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우이령에서 접어야만 했던 한북정맥 제7차(울대고개-석굴암입구) 


 

제2007070035호       2007-11-11(일)


 

자리한 곳 : 서울 도봉구 경기도 의정부시, 양주시, 고양시

지나온 길 : 울대고개-사패산-도봉산(자운봉)-알바-자운봉-542봉(우이암前갈림길)-우이령-석굴암(작전도로)-석굴암입구

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약 8.5km(07:26~15:41) 8시간 15분, 실제거리(알바, 탈출로 포함): 약19km 만보기= 30,765보

날     씨 : 구름 많음

함께한 이 : 단  독

 

◑ 장엄한 삼각산 위용  ◐

 

게으른 마음과 산행길이를 늘려야 한다는 부지런한 생각이 이불속에서 충돌하는 시간이 지나가고 부스스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오니 집식구는 언제 준비했는지 도시락 2개와 과일을 손질하여 가지런하게 탁자에 정렬하고 있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수고로움을 치하하고 근교산행인 만큼 소형배낭(36L)에 준비물을 쓸어 넣고 고양이 세수를 끝내고 집을 나선다.(06:10)

수은주가 떨어졌다는 기상캐스터의 예보를 들었기에 춥겠구나 생각했는데 바람이 없어서 그런지 체감온도는 어제보다 포근하다 전철을 이용해 불광역에서 하차하여 서부버스터미널로 이동 불광동에서 의정부행 34번 버스를 타려고 20여분을 기다리고서야 버스에 오르며 교통비를 지급하려고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하니 “환승입니다”라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작은 금액이지만 교통비가 절약된다니 장시간버스를 기다리며 불편해진 마음을 상쇄하고도 남은 유쾌한 기분으로 솔고개에서 하차했다.(07:20)

가벼운 몸놀림으로 준비운동을 끝내고 자신만의 독특한 복장을 갖추고 숫돌고개를 목표로 첫발을 내딛는다.(07:26)

서서히 경사도를 높여가는 등로를 10여분쯤 올라서 송전탑에 닿았고 앞에 자리한 전망바위에서니 싱그러운 바람으로 후각이 상큼하다.

 

 

◑  전망바위에 순환도로와 도봉산  ◐

 

안골갈림길 낙엽이 쌓여 폭신한 안부에서 아침식사를 끝내고 된비알 오름을 올라서 사패산과 포대능선 갈림길에 이르러서 사패산 쪽으로 올라 넓은 바위정상에 도착했다.(08:51)

좌로부터 수락산 불암산 도봉산 북한산 노고산이 부챗살처럼 아름답게 조망된다.

 

 

 

◑ 사패산 정상에서  ◐

 

오랜만에 찾아간 안부에 전에는 없었던 시설물인 무인산불 감시카메라가 임무수행을 충실히 하고 있는 현장에서 아들 녀석과 통화하고 포대능선으로 방향을 잡고 북한산국립공원 탐방로 안내판이 설치된 암봉(649m) 능선에서 정맥꾼으로 보이는 산객 두 사람이 올라오기에 인사를 건네며 통성명을 했었는데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이 힘든 건망증으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북을 오래전에 끝내신 분이였으며 기념촬영도 했다.

 

 

◑ 능선에서 만난 산객들의 사진이 습기찬 렌즈 때문에 선명하지 못하다, 도봉의 주봉  ◐

 

유비무환인데 설익은 건방진 마음에서 도봉산 북한산정도는 내 머릿속에 지도가 들어있다는 교만한 생각으로 주의해야 할 길을 알아보지 않고 즐거운 산행하시라는 덕담으로 작별하고 돌아선 일이 뼈아픈 부메랑으로 돌아올 줄이야!(09:50)

도봉산에도 예전에 없었던 위험구간이란 안내판이 여러 곳에 설치하여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포대능선은 암벽지대에 설치된 난간만으로도 안전시설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하여 예산을 집행함은 과하다는 생각으로 신선대에 이르렀다.(10:36)

오래전부터 즐겨 찾던 코스였고 가끔씩은 암벽등반에도 참여했었던 삼각산을 암벽산행에서 워킹산행인 대간과 정맥산행으로 수정하고부터는 도봉산을 다녀가지 못했으니 상당히 오랜만에 신선대에서서 만장봉과 선인봉을 바라보니 마음은 벌써 바위에 붙어있는 상상을 하며 여유를 부려보지만 휴일을 기해 산을 찾아 밀려드는 인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신선대를 뒤로한다.

 

 

 

◑ 도봉의 주요 봉우리  ◐


 

귀신에 홀린 듯 어처구니없는 알바

수도권의 명산들이 급증한 산행인파로 몸살을 앓은 일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어서 혼잡구역을 이른 시간에 통과하려면 서둘러야 했었는데 꾸물거리다 출발이 늦어져 혼잡함을 피하기는 어려운 시간으로 하산하는 산객과 올라오는 산객들이 뒤엉켜 북새통에 정맥산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무심결에 하산하는 인파를 따라가서 산악구조대 마당에서 정신을 차리고 생각하니 내가 지금 정맥 마루금을 벗어나 다수의 등산객을 따라 하산하고 있는 도저히 자신을 설명할 수 없는 발품을 팔고 있었기에 귀신에게 홀렸나보다고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며 오늘산행이 자꾸만 어긋나고 있어 계획한 산행을 소화해낼 수 있을지 걱정하며 등산로에 가득한 인파를 따라 신선대를 돌아서 주봉갈림길에 닿았다.(12:21)

 

 

◑ 긴 알바를  끝내고 신선대를 돌아 주봉을 거쳐 도봉주능선 ◐

 

등산객들 사이에 끼어서 도봉주능선을 지나며 조망되는 오봉에 친밀감을 느끼며 나무계단을 올라서니 우이암에서 암벽산행을 즐기고 있는 산객들이 한눈에 들어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멋지게 하강하는 스릴을 대리만족하고 바위봉우리를 내려와 우측으로 희미하게 나있는 마루금을 따른다.(13:22)

 

 

 

◑ 삼각산의 (만경대,인수봉,백운대)  오봉 그리고 우이암  ◐

 

잡목이 무성하고 완만한 경사로를 내려서니 주등산로와는 상반된 분위기로 한산하고 조용해 이제야 정맥산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녹슨 철조망을 넘어서 작은 빈터에서 도시락을 풀어 점심식사를 끝내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선명한 등로를 따르는 중간에 마루금을 용케도 잘 찾았다고 축하라도 하는 냥 눈에 익은 시그널이 반겨준다.(14:16)

 

                                                              ◑ 눈에 익은 표시기의 이름 ◐

  

우측으로 아름답게 조망된 오봉에도 바위를 즐기는 바위꾼들의 모습이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흐릿하게 스쳐가며 북한산과 도봉산에 내가 처음 걸어본 등산로가 있었다는 기쁨으로 발길을 재촉하니 폐타이어로 축조된 교통호와 군 벙커와 진지가 자리한 급한 내리막을 내달려 군사도로에 안착하여 지형을 살펴보니 허술한 군부대정문으로 능선이 이어져 상장봉에 이르는 등로가 있을 것 같아 초소로 향하는데 경계근무중인 전경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며 어떻게 왔느냐고 묻기에 산줄기를 찾아왔으며 상장봉을 갈려고 하는데 이곳으로 가는 길이 맞느냐고 물으니 전경 왈 “길은 있지만 절대로 보내드릴 수 없으니 길 따라 내려가시면 송추가 나오며 버스정류장이 있으니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가시라고 일러준다.”

분위기가 더 이상 버딜 수 없었고 선답자들이 수도 없이 마루금을 넘나들었으니 조금만 내려가면 어딘가에 길이 있겠지 하는 기대감을 갖고 내려가며 한북을 먼저 졸업한 지인(六德님)께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보려고 휴대폰을 꺼내어 버튼을 눌렀으나 먹통이다 난감할 뿐이다.

산에서는 배터리 소모가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근교산행이고 지형을 잘 알고 있다는 교만함에서 준비가 부족했고 선답자를 만났으면서도 정보수집에 무관심했고 선답자들이 작성한 산행기조차도 한번이라도 읽어보려는 노력마저 하지 않고 산행에 도전했으니 황당함을 당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대로 무기력하게 물러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초소로 다시올라가 근무자에게 통과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해보지만 전경과 입씨름만 늘어갈 뿐 방법을 찾지 못하고 터벅터벅 임도를 따라 내려가며 표시기를 찾아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나뭇가지 방해에서 벗어난 임도공간에서 조망된 희고 웅장한 오봉은 드높기만 하다(14:58)

 

                                                                 ◑ 군용도로에서 잡아본 오봉  ◐

  

석굴암갈림길 넓은 공터에서 지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헛갈리는 사건이 목격됐다 우측은 포장길이고 좌측은 비포장도로니 지도와 나침반으로 확인한 후에야 산사에서 속세로 나갈 수 있는 넓은 비포장의 사찰대로를 한동안 내려서 군부대 위병소를 빠져나와 민간인 출입금지 안내판이 자리한 방풍용 단풍나무의 단풍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15:33)

 

 

◑ 군부대 방풍용 단풍나무가 아름다움의 절정, 고현버스정류장  건너편  ◐

 

전경의 말로는 송추라고 했는데 도착해보니 고현이 마을이었다.

아무도 없는 스산한 석굴암입구(고현이) 버스정류장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는다. 목표했던 산행을 완결하지 못하고 패잔병처럼 중도에 접고 돌아가고 있는 오늘의 초라함은 순전한 준비소홀로 아까운 하루를 어정쩡한 산행으로 마감해야 하는 찜찜함으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린다.(15:41)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을 찾아서~    


 

2007-11-18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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