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시작한 날 : 2002년6월9일 둘째 일요일. >

* 제 1구간 1코스 : 중산리 ㅡ 천왕봉 ㅡ 장터목 ㅡ 법계천계곡 ㅡ 중산리

* 총산행거리 : 20 km

* 시간 : 중산리 10시출발 ㅡ 천왕봉 1시20분 도착 . 천왕봉 3시출발 ㅡ 중산리6시도착.

* 총산행시간 : 6시간20분

감히 엄두도 못 내고 마음만 먹고 있었던 백두대간 종주 계획을 더디어 실행으로 옮겼다.
대구의 K2 산악회 백두대간 5차종주 팀에 가입하여 대원들과 함께 지리산 천왕봉을
다시 오르게 되었다. 이제 태전초등학교 2학년인 정훈이와 둘이서 끝까지 종주를 하자고 마음을
굳게 먹고 힘찬 출발을 하였다.
아빠는 바빠서 안되고, 중학생 누나는 아예 포기하고, 그래서 정훈이와 둘이서만 계획을 세웠다.
작년 가을 우리 가족은 이미 지리산 종주를 하였지만(2박3일) 다시 한번 더 천왕봉을 올랐다.

작년에는 비도 오고 처음이라 그런지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5시간이 넘게 걸려서 올랐는데,
이번에는 3시간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간쯤에서 정훈이는 나를 추월하여 등반 대장님을
따라서 벌써 정상에 먼저 올라가 있었다. 작년에는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정상에 똑바로 서있지도
못하였다. 이번에는 날씨가 우리를 축복이라도 해주듯 화창하여 여유 있게 사진도 찍고, 주위를 감상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참, 천왕봉 밑에 맑은 물이 솟아나던 천왕 샘은 말라 있어서 천왕 샘에서 물 받을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K2 백두대간 종주대는 천왕봉에서 시산 제를 지냈다. 백두대간 종주가 끝날 때까지 아무 탈 없이
무사히 마칠수 있도록, 또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에 들수 있도록 염원 하면서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서 빌고 만세 삼창을 외쳤다.
모든 이들의 기도가 통하였는지 우리나라는 결국 16강에 들고야 말았다.

내려오는 길은 장터목 산장을 지나 법계천계곡으로 내려 왔다.
법계천계곡은 깊고도 웅장함이 느껴졌다. 곳곳에 물난리의 흔적이 보였지만, 비교적 잘 정비 되어
있었다. 우리는 모두가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잘 가꾸고 보존 시켜야 갰다는 생각을했다.
계곡의 물은 더운 날씨이지만 5분도 발을 담가 있지 못할 정도로 차고 시렸다.
물이 너무나 맑고 투명하여 물에 발을 넣는 것조차 미안하게 느껴졌다.
내려오는 길도 정훈이는 나를 제치고 30분은 먼저 도착하여 있었다.

중산리에 도착하니 등반대장님께서 준비하신 달고도 시원한 수박이 기다리고 있었다.
힘든 산행 후에 먹는 시원한 수박 맛은 평생 잊지 못할 맛과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나는 지난번 삐었던 발목이 퉁퉁 부어서 불편함을 느꼈지만, 백두대간 종주 첫날이라는 감격 때문에
아픈 줄도 몰랐다. 그리고 한 조각의 수박으로 인하여 하루의 피곤함이 말끔히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았다.
이렇게 배려해주신 대장님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한 달에 2번씩 가끔은 무박으로 산행하여 2년 4개월이면 종주가 끝난다고 한다.
백두대간 종주가 끝나는 그 날까지 한국의 산하 여러분들의 많은 격려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K2 백두대간 5차 종주팀 화이팅!" "이정훈 화이팅!"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