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27일 (목요일)



* 일정표

남부터미날(06:40)

서산터미날(08:05)

윗갈치(08:18)

198.1봉(08:38)

내동고개(08:59)

성황당고개(09:14)

성왕산(09:29)

성연고개(10:01)

모가울고개(10:28)

634번지방도로(11:17)

간대산(11:49)

나분들고개(12:03)

은봉산(12:40)

무르티고개(13:10)

동암산(13:34)

모래고개(14:05)

가루고개(14:20)

상왕산(15:26)

358.4봉(16:26)

임도삼거리(16:47)

일락산(17:14)

일락사안부(17:36)

주차장(18:02)

서산터미날(19:00)

남부터미날(20:38)



* 산행시간

약 9시간 18분



* 후기



- 윗갈치

서산자동차공업사가 있는 윗갈치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니 새벽까지 내린 비로 임도는 축축하고 잔뜩 물기를 머금은 나무들은 더욱 푸르러 보인다.(08:18)

능선으로 오르면 칡넝쿨들이 극성맞게 발을 잡아당기고 까시나무들도 사방에서 찔러대지만 푸릇푸릇한 새싹들이 여기저기 머리를 들고 있고 막 피어날려는 진달래는 알게 모르게 성큼 다가선 봄을 느끼게 해준다.

차갑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지적측량점만 있는 198.1봉을 넘고 노랗게 꽃망울을 터트린 생강나무들을 보면서 묘지들을 지나면 길은 점차 좋아진다.(08:38)

임도를 건너 큰바위들이 모여있는 180봉에 오르면 바위에 십자표시가 있고 희뿌연 대기속에서도 서산시내의 아파트들이 가깝게 보인다.

소나무들 사이로 깨끗한 오솔길을 내려가면 송전탑을 지나고 시멘트도로인 내동고개를 넘는다.(08:59)



- 성왕산

노송들이 즐비한 능선으로 오르면 칡넝쿨들이 성가시고 억새들이 무성하며 능선갈림길에서 바위봉인 160봉은 바로 옆이다.

넓은 밭을 횡단해서 시멘트도로인 성황당고개를 건너면 사육장에 갇힌 100여마리의 큰개들이 거품을 물고 일제히 짖어대는데 역겨운 냄새에 숨이 막힌다.

임도를 따라가다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서 관목들이 무성한 가파른 길을 일직선으로 치고 오르면 힘이 들고 진땀이 흐른다.

능선에 올라 온통 넝쿨과 덤불들로 덮혀있는 헬기장을 지나면 곧 성왕산(252m )이다.(09:29)

삼각점과 깃대가 꽂혀있는 정상은 잡초들이 정리되어 깨끗하며 따뜻한 햇볕사이로 서산시내만 흐릿하게 보인다.

목장철선따라 봉우리를 내려가면 자갈이 깔린 임도를 건너고 관목들 사이로 잡초가 무성한 산길을 지난다.

넓은 억새밭에서는 잠시 길이 없어지지만 막 꽃잎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진달래들 사이로 묘지를 지나면 2차선포장도로가 지나는 성연고개로 내려선다.

가파른 절개지를 넘어서 잡초가 무성한 임도를 건너고 서산구치소의 철조망을 따라 정맥은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조용한 마을의 민가들과 넓은 밭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로 내려서서 왼쪽으로 길따라 가면 2차선포장도로상의 모가울고개인데 도로준공비가 서있고 보호수인 수령 500년된 커다란 느티나무가 길을 지키고 있다.(10:28)



- 간대산

송전탑을 지나서 산으로 들어가면 용도를 알수없는 시설물을 만나고 또 다른 송전탑이 서있는 140봉에 오르면 넝쿨과 덤불들이 사방을 뒤덮고 있다.

시들은 잡초더미들 사이로 희미한 길을 찾아서 가족묘가 10기 있는 묘지대를 내려가면 울창한 소나무숲으로 길이 이어진다.

또 다른 묘지대를 지나고 임도를 건너면 시멘트도로따라 정맥은 이어지며 한적하고 평화스러워 보이는 마을들을 지난다.

도로삼거리에서 왼쪽길로 꺽어져 꼬불꼬불하게 내려가면 634번 지방도로와 만나는데 뾰족하게 솟은 간대산은 오른쪽으로 벗어나 있으니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이 정맥인 모양이다.

고개에서 사과과수원을 끼고 가다 등산로이정표따라 산으로 올라가면 넓은 임도가 이어진다.

송전탑을 지나고 암릉들 사이로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능선에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이어지지만 왼쪽으로 꺽어져 바위지대로 이루어진 190봉에 오르면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서산시내가 훤하게 보이고 지나온 정맥능선 또한 뚜렸하며 팔봉산 너머로 서해바다가 보인다.

갈림길로 돌아와 오른쪽으로 중키의 소나무숲을 오르면 간대산(175.2m)인데 두리뭉실한 정상에는 나무들이 많아서 조망은 좋지않고 삼각점 옆에는 누군가 불을 피운 흔적이 있다.(11:49)

바닥에 앉아 김밥으로 이른 점심을 먹으니 세차게 바람이 불어오며 숲을 진동시킨다.



- 은봉산

정상에서 왼쪽으로 뚜렸한 소나무길을 내려가면 시멘트도로가 지나는 나분들고개를 넘는데 등산로이정표가 서있다.

넓은 임도를 가파르게 올라가면 무덤들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190봉에 오르며 완만한 길을 가다 정맥은 오른쪽 묘지옆으로 슬그머니 방향을 꺽는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오르면 산의 북쪽면은 온통 산불에 타버렸고 나무들은 모조리 베어져 쌓여있지만 그 처참한 현장에서도 두세뼘 되는 어린 소나무들이 곳곳에서 푸른 머리를 들고있어 망가진 숲의 희망을 보는듯 하다.

가파른 잡목숲을 올라가면 넝쿨들과 까시나무들이 사방에서 덤벼들고 힘겹게 전위봉에 오르면 그래도 덕삼지의 푸른 물결이 반갑다.

넓은 공터가 있는 은봉산(283.5m)에 오르면 삼각점은 없으며 완만한 능선의 끝에는 서산휴게소가 있는 무르치고개가 내려다 보이고 낮게 펼쳐진 임야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12:40)



- 동암산

남쪽방향으로 꺽어지는 능선을 내려가면 잡초와 덤불들이 무성하지만 양지바른 곳에는 추위를 견뎌낸 노오란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매봉재를 넘고 철조망을 따라 잡목숲을 지나면 절개지가 나타나고 밑에는 한창 굴삭기가 땅을 파고 있는데 아마 도로확장공사인듯 하다.(13:10)

32번국도상의 무르티고개를 넘고 서산휴게소 옆으로 산을 오르면 노란 물탱크를 지나고 길이 점점 희미해진다.

철선을 따라 동암산(174.7m)에 오르면 잡목과 덤불숲이 대단해서 삼각점을 찾을수 없으며 산불때문에 나무들이 사방으로 쓰러져있어 길이 없어져 버렸다.(13:34)

쓰러진 나무들 사이로 까시나무들을 뚫고 능선을 내려가면 철선따라 숲길이 이어지고 송전탑을 지나서 희미한 능선길을 내려가니 모래고개는 약간 위쪽에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횡단하는 도로를 건너고 절개지의 잔디밭을 올라가면 미친듯이 불어오는 봄바람에 몸의 중심을 잡기도 힘들다.

봉우리를 넘고 임도를 만나면 시멘트도로를 길게 돌아 소중1리표지석이 있는 가루고개에 도착하는데 길가에 버려진 수많은 쓰레기들이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 상왕산

구제역때문에 출입통제를 하는 목장임도를 올라가면 푸르른 초지가 드넓게 펼쳐져 있어 가슴이 확 트인다.

목장을 관통하는 길을 따라 축사를 지나면 목장철문을 만나고 초원을 가로질러 철선이 쳐져있는 봉우리를 오른다.

옆으로 이어지는 정맥을 보며 산으로 올라가 봐도 곧 임도와 다시 만나며 철선따라 바위지대를 넘고 관목들 사이로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면 바람만 거세게 불어온다.

200봉에 오르면 고풍저수지의 푸른 물결이 보기좋고 바위지대를 넘으면 다시 경사가 가파라진다.

작은 암봉에 오르니 드디어 가야산 정상의 시설물들이 보이고 넓은 임도따라 송전탑들을 지나서 상왕산(307.2m)에 오른다.

좁은 정상에 서면 지나온 금북정맥이 잘 보이고 이어지는 가야산일대가 웅장한 산세를 보이며 넓은 초원과 어우러지는 푸른 저수지는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 358.4봉

정맥은 임도를 따라 평탄하게 이어지고 옆에 능선으로 올라가도 수림이 빽빽하고 길같은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억새지대를 지나고 앞을 가로막는 철조망을 넘으면 확트인 초원지대가 펼쳐지고 듬성듬성 서있는 소나무들은 이국적인 풍경을 보인다.

능선을 바라보며 초지를 지나면 낮은 임야들이 평화스럽게 펼쳐지지만 거센 바람에 몸은 날아갈듯하고 바람소리는 귀청을 뚫는다.

철망을 넘고 삼화목장을 벗어나서 봉우리를 오르면 포근한 소나무숲이 이어지며 넓은 길따라 가다 되돌아가 잡목들사이로 358.4봉의 삼각점을 확인한다.(16:26)

정맥은 오솔길로 이어지지만 가능하면 능선을 밟으려 산으로 들어가면 잡목들이 심해서 고개를 숙이며 힘겹게 통과한다.

산길과 오솔길을 번갈아 가다가 오른쪽으로 개심사 내려가는 길을 지나치니 전부터 자주 보던 好山 신명호씨의 표지기가 걸려있어 반갑다.



- 일락산

넓은 임도와 만나는 삼거리에는 이정표가 서있고 뚜렸한 등산로를 따라 돌탑이 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암릉들을 넘고 전망대바위에 오르면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지나왔던 금북정맥이 잘 보이고 옥양봉에서 일락산을 넘어 석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이제껏 정맥에서 보지 못했던 웅장한 산세를 자랑한다.

가파른 산길을 지나 일락산(521.4m)에 오르면 석문봉이 손에 닿을듯 가깝고 벤치에 앉아 정상주 한잔 마시니 맹렬한 바람에 쓰레기들만 나 뒹군다.(17:14)

산죽군락을 지나고 큰바위를 우회해서 노송들이 멋드러진 암봉에 오르면 발아래에 일락사가 내려다 보이고 황락저수지 너머로 해미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지대를 넘고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면 넓은 공터가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일락사로 내려가는 시멘트임도가 이어지는데 앞에 보이는 석문봉을 올라서 가야산을 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다음 구간의 접근로가 마땅치 않아 포기한다.(17:36)

꾸불꾸불한 깨끗한 임도를 한동안 내려가면 신라의 천년고찰인 일락사가 나오고 곧 절골주차장에 내려서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황락저수지를 따라 텅 비어있는 도로를 걸어가면 석문봉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이 귓전을 때리고 저수지의 푸른 수면은 기울어가는 햇살을 받으며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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