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일시:2009년8월15일~16일
*종주구간:추정재~구봉산~말티재
*종주인원:홀로
*종주거리:36km
*종주시간:21시간50분(15일/15시45분~익일13시35분)

**포인트=>추정재출발(15시45분)~국사봉(16시44/56휴식,간식)~살티(17시25분)~602봉(18시17분)~시멘트도로(19시20분)~쌍암재(20시)~벼재(21시50분)~구봉산(01시10분)~시루산(02시)~작은구티재(05시55분 식사,휴식/06시25분)~구티재(07시22분)~백석리고개(08시35분휴식,식수보충/8시50분)~향로봉<600봉> (09시40분)~특용작물 재배망(12시04분)~재배망끝(13시23분)~구티재(13시35분)=>21시간50분

*구간지도







15일 아침 잠깐 일을 보고 10시경에 들어와 배낭을 챙기고 부천소풍터미널에 도착하여 청주행 버스표를 매표해 보니 12시정각차표이고  좌석번호는 16번, 요금은 9800원입니다.
승차 시간이 남아서 매점에서 토스트와 과일쥬스로 점심으로는 조금 이르게 먹고 승차하여 청주에 도착하여 김밥과 음료수를 사고 도청앞 정류장으로 가기위해 시내버스를 탑니다.
도청앞에 내려 211번 미원행 시외버스를 기다려서  211번 버스가 오는데 정차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서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주변분에게 물으니 시외버스는 다음정거장에서 탄다고 하여 몇 백미터 이동하여 기다려  211번 버스를 2150원 내고 탑니다.
버스는 시내를 지나 한가로운 시골을 달려 추정1리, 추정3리를 거쳐 관정2리 버스정류장에  내립니다.(15시45분)

지난번에 세수하고 옷 갈아입었던  sk주유소를 보며 휭단보도를 건너 용창공예 오른쪽 길에 다가가니 앞에 '관정사'입간판이서 있고 여기를 지나 직진으로 조금가자 좌측에 급수시설이 있고 1분정도 시멘트길을 더 오르니 들머리 표식기들이 반깁니다.
 
 
 

다소 어수선한 잡목숲으로 들어 조금 오르자 길은 평이하게 변하고 매미 소리는 여유롭게 울어대는 것이 도시의 악다구니로 울어대는 매미소리와 대조를 이룹니다.
오후 4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한 낮 동안 달구어진 열기의 연장으로 후끈거리기가 옥수수 삶은 가마솥  뚜껑 연 듯 하고 손은 연신 배낭 끈에 매단 등산수건으로  이마를 훔치게 합니다.
한차례 된비알을 올리니 국사봉이란 표시와 리본이 기다리고 등산 초기라 덜풀린 몸 쉬어갈 겸,부실했던(?)점심으로 약간 허기지던 배도 채울겸 간식과 휴식을 합니다.(16시44분/56분)

국사봉

500봉대 봉우리들을 지나고 한참 내리막을 타더니 밭고랑처럼 움푹 패인 살티재에 도착합니다.(17시25분)
산줄기 마디에서 가장 낮은 부분인 치,재,령에 이르면 다시 급하게 봉우리로 오를 된비알이 있는지라 내리막이 편한 이어가기로 생각되어 지지만은 않습니다.
인생사도 그런면이 있지않나 생각되어 쓴 웃음 지어봅니다.살티재가 475m 이니 580봉 까지는 백여미터를 오르는 겁니다.
식지않은 대지열로 쉬엄쉬엄 580봉에 오르고 또 능선을 따라갑니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오르고 (18시17분)별 생각없이 단순히 걷다보니 시멘트도로가 나오고(19시20분)우측으로 주황색 주택들이 조화롭습니다.
도로를 질러오르고 토지지신이란 조그만 비석 옆에 앉아 과일도 먹고 복장도 추스립니다.(19시25분)



대개 산에 오면 생각이 단순해지고 편해지므로 저절로 끌려 산을 찾는 지도 모릅니다.
쌍암재로 내려서는 길은 칡넝쿨과 잡목으로 꽤 성가시고 어둠까지 찾아들어 신경이 곤두섭니다.
설상가상, 토지지신 비석옆에 쉬면서 헤드랜턴 조임클릭을 조정한다는 것이 그만 거치대가 부러져 목이 부러져 나가
어쩔 수 없이 조그만 손전등 하나로 어둠을 헤치려니 더욱 난감합니다.
그래도 갈길은 가야되므로 어둠이 내린 쌍암재에 내립니다.(20시)



이 곳에선 전방으로는 묵밭인데 좌측 숲옆에 드문드문 걸린 리본을 보며 절개지를 조금돌아 오르니 여러 사연을 담고 있을 많은 표식리본 '걸림줄'을 봅니다.(20시18분)
헤드랜턴이 없으니 손 전등을 높이 들어 조명한 후 사진 찍는 일도 쾌 번거롭습니다.



야밤에 가파른 사면을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오르려니 피식 웃움이 나옵니다.
"누가 시켰습니까?"
"아닙니다"
"직업입니까?"
"아닙니다"
"그럼 잠안자고 뭐 할라고~ "
"......"

리본의 주인님들의 웃음소리 말소리 호흡의 흔적은 대부분 땅속으로 스며들고 대지로 흩어지고 일부가 남아 전설처럼 내려와 여기 리본에 떠돌고 있습니다.
이 리본의 추억과 ,희망, 감회와 수고로움들로 리본들을 대할 때면 경외스럽고 마음에 작은 여울이 일렁입니다.

별의 별 생각을 에로영화 필름 끊어 먹듯 하며 둥근 참호가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니 21시13분 입니다.


조명이 희미하다고 해도 아무려면 시간이 흐르니 지도상의 형광펜으로 표시한 체크표시는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19번 도로를 지나고 벼재에 이릅니다.(22시35분)



여기에서 구봉산 크기만큼 큰 경험을 합니다.
절개지 향나무에 표식리본 한개가 보여 오른 후 우측으로 이동하여 배수로 흄관이 있는 사면 길에 오르니 사방은 파헤치고 경사지는 비닐로 덮고 도통 산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밤이라 파헤친 규모가 더 크게 느껴진지도 모릅니다만 하여튼 산 을 찾아 들어가나 길의 흔적이 없어 지나온 424봉과 지도상 정맥길을 가름하나 지형의 변화로 일단 앞에 보이는 능선 정상에 붙어 우측으로  가면 정맥길을 다시 만날거라  예상하여 사면을 찾아 가파른 사면을 올라 능선에 붙으니 족적은 없고 원시림 수준입니다 .다시 원위치 하기도 쉽지 않지만 반복하여 오르내리며 원위치 하여 이번에는 우측도로를 따라가보니 인삼밭 옆 전봇대에 표식리본 두 개가 보여 도로따라 마을 쪽으로 내려가니 물소리가 들리고 주변은 논인지라 다시 원위치하며 심란해집니다.
정맥길은 잃어버리고 어두운 이 곳에서 잠이나 잘까 누워보지만 10분도 안되어 모기와의 합방으로 결국 일어나 정신을 가다듬고 지도를 다시 봅니다.
지도상 정맥은 우측으로 흐르니 일단 파헤친곳에서 최대한 오른쪽으로 붙어 몇분 더가니 철망이 나오고 표식리본 한 개가 보여 엄마와 시장에서 잃어 버린 후 다시 찾은 마음인 듯 기쁘기가 한량없습니다.
처음 들어섯던 길에서 좌측 파헤친 곳으로 나와 산에 붙지말고 조금더 오르면 이런 발품을 팔지 안을 것을 간발의 차이가 심신을 녹초로 만듭니다.
하기야 독도는 지도를 보면 지형이 입체로 떠올라야 하고 지형을 보면 지도가 떠올라야 하는데 아무리 산이 망가졌다고해도 실은 실전부족에서 오는 독도 능력 부족이겠지요?
시간을 보니 12시05분으로 근 한 시간을 소모한 것이지요. 


낭패 끝에 다시 찾은 정맥길

폭풍 후 고요하듯 평온으로 돌아와 산길을 가니 안동장씨 묘소가 나오고<435봉> (12시27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구봉산에 도착한 것은 01시 10분으로 하루를 산에서 넘긴 거지요.여기서 조금가면 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가 나옵니다.
이 곳에서 열린 하늘을 보니 별들은 무수히 많아 까만밤 하늘의 별들을 한없이 바라보는 별바라기 입니다.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산에서나 실은,하늘의 별들의 숫자는 같겠지요.






산불감시 초소봉

이어 시루산을 (02시) 지나고 돌탑봉을 지나 내려가니 정맥길에 시루단이 있습니다.
산길을 이어오다보니 봉우리엔 대개 묘지가 있는데 높은곳에 묘지를 쓰기도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되며 대대는 관리가 되어 있지만 관리 안된 묘지도 있어 비석과 비문이 무안스럽기도 합니다.
후세가 찾지 않는 묘지의 비석 비문은 오히려 집안의 체면을 구기는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시루단

그저 그렇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노라니 나뭇잎 사이로 시퍼런 구멍이 점점 농도를 더하며 새벽이 찾아 옵니다.
지나온 산길이 야간이기도 하지만 대개 사오백 미터급의 산들이므로 나무들로 인해 산정에서도 전망은 없습니다.
그러나 숲 사이로 들어오는 동터오는 태양의 기는 온몸으로 약한 현기증이 날 정도로 새롭습니다.



좌측으로 입산금지 표시판을 지나고(05시14분) 작은 구티재에 도착한 것은 05시54분입니다.
이 곳에서 식사와 휴식을 합니다.(06시25분)



작은 구티재

긴-호흡을 하고 작은 구티재 좌측 절개지를 오르고 지나온 길을 바라봅니다.
생각해보면 사는것도 오르내림의 연속이지만 어쩌면 다가올 산줄기처럼 기대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인가 봅니다.
말뚝처럼 긴 삼각점이 있는 456.7봉에 도착합니다.(06시49분)



산길을 좌측으로 이어 탁주봉을 우회하고 이슬 품은 풀잎을  스치며 꽃사진 몇 장 찍고 구티재에 내려섭니다.

오이풀

도라지

노란 마타리

광복절이라 그런지 구티재의 무궁화는 단아하고 당당합니다.






구티재 들머리에 들어 조금오르면 난시청해소 방송시설이 있습니다.



422봉을 지나 백석리 도로에 내려섭니다.(08시35분)
이 곳에서 밭일하던 어르신이 "일찍도 내려오슈 밥은 먹고 다니슈~"
"예 안녕하세요? 더우시죠?"
"그냥하지유 뭘~ 좀 쉬었다 가시구랴. 뭐할라고 더운데 냇가에서 목간이나 하지안쿠"
"근데 저 앞 봉우리는 어떻게 가요 앞엔 농장이라"
"향로봉이요 마을로 들어가서 가는것 같던디~"
"향로봉 입니까? 예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마을에서는 앞 600봉을 향로봉이라 하는것 같고 도로를 건너 마을로 조금가면 창고건물에서 우로 가면 민가가있고 여기에 지하수가 있어 식수보충하고 세수하고 등산수건 물에 적시고 길을 오르면 입산금지현수막이 보입니다.
둘러보아도 들머리가 보이지 않아 입산금지라 그런가하고  밭과 연결 된 임도를 따라 오르다 좌측으로 가도 진행로가 없어
망초대가 우거진 곳을 지나 가지치기한 사면을 어렵게 요리조리 오르니 비석과 봉분이 큰  산소들이 줄지어 있고 더 오르니 사면은 가파른데 잡목과 간벌한 썩은 가지가 걸리적거리고 어찌되었건 사면으로 정상에 올라 우측으로 정맥은 흐르므로 눈으로 잡고 힘겹게 오릅니다.나와같이 직등한 분이 있었는지 등산화 발자국이 있고 마침내 8부능선 부근에서 정맥길 리본을 발견하고 이어 오르니 묘 1기가 달랑있는 600봉입니다(09시40분)



백석리 도로



마을길 따라 올라오며


어어 우측으로 진행하며 속리산 주릉쪽을 바라보니 아련합니다.돌무더기가 있는 수철령에는10시25분에 도착합니다.이어 큰봉우리 하나를 넘어 가파른 길을 내려 구룡치에 이르고 500봉대 봉우리를 몇개 넘으며  쉬엄쉬엄 가니 중판리 작목반에서 운영하는 특용작물 재배망에 현수막이 붙어있는 591봉에 이릅니다.(11시50분/식사/12시05분)
여기에서 식사를 하고 재배망을 따릅니다.


591봉(재배망이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조금 설치 된 줄 알았는데 끝도없이 어어지는 재배망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반복하며 지루하게 이어갑니다.
그렇게 1시간 20분정도를 따라가니 정맥은 말치재로 이어지는 우측으로 꺽입니다.(13시23분)



여기서  우측으로 이어집니다.

마침내 13시35분 말치재에 도착합니다.

 
 
 

이 고개는 보은에서 속리산 법주사로 이어지는 고개인데 서울에서 오는 버스가 보은을 거쳐 속리산으로 들어가는 고개 이므로 잘하면 도로건너에서 보은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탈 수도 있고 또 시내버스도 있습니다.
커피와 칡즙을 파는 포장마차에서 칡즙을 마시며 물으니 시내버스가 14시20분에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던 옆 손님이 "내가 청주사는데 가경터미널에 가면 부천버스가 있으니 말동무 하며 같이 가시렵니까?"
나는 반색을 하며 "그래요 그럼 저야 아주 좋지요. 근디~헤헤~웃옷과 양말은 갈아 신었지만 땀냄새가~"
"괜찮아요. 그럼 에어컨 틀어 놓고~"하며 차로 갑니다.

"그럼 변변찮지만 칡즙이나 커피라도"하며 손님,저,포장마차아줌마,정자에 계시던 어르신 칡즙과 음료를 건넙니다.
"에어컨 틀어 놨으니 조금 더 쉬었다 갈까요?"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포장마차 아줌마는 부천 약대동에 산 적이 있고 지금도 부천에 언니가 살고 있어 부천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차에 탑승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수레티고개를 지나고 피발령을 넘어갑니다..피발령은   충청북도 보은군 회인면 오동리에서 청원군 가덕면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엣날에 이고개를 넘으려면 발에서 피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험했던 고개였다고 합니다.
청주 가경터미널에 내려주신 고마운 분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터미널에서 표를 끊으니 15시50분차입니다.
고마운 분 덕으로 편안한 귀가였습니다.


청주 가경터미널

**생각해보면 한여름에 뙤약볕을 맞으며 긴~줄기를 이어간다는 것은 무리라 생각했으나 자주 쉬고 천천히 걸어
무사히 구간을 진행했습니다.
벼재에서 야간의 흐릿한 손전등빛엔 일궈놓은 현장이 더 크게 느껴졌고 산줄기를 다시 보는경험을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말치재에서 청주까지 태워주신 고마운분 잊지 못하겠고 다음구간 정맥13.5km와 법주사 까지의 하산길 6.5km를 남겨 놓았는데 가능하면 둥근달이 뜨는날 이어가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았으면 하고 소망해 봅니다.

 

김대중전 대통령님의 서거에 마음으로부터 깊은 애도를 드립니다.

삼가 김대중 전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년8월19일   최종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