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의 한강기맥

 

밤을 지새워 넘어선 雲霧山 남는 것이 없구나<한강기맥 2차>

 

2009048046호        2009-10-15~16(목~금)

  

 ◆자리한 곳 : 강원도 홍천군

◆지나온 길 : 운두령-보래봉-자운치-불발현-춘천지맥분기봉-구목령-삼계봉-덕고산-운무산-먼드래재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36.5km(10:05~06:26)=<20시간21분>, 실제거리 :약39km=만보기74,215보 <누적거리 : 60km, 누적시간 : 32시간 45분, 누적경비 :93,540원>◎

◆날        씨 : 맑음 (아침안개 오후구름 많음)

◆함께한 이 : 단독산행

<교통편> : 대중교통(갈 때⇒전철, 시외버스, 시외직행버스 : 올 때⇒ 시내버스, 완행버스, 시외직행버스, 전철)

 

산행전이야기

한강기맥 운두령-먼드래재는 한번에 진행하기는 부담감이 있어서, 야영을 하느냐? 그냥 진행하느냐? 을 놓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어렵게 결정을 내리고 지도를 살피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려와 인터폰으로 확인해보니 우편집배원이 우체국택배물이 왔다고 알려주어, 현관문을 열어주고 내용물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 머릿속에서는 혹시 지나 불광천 분수대 개통식에서 분실한 지갑일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으로 집배원을 기다려 3,300원의 요금을 지불하고, 수령한 우편물은 은평경찰서에서 착불요금으로 보내온 것으로 내용물을 개봉해 보니 예상대로 분실했던 지갑이 돌아왔다.

◈일주일만에 주인찾아 돌아온 지갑

반가운 마음으로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모두가 그대로였으나 현금(달러포함)만, 감쪽같이 사라져 홀쭉한 모습으로 주인에게 돌아온 지갑을 보며, 한강기맥진행 경비로 사용하려고 준비했던 현금은 연기처럼사라지고 일주 만에 빈 지갑이였지만,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의 여신은 한강기맥과 좋은 인연을 오래도록 유지해 가라는 암시라 자위하며, 세심하게 준비물을 챙기고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최종전(두산-SK)경기를 관전하고 일찍 자리에 든다.

2시경에 일어나 뒤척거리다 깜박 잠들었다가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집식구가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5식분의 식수와 먹거리를 낡고 작은 배낭(36L)에 가득 채우고 저울에 올려보니 13.7kg으로 생각했던 희망무게여서 가벼운 기분으로 집을 나선다.(05:48)

가로등이 불 밝히는 불광천에 내려서자 운동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젊은이는 찾을 수 없고 연세 드신 분들만 새벽운동에 열심인 현장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며, 전철역에서 동서울터미널로 이동해 진부행 버스에 올랐다.(07:04)

 

산행코스요약

이번 진행구간은 운두령에서 춘천지맥 분기점을 지나 먼드래재까지로 달님이라도 동무해주면 좋으련만 무월광으로, 깜깜한 어둠속에서 등산로만 보고 진행하여, 산행코스를 요약하기가 쑥스럽지만 현장상황에 감을 겸비해 요약해 보면, 능선 산줄기가 선명하고 산죽지대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진행흔적이 분명해 마루금 잇기에 불편함이 없는 비교적, 유순한 육산이 많아 어려움이 없이 삼계봉(영월지맥 분기봉)까지는 쾌적한 산행이 이어지고, 간간이 터지지는 시원한 조망으로 산행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구간이나, 덕고산에서 먼드래재까지는 급경사와 파도치듯 오르내림이 반복되며 너덜과 자갈길에 도토리까지 끼어들어 진행을 방해하고, 로프가 설치된 바위지대가 연속적으로 이어저 미끄러워, 부상당하지 않도록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구간으로 진행 속도가, 현저하게 늘어지며 거리에 비해 진행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마루금을 놓칠 염려는 없는 구간이다.

 

◆산행 기록◆

지정좌석을 무시하고 편한 자리를 골라서 의자를 최대한 뒤로 젖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편한 자세로 졸다가, 눈을 떠보니 안개를 헤치며 진부소재지 중심가를 달리고 있어 정신을 가더듬고 터미널에서 안전하게 하차한다.(09:14)

운두령 경유 홍천 가는 버스(09:30 진부발)에 오르자 넓은 버스 안에 노인 한분께서 전세를 내셨다가, 내가 승차해 승객이 2명으로 늘었으나 얼마 후 삼거리에서 노인께서 하차 하신 후, 대형버스를 단돈 2,400원으로 전세 내어 험준하고 구불거리는 운두령고갯마루에 이르러 기사분과 작별한다.(09:55)

◈운두령 들머리

진부에서 출발할 때는 안개가 짙었지만 운두령(1,089m)에 이르러보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한 날씨에서,오묘한 자연현상에 감사드며 한적한 사각정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빵과 음료로 간단하게 요기하고, 나만의 특유한 산행 복장을 갖추고 마루금 잇기를 시작한다.(10:05)

◈안개와 이슬에 젖은 낙엽길이 푹신하다

인근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간이음식점 사이로 이어지는 잘 닦여진 등산로를 따라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마루금 잇기에 나서는 풍경이 대조적으로, 단풍이 꼽게 물든 단풍나무와 이미 겨울 준비를 끝내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있는 나무들에서는 스산함이 느끼며, 산불감시초를 지나고 1,271.8m 삼각점(봉평 417 2005 재설)을 지나 1,381m봉을 넘어서 유난히 붉은 단풍나무를 뒤로하고 헬기장을 경유해 밋밋하게 이어지는 펑퍼짐한 봉우리 이정표(←용수골2.4km, ↑정상 ↓보래령 1.2km)와 삼각점 (봉평22 1990 재설)이 자리한 보래봉(1324.3m)에서 간단한 간식을 섭취하며 호흡을 고른다.(12:24)

 

 

◈만산홍엽의 산줄기를 따라 보래봉에 도착

지도와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해보니 이정표 정상으로 방향을 잡으라는 명령에 따라 내리막 능선을 이어가다, 인위적으로 나무에 톱질해 홈을 만들어 나무속이 들여다 보이는 나무를 뒤로한다.(13:04)

 

 

◈눈요기가 충분한 단풍

특색도 없고 조망도 없이 밋밋한 능선을 진행하는 동안 간간이 곱게 물든 단풍과 나뭇가지 사이로 펼쳐지는, 황금들녘의 풍요로운 계곡을 내려다보는 재미에 젖어 진행하다, 배가고파 도시락을 비우려다 간단하게 떡과 두유로 점심을 때우고, 짧은 낮 시간에 부지런히 진행하기로 하고 속새 밭을 지나자, 산죽지대가 반기는 내리막을 내려서며 사용처가 궁금한 모기장 바구니도 만나며 불발령(1,013m) 임도에 내려선다.(15:31)

◈무었에 쓰는 물건인고???

 

◈불발령에서 본 단풍이 장관이다

임도 개설 표지석에는“96 간선국유임도, 구간 불발령〜도장골, 거리 7000m”가 기록되어 있고, 이정표석판에는 “불발령 해발 1013m, ↑청계동 18km, 내면 14.5km, 봉평 16.8km"을 안내해 주는 표지석 뒤로 시원하게 이어지는 산야가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반대쪽 임도 철대문에 “자연휴식년제 실시지역”이라 붙어 있다. 임도 사이 절개지 능선을 따라 올라서 내려다보는 우측게곡의 단풍이 장관으로 눈을 호강시키며, 잡목이 무성한 능선을 이어가 청량봉(1,052m) 춘천지맥 분기봉(삼각점 봉평 302 2005 재설)에 닿았다.(15:57)

 

◈한강기맥과 춘천기맥 갈림 청량봉

춘천지맥은 북쪽, 한강기맥은 남쪽으로 이어진다고 알려주는 많은 표지기의 안내에 따라 20여분 가파른 잡목지대를 지나 임도에 올라서니 “국유임도 종점” 표석과 작은 돌탑이 있는 곳에 도착한다.(16:25)

 

◈장곡현 고갯마루

이어지는 내리막 임도를 내려서 장곡현(960m)에 이르자 삼거리 갈림길“국유임도안내표지판”에는 미풍에 낙엽이 뒹굴고 있는 고갯마루로  쓸쓸함을 느끼며 임도를 따르다 임도를 버리고, 좌측 산길로 접어들어 조망이 없는 봉우리 2개를 넘나드는 사이에 늦가을의 짧은 가을 해는 자취를 감추고 어둠이 밀려와 헤드랜턴을 2개를 이마에 부착하고 야간산행을 준비한다.(18:01)

어둠속이라 지도와 나침반 확인을 자주하며 오르막에 올라서 1,191.8m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에서 삼각점(301 재설)을 확인한다.(18:13)

가파른 오르막능선에 올라서니 바위대가 어둠속에서 반겨주어 조심스럽게 바위봉을 넘어서 경사급한 내리막을 내려서, 어둠에서 흰 페인트색칠된 헬기장에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ㅇ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라 구목령(1,005m) 공터에 내려선다.(19:16)

임도공터에 “국유임도안내판” 좌측으로 차량통행을 차단하는 장치가 있는 자리에 신문지를 깔고 식탁을 꾸리며 생각해보니, 정상적으로 진행을 하다보면 완전하게 야간산행만을 해야 하겠기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야만 일출 후에 산행을 끝낼 것으로 생각되어 두꺼운 잠바를 끼어 입지만, 도시락이 바닥을 보일 때쯤에 땀이 완전히 식은 데다 고지대의 밤 기온이 떨어진 탓으로 추위가 느껴지더니, 급기야 몸이 떨리기 시작해 움직이지 않으면 저체온증으로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것 같은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안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어둠을 헤집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진행하는 길 뿐이란 결론에 충실하고자,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구목령을 뒤로한다.(20:03)

◈구목령 국유임도 표지석

◈어둠속에서 기형나무를 만남도 생동감을 안겨준다

다행이 초반은 부드러운 능선으로 추위에 움츠려 어정쩡한 상태에서 산행에 도움을 받아 정상컨디션을 회복하고, 산죽지대를 발끝의 감각으로 탈출해 삼계봉(1,080m:영월지맥 분기점)안내판에서, 처음으로 '한강기맥' 표기를 발견하고 잠시 휴식하며 과일을 섭취하며, 야간 산행의 단점이 능선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낄 수 없다는 점 외에도 체력소모가 많은 점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이정표의 안내에 충실하게 따라 덕고산으로 방향을 잡는다.(21:41)

 

◈산죽지대와 한강기맥, 영월지맥 분기 삼계봉 

어려움 없이 덕고산에 도착했으나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런 표시 없이 이정표( (←운무산6.34km, 삼계봉 0.66km→)만 어둠에 맞서 외롭게 서있는 곳에서, 역산해보니 이 봉우리가 덕고산이라 추정했는데,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한현우님3,000산 오르기 리본(德高山(1125m)이 내 생각에 동의하고 나선다.(22:15)

덕고산을 내려서는 바윗길에는 굵은 로프가 메여있어 안전을 보장해 주지만 경사가 심해 진행이 더디고, 바닥이 드러난 체력소모에 가속도가 붙어 힘겨움을 실감하며 1,095봉 삼각점(청일 426 1989재설)을 확인한다.(22:57)

달빛이 그리워지는 지독한 어둠속을 헤드랜턴 2개로 극복하며 촬영이 가능한 것이라고는 이정목이 유일한, 단조로운 산행을 이어가 이정목(←먼드래재10,02km 운무산4.76km, 구목령6,16km 덕고산 1.58km→)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지만 급하게 찾아온 추위 때문에 느긋하게 쉴 수가 없어 고단한 몸을 채찍질 한다.(23:27)

 

◈어둠속에서 유일하게 촬영이 가능한 이정표

가능하면 발자국 소리와 스틱이 화음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무료함을 달래며 '둘 산악회'가 수고해주신 1,031m 갈림길 표시로 현 위치를 다시 가름해 보며 고마움을 느낀다.(23:43)

자정이 넘어서자 졸음이 찾아오고 피로도가 높아지지만 부지런히 진행하는 길이 최선의 길인데, 어쩌자고 이토록 험한 바윗길은 계속되며 雪上加霜격으로 미끄러운 자갈밭에 수없이 널려있는 도토리까지 합세해 진행을 힘들게 하는가? 자신의 정신력을 실험하며 운무산 740m지점에 이른다.(02:03)

너덜지대를 엉금엉금 기어서 운무산 380m 이정표를 지나자 로프가 설치된 된비알의 오르막이 기다려 이를 악물고 올라서니, 바위와 소나무가 길을 막는 빡센 험로를 극복하고, 운문산 정상에 올라서니 짙은 안개가 하나는 외로워 둘이란 시에서 처럼 두 개의 정상석이 나란히 세워진 내력은, 홍천군과 횡성군이 서로 자기고장 땅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한 결과물이 버티고 있는 뒤편의 운무산 등산지도와 삼각점을 확인한다.(02:50)

 

 

 

◈오늘 산행중 가장 난코스 운무산 바위지대

정상에서는 하산하는 길이 급하고 험해 조심스럽게 헬기장에 내려서 로프의 도움을 받아 비탈진 자갈길을 내려와 로프를 놓은 순간 미끄러져 아찔한 순간을 맞았으나,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이마에서 떨어져 불 밝히고 있는 랜턴을 주워 이마에 부착하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어둠을 헤치고, 절개지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니 나무계단이 눈에 들어오며, 힘겹게 계단을 내려서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서석면을 잇는 19번지방도인 먼드래재에 내려선다.(06:26)

 

◈고행을 접은 먼드래재

 

◆산행 이후◆

20시간이 넘은 긴 시간 산행과 수면 부족으로 몸은 나른했지만 예정한 산행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는 성취감으로 기분은 상쾌해, 수준점을 확인하고 고갯마루를 향해 절개지의 낙석방지용 철망을 넘어 홍천군 서석방향으로 이동해, 배낭에 붙어있는 오물을 털어내고 중무장을 해제한 후, 등산복에 묻은 오물을 제거하고 남은 식수로 물수건을 만들어 대강 몸에 땀을 씻어내고, 자동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다가와 그냥 손을 들었는데, 정차해 주어 고마운 마음으로 승차해 보니 서석면소재지로 가는 완행버스인데 승객이 아무도 없어 버스비를 지불하고, 먼드래재를 지나가는 버스시간표를 물어보니 한참을 생각하더니 지나가는 버스가 없다고 일러주어 그런 줄로 알고, 서석 터미널에 정차해 내가 내리자 왔던 길로 빠르게 사라져 버린다.(06:53)

지나가는 주민에게 먼드래재 가는 버스를 시간을 물어보니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만 아침에 버스가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온다고 알려주는 친절함에 감사드리고, 차가 없다고 거짓말한 버스기사가 괘씸하기 그지없지만 지역기사의 자질론을 왈가왈부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기에 조용히 속으로 삭힌다.

7시정각에 터미널가게가 셔터를 올리고 매표를 시작했고 통학용 버스가 홍천읍내로 7시 10분 출발하는 버스를 기다림 없이 이용 할 수 있었고 홍천터미널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동서울행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끝-.

 

◇소요경비 : 27,000 원◇

: 대중교통(집-동서울):1,200원, 시외버스(동서울-진부):11,900원, 대중교통(진부-운두령):2,400원, 시내버스(먼드래재-서석):1,100원, 군내버스(서석-홍천):4,200원, 시외버스(홍천-동서울):5,800원, 전철(강변-집):1,200원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을찾아서~

2009-10-21

계백 (배상)

 

클릭하시면 저에 관한 조금 더 많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daum.net/good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