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구간 월출산군 월각산구간

일 시 : 2001. 10. 20 맑음


지명 도갑사입구 도갑사 수미비 이정표 이정표 미왕재 이정표
고도 180 240 500 500
거리 0.4 0.9(1.3) 0.9(2.2) 0.8(3)
시간 0:10 10(0:20) 10(0:30) 30(1:00) 30(1:30)

지명 이정표 이정표 도갑산 이정표 도갑재 성전저수지골 남진점
고도 410 430 375 320 320 290
거리 0.4(3.4) 0.5(3.9) 0.4(4.3) 0.5(4.8)
거리 30(2:00) 20(2:20) 20(2:40) 20(3:00) 30(3:30) 40(4:10)

지명 동진점 무명봉 삼거리 묘 십자안부(임도) 월각산 안부
고도 415
거리 4.1(8.9)
시간 10(4:20) 30(4:50) 20(5:10) 10(5:20) 20(5:40) 1:10(6:50) 20(7:10)

지명 서진점 안부 무명봉 무명봉 158봉 밤재 밤재
고도 150 150
거리 3.2(12.1)
시간 40(7:50) 40(8:30) 1:20(9:50) 30(10:20) 10(10:30) 10(10:40) 10(10:50)

구간거리 기맥거리 접근거리 하산거리
12.1 9.1 3

구간시간 기맥시간 접근시간 하산시간 휴식시간 헤맨시간
13:10 9:20 1:30 1:30 0:50

광주에서 5시30분에 장흥행 첫버스를 타고 영암서 내려 도갑사 가는 차편을 알아보니 9시 30분에 있다고 한다 기다릴 수도 없어 택시를 타고 도갑사 입구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택시요금은 메다대로만 내면된다(8,000원)

도갑사입구 : 6:30

세상에 그 이른 시간에 매표소 아저씨가 근무하고 있질 않은가
"전요 월출산 정상을 가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문화재는 관람할 이유가 없으니"
중얼중얼... 거려보지만 받지 않을 눈치가 아니라 웃으면서 도합 2,500원을 지불하고 종이쪽지 한 장 받아넣고 터덜거리며 걸어간다
해탈문을 지나면 도갑사 경내라 문화재 관람료를 지불했으니 눈요기라도 조금 해 보자는 심산으로 안내판을 열심히 읽으면서 지나간다 요사채 옆에 있는 4m가 넘는 돌을 파내어 만든 석조에서 시원한 옥수가 철철 넘친다 이조 중엽쯤의 명품이라고 한다 조금 더 진행하면
"보물 89호 석가여래 석불좌상 미륵용화세계 천년고찰 기도성취 도량"이라는 안내판을 지나간다

석불좌상 : 6:50

조금 더 진행하면 도선수미비 부도전이 나온다
"전남 유형문화재 제 38호인 도선수미비는 이조 중엽 1653년 17년간의 작업 끝에 완성되었으며 높이 4.8m 폭 1.42m이다 비면에는 도선 수미 스님의 공덕을 1500자로 음각해 놓았다 비신에는 두 마리의 용이 동서를 향해 머리를 쳐들고 측면에도 역시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을 향하고 있다 기단은 거대한 거북이가 여의주를 물고 고개를 쳐들고 있다"는 내용이다

부도전 : 7:00

진행하다보면 이정목에 억새밭 1.7km 도갑사 0.9km 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정목 : 7:10

또 이정목이 나오며 억새밭 0.8km 라고 한다

이정목 : 7:40

미왕재로 오르니 강한 햇빛 세상을 날려버릴 듯한 강한 바람에 억새가 은가루를 뿌리며 춤을 춘다

미왕재(억새밭) : 8:10

월출산의 암봉군들을 뒤로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잠깐 가다보면 너른 헬기장
과 묘가 있으며 휴식년제 구간이므로 2002년까지 출입을 금지해 달라는 호소성 경
고판이 발길을 묶는다 이정목에 도갑주차장 3.9km 천황봉 3.1km 구정봉 1.6km 라고 쓰여 있다 휴식년제로 묶여 있어도 길은 확실하나 가시와 잡목이 제멋대로 자라 진행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이정목에 도갑주차장 3.5km 억새밭 0.5km란다

이정목 : 8:40

나오는 안부는 억새밭이며 진행하다 보면 잡목속인데도 가끔씩 바위가 나타나 뒤돌아 불꽃처럼 타오르는 월출산 전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그 옆으로 짙은 녹음속(아직 단풍이 안들었음) 저 멀리 영암벌이 보인다
이정목에 도갑주차장 3km 억새밭 1km 란다

이정목 : 9:00

고만고만한 능선을 가다보면 안부 잡초속에 또 이정목이 나온다
도갑주차장 2.6km 란다

이정목 : 9:20

또 잠시 가다보니 도갑산은 언제 지났는지 지나가고 마지막 이정목이 서 있는 도갑재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뚜렷한 길은 도갑사 가는 길이고 가야할 기맥은 정글 속이다
도갑주차장 2.1km 억새밭 1.9km 란다
이정목 옆 잡초 가시를 들추고 나가면 기맥이다

도갑재 : 9:40 10:00 출발

아쉬운데로 길 흔적은 잘 나 있어 무리 없이 진행하다 보면 기맥은 동으로 급히 꺾어져서 흐른다 좌측 계곡으로 치고 내려가면 성전저수지 가는 길이다 지도에서 동쪽으로 완전히 V자로 휘어지는 곳이다

성전저수지고개 : 10:30

조심스럽게 가다보면 능선은 남쪽으로 그 머리를 돌린다

남진지점 : 11:10

잠시 가다보면 능선은 또 동쪽(왼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앉아서 숨을 돌린다 담배도 피우고 간식도 먹고...

동진지점 : 11:20 11:40 출발

월각산 인줄 알고 우측 사면으로 돌아 나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무명봉이었다
진짜 월각산은 저멀리 묵직하게 곰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듯이 그렇게 있다 감히 범접하지 못하게...

무명봉 : 12:10

잡초 억새 잡목으로 빼곡이 채워진 버려논 헬기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가시밭길이다
시간이 한없이 늘어진다 다시 오른 무명봉에서 직진길이 좋으나 기맥은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야 한다

무명봉(삼거리) : 12:30

내려가다 묘2기가 있고 길이 없어진다 여기서 헤매는 계기가 되었다

묘2기 : 12:40

그러면 삼거리에서 조금 더 가다 왼쪽으로 꼬부라져야 하나? 삼거리로 빽해서 직진길로 가다 보니 여기도 길이 없어진다 아무리 보아도 좌측 우람한 산이 방향으로나 감으로나 월각산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선다 다시 삼거리로 빽해서 묘2기가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

묘2기 : 13:30

길이 없지만 산사면을 감으로 계속 내려가나 웬지 뭔가 좀 이상하다 좌우지간 위에서 보았을 때는 꼭 계곡으로 곤두박질 칠 것만 같게 느껴지는 지형이다 하여간 한없이 내려가니 임도가 나오며 바로 오른쪽 위가 고개마루다 정확하게 기맥은 아니지만 틀리지 않고 내려왔다는 생각이 드니 기운도 나고 안심도 된다 임도는 왼쪽 산사면으로 돌아 오르고 몇 발자국 더 오르면 십자 안부다 지도상 월각산 오르기 직전 잘룩이로서 점선으로 길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이다 왼쪽으로 임도 따라가면 역
시 성전저수지 가는 길이 틀림없다 내려오면서 오른쪽으로 붙어서 내려오면 정확한 기맥이 될 것이다

십자안부 : 13:50

좌측으로 임도와 나란히 오른다 워낙 고도가 낮고 보니 415m의 월각산도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월각산 직전 본능선으로 오르니 조망이 좋다 송월재 저수지 그 뒤로 성전읍까지 보인다 모든 경관이 시원스레 펼쳐져 가슴이 날아갈 것 같이 시원하다
왼쪽 위를 쳐다보니 월각산이 나를 굽어보고 있다 기맥능선은 오른쪽으로 흐르니 10분 정도면 월각산 정상을 갔다 올 수 있을 것 같으나 굳이 올라가지는 않았다

월각산 어깨 : 15:00 15:10 출발

무명봉 지난 안부에서 졸음이 몰려와 잠깐 누웠다 일어나니 20분이 흘러버렸다

안부 : 15:30 15:50 출발

또 올라간 무명봉 정상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높은 산은 오르지 않는다 기맥은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꺾어서 내려간다 또 20분 정도 가다보면 다시 오른쪽(서쪽)으로 90도로 돌아내린다 앞으로 가야할 벌매산과 그옆 암봉이 웅장하게 나래를 피고 날아 갈 듯한 포즈로 엎드려 있다 오르는 길이 급경사라 힘께나 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능선 끝 바위 틈새에 웬 감나무 한그루가 잎은 거의 다 지고 가지 끝에 작은 감 한개가 붉게 물들고 있다 앙증맞다고 생각이 들다가 갑자기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능선 끝에서 길은 없어지고 오른쪽으로 잠깐 내려가니 암벽이 가는 길을 막는다
도면상 월각산에서 남쪽으로 가다 무명봉에서 서남쪽으로 급히 떨어지는 지점인 것이다 직진해서는 도저히 내려갈 수가 없다 좌우를 살펴보니 그 중 왼쪽이 내려갈 만하다 큰 배낭이 뒤로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앉아서 히프와 팔 다리 스틱에 의지해 안전하게 내려섰다 내려서서 뒤돌아보니 오른쪽으로도 내려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은 겨울이면 도저히 내려갈 수가 없을 것이니 자일 한동 걸어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잠시 가다 왼쪽으로 꺾어서 잠깐 내려가면 좌우 길이 뚜렷한 안부에 이르게 된다

십자안부 : 17:00

진행하는 방향으론 아예 길이 없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밀림에서 헤매게된다 가시
넝쿨 잔솔 억새 잡관목 등을 온 몸으로 밀어붙이며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보니 시간이 한없이 흐르고 어둠은 화살처럼 달려와 나의 몸을 인정 사정 보지 않고 덮어버린다 별도 달도 없는 어둠속에서 1시간 이상 헤매며 내 한몸 누울 곳을 찾았으나
정글속 공터가 나 여기 있소 하며 나타나 주질 않는다 할 수 없이 무명봉 정상에 올라 잡목 숲을 비집고 텐트를 친다 차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밤재에 다 온 것 같은데 ... 손전등에 의지해 밤길 밀림을 헤치고 나갈 수는 없다

무명봉 : 18:40

텐트 안을 정리하다 들으니 웬 고양이 소리가 신경을 자꾸 건드린다
전화가 왔다 "무섭지 않어 외롭지 않어" "그래 그렇다 무섭고 외롭다" 사실은 전혀 그런 것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전화해 준 성의를 봐서 다 인정을 한다
밤재 넘는 차소리를 밤새 들으며 그렇게 잠이 들었는지 말았는지 비몽사몽간에 빗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텐트 안으로 물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고 있다 이번에도 후라이를 가지고 가지 않아 당하는 일이다 설마 비겠어 이슬이겠지 이내 그쳤다가 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침낭 밖이 축축해진다 이슬이겠지 하고 뒤척거리다 보니 밖이 훤히 밝아온다

야영지 : 2001. 10. 21 07:30

일어나 보니 세상에 이슬이 아니고 가는 비가 줄기차게 오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심란해진다 일정대로 서기산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배낭은 물을 먹어 점점 무거워지고 온 몸은 물에 빠진 생쥐꼴이다
길이나 제대로 있나 대충 자동차 소리나는 곳으로 방향을 잡고 정글을 헤쳐 나가다 보면 안부로 내려섰다 무명봉으로 오른다 정상은 키큰 소나무 몇그루가 너른 터에 서서 운치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서 또 가는 방향을 가늠해 본다

무명봉 : 8:00 8:10 출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정글을 헤치고 올라가니 길이 기가 막히게 좋아진다 묘에서 왼쪽으로 가다가 또 나오는 묘를 가로질러 몇 발자국 올라가니 삼각점이 반긴다 바로 도면상 158봉인 것이다

158봉 : 8:20

내려오면 높은 절개지가 앞을 가로막는다 콘크리트 수로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4차선 포장 도로인 밤재다 2번 국도로써 최근에 확장한 모양이다 중앙 분리대가 높게 설치되어 있어 무단 횡단한다는 것은 일찌감치 접어야 한다

밤재 : 8:30

건너편에 음식점과 주유소가 있는데 그 앞 도로는 도로가 확장되기 전 구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도로 따라 200m정도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 고개마루가 바로 강진과 영암땅 경계인 것이다 도깨비 돌장승이 도로 양쪽에서 두눈을 부릅뜨고 내려다보고 있다
신기한 것은 우리 민족은 참으로 탑쌓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돌장승 주위로 어디서 가져 왔는지 작은 돌무더기가 쌓여 있으며 그 가운데 돌장승이 서 있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 상황이 산행을 접을 수밖에 없다 비에 젖은 몸으로 무리하게 진행하다 사타구니라도 쓸리는 날엔 그 쓰라림을 어찌 참으랴 또한 어제 마른 억새에 미끄러지며 돌맹이와 정면 대결한 항문뼈가 앉으나 누우나 쑤셔대니 그 또한 참기 어려울 것이다
200m 내려간 버스 정거장 앞에 횡단 보도가 있다 건너가기 전에 버스를 타면 영암 가는 길인데 도면상 성전으로 해서 가는 것이 더 수월할 것 같아 길을 건너 잠시 기다리니 예측한대로 강진 시내버스가 한 대 온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타고 물어보니 이 고개는 버스가 귀하다고 한다 성전에 가면 영암 광주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다고 한다 지나오면서 보니 새로 난 도로는 준 고속화되어 차들이 쌩쌩 달리며 구도로는 시내버스 노선 등 그 나름대로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튼 이 밤재 주위의 식당들은 주로 보신탕 오리탕 토종닭을 파는 산장 비슷한 집으로서 배고픈 산꾼 1명에게 팔 그런 음식은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번 구간은 1시간에 1km도 못 가는 그런 구간이다 땅끝기맥은 다른 산줄기 할 때와는 모든 것이 달라 서글프다 길도 제대로 없고 표시기도 없는 것이나 같아 도면상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걸음이 머뭇거려지며 과외활동을 밥먹듯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리로 보아서 8회 정도로 끝내려고 작정을 하였으나 이런 식으로라면 15회 정도 해야 끝날 것 같다 좌우지간 서글프다 우리의 땅끝기맥이여!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