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2. 3. 3
구간 : 4번국도-아화-숲재-땅고개-오케이목장
기후 : 흐림
대원 : 10명
시간 : 08:45 - 16:30 (7시간 45분)
거리 : 도상 19키로미터

산행기

★ 08:45 (4번국도)
하늘이 잔뜩 찌뿌려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처음 들머리에서면 각오가 새롭습니다. 이번 구간은 낙동정맥중에서 고도가 가장 낫은 구간을 지납니다. 국도가 지나고 철로도 가로놓여있습니다. 여기가 맥길임을 실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엄연히 이 구릉을 경계로 비록 하찮은 도랑물 일지라도 영천쪽으로 흐르는 물은 남해로 들고 경주쪽으로 흐르는 물은 동해로 듭니다.

★ 09:15 (아화고개)
4번국도에서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아화고개까지의 길은 맥길 정수리에 밭으로 일구어져 있어 정확한 길을 짚어나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선답자의 시그날도 많지 않으므로 독도를 겸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4번국도에서 경부고속도로까지는 25~30분 정도 소요됩니다.

★ 10:40 (사룡산 1봉)
고속도로 지하도를 지나 과수원임도와 조남지골임도, 그리고 송전탑을 돌며 사룡산 아랫자락에 붙을때까지 낮은 구릉은 계속됩니다. 빽빽한 소나무숲을 겨우 헤쳐나가면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듭니다.
사룡산 제1봉 까지는 고도를 400여미터나 올려야하는 가파른길입니다. 제1봉에 올라서면 산세가 제법 비범한데가 있습니다. 군데군데 암릉도 걸려있고 탁 트이는 조망으로 산타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지난구간(시티재-4번국도)에 비하면 감흥이 한끗 달아오릅니다.

★ 11:10 (사룡산삼거리 - 생식마을)
사룡산 제1봉에서 4봉까지는 오르내림이 약하고 산세가 좋아 운행하기가 편합니다. 마지막 4봉을 지나면 생식마을과 사룡산정상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반드시 좌측(남쪽)으로 꺽어야함을 유의해야합니다.

★ 12:00 (부산성서문)
생식마을은 해발 500~600미터 정도되는 9부능선에 들어선 제법큰 규모의 마을입니다. 약 30호는 될 듯합니다.
임도를따라 10분정도지나 잘 포장된 숲재 삼거리를 만나면서 다시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부산성 서문으로 오르는길 입니다.

숲재에서 부산성 서문까지는 이렇다할 특징이 없습니다. 그러나 부산성 서문에서 독고불재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여기가 강원도의 어느 한 곳임을 착각할 정도로 고냉지밭이 잘 개간되 있습니다. 참 시원스럽고 정겨운 우리의 강토입니다.
산은 인간에게 무한한 은혜를 베품니다. 한도없이...끝도없이... 느끼고 못느끼는것은 단지 인간의 잣대로 달라질 뿐입니다.

★ 13:30 (독고불재:중간에 점심)
독고불재에 내려서면 동해쪽 물길은 영남목장이 들어서있고 남해쪽 물길엔 어두목장이 들어서있습니다. 정맥길은 중간에 쳐져있는 철조망을따라 오른쪽, 왼쪽 정겹게 이웃해 나있습니다.

★ 13:50 (651.2봉)
독고불재에서 651봉 오름길은 고도차가 제법나는 가파른길입니다. 20여분을 힘들여 오르면 길은 서남쪽으로 꺽이며 10여분정도의 부드러운길이 끝나면 또다시 300여미터의 내리막길이 다리 근육을 풀어놓습니다.

★ 14:35 (땅고개)
오리재를지나 땅고개에 닿습니다. 예전에 차를타고 많이도 다녔던 길을 이제는 땀으로 내려섭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왠만하면 오늘산행을 여기서 끝낼법도 하지만 두다리는 어느새 단석산 기슭에 붙어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힘겨움을 애써 즐기 는 듯합니다.

★ 15:05 (662봉)
힘들고 괴롭지만 30여분을 끊임없이 오르면서 세상사 다 잊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 시간만큼은 "나" 라는 존재는 없습니다. 그것이 너무 좋습니다.

★ 16:30 (오케이 그린목장)
662봉에서 단석산 삼거리까지는 100여미터 내려서다가 다시 오름길이지만 한결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산세가 깊어 기분도 고조됩니다. 삼거리에 올라서면 산책로같은 오솔길이 이어지고 그 끝머리에 신천지같은 그린목장이 펼쳐져있습니다.
이국적 분위기의 구조물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을 어린아이 마냥 띄어봅니다.

★ 산행후기 ★
※ 오늘도 나는 산을 오르내리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 비록 스스로 내게 무엇을 해줄 수 없는 존재지만...
※ 늘 새롭고 벅참을 느낍니다.
※ 산길을 걸으면서 뜨겁게 요동치는 심장의 울림도 듣습니다.
※ 그래서...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습니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