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7262003년 1월 25일(토요일)

- 국사봉
삼죽에서 버스를 내려 지나가는 차에 손을 흔들다가 매서운 추위에 떨며 결국 택시로 가현치에 오른다.(08:31)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가니 얕은 눈위로 최근에 지나간듯한 발자국들이 찍혀있어 누구인가 의아한 마음이 든다.
그저께까지도 앞서간 사람이 없었는데...?
철조망을 따라 잡목길은 이어지고 밋밋한 상봉을 지나며 추위에 얼었던 몸이 녹아온다.(08:52)
헬기장을 지나고 좌우로 희미한 길이 있는 덕재고개를 넘어서 완만한 길을 오르면 바윗돌만 몇개 놓여있는 평범한 국사봉(439m)이다.(09:19)
정상에서 발자국의 주인공인 두 중년부부를 만나서 인사를 하니 한남정맥을 하면서 처음으로 만나는 산꾼들이라 무척이나 반갑다.
봉우리에서 조금 내려와 오른쪽의 남동쪽 능선으로 꺽어지면 뚜렸한 길이 이어진다.
송전탑을 지나서 임도위로 능선에 붙으면 덕산저수지가 시원하게 보이지만 잡목들이 무성하고 까시나무들이 성가시다.
공사를 하다가 중단된 동아건설 인재개발원 터로 내려와 다시 능선으로 올라가면 잡목들이 울창해서 지나기가 힘들다.
다시 만나는 포장도로를 넘고 완만한 길을 내려가면 태정마을이 나오고 오른쪽 지능선을 따라 도로로 내려섰다가
정맥을 벗어난것 같아 다시 올라온다.
한남을 끝내는 날이라 그런지 흥분이 되며 자꾸 서두르는듯해 마음을 가라앉힌다.
마을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지능선을 따라 조금 내려오면 목장을 지나고 덕산저수지 뚝이 보이는 2차선도로로 내려온다.(10:27)

- 도덕산
도로따라 가다가 장호원과 안성을 잇는 38번국도를 건너 삼죽면사무소 오른쪽으로 민가를 끼고 능선으로 붙는다.
묘지를 지나 산으로 올라가면 능선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깍아지른 절개지에 닿는다.
거의 수직으로 놓여있는 철계단을 조심해서 3차례나 내려와 보호철망을 따라 왼쪽으로 덤불들을 헤치면 38번 국도상의 "죽산 만남의광장"이다.(10:54)
혹시 눈이라도 쌓여 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로 실족의 가능성도 많은곳이라 조심해야한다.
차들이 질주하는 4차선도로를 무단횡단하고 왼쪽으로 포크레인이 땅을 파고있는 공사장을 통과해서 관목을 뚫고 힘겹게 능선으로 오른다.
능선따라 조금 진행하다가 잠시후 뚝 떨어지며 가파른 절개지를 내려가면 묵은 비포장길이 지나가는 녹배고개로서 경인산사랑회에서 전주에 달아놓은 표지판이 있다.(11:14)
누군가 매어놓은 플랭카드용 헝겊을 잡고 가파른 절개지를 오르면 뚜렸한 길이 이어지고 일반산악회의 표지기들도 간간이 보인다.
눈위에 반대로 찍혀있는 큰발자국을 보며 눈길을 오르면 묘지들을 지나고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
소나무 숲을 지나고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경인산사랑회의 작은 나무판이 매여있는 도덕산(366.4m)이다.(11:44)
정상에서는 관해봉넘어 칠장산이 가깝게 보여서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 칠장산
잠깐 쉬고 안부로 내려와 소나무들이 울창한 눈길을 올라가 봉우리들을 넘는다.
억새가 무성한 능선에 오르면 왼쪽으로 광활한 신정목장이 나타나는데 한쪽은 누런 초원지대이고 반대쪽은 흰눈을 덮고있어 마치 눈썰매장처럼 보인다.
목장 철조망을 따라 임도를 오르다 산길로 들어서지만 흉물스러운 철조망은 정확하게 정맥을 따라 계속된다.
조금씩 높아지는 봉우리들을 넘고 특징없이 밋밋한 관해봉(453m)을 지나면 칠장산은 코앞에 다가온다.(12:22)
가느다란 밧줄을 잡고 가파르고 미끄러운 눈길을 힘들게 올랐다가 다시 시작되는 긴 오르막 길을 한동안 오르면 드디어 칠장산(492.4m) 정상이다.(12:38)
표지목에는 칠현산으로 바위에는 관해봉으로 잘못(?) 표기되어 있지만 정상에 서면 금북정맥의 능선봉들이 줄줄이 도열해있고 한남금북정맥은 속리산을 향하여 용트림하는듯 당당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비록 한달만에 김포 문수산에서 이곳 칠장산으로 숨쉴틈없이 달려왔지만 우리의 산줄기가 끊어지고 찟어지는 이 참담한 현실앞에서 얼마나 실망하고 분노했는지 모른다.
헬기장을 지나고 3정맥 분기점에서 소주 한잔으로 자축하며 점심을 먹고 푸르른 소나무를 쳐다본다.
한남정맥의 끝은 또 다른 정맥길의 시작이 아니던가!
잠시사이에 밀려오는 추위에 몸을 떨며 한남금북정맥의 새출발을 위하여 배낭을 둘러메고 눈길을 밟는다.(13:00)

- 걸미고개
3정맥 갈림길에서 왼쪽인 동쪽 방향으로 한남금북정맥은 뻗어 나간다.
컴컴한 숲길을 내려가면 낙엽위로 눈이 깔려 미끄럽고 웅덩이들이 많이 보이며 왼쪽으로는 안성골프장이 가깝다.
눈이 별로 쌓이지 않은 필드에는 간간이 성급한 골퍼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칠장사로 내려가는 안부들을 지나고 급한 오르막 길을 오르면 나무들이 빽빽한 375봉이다.(13:34)
375봉을 지나고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무명봉을 지나면 능선은 왼쪽으로 휘어진다.
성가신 잡목을 헤치며 진행하면 골프장과 바로 맞닿은 좌벼울고개를 지나고 산길로 오른다.
얼마전에 지나간듯한 발자국을 쫓아 능선길을 가다 왼쪽으로 급하게 꺽이는 갈림길을 못보고 직진했다가 다시 돌아온다.(13:50)
희미한 길을 계속 따르면 안성골프장의 주차장으로 내려온다.(14:01)
주차장을 가로질러 송신탑이 있는 능선으로 붙으면 까시나무들과 잡목들이 갈길을 막고 괴롭힌다.
통신케이블따라 진행되는 정맥길을 찾아 소나무 숲을 헤치고 내려오면 안성골프장 입구가 나오는데 여기가 17번 국도가 지나가는 걸미고개이다.(14:20)

- 도솔산 비로봉
시설물의 철망을 잡고 급경사 절개지를 오르면 까시나무들이 꽉 차있고 주위의 목장에서는 역한 냄새가 풍겨온다.
어디선가 나타나 마구 짖으며 덤벼드는 검정개를 물리치고 가파른 길을 오르면 능선분기점인데 정맥은 오른쪽으로 꺽인다.(14:44)
왼쪽으로는 이름도 괴상한 바카프미산(332m)이 있어 호기심에 올라가 보지만 역시 특징없는 평범한 봉우리에 불과하고 조망도 막혀서 답답하다.(14:49)
갈림길로 돌아와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가면 뚜렸하고 좋은 산책길이 이어진다.
한적한 소나무 길을 한동안 가면 "도솔산 보현봉"이란 나무판이 걸려있고 안부를 지나면 도솔산비로봉(281m)인데 삼각점이 있고 쓰러진 깃대가 누워있다.(15:17)
오랫만에 물한모금 마시고 땀을 딱으면 곳곳에 자리잡은 주민들의 쉼터에서 사람들과 같이하는 정맥의 포근한 숨결이 느껴진다.
정상에서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꺽어져 들어가면 잡목숲이 심하고 온갖 까시나무들이 찔러댄다.
오른쪽으로 도로와 마을들을 내려다보며 숲길을 이어가면 묘지들을 지나며 능선은 오른쪽으로 휘어진다.
대규모축사를 지나서 임도로 내려서고 잡목길을 올랐다가 바로 내려오면 도화동과 연결되는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넌다.(15:49)

- 356봉
절개지를 올라 울창한 잡목숲을 뚫고 나아가면 임도가 발아래로 가깝게 지나간다.
자주 나타나는 갈림길들을 조심해서 오르면 길은 있는듯 없는듯 희미해져 신경을 바짝 세운다.
능선분기점에 올라서 북동쪽으로 꺽어지며 올라가는 정맥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빽빽한 수림을 헤치며 올라가다 정맥은 오른쪽의 희미한 능선으로 연결되고 급한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용설저수지가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고 정맥은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꺽는다.
낙엽이 많이 덮혀서 미끄러운 길을 올라 봉우리를 넘고 계속되는 가파른 길을 오르면 진땀이 흐른다.
잡풀과 까시나무들이 깔려있는 급경사 길을 한동안 오르면 능선분기점인 356봉에 오른다.(16:30)
작은 공터에는 나무 한그루가 휘어져 있어 앉을수 있고 마이산이 가깝게 보이는데 여기서부터는 경기도와 충청북도의 경계선이 된다.

- 차현고개
북쪽으로 솟아있는 황색골산을 바라보며 봉우리를 내려가면 썩어가는 나무계단들이 눈밑에 깔려있다.
안부로 내려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백구 두마리와 마주치는데 으르렁 거리며 달려드는 폼이 만만치 않아 긴장한다.
나뭇가지와 스틱을 휘두르며 내쫓고 잠시 내려가면 돌무더기들이 모여있는 겨티고개를 넘는다.(16:42)
눈으로 덮혀있는 나무계단을 밟고 한걸음 한걸음 가파른 길을 올라간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한구비 더 치고 오르면 나무숲이 울창한 황색골산(도고리봉, 352.9m)이다.(16:56)
소나무 몇그루가 서있는 정상에서 낙엽과 눈속에 묻힌 삼각점을 찾다가 포기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정면에 보이는 죽림산을 보며가다 정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확 바꾼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의 소음을 들으며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큰나무들이 쓰러져 있어 자주 길을 막는다.
왼쪽으로 꺽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무덤들을 지나고 잡목사이로 내려오면 차현고개이다.(17:19)
중부고속도로위로 331번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화봉육교를 넘어 마이산진입로를 확인하고 보리고개식당을 지나 터벅터벅 길을 내려간다.
한남정맥보다도 등로가 희미하고 갈림길이 더 많아서 독도하기가 까다로운 한남금북정맥에 들어서니 마음의 부담을 더 느끼게 된다.
지나온 정맥길로 서서이 넘어가는 햇빛이 아직은 남아서인지 그래도 그리 춥지는 않은것 같다.
발걸음을 서두른다.


* 일정표
가현치(08:31)
국사봉(09:19)
38번국도(10:27)
죽산휴게소(10:54)
녹배고개(11:14)
도덕산(11:44)
칠장산(12:38)
3정맥분기점(12:47)
375봉(13:34)
걸미고개(14:20)
바카프미산(14:49)
도솔산비로봉(15:17)
2차선포장도로(15:49)
356봉(16:30)
겨티고개(16:42)
황색골산(16:56)
차현고개(17:19)

* 소요시간
08:31---17:19===약 8시간48분

* zzanbul2 @ 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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