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구간 : 해협산 정암산 구간

일 시 : 2003. 03. 16(해의날) 비 신경수 송영희


구간거리 : 9km 지맥거리 : 9km

구간시간 5:50 지맥시간 4:40 헤맨시간 1:10


고도 : 염치고개(180,), 해협산(531m), 정암산(403m)

거리 : 염치고개-해협산(1.4km)-정암산(3.9km)-93봉(3.3km)-
: 검천1리능곡마을(1km)

시간 : 염치고개-묘지(05분)-入자길(40분)-해협산(15)-능선삼거리(05)-
: 십자안부(25)-십자안부(10)-무명봉(10)-무명봉(05)-안부(05)-안부(05)
: 십자안부(15)- ┫자길(05)-십자안부(10)-정암산(20)-안부(20)-무명봉(20)-
: 무명봉(20)-무명봉(10)-눙선삼거리(10)-93봉(10)-검천1리능곡마을 (10)


오늘 산행은 짜투리 구간이고 비가 온다는데 되도록 일찍 일어나서 6시30분 버스로 염치고개로 가자고 하니 죽어도 안된단다 절대로 물러서질 안겠다는 배짱이다
짜투리 구간이고 거리도 어제의 반 밖에 안된다면서 뭘 그렇게 새벽부터 올라가려고 그러느냐고 박박대드니 에그 참아야지...
올갱이국집에 들러 한그릇을 시켜 둘이 갈라먹고 8시10분 버스를 타고 염치고개에서 내려달라고 하니 선선히 응하는 기사아저씨 오늘 뭔가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더구나 손님이라고 우리 외에 한분 있는 아주머니가 아는체를 한다
어제 저녁 염치고개서 고마운 말씀을 해주신 분인데 아마도 휴게소 영업을 하러 올라가는 모양이다
어제 알려준 파워파크모텔 전주인이라고 한다
시설은 똑 같지만 다른데는 보통 3~ 4만원 하는데 뒷골목으로 들어가 있어 영업이 안되 2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염치고개 약수터 앞에서 내려 빈 패드병 가득 채우고 고개를 넘어가 바다가제집을 가기 전 절개지 끝에서 절개지가로 작은 너덜 성가신 길을 치고 오른다

염치고개 : 8:30

능선 전체가 묘지들이다

묘지 : 8:35

어제와 같은 엄청 좋은 길을 오르는데
마눌 "어 비네"
"거 봐라 그래서 아침 일찍 나오자고 하니까 그랬으면 지금쯤 정암산 근처에 가 있었을 것 아냐" 입 밖으로 나오려는 이런 말을 속으로 삭이고
"그래 옷 갈아입고 신발에 물이 안들어 가려면 스패츠도 해야한다"

비옷으로 갈아입고 스패츠 차고 오르니 안개비에서 실비로 이제 제법 빗방울이 듣는다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 급경사를 오른다

入자길 : 9:15

정상에 오르니 조망은 좋으나 주룩주룩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에 뭐가 보여야지
메모종이는 순식간에 젖어들지 안경에 김은 서리지 젖은 장갑낀 손끝은 시려오지....
그래도 사방을 한바탕 휘~~ 둘러보고......

우정산악회서 세운 "해발 531.7m 해협산" 오석 정상석을 읽어본다
그 내용은 태초에 천지창조할 때의 이야기인지 노아의 방주이야기인지 스케일이 엄청 크다
"천지가 개벽할 당시에 온천지가 물바다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피난을 하던 중 정상에 있는 군두바위에 말뚝을 박고 배를 잡아매었다 하며 바위가 있는 곳이 골짜기라 하여 해협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함"

동쪽으로 뻗은 광주시 남종면과 퇴촌면의 경계능선을 타고 가면 한강변 운포마을로 떨어지게 되는데 정상 오르기 조금 전에 오른쪽으로 능선을 찾아야 한다

해협산 : 9:30

조그만 안테나박스 옆 급경사를 엄청 조심해서 내려서면 능선 삼거리다
왼쪽 길이 엄청 잘 나 있고 이런저런 표시기도 몇 개 매달려 있고 방향도 북쪽이라 의심없이 진행한다
비는 씨알이 굵어져 모자 위에 후드까지 뒤집어쓰니 안경에 김이 서려 진행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참을 그렇게 발만 보고 내려가다 보니 뭔가 주위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나침반으로 확인해 보니 북서쪽으로 휘어지면서 큰골 계곡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앞서 가던 마눌 불러세우고 빽이다를 힘차게 외친다
능선 삼거리까지 빽을 하고나니 무려 1시간이나 알바를 하고 말았다
마눌 "코스가 짧다고 하더니 아주 일부러 늘려요 늘려!!!" 놀려댄다

능선삼거리 : 9:35 10:35 출발

광주시에 있는 해협산과 정암산을 같이 아우르실 분은 특히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정상을 내려서자 나타나는 능선삼거리서 길 좋은 표시기가 많이 달린 왼쪽으로 가지 말아야 한다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광주시경계종주 표시기가 가끔 나오는데 믿지 말고 되도록 오른쪽으로 치우쳐 길을 찾아야 한다

나는 광주시경계종주 표시기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트레버스해서 능선을 찾았다

좌우로 내려가는 길이 희미한 십자안부를 지나고 : 11:00

둔덕을 하나 넘으면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좌우길이 뚜렷한 안부에 이르게 된다
도면상 왼쪽으로 큰골계곡을 거쳐 귀여리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는 수청리 큰청탄을 이어주는 고갯길이다

십자안부 : 11:10

무명봉 : 11:25

무명봉을 좌측으로 돌아서 오르는데 돌아서 올라선 능선에서 좌측 내려가는 길도 좋으나 남쪽 큰골계곡으로 빠진다
지맥은 오른쪽으로 180도로 꺾듯이 올라선다

무명봉(409봉) : 11:35

무명봉 삼거리서 왼쪽으로 진행하는데 길 좋다고 직진하다 보면 능선상에 약간의 바위들이 보이는데 거기까지 갔다면 잘못 간 것이다 이 능선을 계속 가면 한강변 검천초교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잠깐 빽해서 무명봉에서 잠깐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서진하여 내려간다

무명봉(409봉) : 11:40 11:50 출발

5분 간격으로 안부 두군데를 지나 무명봉에서 잠깐 내려가다 왼쪽으로 꺾어서 내려간다 직진하면 종여울 내려가는 능선이다
희미한 십자안부로 내려선다

십자안부 : 12:15

┫자길에서 좌측에 묵직하게 버티고 있는 정암산을 향해 간다

┫자길 : 12:20

잠깐 내리면 십자안부인데 타다 남은 나뭇가지들이 가는 길을 귀챦게 한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큰골로 합류해 귀여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한강변 종여울 마을로 내려가게 된다

십자안부 : 12:30

타다 남은 나무들이 앙상한 산불지역을 지나 끝없는 오름짓 끝에 날능선으로 오르면 좌우로 뻗은 능선이 날렵하다
오른쪽으로 가면 한강변 종여울마을로 가는 능선이고 왼쪽으로 살짝 오르면 정암산 정상이다
양수461 1998 복구 마모된 삼각점이 있고 최근인 2003. 03. 01 세운 정입방형 정상석이 묵직한 무게를 느끼게 해준다

정상석에 "옛날 전하는 말에 의하면 산의 정상에 큰 바위가 있고 그 바위를 중심으로 검천리 귀여리의 경계를 이룬다고 하여 정암산이라고 칭하게 되었다고 함"이라고 하는데 나는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그나저나 보통 정상석보다 두깨가 3배는 더되는 이런 정상석을 무슨 수로 옮겨왔는지 궁금하다

조망도 좋고 구비구비 한강 줄기를 바라보는 경치도 좋고 강 건너 예봉산의 늠늠한 모습을 대하면 가슴이 울렁거릴텐데 도대체 이 놈의 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정암산 : 12:50

지체없이 좋은 길따라 잠깐 가다보니 남쪽 방향이라
다시 정암산 직전까지 가서 두어발작 내려오면서 좋은 길을 피해 오른쪽으로 꼬꾸라지는 능선을 찾아야 한다
길은 없으나 키 큰 나무숲이라 내려갈 만하다
가늠해서 내려서면 희미한 십자안부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귀여리 가는 계곡길이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검천1리 능곡마을 가는 계곡길이다

십자안부 : 13:10

좌우로 잘 발달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 길이 없다
가만히 서 있으면 뒤로 넘어질 것 같은 비탈을 허우적거리며 능선으로 오르니 좌우로 능선이 잘 뻗어 있고 좌측 아래로 귀여리 마을이 한가롭게 앉아 있다
능선은 한동안 타다 남은 잔해들이 길을 막고 있어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오른쪽으로 잠시 오르면 무명봉 정상이다

무명봉(270봉) : 13:30

똑 같은 높이의 무명봉을 오른다

무명봉(270봉) : 13:40

또 똑 같은 높이의 무명봉을 좌측 사면으로 돌아 내리는데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길이 좋아진다

무명봉(270봉) : 13:50

내림 능선상 삼거리서 오른쪽 좋은 길로 내려간다

삼거리 : 14:00

산불지역도 끝이 나고 숲길로 들어 북으로 북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하면 한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지역에 445 복구 삼각점 옆에 쓰러진 깃대가 있다
도면상 한강변 검천1리 능곡마을 왼쪽에 있는 93.1봉인 것이다
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리이고 능선상 강변 끝 지점을 가르킨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93봉 : 14:10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검천1리 능곡마을 표시석이 마을을 지키고 있으며 그 앞 2차선 도로변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다 내려오니 비는 거의 자지러들어 실비로 변한다
제길 꼭 다 내려오면 비가 그치더라 그건 예전부터 나를 따라 다니는 징크스 중 하나다 오늘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검천1리 능곡마을 : 14:20

그후

할아버지 한분이 버스를 기다리러 들어오셔서 이것저것 물어본다
노선버스를 기다리려면 언제 올지도 모르니 3시에 오는 마을버스를 타야 된다고 하며 묻지도 않은 말을 열심히 하신다
마을버스는 말 그대로 마을에서 운행하는 차로 무료라고 한다
원래 외지 사람들은 태우지 않아도 되지만 같은 국민으로써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 태우고 다닌단다
그래도 기사에게 1000원이라도 주는척 해보라고 하시며 원칙적으로 받으면 안된다고 하신다

이 각박한 세상에 이런 버스가 다닌다고 하니 참으로 아름다운 마을이란 생각이 든다

정암산은 소시적 짐승 잡으러 훨훨 날아다녔다고 하며 얼마전에 남종면 마을 청년100여명이 정상에 비석을 새로 세웠다고 한다
"아 그래요 금년 3월 1일 세웠지요 그 무거운 것을 어떻게...."
4명이서 교대로 들고 올라갔다고 한다
나만이 최고요 나만 편하면 최고라는 의식구조 속에 살고 있는 삭막한 세상에 그런 말만 들어도 가슴이 진하게 울려온다
나도 못하는 주제에 마음만은 살아서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를 찧는다
"그래요 그런일도 있군요"


할아버지 우산을 빌려 앞을 막고 마눌 옷을 갈아입는다
참고 음식점에 들어가서 갈아입자고 해도 속옷까지 다 젖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며 훨훨 벗어붙인다
어린아이 두명이 물끄러미 쳐다본다
내가 그림을 잘 그린다면 아마도 멋진 해학이 담긴 그림 한점을 스케치 할 수도 있었을텐데 좀 아쉽다
우산 앞에서 옷을 벗는 마눌 쳐다보는 할아버지와 어린아이 두명 그 옆의 신랑인 나 히히 우습지 않을까요?

마을버스가 도착해서 보니 신조차 35인승으로 앞에 "남종면순환버스"라고 표시해 논 산뜻한 버스였다
요금을 물으니 무료라고 하며 뒤에 계시는 할아버지 빙그레 웃으신다 재미가 솔솔 나는 모양이다

이 버스는 광주시 퇴촌면을 경유해 팔당대교를 건너 양수리 가기 전 천주교묘지입구까지 운행한다고 한다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팔당대교를 건너가 본다
도로 교각밑 버스정류장에서 양수리에서 나오는 버스를 타고 청량리로 향하는데 교통체증이 말이 아니다

이래서 시종일관 마눌과 같이 한 한남앵자지맥 하나가 또 끝이 났다

아름다운 우리 산하여!!!


▣ 문창환 - 사모님과 같이하신 "한남앵자지맥"의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아름다운 우리산하를 두분이 걷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