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매설되어 위험하다고 알려진 존제산에 올라

호남정맥 제17차 <오도재-주랫재>

제2007078042호       2007-12-15(토)

◆ 주월산 활공장에서 바라본 예당 저수지의 멋진 풍경◆

자리한 곳 : 전남 보성군

지나온 길 : 오도재-335.5봉-방장산-주월산-무남이재-571.1봉-모암재(유재)-존제산-KT존제산중계소-주릿재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약 16.8km(11:55 ~ 17:57) 6시간 02분 실제거리(탈출로 포함) 30,061보 약19km

날 씨 : 흐림(강풍)

함께한 이 : 단독

어제저녁 야간열차로 출발하려고 준비하고 계획했었으나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귀가시간이 늦어져 자정을 넘겨서 집에 들어가 분주하게 배낭을 꾸려놓고 잠깐 눈을 붙이고 배낭을 들쳐 메고 집을 나선다.(04:30)

전철보다 1시간 30여분 앞서 운행되는 시내버스를 이용해 종로2가에서 하차하여 종로2가(05:00)를 경유하는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신사역 정류장(05:12)에서 내려서 지하철로 환승하려고 전철역으로 향하는 도중에 젊은이들이 만취되어 도로에 누워있고 어떤 이는 오물을 투척하는 꼴불견으로 이맛살을 찌푸리며 3호선 신사역(05:16)에 이르렀으나 첫 전동차가 운행을 시작하려면 아직 2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순천행 첫차를 타려고 매표를 하고보니 광주로 향하는 버스가 20분이나 빠르고 좌석도 넉넉하게 남아있어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순천행 버스표를 반환하고 광주행(05:50) 버스표를 매표해 지정석에 앉아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는 사이에 광주(광천)터미널에 도착했다.(09:10)

대중교통 운행이 많아 교통이 편리한 벌교 버스표(09:35) 한 장을 사들고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편의점에 들려 아침과 점심식사용으로 호빵2개와 구운 계란 3개, 우유500mm1통을 사들고 타는 곳 20번에서 잠시 기다리자 버스가 들어와 탑승해 졸고 있다보니 벌교터미널에 도착했다.(11:00)

무심코 버스에서 내려 군내버스 승강장을 바라보니 후진하고 있는 군내버스가 있어서 뛰어가며 경유지를 살펴보니 다행히 예당으로 가는 버스였다 손들어 버스를 타고 예당리 정류장에 내려서 택시부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빈차로 갈아타고 오도재(170m)로 가는 차안에서 등산복장을 꾸리고 차가 정차하자 바쁘게 산행을 시작했다.(11:55)

 

◆ 오도재에 설치된 등산안도와 등산 들머리 ◆

이토록 마음이 바쁜 이유는 언제어느 때에도 야간산행을 기피하거나 두려워 해본 적이 없지만 오늘 넘어야 할 존제산은 공군부대가 주둔해 국가시설물을 보호하느라 민간인 출입이 불가한 지역이라며 많은 선답자들이 모암재에서 주릿재까지의 5.6km를 의도적으로 빠트리고 진행해도 무방하다고 묵시적인 동의를 하고 있는 구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두워지기 전에 당도해야 통행이 불가한 지역이라면 돌아와야 하기에 부지런히 진행하여 눈으로 확인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단숨에 치고 올라 가지런하게 정리된 상록수림을 지나서 335.봉에 이른다(12:15).

 

개인 묘역주변은 벌목작업으로 조망이 트였고 유순한 등로 왼쪽으로 울타리가 이어지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자 비포장고갯길인 파청재에 이르러보니 안내판은 떨어져 뒹굴고 체육시설만이 이용자를 기다리고 있는 한적한 임도처럼 잘 정비된 마루금을 따라 호동재를 넘어서는 능선에서 조망한 득량만 바다와 넓은 들녘이 이어주는 예당저수지까지 짙은 구름사이로 쏟아진 햇볕은 레이저 영상을 연출하는 듯 찬란하고 아름답다.(12:52)

KBS중계소가 자리한 방장산은 사방으로 전망이 시원하고 편의시설인 의자가 설치되 있었으나 바람이 강해 발걸음을 재촉해 바람막이가 되는 안부의 바위에 앉아 우유와 미숫가루로 점심식단을 차렸다.(13:29)

득량면을 지나니 조성면장이 방문을 환영한다는 안내판이 반김을 받으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인 주월산에 당도하니 강풍으로 서있기 조차 어렵지만 비행수칙 안내판에 몸을 밀착시키고 광활하게 펼쳐진 간척지(개펄에서 넓은 들녘으로 탈바꿈은 일제 때 쌀 증산을 목적으로 득량면 해평리와 대서면 남정리 연안에 득량만 방조제를 쌓아 간척평야를 조성했다는 것이 정설이다)를 내려다보며 잠시 망중한을 즐긴다.

 

 

 

 

 

 

 

 

 

 

 

 

 

 

◆  부지런히 달려온 오도재에서 주월산 활공장까지 ◆

활공장을 내려서 조성 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골프장이 눈에 거슬리고 평지에다 저수지를 쌓느라고 저수지 규모에 비해서 유난히 긴 재방이 이채롭다.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는 등산에 두 줄의 흰 나일론이 설치되어 길안내를 해주고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시멘트로 포장된 무남이재(335m)에 닿았다.(14:42)  

 

 

 

 

◆ 주월산에서 바라본 조성면 일대◆

광대코재(1.0km)까지는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으로 경사가 급한 곳에는 로프가 설치되 있는 초암산 갈림길까지 20분간 호흡이 거칠어지고 뜨거운 입김을 쏟아내고서야 안내판에 서있는 능선에 올라서니 사방은 온통 철쭉천지다.(15:08)

길게 심호흡으로 숨을 고르고 우측으로 이어진 마루금을 따르는 길목에는 암릉과 철쭉군락지를 넘어서 억새가 바람에 흔들거리는 모양을 보며 571.1봉(고흥지맥 분기점)을 확인한다.(15:35)  

 

 

 

◆ 모암재까지는 예정했던 시간에 잘 도착했지만 카메라 메모리가 부족합니다 ◆

선명하게 나있는 등로를 따르며 임도를 넘어서 모암재(432m)에 내려서니 군사도로 양쪽으로 표시기가 바람에 꼬리를 흔들고 있었고 앞으로는 무성한 철쭉나무들이 가로막고 있었지만 흐릿하지만 길이 보이는 정면으로 치고 올라서는데 지금까지의 잘 정비된 등산로와는 전혀 다르게 무성하게 자라난 철쭉나무를 양손으로 젖치고 길을 열어나가느라 얼굴이 긁혀서 오른쪽 입가에서는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배낭의 줄들은 나뭇가지에 결려서 진행이 자유롭지 못했지만 어느 사이에 산중턱에 올라서 경고문과 지뢰가 터져 발목이 날아가는 위험안내판 그리고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판이 나란히 서있는 능선에 올라선다.(16:24)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가 말썽을 부려서 임시로 동서에게 빌려온 카메라는 메모리카드가 작아서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것도 스트레스였고 정상능선에 국가 주요 시설물이 있어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어 대부분의 종주 자들이 생략하는 구간이고 경사도가 심하고 무성하게 자라 철쭉군락지라 상당히 힘겹게 올라서니 시원하게 조망이 펼쳐지고 귓전에 울려 퍼지는 바람소리에 으스스한 공포감마저 느껴진다.(04:37)

 

◆ 메모리 부족으로 존제산을 담을 수 없어 안타갑습니다 ◆

여러 겹으로 설치된 녹슨 철조망들이 늘어진 사이로 사람이 통과하기에 충분하게 뚫려있는 구멍을 통과하여 부대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둔했던 군부대는 철수해버린 빈 건물로 출입구에는 자물쇠가 잠겨있고 도로와 연병장은 말라터진 잡초만 무성한 병영을 지나 정문을 빠져나오니 주변의 철조망에도 지뢰지역이라고 접근을 금하라는 경고문과 위험표시가 붙어있다.(16:38)

서두른 관계로 어둡기 전에 존제산을 통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여기며 군사도로를 따르는 동안에 도로 갓길에 250m마다 세워진 숫자 판을 통과하며 시간과 보행수를 헤아리면서 존제산 우측봉우리에 자리 잡은 KT존제산중계소를 내려서는 곳은 시설물을 스치는 바람소리가 더욱 심했다

거리상으로는 장거리였지만 정비된 군용도로며 경사도가 완만한 내림 길이라 진행에 가속도가 붙어 일몰이 지난시각에 황량한 바람이 불어대는 주랫재에 닿았다(17:57)

 

◆  존제산 공군부대가 주둔했던 정문을 빠져나오며 ◆

차량통행이 전혀 없는 고갯마루에서 산행을 계속할까 아니면 끝낼까를 놓고 잠시 고민하는 사이에 어둠이 천천히 세상을 삼키고 강풍이 몰아쳐 오늘은 여기서 접기로 했다.

차량통행이 거의 없으니 택시를 부르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헤드랜턴에 불을 밝히고 메모했던 별교택시 전화번호를 찾고 있는데 멀리서 자동차 전조등 불빛과 언덕길을 오르는 엔진소리가 들려와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니 급커브길이라 속도를 줄이며 다가오는 차량을 향해 손을 들었더니 잠깐 멈춰서더니 다시 서행하다 멈춰서기에 뛰어가 6인승 봉고트럭 옆에서 마스크를 벗고 읍내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자 짙은 썬 팅으로 실내가 전혀 보이지 않았던 유리창문이 반쯤 내려졌다.

다급한 목소리로 택시를 부르려던 참이라며 별교읍까지 태워다 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했더니 타라고 허락이 떨어지는 소리로 운전자가 여성임을 알고 뒷좌석에 앉으려고 뒷문을 열어보니 뒷좌석에 두 사람이 타고 있어서 조수석에 자리 잡고 앉았으니 생각지도 않았던 히치에 성공한 것만으로 행운인데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어서 대중교통이용이 편리한 곳까지만 부탁한다고 대답했더니 자기들의 목적지는 여수시며 “고향에서 김장을 담그고 귀가중인 모녀간”이라며 산중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을 그냥 두고 가버리기도 마음이 찜찜하고 험한 세상에 무조건 태워주기가 망설여졌다며 최종목적지가 어디냐고 묻기에 보시다시피 산줄기를 따라 산행하는 사람으로 숙박이 가능한 사우나탕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대답하니 자신들이 즐겨 찾는 찜질 방이 있다며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고 태워다 주신 여수에 사시는 세 모녀분들에게 머리 숙여 정중하게 감사드리며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 보려고 샤워장으로 향했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山을 찾아서~

2007-12-30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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