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10次 산행기


일시 : 2002. 1. 6
구간 : 피나무재 - 질고개 - 간장현 - 통점령 - 가사령
도상거리 : 19.5
소요시간 : 6시간
참석 : 배동윤,백승환,정사용,우주택,임상택,조영칠,권재형,김종효


산행기

★09:40
한겨울의 중턱입니다. 어제가 소한인데 오늘날씨가 거짓말처럼 따뜻합니다. 준비해간 아이젠도 빼버리고 산행준비에 나섭니다. 지난회차에 워낙 고생들이 심해서 자못 긴장이 되는듯 합니다. 기념사진 찍는것은 출발을 알리는 신호와도 같습니다.

★11:10
피나무재에서 10여분을 오르는 새에 이미 온몸이 땀으로 엉망입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웃옷을 하나 둘 벗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복격적인 산행입니다. 길은 대체로 부드러운편입니다. 이제 왠만한 오르막은 평지와도 같습니다. 가슴에 평화로운 파도만이 일렁입니다. 굳이 쉴 만한 이유도없어 질고개가지 논스톱으로 내닫습니다. (피나무재 - 질고개, 6.5키로미터 1시간 30분)

★12:00
한적한 질고개에서 사진도 찍으면서 5분여동안 휴식한 뒤 능선으로 다시붙습니다. 이젠 제법 힘이듭니다. 피나무재에서 질고개까지 줄곧 남으로 향하던 마루금이 급격히 동쪽으로 휘어지면서 꽤 가팔라집니다. 한참을 갔을까 다시 남으로 꺽이면서 왼쪽 저멀리 아름다운 팔각산이 떠있고 바데산, 동대산, 향로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입니다.

★12시 25분
따뜻한 묘터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12시 50분, 이제 간장현으로 향해갑니다. 오른쪽으로 저수지 보여야 하는데 가도가도 첩첩으로 산으로 산으로 막혀있습니다. 제법 암릉이 걸리는가싶더니 드디어 간장현입니다.

간장현에서 선두 셋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통점령으로 향합니다. 길은 줄곧 외길입니다. 바로 앞에서 앞서가던 권재형님이 잠시 주춤거립니다. 이내 따라붙은 배동윤님과 저도 갑자기 정신이 혼돈스럽니다. 배동윤님이 비장의 개념도를 꺼내듭니다. "706봉을 앞에두고 길 찾기가 어려우니 무조건 방향만 잡고 봉으로 치고 오르시오" 라는 아주 친절한 안내문이 적혀있습니다.

우리는 주저함이없이 무조건 706봉으로 치고 오릅니다. 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희미합니다. 혹시나 후답자가 길을 잃어버릴까봐 약 15 ~ 20 미터 간격으로 시그날을 촘촘히 달아 놓습니다.
그래도 권재형님은 마음이 놓이질 않아 우거진 숲을 앞장서 잘도 헤쳐나갑니다. (다행히 뒷쪽의 다섯분은 올바른 길로 왔음)

706봉은 금새 붙었지만 돌아서 길을봐도 여전히 능선길은 희미해 보입니다. 우리가 왔던 길이 바르지 않았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지만 어쨋던 시그날만 따라오면 길은 잃어버리지 않으리라 위안하고 통점재에 닿습니다. (질고개 - 통점령, 9.5키로미터 3시간 5분)

★16:15
통점령에 닿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서로 사진도 찍으며 한바탕 웃습니다. 이제 마지막 구간으로 향합니다. 가사령까지는 아직 갈길이 멉니다. 거기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오르막 길입니다. 힘이 빠진 상태라 발걸음이 자꾸뒤로 쳐집니다. 그래도 해냈다는 마음에 위안이됩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왼쪽 능선길로 급히 꺽이면서 비로소 가사령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그 찰나 요란한 자동차 소리를내며 차한대가 지나갑니다. 너무나 반가운 기계음입니다. (통점령 - 가사령, 4키로미터 1시간 25분)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