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3차정맥종주 = 7회차 = 존제산 산행기

코스:주랫재-존제산-천치고개-무남이재
날짜:2004년7월3-4일
날씨:태풍(민들레)

인원:43명
이태우 이현우 이상민 명세대 최문성 박금영 정진구 최종호 서안종 장채기 백명인 김명인 김태길 박경식 한용수 김수인 강석원
지운어머니 최창주 박우철 이득천 이기홍 배창랑 박정자 홍순학 장석규 양한진 최진해 임동혁 한동호 최이화 김영우 길동석 임애자
권영복 정성용 김형길 이종대 박봉규 김중욱 문종석 장현우 김종국
(버스좌석순)

산행도상거리 = 약 8.5킬로미터
산행 실거리 = 약 11.05킬로미터

총산행시간:약7시간35분 (후미그룹기준:휴식시간포함)

산행 하행 어프로치시간 = 약25분

== 내용 ==
++ 호남정맥 7구간의 산행지를 간략하게 개요를 소개한다. ++

++ 요약 ++

주릿재가 있는 이 산의 이름은 존제산(尊帝山)이다.

석거리재에서 이어진 내리막길을 잠깐 내려가다가는 곧바로 또 하나의 재를 오르게 된다. 이 고개가 주릿재이다.

주릿재는 벌교읍 추동리 대판이 마을 서쪽에서 존제산을 넘어 율어면 유신리에 이어지는 고개로서,
긴 밧줄을 풀어놓은 것처럼 꾸불꾸불 한 형국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지만 조금 의심스럽다.
한자로는 주로치(周老峙)로 표기하기도 한다.

존제산은 보성군 내에서 웅치면 제암산에 이어,
두번째 높은 산으로서 해발 300m 이상의 고지가 무려 65㎢나 되어 가장 넓은 산지를 형성하고 있다.
남?북의 이데올로기 가 빚어낸 비극의 현장으로 유명한 산이며, 소설 태백산맥의 중심무대로 외지에 더 알려졌다.

존제산은 고려 충렬왕(忠烈王)이 이름을 지었다고 전한다. 또한 이 산은 불교와 연관된 지명이 많은 산이다.

(존제산)
존제산 북쪽 유신리의 갓바위 윗등에 염주를 목에 건 불상모양의 바위,
부처님이 하느님과 만나던 곳이라는 천치(天峙), 죽으면 한 줌의 흙이 된다는 뜻의 진토재,

승려들이 모여 문장을 자랑하던 곳이라는 석거리재 등은
모두 동쪽 기슭에 있었던 신라 고찰인 징광사와 관련된 지명들이다.

벌교읍, 조성면, 율어면에 둘러싸인 존제산의 능선은 거의 밋밋하게 높이가 계속되고 정상에 오르면 멀리 무등산, 모후산, 백운산,
그리고 여자만과 고흥반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존제산은 뛰어난 산세와 많은 설화가 깃들어 있는 호남 명산이지만,
정상에 군사시설물과 주 능선상에 한국통신 중계소가 들어서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때문에 벌교읍과 율어면을 잇는 818번 지방도로상의 고개인 주릿재에서 정상까지 약 6㎞ 구간이 비포장도로가 뚫려 있기는 하지만,
2㎞ 지점에 위치한 백림농장까지 밖에 오를수 없다.

결국 백림농장에서 동쪽으로 벌교읍내와 남해바다를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산이다.

주랫재에서 존재산까지 답사를 하자면 우리나라의 암울했던 역사를 반추해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소설속의 주인공들이 금방 뛰어 나올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 산행 ++

어떻게 해야할것인가?
태풍이 (민들레) 남부지방에 도착한다는데,,,
남부지방에 최고 400밀리미터의 장대비와 태풍주의보인데,,,

7월3일 토요일은 전화만 받느라 아무런일도 하지못하고 말았다.
결론은 앞주에도 (6월19-20일) 장마비로 인해 산행을 못했었는데 이번주 마저 산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산꾼들의 자존심에,,,
산행을 결행하기로했다.

토요일 늦은저녁 동대문에 도착하니 반가운동료들의 모습들이 속속 도착한다.
모두 내일날씨에 민감하다. 태풍에대해 이야기들을 나눈다.

우리의 버스는 밤을 달린다.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보니,,,

오전4시경
주랫재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이 남아 버스내에서 1시간여동안 휴식 및 수면을 취한다.

오전5시15분
산행을 시작하기위해 버스에서 내려오니 바람이 대단하게 불어댄다.
이내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는 가운데 임도길을 따라 올라간다.
1미터 앞도 제대로 보이지않지만 길을 따라가기에 움직이는데는 지장이없다.

장현우씨와 김형길씨가 시루떡2말을 짊어지고 올라오고 있는 것을 한참후에야 알았다.
얼마나 무거울까? 교대를 하려고하니 김중욱씨와 정성용씨가 교대로 짊어진다.

그사이
빗방울은 더욱 거세어지고 동료들이 조금만 떨어져도 희미해지면서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슬며시 든다. 인원이 흩어져서는 안되겠다.

존제산정상에서 길이 희미한곳으로 내려섰다가 이내 길이 좋아지더니 다시 길이 없어진다.
잠깐! 길을 찾아나선다.

잡목과의 싸움이 시작될줄이야??
결국은 길을 찾지못하고 되돌아서서 지도를 믿고 진행하기로한다.

비바람이 휘몰아치는데 움직일수가없다. 몸을 가눌수가없어 동료들을 바라보니 주저앉아있다.

얼굴을 가리고 능선바닥에서 숨을 고를 수밖에 다른 방도가없다.

얼굴을 돌릴수도 없고, 앞이 보이지도않고,, 도데체 능선을 어떻게 잡을것인가?

기가막힌다. 이렇게까지 태풍의 위력이 대단할줄이야!!!
그사이 시간은 급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할수있는데까지...
남서방향의 능선으로 내려선다. 사람이 다니질않아 잡목! 잡목뿐이다.

오전10시20분
다행히도 천치고개에 정확하게 내려섰다. 모질게 퍼붓는 빗줄기에 메모도 할수가없다.
이러한 날씨에 카메라! 엄두도 못낸다.

이곳 천치고개 (모암재라고도 부름) 에서 613고지까지의 진행도 보통일이 아닐 것을 이내 짐작한다. 잡목을 뚫어라!!!

탈출을 한다해도 무남이재가 제일 무난할것인데.. (글이 비슷하네 ㅎㅎㅎ,,)
내몰골이 말이 아닌가보다.

길이아닌 길!
호남정맥종주를 2번이나 하면서 지나간 길인데도 길이 더 없어?,,, 잡목으로 변해있다.
겨울적설기 산행이 벌써 시작되는것인가? 발을 들어올리며 잡목들을 누르면서 진행을해야 뒤에 오는 동료들이 조금이라도 편해진다.

한차례 오름짓이 시작되고 잡목과의 한판전쟁을 치루다보니,,
명감나무넝쿨과 산딸기넝쿨/ 그리고 진달래나무의 잡목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오전11시15분
571고지에 도착했다. 능선분기점이다. 우측으로 (서,남) 이어나간다.

하늘을 쳐다본다. 그래 비! 누가 이기나! 그러나 우리가 져서 탈출을 하고 말았지만,,
저 잡목을 어떻게 헤집고 지나갈까? 고민스럽다.

이태우씨와 정성용씨가 교대로 앞장을서며 진행한다. 굵은빗줄기는 그칠줄모르고 쏟아지고 있다.
고만고만한 능선길이지만 잡목으로 인해 진행속도가 더디기만하다.

12시20분
613고지의 수선대갈림길에 도착했는데 이정표가 강한 바람에 약간 돌려져있다. 제대로 세워놓는다.

좌측으로 90도꺽으며 내려서는데 시장하다고한다.
잠깐 간식시간을 갖는다. 그러고보니 이제껏 물한모금도 마시지 못했었다.
이득천씨가 빵을 한 개 건네주어 맛있게 먹었다. 감사합니다.

예전에 없었던 하얀로프줄이 무남이재까지 양옆으로 연결되어있다. 길을놓칠 염려는 없겠다.
계속 내리막이다.

12시50분
무남이재에 도착해 산행을 멈추기로한다.

도상거리 8.5킬로미터 밖에 안되는데 산행시간만 7시간35분을 소비하고 말았으니 대책이안선다. 그리고 동료들도 이미 지쳐가고있다.

우리는 원수남마을을 향해 약20여분 정도 내려간다. 마을버스종점이 나온다.
버스가 들어올때까지 신발도,, 겉옷도,, 그사이 알탕도,, 옷들을 갈아입는다.

오후3시
화순 도곡온천에 도착해 1시간30분 동안 온천과 늦은 점심식사들을 마치고,,

오후4시30분
귀경길에 오른다.

오후8시35분
양재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포기하지않고 태풍과싸우면서 미완의완성을 이루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PS:호남정맥종주 사진은 잔디밭산악회 홈피의 사진겔러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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