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간 : 피재(삼수령)-통리-백병산-토산령-면산-석개재
거리 : 도상25키로미터
시간 : 약 10시간
인원 : 피재-통리(단독), 통리-석개재(3명)
기후 : 흐림(짙은 구름과 안개)

산행기
전날 밤 11시 55분에 동대구를 출발한 무궁화호 기차는 새벽 5시가 다되서야 통리역에 닿는다. 홀로하는 여행처럼 설레이는 마음에 기분이 들뜬다. 짙은 안개구름은 인적드문 태백의 아침을 더디게하고 산길을 나서는 이방인의 마음은 긴장이된다.

05:30
택시를 타고 피재(삼수령)에 도착한 시각이 5시 30분, 고맙게도 기사분이 기념촬영을 도와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낙동정맥의 첫구간을 걷노라니 마음이 설렌다. 피재에서 약 1키로미터쯤 태백시쪽으로 내려오면 왼편으로 출입금지 철책이 놓여있다. 임도로 이어진 길로 가노라면 오른쪽으로 초원과 같은 목초지가 인상적이다. 길은 임도를 따르다가 왼편 숲길로 접어드는데 길이좁아 걷기가 불편하다.

06:50
좁은길이 끝나면서 송전탑이 놓여있고 곧이어 또다시 임도가 펼져진다. 두번째 임도가 갑자기 넓어지면서 광산이 보이는데 여기서 주의가 필요하다(두번이나 길을 잃고 헤맴) 반드시 왼쪽 포장로를 향해 180도로 꺽어야한다. 꺽어서 30여미터 내려서자마자 다시 왼쪽능선으로 올라서면 무덤2기가 보이는데 여기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면 길잃을 염려는없다.

07:20
오솔길로 이어지던 길이 산마루가 파헤쳐지면서 다시 주춤거리지만 직진방향으로 산마루를 향하면 틀림없다. 곧이어 측량폴대에 닿으며 내려서서 전봇대에서 오른쪽으로 굽으면 느릅령이다.

느릅령에서 통리재 가는길은 어둡고 시계가 좋지않을때는 주의를 요한다. 유령산령당에서 정면으로 길이 두갈래다. 오른쪽이 훨씬 뚜렷하지만 왼쪽길이 정맥길이다. 고도를 약 100미터 올리면 정상에 정경부인묘가 나오며 약 500미터 정도 평원같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08:00
쭉 이어진 평원길이 갑자기 왼쪽으로 꺽어지는데 직진하지않도록 주의해야한다. 90도를 꺽어 약 10분 정도면 통리역이 눈앞에 보인다. 새벽 5시경 통리역에서 출발했다가 다시 산길을 걸어와보니 감회가 새롭다.

08:20
간단히 아침을 먹고 선배대원 두분과 합류한다. 이제 세명이다. 통리재는 해발 720미터와 현재온도 16도를 가리킨다. 통리역을 배경으로 간단한 기념촬영을 하고 태현사 뒷길을 찾아나선다. 태현사 물맛이 참 시원해서 좋다.

10:10
통리재 해발720미터를 시작으로 1시간 30분동안 고도를 높혀 백병산삼거리에 닿는다. 나무계단으로 이어진 길이 참 정겹다. 원시림같은 정돈되지 않은 숲으로 안개구름이 몰리면서 기분이 묘하다. 백병산에서 토산령까지의길은 그야말로 조리대와 참나무지천이다. 고도차도 4키로미터에 250미터 정도 밖에 떨어지지않는다. 부드럽기도 하거니와 너무 조용하다.

11:00
백병산 삼거리에서 약 50분이면 송전철탑이 나온다. 철탑과 함께 잠시 밭고랑같은 임도를 지나면 오르락 내리락 작은봉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12:00 - 12:20(점심)
위치적으로 토산령이 분명하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토산령봉우리에서 동쪽으로 곧장가면 토산이 나오고 그 유명한 풍곡리 송골로 빠지는 길이 있지만 가늠하기가 어렵다.

14:10
한마디로 면산은 비단처럼 부드러운 능선을 10여개 올랐다 내렸다 해도 다가오지않는다. 오르는봉마다 면산 인듯 하면서도 고도계를 보면 여전히 1000미터 아래다. 아님을 분명히 알지만 그래도 미련이 생긴다.

작은봉우리를 오르내라다가 갑자기 육중한 느낌이 온다. 고도계를보니 1000미터를 훌쩍넘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드니 곧장1100미터, 그리고 1200을 넘어 면산에닿는다. 이구간도 역시 빈틈없는 조리대와 하늘을 가린 참나무가 인상적이다.

16:00
면산 자락을 벗어나면 제법 급경사가 이어지면서 고도가 900미터대로 떨어진다. 석개재까지 5키로미터 동안 900에서 1000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기운을 뺀다. 피재에서 시작한 구간이 면산을 지나면서 이미 20키로를 넘어서니 작은봉하나에도 힘이든다. 하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그리고 이제 석개재도 얼마남지 않았다. 다행히 끝나는 구간까지 그렇게 힘든 구간은 없다.

석개재를 내려서기 직전의 1009봉이 있지만 염려할 정도의 고도차는 아니다. 1009봉에서 10분이면 석개재에 닿는다.

산행후기
25키로미터를 걷는동안 내내 생각은 한결같았다. 언제나 처음처럼 마음은 설레인다. 그렇게 수많은 산을 오르 내리면서도 지겹지가 않다. 오히려 짧은길보다 길고 긴 이길이 더 정겹고 벅차게 느껴진다. 집으로 와 가만히 지도를 꺼내보면 지면에서 내 숨결과 땀냄새를 맡을 수 있어 너무 좋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