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종주 [여섯번째구간]




백두대간종주 [여섯번째구간]


중재-백운산-영취산-깃대봉-육십령


 


일시 : 2002년 5월 12일 (일요일)


날씨 : 맑음


종주자 : 이대명 혼자서


 


종주 경로 : 중재-백운산-영취산-깃대봉-육십령


위치별 고도 :  중재 : 해발 640m


                     백운산
: 해발 1278.6m


                     영취산
: 해발 1075.6m


                     깃대봉
: 해발 1014.8m


                     육십령
: 해발 670m


                     


구간별 거리 : 중재-약 4.1km-백운산-3.8km-영취산-7.5km-깃대봉-2.5km-육십령


[전체 종주 거리 : 총 17.9km (+α)]  '사람과 산' 측정거리


[전체 운행 시간 : 12시간 55분 (운행 10시간 40분 + 식사와 휴식 2시간
15분)]


 


시간대별 정리 :


 


5월 11일 (토요일)


19:10 분당 출발


00:06 백운산장 도착


 


5월 12일 (일요일)


03:00 기상


04:35 탑승 (경남 71 거 1115 승합차)


   :55 중재 고개 아래에서 하차


05:10 중재 출발


   :19 능선에 오름 이후 평탄


   :23 전망 트인 곳에 묘가 있고 동쪽하늘이 붉어진다...닭 울음
소리


   :28 또 묘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묘역으로 들어서기전 왼쪽으로
진행


   :33 철망 왼쪽을 따라 진행하다 내림길 이후 오르내림 반복


   :55 삼각점


06:05 중고개재


   :35 꽤 길고 가파른 오름길 시작


   :50 휴식


07:00 출발


   :07 능선에 올라서니 백운산 자락너머 해가 벌써 떠 있다.
다시 오름길 능선


   :22 전망이 탁 트이는 곳에 올라 5분간 휴식 월경산 사진 촬영


08:07 100m전방에 백운산 정상 표지목


   :10 백운산 (해발 1278.6m)도착  


   :40 출발


09:10 산죽군락이 거의 끝나고


   :40 봉우리 넘어서


10:10 또 헬기장만큼 넓은 봉우리


   :25 선바위고개


   :40 영취산 (해발 1075.6m)도착  금남호남정맥의 시작점
 


   :55 내려오는 길에 무릎이 아파 돌밭에서 휴식


11:10 출발


   :30 산사태 지역


   :35 넓은 안부를 지나 오르락내리락


   :50 갑자기 눈앞에 높은 봉우리


   :54 뒤돌아보고 능선 촬영, 뙤약볕에 그늘도 없다


12:00 봉우리 넘어서니 앞에 큰 암봉... 또 오르막


   :08 바위 정상, 비탈에 서있는 낮은 소나무에 표지기들이


   :20 간간이 나타나는 암릉길 시작


   :50 전망대 바위


13:00 그늘에 앉아 남은 햇반과 김치로 요기


13:20 출발


   :35 오름길 뒤에 이어지는 산죽밭


14:00 영취산과 육십령의 중간에 있는 고개,  양쪽에서 각각 6.5km 지점


   :40 북바위


   :55 휴식


15:15 출발


   :30 민령  약 10분간 억새밭 지나서 오름길


   :47 철탑


16:23 깃대봉 (해발 1014.8m)도착


   :30 출발


   :44 약수터 도착


17:00 출발


   :50 육십령 도로가 나무사이로 보이기 시작


18:03 육십령고개 위의 묘에 도착  남덕유 8km 표지판


   :05 오른쪽으로 진행해서 육십령 도착


   :10 도로 건너 다음 구간인 덕유산 들머리 확인


 


 


 


종주기 ---


 


5월 11일 (토요일)


 


일주일 전 중재까지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는 대간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노라고 다짐했지만


지금 나는 또다시 백운산장을 향해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번에 복성이재에서 오후에 시작하는 바람에


뜨거운 태양아래서 땀 흘리며 두통에 시달렸고 계획에 없던 야간산행까지 하며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미리 가서 백운산장에서 자고 내일새벽 일찍 출발하기로 하였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산길을 달려 백운산장에 도착하니 자정이 조금 넘었다.


내일 새벽 3시 30분 차량운행을 부탁하고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5월 12일 (일요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컵라면과 오곡햇반 데워서 반을 먹고


남은 밥은 점심식사용으로 배낭에 다시 집어넣었다.


4시 반이 되어서야 아저씨의 봉고차를 타고 출발하는데 주무시는걸 깨워서 죄송스럽다.


내일 이곳에 들르기로 되어있는 "산처럼"님을 위해 시원한 막걸리 한
통을 대접하도록 부탁을 드리고


중재 고개 아래에서 하차하여 고개쪽으로 걸어 올라가는데 어둠 속에서 앞서가는
대간꾼이 보인다.


중기마을 회관에서 3만원에 자고 오는 길이며 대간 땜방 산행 중이라는데


마을 회관에서 여기까지 벌써 1시간을 걸었더니 힘이 다 빠져버렸다고 엄살이시다.


얼른 보기에도 노련한 산꾼처럼 보인다.


 


같이 대간을 걷는 길이지만 어차피 나는 무릎 때문에 곧 뒤쳐질 것이므로


먼저 가시라 하고 새벽공기를 마시며 좀 있다가 정자나무 옆 대간길로 들어선다.
(05:10)


아직 날이 새기 전이지만 랜턴을 켤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들어섰다.


완만하게 시작하던 길이 조금씩 경사를 더해가더니 점점 가파른 오름길이 되어간다.


급경사를 오르다 갑자기 무릎이 뜨끔해 지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대간 시작 후 내내 무릎이 아파 고생했지만 시작부터 이런 적은 없었기에 나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주 봉화산을 넘어오면서 통증이 심해졌고, 그 다음날까지도 절룩거리며 힘들었지만


일주일을 쉬면서 좀 나아지는 것 같아서


지난주 아쉽게 중단한 육십령구간을 하기 위해 충분히 쉬지 못하고 온 것이 화근이었다


 


10분 정도 숨가쁘게 올라 능선에 이르렀는데 고민에 빠진다.


무릎통증을 무시하고 계속 진행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하고 내려갈 것인가...


계속 가다가 주저앉게되면 조난 당할 위험도 있지만


그냥 내려가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심정이라 두고두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고민중!)


............(결심!)


그래! 가보자!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다.


어떻게든 오늘 덕유산자락의 육십령까지 끝내고 나서 길게 쉬더라도 쉬어야한다.


이번에 내려가면 그동안 망설이며 미루어오던 병원에도 가 봐야겠다.


 


능선에 올라 평탄한 길을 걷다보니 전망이 트이는 곳에 묘가 있고 동쪽하늘이
붉어온다.


어디선가 닭 울음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아직 마을에서 멀리 오지 않았나 보다.


잠시 후 또 묘가 나오고 이번에는 묘역에 들어서기 전에 왼쪽 등로로 빠진다.


오른쪽으로 철망이 나타나 그 옆길을 따라 오르내림을 반복하다보니 삼각점
하나 나타난다. (05:55)


삼각점을 지나 약 10분간 내려서니 오른쪽으로 고갯길이 보이는데 중고개재
듯 하다. (06:05)


땀 흘리며 지나는 대간길에는 작은 야생화들이 앙증스럽게 피어있어서 피로를
덜어준다.


완만한 등로를 따라 이어지던 대간길은 다시 꽤 길고 가파른 오름길로 변하고
(06:35)


숨가쁘게 올려치다 한번 다리쉼을 하고 또 오르니 능선길에 올라선다. (07:07)


능선 오름길을 따라 걷다보니 백운산 너머로 아침해는 벌써 솟아있다.


10여분을 더 걸어서 전망이 탁 트이는 곳에 이르러 뒤돌아보니


지난주 고행의 야간산행을 하게 만든 월경산이 우람하게 서 있다. (07:22)


 


몇 구비를 돌아서 오르내림을 거듭하다가 마지막 고비를 올라서니 드디어 백운산
정상
에 오른다. (08:10)


정상에는 헬기장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늘이 거의 없어서 아침햇볕이 따갑고


뒤돌아본 월경산은 어느새 옅은 가스로 덮여 모습을 볼 수 없다.


겨우 그늘을 찾아 앉아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온 경주빵으로 간식을 대신하고
다시 출발. (08:40)


 


정상에서 왼쪽으로 난 대간길로 들어서자마자 급경사 내리막이다.


내리막에서 또 무릎이 시큰거리고 진행이 어려워 마주 오는 등산객들에게 길을
피해주기 바쁘다.


잠시 내려선 뒤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은 온통 산죽밭인데


통증이 좀 가셔서 그런 대로 진행할 만 하다.


고도 차가 크지 않은 오르내림을 계속하면서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고 (09:40)


또 다른 봉우리에 도착하니 헬기장 만큼이나 넓다. (10:10)


편안한 길을 따라 진행하다 보니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고


산새가 이끄는 대로 내림길을 내려서니 선바위고개에 이른다. (10:25)


 


선바위고개임을 알리는 표지목은 [영취산 0.3km, 백운산 3.5km, 무령고개 0.7km]라는
큰 글씨와 함께


작은 글씨로 [천왕봉에서 134.1km, 진부령까지 1105.9km]라고 적혀있는데


백두대간 1240km중에서 약 15%를 조금 넘은 셈이니 기가 질리고 앞이 캄캄하다.


이렇게 고생하면서 아픈 무릎으로 힘들게 왔는데 이제 겨우 15%라니...


 


허탈한 심정이지만 그래도 가야하기에


힘을 내어 오름길을 올라서니 영취산의 돌탑과 태극기가 반기며 나그네를
위로해 준다. (10:40)


금남호남정맥의 시작점이기도한 영취산에는 백두대간임을 알리는 안내판도 세워져있고


태극기와 함께 거인산악회의 표지목도 보인다.


[백운산 3.8km, 깃대봉 7.5km, 무령고개 0.4km]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흐린 날은 아니지만 희미한 가스에 덮여서 멀리 볼
수가 없고


능선의 왼편으로 그리 멀지 않은 작은 봉우리에 정자가 하나 세워져있다.


무슨 정자인지는 알 수는 없으나 진입로를 내느라 산을 많이 깍아서 흉물스럽게
훼손되어있다.


너덜길로 이어지는 내림길의 중간쯤에 걸터앉아서 '천하장사'소세지와 양갱으로
힘을 내고 다시 출발. (11:10)


 


산사태가 있었는지 흙이 많이 쓸려 내려간 곳을 조심해서 지나고 (11:30)


넓은 안부를 지나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갑자기 눈앞에 높은 봉우리가 버티고
있다. (11:50)


오르는 길은 온통 뙤약볕에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힘겹게 봉우리를 넘어서니 또 암봉이 솟아 있고


암봉 위에 올라서니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을 정도로 전망이 시원하다. (12:08)


지나온 능선을 한눈에 바라보니 그 아득한 길을 걸어온 내가 대견스럽고 가슴이
뿌듯하다.


드디어 북쪽으로는 남덕유와 장수덕유의 횟대능선이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의 가장자리에 서있는 소나무에는 수많은 표지기들이 나부끼고


비바람과 눈보라를 온 몸으로 받으며 세월에 시달려온 탓인지


남은 가지가 한쪽으로만 조금 남아있고 그나마 솔잎이 누렇게 변색되고 있어서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계속되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가끔씩 암릉길도 나타나고, 숲 속 길 옆에는 버섯이
자라고 있다.


근접촬영으로 버섯을 카메라에 담고 전망대바위에 올라선다. (12:50)


전망대바위에서 내려와 그늘에 자리잡고 앉아서 배낭을 내려놓고


새벽에 먹다 남겨둔 햇반과 김치와 김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13:00)


산행 전에 오곡햇반을 미리 익혀서 나중에 먹으니 설익지도 않고 찹쌀도 섞여있어
먹을만하다.


배낭을 다시 꾸리느라 잠시 쪼그리고 앉았다가 일어서는데 이상한 현상을 느끼게되었다.


계속 아프던 무릎이 이상하게도 갑자기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진 것이다.


쪼그려 앉는 것이 무릎에 통증을 없애는 원리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아프지
않아 기분은 좋다.


이후에도 무릎이 아플 때마다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서곤 했는데 응급조치로서
해볼만하다.


 


출발하여 오름길을 올라서 가다보니 또 긴 산죽밭이 이어진다.


산죽밭을 지나 내려오는데 앞에서 뱀이 스르르 기어간다.


워낙 빠른 속도로 숲 속으로 숨는 바람에 촬영에는 실패하고 곧 사거리가 나타난다.


육십령과 영취산의 중간지점으로 양쪽이 똑같이 6.5km라는 표지판이 있다.
(14:00)


왼쪽으로 논개생가 2km라고 되어있고 오른쪽으로는 경남 옥산리 3.5km라고 되어있는데


옥산리길은 사람이 다니지 않았는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


 


급하지 않은 오르내림 끝에 대간길에서 왼쪽 절벽쪽에 놓여있는 북바위
도착한다. (14:40)


육십령까지 6km 남았다는 표지판이 세어져있다.


전망도 훌륭한데다가 절벽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지만 햇볕이 뜨거워
바로 출발.


완만한 안부에 이르러 호두과자와 두유로 간식을 하고 약 20분 정도 땀을 식힌다.


억새가 흐드러진 민령을 지나 (15:30)


깃대봉을 향해 마지막 힘을 쏟으며 오르다 철탑 앞에서 숨을 고르고 (15:47)


작은 봉우리 몇 개를 넘어서서야 깃대봉에 도착한다. (16:23)


장수덕유와 남덕유 특유의 능선이 장쾌하고 그 앞의 할미봉은 새색시처럼 다소곳하게
앉아있다.


깃대봉에는 깃대 없이 태극기가 나무에 매어져 펄럭이고 있다.


 


오늘의 산행에서 중요한 봉우리는 다 지났고 이제 육십령을 향해 내림길만 남았다.


산행시간을 봤을 때 보통사람 같으면 벌써 하산했을 시간이지만


나는 내림길에서 더 많은 땀을 흘리며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내려간다.


깃대봉 내림길에서 만나는 샘터는 지친 나그네에게는 오아시스 그 자체이다.
(16:44)


물도 보충하고 스카프를 물에 적셔 얼굴의 땀을 닦으니 그야말로 살 것 같다.


그늘진 오아시스를 떠나기가 아쉬워 10여분을 머물다가 다시 길을 재촉한다. (17:00)


 


샘터이후 완만하지만 생각보다 긴 하산길 내내 전망이 없다가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남덕유능선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17:47)


계속 내려오다 보니 육십령 도로가 나무사이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마주 보이는 할미봉의 암봉은 다음 덕유종주의 험난함을 예고한다.


육십령고개로 내려서기 직전에 묘가 있는데 [남덕유 8km]라는 표지판이 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장계쪽의 휴게소로 내려서게 되지만


오른쪽이 대간길이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드디어 육십령도로에 내려선다.
(18:05)


도로 건너 입산금지 안내문이 어지럽게 붙어있는 덕유산 들머리를 확인하고


동쪽 휴게소에 들러 막걸리와 국수로 주린 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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