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구간 : 명성산군 사향산구간

일 시 : 2002. 10. 20 (해의날) 비, 맑음, 흐림 신경수 송영희


구간거리 : 10.4km 지맥거리 : 3.4km 접근거리 : 4km 하산거리 : 3km

구간시간 5:40 지맥시간 1:30 접근시간 1:45 하산시간 2:00 휴식시간 : 0:25


고도 : 산정리(200m),여우봉(710m),여우고개(420m),철책(720m),사향산(740m),장암리(150m)

거리 : 산정리-비선폭포(1.5km)-여우봉(2.5km)-여우고개(1.4km)-사향산(2km)-매바위(3km)

시간 : 산정리-비선폭포(0:20분)-둔덕봉(0:15)-이정목(0:05)-447지점(05)-거북바위(20)-
: 이정목(05)-흔들바위(15)-벙커(15)-여우봉(05)-헬기장(15)-여우고개(20)-
: 마지막집(10)-잣나무숲(05)-헬기장(05)-암릉(15)-철책(10)-사향산(10)-폭포(40)-
: 길나옴(50)-매바위식당(20)-장암리(매바위)(10)

거리상으로 보아 제1구간 보다 훨씬 짧으므로 아침 일찍 시작하면 무난히 한북명성지맥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꼭두새벽인 5시30분 마눌과 함께 집에서 출발 고양리 가는 버스를 기다렸으나 나가는 차만 계속 나가고 들어갈 줄 모른다
결국 40분 이상을 기다렸다 초장부터 상황은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의정부에서 운천가는 표를 끊어 기다리다 보니 연천가는 버스가 들어온다
운천가느냐고 기사에게 물으니 그렇단다 졸다보니 연천 영종여객 종점이다 내리란다
아저씨 운천 안가느냐고 또 묻는다 다짜고짜로 여기가 종점이라며 빨리 내리라고 하며 사무실 가서 물어보란다
이 아저씨 운천을 연천으로 알아듣고 태운 것이다

이렇게 황당한 일이 어디 있나요??
참 묘하게도 돌아간다

사무실로 들어가 차표 보여주며 물어보니 대뜸 불쾌한 표정으로 차표도 안받고 뭘 하는거야 하면서 중얼거린다
덩달아 나도 불쾌했지만 이미 업질러진 물 수습이 문제 아닌가
천상 의정부로 다시 가거나 철원으로 해서 운천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다시 의정부로 가기로 결정한다
정문에서 기다리면 버스가 오니 타고 나가란다
차에 올라 기사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그래도 요금은 내야한단다

이번에는 아까 보다 더 황당하다
도의적인 면이나 사회정의적인 면이나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일정을 그르친 것에 대해 깍듯이 말로라도 응분의 대가가 있어야 마땅한데 오히려 내가 사정을 한다
하여간 오늘 일정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북한산 가자고 운을 띄우는 마눌
무슨 소리 조금이라도 해야지

의정부에서 다시 철원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운천에 내리니 오늘 오전은 다 지나가고
산정호수 들어가는 사람들로 차부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자가용 행렬이 줄을 잇고 매표원이 만원버스 내를 헤집으며 입장료 천원을 거두어 간 뒤 바로 옆 주차장에서 내리라고 한다
도대체 황당해서 뭐가 뭔지 당췌 모르겠다 그 때가 11시 40분경

아무 집이나 들러 부실한 우렁된장으로 점심겸 아침을 때우고 바람이 쌀쌀하여 긴바지로 갈아입고 산정호수 쪽으로 걸어간다

산정리 : 12:10 출발

자비봉 올라가는 길을 지나 산정호수 뚝방엔 사진찍는 사람 병풍같이 둘러친 바위 벼랑 구경하는 사람 뛰어 다니는 아그들 아줌마들의 수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술취한 객들의 고함소리 등 등으로 왁자지껄 시끌뻑적지근 하다

산정호수 버스 종점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도중 길가는 노점상과 행인으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도토리묵 막걸리 한사발 천원 각종 한약 재료 헛개나무와 그 열매 영지 아까시아 영지 구기자 오미자 뽕나무 십전대보탕 무료 시음 황기 그 외 내가 이름 모르는 것들
하여간 도깨비 시장은 저리 가라다 와글와글 시끌시끌 두런두런....
번데기 다슬기 뻥튀기....
에구 기억하기도 힘들다
주차장 지나 등룡폭포 오르는 길가에도 수많은 음식점과 노점상들이 즐비하다
이것저것 두리번거리다 보니 10분이면 될 거리가 20분 이상 걸린다

비선폭포 이정목에 여우(연인)봉 2.5km 책바위 2km 등룡폭포 2km
무신소리 여기서 여우봉을 오른다?
사실 전번에 안덕재 밑으로 내려왔으니 능선이야 포부대 땜시로 못갈지라도 등룡폭포 건너편 어드메서 여우봉으로 직접 치고 오르는 것이 조금 더 지맥능선에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려고 작정을 하고 산행에 임했는데 비선폭포에서 이정목을 보는 순간 길고 긴 유산객(遊山客) 행열을 따라 계곡으로 오르기가 영 마음에 안들어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자연스레 발이 그 방향으로 흐른다

도면상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능선으로 올라 조그만 둔덕같은 400봉을 지나 447.3 삼각점으로 해서 정동쪽으로 능선을 타고 여우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꼭 뒤로 자빠질 것 같은 급경사에다 손을 좀 써야 오를 수 있는 바윗길을 올라 둔덕같은 첫봉에 오르면 허무러진 묘 공터 숲속에 망가진 이정목이 서 있다

둔덕봉 : 12:55

편한 길을 잠시 가면 이정목이 나오는데 비선폭포 0.5km 여우봉 2.1km란다 계산이 좀 묘하다

이정목 : 13:00

쉬기 좋은 너른 묘를 지나면 8196-H 세맨 삼각점이 능선상에 박혀있다
도면상 447.3 삼각점이 있는 지점인 것 같다

447 삼각점 : 13:05

이후 길은 암릉 바윗길과 사암 부스러진 모래가 깔린 길로써 엄청 조심해야 한다 줄잡고 오르고 각종 지지물에 의지해 오르다가 숨 고르려고 잠깐 온 길을 뒤돌아보면 산정호수 주변의 경관이 한눈에 쏘옥 들어온다
일제 때인 1925년에 7900여평으로 조성된 저수지로서 해방이 되면서 명성산의 바위들과 어우러진 경관이 일품이라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숨고르기 좋은 바위전망대에 오르니 이번엔 왼쪽으로 도면상 호현동 일대와 여우고개와 낭유고개 오르는 길이 일목요연하게 내려다보인다

전망대 : 13:20

잠시 진행하다 바위덩어리가 나오면(나중에 알고보니 거북바위라고 한다?) 왼쪽으로 돌아내려 다시 암릉을 오르는데 손발 다 써 가며 생쑈를 다 한다
겨울에는 밧줄 없이는 산행하기 어려운 구간이다
이정목에 비선폭포 1.2km 흔들바위 0.3km 라고 하며 그 옆으로 등산로 없음 이정목이 서 있다 그 만큼 위험하니 가지 말라는 경고성인 것 같다

거북바위 : 13:25

바위가 나오면 좌측으로 오르는데 왼쪽은 대책없는 절벽 발바닥만한 바위틈을 딛고 오른쪽 바위를 얼싸안고 돌아서 오른다
초보자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만약을 위해서 안전장치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여간 벌벌 기면서 오르면 쉴 수 있는 전망대다 좀 전에 지나온 전망대보다 더 경치가 좋다

전망대 : 13:40

조금 더 오르니 돌 위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비스듬이 언져져 있는데 아마도 흔들바위인 것 같다 이정목에 거북바위 0.3km 여우봉 0.5km 라고 한다
흔들바위라 흔들어 보았으나 꼼짝도 안한다

흔들바위 : 13:45

계속 바윗길 거의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는 낙엽 쌓인 바위 사면은 미끄럽기 한량없다 한발 한발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시간은 자꾸자꾸 느려진다
벙커를 지나면 길은 육산으로 바뀌며 높낮이 없는 포근한 능선길로 이어진다

벙커 : 14:00

여우봉 정상에 오르니 이정목이 서 있다
봉을 넘어서 내려가면 등룡폭포 0.7km 지나온 길 흔들바위 0.5km라고 한다
구리시 산사랑 산우회에서 작성한 정상 코팅지가 걸려 있는데 여우봉 620m라고 한다
누군지 모르지만 까만 유성펜으로 이정목에 해발 710m라고 써 있는데 도면의 등고선을 확인해 보니 710m가 맞는 것 같다
약간의 공터에 군사시설보호구역 세맨기둥이 서 있다

여우봉 : 14:05

약간 빽해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여우고개를 향한다
앞에 있는 둔덕같은 봉우리를 살짝 넘어 억새 무성한 묶은 헬기장을 지나간다

헬기장 : 14:20

잠깐 내려가다 Y자길이 나오면 오른쪽 내려가는 길로 간다
잡초만 무성한 버려진 밭으로 나오면 여우고개가 빤히 내려다보이는데 그 일대는 구릉성 안부다 마을이 조성되어 있으며 휴게소 및 음식점 여럿이 보인다
여우고개는 2차선 포장도로로 포천 이동과 산정호수(운천)를 이어주는 주요 도로다

여우고개 : 14:40

사향산 오르는 길 초입에 여우재산장 팻말이 있는 1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산정교회 옆으로 오르다보면 포장도로는 왼쪽 아래에 있는 여우재산장으로 빠져들고 지맥은 인삼밭 옆 비포장도로 따라 오른다
뒤돌아보니 여우고개길이 산으로 치올라 하늘을 넘어 가듯이 보인다
개를 풀어놓고 기르는 마지막 집 앞엔 입산금지 프랑카드를 둘둘 말아놓은 프라스틱통이 두 개나 있다
도로는 오른쪽으로 산사면을 따라 산정상으로 돌아오른다 아무래도 산 정상에 있는 군부대로 가는 도로인 것 같다
개를 여러마리 풀어놓고 기르고 있는데 지들끼리 장난치느라 지나가는 우리를 보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사 알고 바로 뒤까지 따라오며 꼬리를 쳐댄다
하얀 백구로 깨끗한 빛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품위가 돋보이는 개다
나머지 잡종개들은 집안에서 악다구니를 쳐대는데 사람이 없는지 그 난리통에도 집안에선 인기척하나 없다

이 마지막 집에서 도로와 이별하고 왼쪽 지맥능선을 가름하여 희미한 길 흔적 따라 오르면 작은 잣나무 숲이다
장거리 산행에 대비해 이것저것 많이 준비했는데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일 심산으로 오래간만에 다리쉼을 한다

잣나무숲 : 14:55 15:10 출발

젖은 등줄기가 싸늘해져 산행을 재촉한다

무사히 정상에 있는 군부대만 지나면 낭유고개까지 두시간이 안걸릴 거리라 안심을 하고서 잠시 가니 억새 잡목만 무성한 방화선 길이 나오며 이내 돌맹이로 헬기장 표시를 한 작은 헬기장을 지난다

헬기장 : 15:15

잠시 가면 왼쪽 옆댕이로 가는 길이 좋다 아마도 도면상 이동읍내 뒤 수원사 절로 떨어지는 길인 듯 싶다
지맥은 그대로 직진하여 하늘 꼭대기에 붙어 있는 벙커를 쳐다보면서 급경사를 오른다

벙커 위로 오르면 널지널직한 쉬기 좋은 암릉이 한동안 계속되며 가는 내내 좌측 밑
으로 포천 이동 그 너른(?) 들판과 그 뒤로 흐르는 한북정맥 뾰족한 국망봉이 좌우로 수많은 장쾌한 산봉우리들을 거느리고 도도히 흐르고 있다
가슴속이 비어버릴 것 같은 상쾌함이 온 몸을 전율케 한다
그 뒤로 아스라히 강원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앞으로 가야 할 경기 제일봉인 화악산이 있는 한북화악지맥이 또한 그 흐름이 도도하다
가고 싶지가 않다
한점 바위가 되어 억겁의 세월을 지내고 싶은 욕망을 스스로 억누르며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린다 그래야 오늘 집으로 갈 수 있으니까

암릉 : 15:30
조금 오르니 1832 부대장님의 경고판이 철책에 묶여 있다 바로 사향산 전위봉으로 도면을 보니 720봉이다

철책(720봉) : 15:40

양쪽을 살펴본 결과 철책 왼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그래도 뚫고 갈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길은 전혀 나 있지 않다
철책 중간쯤 가다보니 철책이 바위 절벽을 따르고 있다 진행 불가 바위 뿌리까지 내려가 철책을 쳐다보니 갈 수 있을 것 같아 무지무지 절벽에 가까운 산사면을 기어서 올라 산등성이를 하나 넘으니 바위 벼랑의 파노라마다
사향산 정상이라고 생각되는 철책안 뾰족한 봉우리엔 군사시설물이 자리잡고 있다
지형을 살펴보니 산등성이를 몇 개 넘어야 사향산 정상에서 서북쪽으로 흐르는 산줄기로 올라 설 것 같다
시간은 오후 4시 좀 못미치고 해넘이까지 두시간 정도 밖에 시간이 없다
시간만 많으면 등성이 등성이 넘어서 사향산에 오를수 있을 것 같으나
칼날같은 산등성이 상태도 모르고 길도 없으니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으로 다가온다

그래 해넘이 전까지 내려가려면 탈출을 하자
지도보고 탈출로를 그려보니 만만치가 않다

절벽 : 15:50

올라간 절벽 같은 산사면을 거꾸로 내려오자니 다리는 후들거리고 무릎은 시큰거리고 .....
미리 밝히는데 그대로 철책 입구로 빽해서 이동읍 뒤 수원사 절로 내려오는 잘 나 있는 길을 택했으면 1시간이면 족할 거리를 2시간이나 갖은 고생을 다했다
그래도 가시와 넝쿨이 없어 커다란 애로사항은 없었다
다만 계곡 끝까지 이어지는 너덜과 가끔 나타나는 마른 폭포로 우회할 수밖에 없었는데
바위 사면을 엉금엉금 붙어서 기어서 진행하려니 시간만 잘잘하게 흐른다 그나마도 마른 계곡이라 물이 없으니 진행할 만 하다

폭포 : 16:30

이런 건폭을 수도 없이 우회하면서 진행하다 보니 에구 길이 나온다
그 길 입구에 붙어 있는 몇 개의 표시기는 무엇이란 말인가
어디로 가라고 표시기를 붙였을까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그리 올라서 어디로 간단 말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좌우지간 표시기가 붙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길나옴 : 17:20

Y자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니 도로 건설중이다 이 시간까지 덤프트럭이 흙을 싣고 왔다갔다 한다
그 아래로 매바위식당이 보이며 그 앞 2차선 도로에는 많은 차량들이 달리고 있다

매바위식당 : 17:40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없어 건설중인 교량 너머로 해서 법면을 가로질러 도로로 내려 버스정류장으로 가니 정거장 이름이 장암리이다
138-5번 시내버스가 이동에서 의정부까지 간다고 쓰여 있다
앞을 쳐다보니 사방으로 도로가 나고 물길이 되어 독립봉이 되어버린 아담한 바위산이 눈에 들어온다
이동 들어가기 전에 삼거리 강가에 있는 특이한 산으로 도면상 응암교를 건너야 갈 수가 있는 212봉이다

매바위(장암리) : 17:50

그후
18시 정각에 138-5번 버스가 온다 요금은 전구간 1200원이다
에구 요금체계도 여러 가지다 의정부터미날서 이동 가는 버스비가 얼만지는 잃어버렸지만 4000원은 넘지 않을까 생각된다

타긴 탔는데 이놈의 차가 가지를 않는다
운담삼거리도 벗어나질 못했는데 19시가 되어도 갈 줄을 모른다
사방으로 번쩍이는 간판들 이동갈비 진짜 원조 원조진짜 무슨무슨모텔 무슨무슨온천 탕 기타 등 등 거기서 나오는 차들과 뒤엉켜서 그렇게 되는 모양이다
일동까지 30분 10분도 안걸릴 거리가 1시간 반이나 걸렸다
포천서 밀리고 축석령부터 또 밀려 21시가 되어서야 의정부터미날 도착 원당가는 마지막차를 탈 수 있었다 22시30분에 집에 도착하니 속이 미식거린다던 마눌 그 순간 모든 것이 다 나아버렸다
마눌 왈 "산행기 뭐라고 적을거야"
집 떠나서 돌아온 시간 총 17시간
그중 산행시간 5시간반 그중 순수한 지맥시간은 1시간반
차 타고 기다린 시간 11시간반
결국 1시간반 지맥을 이어가기 위해 17시간이란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묘한 일이 여러번 일어나 계획 대비 망친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좋다
사향산 능선이 좋고 바라보는 한북정맥과 한북화악지맥의 도도함이 나는 너무 좋다
다음엔 또 산정리로가 낭유고개로 걸어 올라가 역으로 사향산을 올라갔다가 다시 낭유고개로 내려와 관음산으로 오를 것이다

* 철책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방법과
도로 따라 군부대 정문으로 올라가 통과하는 방법은 여기서 제외한다
혹시 그 방법이 통한다면 조언 주시길 바랍니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