌매산 정상에서 왼쪽으로 2번국도와 나란히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를 타야 기맥이다

벌매산 : 9:30

길도 거의 없고 표시기 하나도 없어 잘 가늠해서 진행해야 한다 내려가다 자꾸 눈꺼플이 덮어져 할 수 없이 한숨 잔다 일어나보니 에구 1시간이나 흘러버렸다

능선상 : 9:40 10:40 출발

이후 길은 흔적이 있다가도 없어지곤 하는 가시 잡관목 길이라 진행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다 조망 좀 터지는 곳에서 오늘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니 가늠은 되는데 도대체가 사람 다닌 흔적이 없다 좌우지간 길 찾아 이리저리 헤매니 아까운 시간만 자꾸 지나간다 가시 잡목을 뚫고 내려가니 갑자기 길이 좋아진다 좌측을 바라보니 기맥이 흐르는데 바로 옆 지맥으로 흘러버린 것이다 그러면 조금만 더 진행하면 선진마을이 나올 것이다 물도 좀 보충하여야 하겠고 하여 오히려 잘 됐다는 느낌이 든다 船津里라 왜 동네 이름이 배선자에 나루진자를 쓰는 것일까? 옛날엔 이곳까지 배가 들어오는 포구였단 말인지 ?....
산자락부터 감나무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일손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매달린채로 홍
시로 익고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키작은 감나무 가지에 찢어지도록 매달린 형상이 애처로워 보인다 산에도 감 밭에도 감 길가에도 감 집안에도 감 텃밭에도 감 하여
튼 지천으로 썩어나가는 것이 감이다 까치 몇마리가 열심히 쪼아먹는 모습에 풍요
그 자체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 할 수가 있을까?
해남군 계곡면 선진리 328번지 김명례 집으로 물 보충하러 들어가니 감을 한보따리 준다 이 마을은 줄게 감 밖에 없다고 한다

선진리 : 12:40

제안고개로 오르는데 밭둑에는 역시 감천지다 고개로 오르니 4차선으로 신설된 도로로써 중앙분리대가 높게 설치되어 있어 넘어가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할 수 없이 선진마을에서 똑바로 보이는 도로 밑 굴을 통과해야 하니 지능선으로 빠져 버린 것이 직통길임에는 틀림이 없다

4차선도로 : 13:00

굴을 통과해 초원모텔 앞으로 해서 고개 마루로 오르니 구도로 제안고개다 양쪽으로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애향비에 "조국의 미래 청년의 책임" 문구가 좀 이상하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지 왜 청년들만의 책임인가?
양지쪽 철모르는 분홍빛 진달래 한송이 새빨간 동백 한송이가 수줍은 듯 자태를 빼꼼히 내밀곤 한다 해남군 관광안내소가 100m 전방에 있다고 하나 눈을 씻고 봐도 안보인다 왜 안내소 간판을 설치하였을까? 없는데???...

제안고개 : 13:20

길이 없으니 공원에서 아무렇게나 오르면 잡목 속에 삼각점이 있다 이 잡목 속에도 어김없이 감나무 한그루가 나 있소 하며 나타난다 잡목 숲을 벗어나면 밭 가운데 송전탑을 지나 양옥집 민가 왼편 묘가 있는 곳으로 오르면 길은 좋다 여기 저기 무더기로 있는 대나무 밭을 지나면 농로가 나오며 또 밭 가운데로 간다 비니루 사이로 대궁을 내밀고 있는 마늘밭 완두콩밭을 지나간다 정상도 밭이고 안부도 밭이다

십자안부 : 14:00

314봉 오름길은 급경사라 숨을 골라가며 올라야 한다 오늘은 마누라쟁이가 나보다 훨씬 잘 가고 있다 314봉 어깨에서 한숨을 몰아쉰다


314봉어깨 : 14:40 14:50 출발

314봉은 삼각점이 있으며 조망이 끝내준다 뒤돌아보면 수려한 미녀봉 암장의 하얀
속살이 눈부시게 다가오며 북쪽 저 멀리엔 부채살을 펴든 듯한 암릉미를 자랑하며 다가오는 월출산 전경 그리고 서쪽으로 원을 그리며 다가드는 흑석산의 암릉 그대로 이대로 정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가는 길이 정해진 이상 계속 걸어야만 하는 숙명의 길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게 하곤 한다 웬 청승이람 허허...

314봉 : 15:00

아! 이제부터 능선은 평탄하지만 지독한 가시 잡관목이 가는 길을 막으니 애꿎은 시간만 마냥 흐른다 도면을 보면 1cm도 못 갔는데 시간은 몇 시간씩 흐르고 ... 마음은 급하고 길은 없고 비록 긴바지 긴팔옷을 입었으나 맹감나무 가시는 옷 속으로 들어가 할퀴고 간다 바지에 핏물빛이 비친다...

무명봉 : 16:20

또 무명봉에 올라 약간의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가야할 기맥 줄기를 가늠해 보니 앞으로 보이는 임도가 넘어가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길을 뚫고 갈 방법이 없다
해는 짧고 시간은 없는데 걱정이 앞선다 안되겠다 탈출해야지 길 없는 산중에서 밤이 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명봉 : 16:50

산사면 작은 돌들이 사태가 난 듯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마누라는 저멀리 먼저 내려가고 상당한 거리를 두고 내가 내려간다 줄줄 미끄러지며 돌과 함께 내려간다 마누라 하는 말이 생각난다 산에 갇힌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한다 처음에는 해본 소린줄 알았는데 저녁 먹으면서 하는 말이 더욱 걸작이라 텐트 안가지고 온 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겁이 났다고 한다 아직까지 혼자 산행한 적도 없고 탈출한 경험도 없으니 그럴 만하다 한없이 내려가면 임도가 나오며 길은 편해진다

임도 : 17:20

앞에 보이는 저수지 형상을 보니 도면에 있는 장소제이다 잠시 논 밭가를 지나면 제법 큰마을이 나타난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모든 곳에 감나무 천지다
도면상 해남군 계곡면 장소리로 빠져 나온 것이다

장소마을 : 17:30

자! 이제 성전으로 가서 저녁 먹고 여관 잡을 일만 남았다 새로 건설한 성전 강진간 4차선 도로 밑 굴을 통과하면 장소 버스 정류장이다

버스정류장 : 17:40

예쁜 학생에게 물으니 한시간 이상 기다려야 버스가 올 시간이란다 그렇다면 10리 정도 밖에 안되는 거리이니 걸어가기로 한다 인도가 없는 2차선 13번 국도를 따라 간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지만 철저히 주의를 하며 걸어간다 어둠은 살같이 덮쳐와 사위는 깜깜한데 덤프트럭 바람 가르는 소리만 가슴을 철렁철렁하게 만든다
성전 가기 몇100m 지점에서 가던 빈택시가 친절을 배푼다

성전 : 18:20

진선미 식당에 들러 나는 추어탕 처는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으며 여관을 좀 소개해 달라고하니 별천지 여관으로 가라고 한다 바로 제안고개 전에 있는 멀리서 보아도 잘 지어논 초원모텔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걸어오다 보니 룸싸롱 캬바레 나이트 간판에 훤하니 불이 켜져 있고 그 옆 별천지가든은 간판을 보니 단란주점이다 내가 싫어하는 업종만 골라서 집합해 논 곳을 뭐하러 가야하나? 이 동네는 여관이 없고 여인숙만 있는데 너무 지저분해서 잘 수 없을거라고 한다 나 같으면 돈 만원 정도 지불하고 잘텐데 여자들이란 그저.... 뜨신 물 나오는 곳에 가서 자야한단다 다시 택시 잡아타고 (2000원에) 초원모텔로 간다 어쨌든 내일 아침 택시 탈 일이 없이 곧바로 장소리로 가면 될 것이다

일시 : 2001. 11. 18 ( 일 ) 맑음 송영희

지명 제안고개 장소리 장소재 초소 서진봉 남진봉 동남진봉
고도 90
거리 2 2(4)
시간 0:20 1:10(1:30) 10(1:40) 20(2:00) 30(2:30) 20(2:50)

지명 당재 무명봉 월남봉 월남재 월남마을
고도 210 340
거리 2(6) 0.8(6.8) 1.5(8.3)
시간 20(3:10) 10(3:20) 30(3:50) 10(4:00) 20(4:20)

구간거리 기맥거리 접근거리 하산거리
8.3 2.8 4 1.5

구간시간 기맥시간 접근시간 하산시간 휴식시간
5:20 2:30 1:30 0:20 1:00

일어나 보니 7시가 넘었다 6시에 출발하려던 계획이 두시간 정도 늦을 수밖에 없게되었다 무엇인지는 몰라도 막연히 불안한 마음이 든다 초원모텔은 것모습은 고급스러운데 실제로 사용하는 룸은 소독을 자주하지 않았는지 장롱안은 냄새가 나며 이부자리는 세탁을 안했는지 때가(피가??) 묻어 있는 채로다 이부자리 바꾸고 씻고 잠잔다
잘자고 빵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어제 걸어 온 길을 역으로 간다

제안고개(초원모텔) : 7:50

깨끗한 장소마을을 지나간다 하늘색 지붕과 멋진 양옥집 사당 중수 한옥 건물 등 겉으로 풍기는 이미지가 좋다 걱정없이 여유를 가지고 인생을 음미하며 살아가는 조용한 마을을 연상시킨다

장소리 : 8:10

장소제 지나 어제 내려올 때는 외길이었던 것 같은데 갈래길이 여럿이다 아침부터 헤맨다 능선으로 붙지도 않고 헤맨다 이 길도 아닌개벼~~ 저 길도 아닌개벼~~ 모든 구멍을 쑤셔보아도 어제 내려온 길 같지가 않다 이 때는 과감하게 한길을 택하여 진행할 도리 밖에 없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 길이 없어지고 그저 정상을 가늠하여 진행한다 어제 능선상에서 격은 험한 가시 잡목 등은 없고 키 큰 참나무 소나무 숲이라 진행하기에는 수월하다 지도에도 없는 임도가 나오며 잠깐 오르니 고개마루다 편리상 장소고개라고 불러본다

장소재 : 9:20 9:30 출발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임도는 상당히 넓다 2차선 비포장 도로라고 할 수가 있다 이어서 능선으로 올라채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올라가면 무언가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산불감시초소 1동이 덩그렇게 놓여 있으며 잘 정비된 길은 여기서 끝나고 또 끝없이 가시 잡목과 싸워야 한다

산불감시초소 : 9:40

무명봉에 올라 천지를 조망한다 뒤를 돌아보면 월출산 오른쪽은 흑석산 연릉 그 사이에 벌매산 미녀봉의 하얀 속살이 내내 나를 따른다 여기서 직진하지 말고 좌측 서쪽으로 내려가야 기맥이다

서진봉 : 10:00

이어서 고만고만한 능선을 조심해서 진행한다 30분 정도 가다 기맥은 남쪽으로 휘어진다

남진봉 : 10:30

20분 정도 가다 기맥은 그 머리를 동남 방향으로 튼다

동남진봉 : 10:50 11:10 출발

안부로 내려서면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이 곳이 당재인 줄 알고 무명봉을 하나 올랐다 내려서니 좌우 길이 확실한 안부에 이르게된다 여기가 진짜 당재인 것이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월남마을이다

당재 : 11:30

잘 가꾸어진 무덤을 지난다 부근 일대는 텐트 몇동 칠만한 공터다 이어서 또 급경사 무명봉으로 오른다

무명봉 : 11:40 11:50 출발

또 무명봉을 오른다 편의상 이 봉우리를 월남봉으로 불러본다 엄청난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월남봉 : 12:20

내려가는 길은 없다 적당히 산사면을 치고 급경사를 내려가니 월남마을 가는 임도
가 나타난다 기맥 바로 옆뎅이를 치고 내려온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임도는 생긴 모양으로 보아 서기산 정상까지 이어진 듯하다

다음 구간 할 때 길 따라 올라갈까? 아님 월남고개로해서 능선 타고 갈까 여기서 고민을 좀 한다 좀 더 진행해 서기산까지 가서 부전마을로 내려올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한데 워낙 남쪽 나라라 서울 올라가는 시간을 생각해야 한다 월남마을로 하산하기로 작정한다 몇KM하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리려니 좀 애석한 마음이 든다 미련을 버리고 지도상 강진읍 서산리 월남마을을 향해 발길을 내딛는다

월남고개 : 12:30 12:50 출발

이 마을도 예외 없이 집집마다 산꼴짝마다 감나무다 푸른대는 장부의 절개드냐 곳곳에 울울히 창창히 우거져 있다 동네를 관통하면서 보니 교회가 서넛은 되어 보인다 동네 사람에게 물어보니 두 개란다
깨끗한 동네 입구 계곡물에 빨래하는 아낙은 나의 아스라한 기억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게 한다
마누라 왈 "요즘도 냇가에서 빨래하는 곳이 다 있네" 하며 신기해한다 양옥집과 한옥이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어린 아이들이 여럿이서 뭉쳐 다니며 놀고 있는 전형적인 옛날 시골마을 풍경이 정다웁게 느껴지며 어딘지 모르게 동네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 까마득한 의식의 저 구석에 있는 교회 종소리가 살아서 생생하게 울려 퍼진다

월남마을 : 13:10

대부분 요즘 시골은 노인들만 있고 젊은이들은 전부 도회지 나가 살고 있으나 이곳은 예외이다 아이들을 보니 젊은 부부들이 제법 많이 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할머니 한분에게 여쭤보니 조그만 땅뙤기 하나라도 다음에 들어 올 사람들이 사놓고 있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귀농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마을이다 물론 교회도 여기 있는 마을 사람들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모여든다는 것이다
여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시사철 바쁘게 생활한다 전부 특용작물 비닐하우스 재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1시간을 기다렸다가 들어오는 강진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나가야 한다 승강장 바로 앞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몇마디 물어본다
"여기 가게가 있니?"
"아니요"
"그럼 까까 먹고 싶을 때 어떡하니"

"일주일에 두 번 교회 나가면 과자를 줘요"

물론 학교도 읍내에 있는 학교로 가야한다고 한다 상당히 불편할 것 같은데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 곳은 무슨 이유가 있을까????...
폭 들어간 U자형 계곡에서 사시사철 따뜻한 기운이 나오는 원기 왕성한 땅일까?
폭이 너무 좁아 답답할 뿐인데 ....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길은 1차선 포장도로로써 서로 마주치면 피 할 수조차 없는 그런 좁은 길을 하루 5회씩 들어온다고 한다
너른 서산저수지가를 한참을 달려나가야 한다 다음번엔 강진에서 6시45분 버스를 타고 들어와야 할 것 같다 강진식당에서 맛있는 감자탕으로 식사를 하고 1시간에 1대씩 있는 15시 50분 강남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차가 얼마나 밀리는지 서울에 도착하니 자정이 지나가고 있었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