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7일 (목요일)



* 일정표

남부터미날(07:00)

보령터미날(09:05)

화성(09:32)

공덕재(09:40)

330봉(10:14)

오봉산(10:31)

433.7봉(10:47)

큰골도로(11:19)

천마봉(11:41)

여주재(12:04)

284.3봉(12:43)

330봉(12:54)

무곡임도(13:25)

사거리안부(13:53)

학당고개(14:33)

임도(15:02)

문박산(15:40)

녹색송전탑(16:01)

645번지방도로(16:25)

분골고개(16:43)

섭바덩이안부(17:05)

청양터미날(18:50)

남부터미날(20:20)



* 산행시간

약 7시간 25분



* 후기



- 오봉산

남부터미날을 출발한 버스가 웬지 속도도 못내고 차상태가 정상이 아닌것 같아 긴장을 했는데 다행히 그리 많이 늦지않고 보령에 도착한다.

바로 연결된 청양행버스로 화성면소재지까지 가고 택시로 공덕재에 오르니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적적한 고개마루에는 바람소리만 요란하다.

행여 만개한 꽃들이 떨어질까 진달래사이를 조심하며 산길을 올라가면 파아란 하늘에는 햇빛이 눈부시고 뭉게구름이 아련하게 보이며 언덕을 힘들게 올라오는 트럭의 엔진소리가 거칠게 들린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사거리안부를 넘으면 숲은 대지를 뚫고 움트는 생명으로 가득차있고 소나무군락들은 오염에 찌들은 폐부를 시원하게 한다.

최근에 지은 산불초소가 있는 330봉을 오르고 봉우리들을 지나 암봉을 넘어서 "이곳이 정상입니다"라는 안내판이 서있는 오봉산(480m)에 오른다.

찟어진 레저토피아의 현수막을 나무사이에 걸어주고 화성면의 너른 들판을 바라보면 전에 지나왔던 백월산이 일어나서 빼꼼하게 쳐다보고 있다.



- 천마봉

소나무들을 마구 베어내며 잘 정비한 헬기장을 지나고 가지치기로 지저분해진 잡목숲을 내려간다.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숨어있는 433.7봉의 삼각점을 확인하고 오랫만에 정맥에서 원추리를 캐러온 여러 젋은 사람들을 만난다.

임도로 내려서면 그림같이 아름다운 수목원이 발밑에 펼쳐지지만 약간 남아있는 능선에는 조경을 하면서 베어진 나무들이 쌓여있어 길을 막고있다.

임도가 끝나고 울창한 잡목숲을 뚫고 내려가면 칡넝쿨이 무성한 큰골도로가 나오는데 가파른 절개지를 조심스레 내려가니 차량통행도 없고 을씨년스럽다.

도로를 넘고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오르면 임도와 만나고 곧 통신시설과 산불초소가 있는 천마봉(422.2m)에 오른다.

국방부에서 설치한 대삼각점이 있는 정상에서는 오봉산의 아홉봉우리와 지나온 정맥길이 잘 조망되며 쉬는김에 이른 점심을 먹어둔다.



- 330봉

잡목숲을 헤치며 사거리안부로 내려서고 지독한 관목들을 뚫고 봉우리를 넘으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목장의 철선을 넘으며 36번국도가 지나는 여주재로 내려서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구봉산휴게소에서 찬음료를 마시며 땀을 딱는다.

묘지들을 지나고 완만한 봉우리들을 넘으면 돌무더기가 놓여있는 사거리안부를 건너며 곧 삼각점이 있는 284.3봉을 지나는데 봉우리라기 보다는 능선처럼 보인다.

사거리안부를 다시 넘고 삼각점이 있는 330봉에 오르면 조망이 좋으며 정맥은 왼쪽으로 급하게 꺽여 나간다.

바위지대를 지나서 급하게 떨어지는 능선을 내려가면 송전탑을 만나며 큰 무덤을 지나서 무곡임도로 내려선다.

용천리와 청수리를 잇는 임도는 용천리쪽만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으며 뭇사람들의 애환이 담겨있을 고개에는 바람소리도 들려올듯 적막스럽고 쓸쓸함만이 배어난다.



- 학당고개

고개를 넘고 봉우리들을 오르면 파평윤씨묘지를 지나고 정맥은 넓은 고추밭을 따라간다.

시야가 확 트이는 능선으로 나가면 왼쪽은 넓은 밭들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푸른 소나무숲이 빽빽해서 대조를 보이며 베어진 소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시멘트참호들이 있는 사거리안부를 지나면 마을은 지척이고 송전탑들을 지나서 수목원마을의 황톳길을 밟는다.

2번송전탑이 있는 163.8봉을 지나면 철조망을 만나고 철망 왼쪽으로 가시나무와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면 목우촌공장이 옆에 보인다.

고개에서 공동묘지로 올라가면 잡목이 심하고 길이 잠시 없어지지만 대강 올라가면 희미한 길이 이어지며 땅을 넓게 파내며 공사하는 현장을 내려가면 29번국도상의 학당고개이다.



- 문박산

밭을 지나고 목장옆으로 오르면 정맥길이 나타나며 그늘에 앉아 찬물을 마시면 쇠똥냄새 품은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송전탑이 서있는 봉우리를 오르고 임도따라 가다가 무덤가로 오르니 묘를 돌보던 사내가 등산을 하려면 칠갑산으로 가지 이런곳은 웬일이라며 은근히 시비를 걸어온다.

다시 임도를 만나고 넓은 임도따라 올라가다 가파른능선을 치고 오르면 산불초소가 있는 문박산(337.8m)이다.

삼각점이 있는 정상에서는 구봉산과 천마봉이 잘 보이고 지나온 정맥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서히 북으로 방향을 돌리는 이 금북길이 언제나 칠장산을 만날지 아직은 까마득해 보이지만 문득 눈에 들어오는 이름없는 봉우리 하나에서 점점 다가오는 세정맥 분기점을 그려본다.



- 섭바덩이안부

법산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나면 울창한 잡목숲이 거치장 스럽다.

녹색송전탑을 지나고 새로 묘지를 조성하면서 아름드리 소나무들을 마구 베어버린 학살의 현장을 지나면 작은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는 태공들의 모습이 한가하게 보인다.

농기구들이 놓여있는 사거리안부를 넘고 송전탑공사를 하면서 파헤쳐 놓은 길을 지나면 밭을 가로질러서 645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어슬티고개로 내려선다.

도로를 넘고 묘지들을 지나면 완만한 길이 이어지며 곧 시멘트도로가 지나는 분골고개를 넘어서 소나무 숲을 지난다.

표고재배단지를 지나면 손톱만큼씩 자라나온 버섯들이 마치 게딱지처럼 보이며 염소우리를 지나면 뾰족한 염소뿔이 신경쓰여서 옆으로 돌아간다.

정맥을 차지하고 있는 작은 목장으로 들어가니 겁없는 젖소 한마리가 눈을 부라리며 덤벼든다.

마을이 가까운 안부에 내려서서 왼쪽으로 오솔길을 조금 내려가면 섭바덩이 마을이 나오고 이곳에서 오늘의 산행을 끝낸다.

지금은 폐쇄된 운곡농협을 따라 걸어 나오니 고추와 구기자의 고장인 청양땅은 햇볕이 가득하고 또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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