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의 거북이 산행기 (백두대간 5회차 :무령고개-육십령)
              - 논개의 혼을 위로하며 -


  

산행일자 : 2005. 6.  5.
산행인원 : 방수재. 나 그리고 크로바 산악회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0㎞ , 실측거리 - 0.6+11.27㎞ <셀파산장자료>
                무령고개 - 0.6㎞ - 영취산 - 2.9㎞ - 큰바위전망대 - 1.7㎞
               - 977봉 - 3.6㎞ - 깃대봉 - 3.07㎞ - 육십령

 


무령고개     (고도 920m)    -  4:05
영취산       (고도 1076m)    -  4:20∼4:30
전망대                              -  5:35∼5:40
무명봉                              -  5:50∼6:50  *아침식사
북바위       (고도  965m)    -  7:20
민  령       (고도  860m)      -  8:09
깃대봉       (고도 1,015m)    -  8:43∼9:12
육십령       (고도  730m)     - 10:35

  

 

  

지난 산행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하여 22시 50분 수재형님에게 전화를
하니 대간꾼들을 태운 차량은 양재역을 향하고 있다고 하며 이번에는 걱정말고
기다리란다. 23시가 조금지나 반가운 얼굴이 인사를 하며 다가와서 차량이
궁내동 톨게이트를 통과하였다고 한다. 잠시후 차량이 도착하여 승차하니 이게
무슨 호사인가? 대간꾼들을 실어나를 차량이 37인승으로 바뀌어 좌석 앞뒤간격이
넉넉하여 다리를 쭉피고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가 있게 되었다.
반가운 얼굴들과 눈인사를 하고 취침을 위한 소등을 한후 차량은 목적지로 향한다.

 

 


무진장.  무안.진안.장수의 첫머리를 딴 전라북도의 지붕을 칭하는 말로 무안은
전북에서 경작지 면적이 가장적고 진안은 산지비율이 80%이상이며 평균 해발
고도가 430m에 이른다고 하는 장수군의 논개 이야기만 무성한 주촌마을을 지나
동쪽의 낙동강. 서쪽의 금강과 섬진강을 거느리고 용트림하는 영취산의 기세로
무룡이라 칭하였다가 무령이라 불리워지는 이번산행의 들머리인 무룡고개에
도착후 대간 중단구간인 영취산을 향하여 오리기 시작한다.

급한오름으로 내려올때의 걱정과는 달리 숨이 턱에 닿을즈음 먼동이 트기
시작하는 영취산에 도착한다. 영취산에서 북쪽으로 잘정비된 대간길을 따라
깃대봉을 향한다. 영취산에서 시작하여 육십령에서 끝나는 오늘산행은
백두대간의 마룻금이라기 보다 동내뒷산의 산보인양 급한오름도 없고 급한내림
또한 없는 마냥 즐거운 코스이다.

 

 

 


덕운봉을 우측에 두고 산죽밭과 암릉구간을 오르내리며 전망대에 이르니 끝없이
펼쳐진 구름바다를 떠 다니는 나룻배를 연상하듯 암봉은 구름 바다위에 우뚝솟아
있다. 이 비경은 대간산행시 특히 새벽산행시만 느끼고 즐길수 있는 하나의
특권인 셈이다. 사진몇장을 찍은후 아쉬운 발걸음을 옮긴다.

 

 


무명봉에서의 이른아침식사를 한후 977봉을 지나 조금진행하니 북바위라는 조망
좋은 바위가 나타난다. 백제와 신라가 이지역에서 전쟁을 할 때마다 승리한 나라의
군사들이 이바위 위에서 북을 쳤다해서 북바위라 부르는 이곳에서 서쪽 아래로
오동저수지의 푸른물결과 논개 생가가 보이며 시원하게 뚫린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실처럼 선을 이으며 끝없이 펼쳐진다.

 

 


논개생가를 보고 있노라니 잃어버린 우리역사를 찾아서에 소개된 논개에 대한
억울하고 분한 내용이 생각나 잠시 소개한다. 논개의 출생 및 활약에 대해서는
여러 선답자의 산행기 및 여러문헌에 소개되어있어 생략하기로 한다.
논개가 끌어안고 죽은 상대는 가토 기요마사가 아니라 그의 부장인 게야무라
로구스케인데 이 게야무라는 임진왜란때 6만명이 넘는 우리 조상들을 죽인 공로로
일본 기타큐슈에 있는 나고야 소재의 희전신사에 제신으로 모셔져있고 일제때는
일본무사도의 상징으로 악용되어온 역사적 인물이다.

 

 


기타쿠슈에 있는 그의 커다란 가묘옆에 논개의 작은 가묘를 만들어 마치 두남녀가
정사라도 하듯 나란히 정답게 누워있다는 것이다. 이런 고약한 만행이 어디 있는
가? 더욱 가관인 것은 무덤에 서있는 비석에 비문을 쓴사람이 일본인이 아닌 후쿠
오카 총영사 박임수가 1995년에 이글을 써주고 1997년 그제막식에 후임총영사 임상
재가 참석했다 하니 두사람은 한국을 대표하는 분들이 아니고 일본을 대표하는
분들같다. 살아서는 한국인을 죽이고 죽어서는 일제침략의 도구가된 게야무라인데
명색이 외교관이라는 사람이 그렇게도 역사를 모르고 망신을 떨어야 하겠는가?

 

 


또한 진주남강에서 게야무라와 논개의 넋을 건져올리는 의식을 진주시에서 도와주
고 모래와.나무.흙은 진주에서 돌은 논개의 고장 장수에서 가져다가 논개의 무덤을
꾸미고 진주 촉석루 옆 "의가사"에 걸린 논개영정을 똑같이 만들어 가져갔다고 하
며 게야무라와 논개를 모신 사당인 "보수원" 준공식겸 합동진혼식때 이러한 행위를
도와준 진주유지들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하고 당시 진주시장이 이러한 행위를 한 우
에스카라는 일본인에게 감사장을 주었다고 한다.

 

 


이기주소/이기주소/죽여주소/죽여주소/왜놈들을 죽여주소

  

아직도 불리우는 진주민요랍니다. 전북장수의 논개생가와 경남함양의 논개무덤 둘
다 훌륭한 유적지임에 틀림없으나 한국인의 무식함 그리고 일본인들의 역사왜곡으
로 논개의 숭고한 뜻을 훼손하고 두 번죽이는 일을 저지른 이사람들 논개의 원혼이
지하에서 통곡하고 있으니 속히 반성하고 잘못된 일들은 바로 고쳐 논개의 혼을
위로해야 할 것이다.


  

  

논개의 억울하고 분한 내용을 소개하다보니 심산 김창숙의 의기암을 요즈음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의 기 암

 

                           빼어나다 우리역사에
                           창가의 여인으로 의암을 남겼구나 
                           한심하다! 고기로 배부른자들
                           나라를 저버리고 아직도 무얼탐하는가
                           사랑은 의암위 벼랑에 우뚝하고
                           강물은 의암아래 못으로 잠기네.
                           요즘 탐욕스런 무리들
                           이의리를 아는 이 적으리라.
                                                                    -  심산  김창숙  -

  

  

북바위을 출발하여 작은 안부인 민령에 도착하니 고개의 형상은 온데간데 없다.
이제부터 깃대봉까지는 작은 오름의 연속이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깃대봉정상에
도착하니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할미봉.장수덕유산.남덕유산의 웅장한 자태가 한눈
에 들어오는데 오늘의 편안함이 저높은 산을 오르기 위한 휴식인가 하고 한숨부터
나온다. 사진몇장 남기고 육십령을 향해 출발한다.

  

  

깃대봉을 출발하여 20분쯤 진행하니 반가운 깃대봉 약수터에 도착한다. 부상당한
대원을 치료하고 약수 한모금 마시면서 깃대봉 약수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
한 마음을 갖는다. 부상당한 대원을 앞에 세우고 산행의 속도를 더욱 느리게 한다.
굽이 돌아가는 산길을 천천히 내려가면서 박노해 시인의 "굽이 돌아가는 길"을 생
각하며 육십령에 도착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굽이 돌아가는길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지는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길이 더 아릅답습니다.

  

                                    곧은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건
                                    아직도 가야 할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박 노 해  -

  

- 전망봉에서 바라본 운해

 

 

- 전망봉에서 바라본 운해

 

 

- 무명봉에서 바라본 운해

 

 

- 무명봉에서 바라본 운해

 

 

- 육십령 터널위에서본 고속도로

 

 

- 깃대봉에서 바라본 덕유산군

 

 

- 깃대봉 약수터의 팻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