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1구간....(보구곶리~것고개)

 

2006년 7월 29일 (토요일) 

 

총 산행거리 11.2km

 

이하 실제 소요시간 

 

12:12  성동검문소

13:11  보구곶리 출발점 

13:19  쌍묘

13:36  안테나 봉우리

13:53  철조망 벙커

14:00  1봉무명봉

15:00  무명봉

15:03  문수산성 성터

15:28  문수산 철문

15:33  문수산 정상

15:50  갈림길 3거리

16:02  22번 군도

16:11  H임도 갈림길

16:24  100봉 삼각점

16:54  56번 지방도

16:59  꿩고기 경포농장 표지판

17:11  에덴농축 입구

17:31  비포장도로 공단

17:53  12번 지방도

17:58  금파가든

18:06  고정리 지석묘

18:39  철조망

18:50  철조망 우회 숲속길

19:05  타이어교통호

19:08  승룡아파트 뒷쪽

19:27  서암 3거리

 

이상 총 산행 소요시간 약 7시간05분

 

이하 산행후기...............

 

지난날 한북정맥 도전했으나 장마로 인해 연기한 이후로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왔지만

계속되는 장마피해 소식에 결국 한북정맥은 보류하고 한남정맥을 시도하기로 마음 먹었다

 

전날 오랜만에 찐하게 마신 술자리 탓에 머리는 아파오고 몸은 천근만근 잠은 깨었으나

벌떡 자리를 박차지 못하였다 시간도 그렇고 몸도 그렇고

오늘 산행이 심히 걱정이 되어 왔지만 7시간산행이니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아주아주 늦었지만 슬슬 채비를 하여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마침 비도 그쳐가고 버스는 이미 파란 들판을 달려가고 있었다

파랗게 볏잎으로 물들어진 들판에는 두루미 몇마리가 우아하게 날아오곤 했다

시간은 벌써 정오가 임박했지만 역시 출발하길 잘했다는 생각에 한결 머리가 맑아지는듯 했다

 

12:12

 

정오가 막 지난 시각에 버스는 도착하고 그 넓은 거리에 나 혼자만 땅을 내딛었다

그래 시작이군... 걸음을 몇발짝 옮겼을까?

촤르르르..뒷쪽에서 물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아차 싶은 찰나에 내겐 엄청난 물벼락이 쏟아졌다

오 마이 갓.... 앞으로 내달리다 멈춘 차에서 나온 여자는 내게 사과를 했고

난 한마디 던진후 씁쓸히 가던 길을 제촉했다 좋은 징후였으면 좋겠는데...쩝

 

 

12:25

 

문수산 산림욕장 입구에 다다른다 잠깐 사이에 차량 석대가 산림욕장으로 파고들었다

 

 

북한 접경지역인지라 철조망이 바다를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철조망에 왠지 가슴이 서늘해져 왔다

 

 

12:32

문수골에 다다르니 커다란 마을 표지석과 함께 조금 지나니 길가로 문수산성이 우뚝 서있다

지난날 적과 대치해야했던 이 옛성의 발자취와 함께 오늘날 북한과의 접경지역이라니....

백두대간의 절반인 북한지역의 대간길을 곧 밟을수 있기를 또한 기원해 본다

 

 

날씨가 흐린 관계로 인해 바다풍경은 희미하다

좌측의 강화도땅과 우측의 북한땅이 거의 손에 닿을듯 가깝기만 했다

푸름이 가득한 들녘에는 하얀 두루미 한마리가 막 내려앉고 있었고

그 뒤로 이어진 철조망이 무색할 정도로 한가로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드디어 문수산이 가까와 졌다

운해에 둘러쌓인 문수산은 낮은 산인데도 제법 그 위용을 뽐내고 있는듯 하다

드디어 보구곶리 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13:11

드디어......멀리 검문소가 보여지는 곳

군부대가 있어 민간인이 갈수 있는 한남정맥의 맨 윗쪽 꼭지점에 다다랐다

원래 백두대간 초입은 개울 건너인데 얼마나 인적이 없어서인지 백두대간 안내리본만 달려있고

입구에 엄청 무성하게 자란 잡목들 탓에 뚫고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아 그 옆 넓은 임도로 들어섰다 

의외로 넓은길에 의아해하며 걷는다 곧 산길로 접어드리라 예감하면서....

 

13:19

넓은길로 조금 더 오르자 그 끝에는 쌍묘가 나왔다

주변을 살피자 숲속으로부터 쌍묘위로 정맥길이 이어졌다 쌍묘는 첫번째 이정표가 되었다

아....길을 가노라니 거미줄을 수없이 만났다 얼마나 인적이 드물었는지 대략 짐작이 갔다

하지만 아직 등산로는 제법 넓었다 아마도 문수산 덕에 가끔이라도 사람이 찾기 때문일것이다

난 마치 정글을 탐험하는 탐험가마냥 길옆 나무가지로 거미줄을 혜치며 진행해야만 했다

 

13:36  

작은봉우리 일명 안테나봉으로 불리어지는데 안테나 하나가 달랑 서 있었다

 

13:56

한참을 걸어 오르니 봉우리 정상쯤에 벙커가 있는 넓은 공간이 나온다

한켠으로는 군부대 철조망이 있고 그 옆 백합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와 사진에 담았다

산아래 풍경은 흐린날씨로 인해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사진보다는 유안으로 보기엔 그래도 어렴풋이나마 짐작이 갈만했다

 

13:59

여기가 270봉우리인듯 하다 봉긋이 솟은 작은 언덕외에는 특별히 눈여겨 볼게 없어 바로 지나쳐 갔다

 

14:06

발 아래로 풍경이 이어진다 저 멀리 강화대교가 있고 그 건너는 당연히 강화도

날이 좋은날엔 고려산이 보인다는데 오늘은 경치구경하는건 포기해야할듯 하다

바로 밑에 마을은 아까 지나쳐 걸어온 성동2리다

조금 전 지나쳐온 270봉이 우뚝 서 있다 

 

 

저 멀리 안개에 둘러쌓인 문수산이 보여진다

벌써 점심시간을 넘긴 탓에 힘도 들고 배도 고프기에 그만 주저앉아 도시락을 펼쳤다

점심을 먹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후 바로 출발했다

아직 갈길이 멀기도하지만 시간이 많이 늦은 탓에 더이상 머물수 없었다

조금 걷다 생각해보니 아무도 걷지않는 이 길을 걷는다는게 묘한 기분을 일게했다

조용히 앉아 아무 발자국 없는 길을 사진에 담았다

 

이제 문수산에 한발짝 다가선다 높이에 비해 오늘따라 꽤 멀게만 느껴진다

참 이때쯤에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활짝 인사를 주고 받는다

오늘 산에서 만난 최초의 사람이었다 짧은 인사를 뒤로 또 산을 오른다 

 

산중에 지나는 사람 없어서인지 가끔 길에도 이렇게 백합이 피어있곤 하였다

 

 

14:58

문수산 바로 전에 있는 무명봉우리이다

높이도 꽤 되는듯 한데 무명봉이다.. 사진에도 그렇듯이 봉긋한 흙무덤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15:03

아무 생각없이 돌다리를 지났다 근데 개울도 없는 산꼭대기에 왠 돌다리?

아뿔사 무너진 문수산성 출입구였었다 재빨리 돌아와 사진에 담으며 안도의 한숨을 휴~~~

폐타이어로 담을 쌓아놓아 타이어 담이 쭉 늘어져 있다

겨울철에는 미끄러운 구간인지라 누군가의 배려로 줄을 놓았지만

등산객들의 손에 닳고닳은 그 밧줄에서도 흘러간 세월이 느껴져 왔다

멀리 바다 건너 강화도와 강화대교의 풍경이다

나와는 반대편인 강화대교에서 올라오는 산능선이다

내가 걸어온 능선이 멀리 강화도와 함께 한눈에 들어왔다

저 강 건너 흐릿하게 보여지는 곳이 북녘땅이다 날씨 좋은날엔 잘 보이련만...

 

15:18

여기서 직진하면 문수산 정상이지만 군부대지역이라 출입을 금해 우회하여 문수산에 오른다

 

15:28

이곳이 문수산에 오르는 철문이다 겨울엔 5시 여름엔 6시까지 등반이 가능하다

 

15:33

두시간이 넘어서야 드디어 문수산 정상에 올랐다 먼저 올라온 사람들도 몇몇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마도 문수산 등산객인듯 했다 그래도 이 사람들을 만나니 마치 긴 수렁을 빠져나온 기분이 들었다

 

문수산에서 바라본 북녘땅인데 역시 안개가 잔뜩끼어 오늘 북녘땅 보긴 틀린듯 하다

 

문수산 정상에는 표지석과 함께 이렇게 넓은 헬기장이 있었다

참 여기에서 한 산꾼을 만나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본인은 한남금북정맥 타는 중이라 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눠보니 경력이 대충 나와 비슷하니 서로 충분히 도움이 될듯 싶었다

 

15:50

이 삼거리는 얼핏보면 우측길로 내려가기 쉽다 우리 또한 착각하여 지나쳐 버린 갈림길이다

 

저 아래 보여지는 황토색 임도가 우리가 가야할 정맥길이다

 

 

16:02

마음이 급해서인가 경사있는 내리막길이어서인지 아무튼 부리나케 내려왔다

얼마간 내려왔는지 길은 22번 지방도로에 이르면서 문수산행을 마쳤다

이제 우리는 일반인들이 찾지 않는 백두대간 산꾼들만 찾아가는 길을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16;11

비포장 임도를 오르다보니 위 아래로 갈라지는 H임도를 만나는데

조금은 어려워도 가급적 마루금을 밟으려는 마음에 윗길을 택하여 걸었다

 

한남정맥은 출발점부터 그랬듯이 인적이 적어 좀처럼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색갈은 바래고 때에 절었지만 이 고마운 리본만이 어려운 정맥길 길잡이를 해주었다

 

16:24

박격포 진지인듯한 군기지가 100봉인듯 했다

그나저나 큰 문제가 생겼다 전날 피로가 몰려오는듯 몸 컨디션이 최하로 떨어지고 있었다

목도 말라오고 다리도 저려오는것이 점점 불안한 마음이 밀려든다

지난 문수산 정상이 안개에 쌓여 흐릿한 모습이었다

앞으로 가야할 구간이다 저 멀리 공단 좌측으로 정맥길이 이어진다

군부대 철조망을 끼고 좌측으로 정맥길이 이어진다

어지러히 잡목들로 가려진 정맥길이 마치 앞으로의 길을 대변하는듯 했다

얼마를 걸어왔을까..? 잡목들과 거미줄을 헤치면서 지나온 탓에 걷는 시간에 비해 많이 힘들어졌다

하지만 앞에 56번 군도를 보니 반갑기도 하여 서두르다 보니 길을 놓쳐버렸는데....

이리저리 헤매다 발을 짚은 곳은 수초로 가리워진 아찔한 늪이었다 음메....

 

16:54

아찔한 위험을 넘기고 찾아찾아 56번 지방도로 내려서니 공사장 옆으로 포장도로가 이어졌다

 

 

경포농장의 꿩고기 간판

에덴농축의 입간판과 정문

 

17:31

아까 100봉에서 보았던 공단 옆길로 묘지가 몇개 있었고

정맥길은 그 뒤로 이어졌으나 길이 희미하여 얼마간 혜매기도 하였다

 

17:53

다시 도로를 만난다 이 도로는 12번 지방도로다

여기서 얼마간 함께 길동무하던 친구와 아쉬운 이별을 고해야만했다 

짧았지만 몸도 지치고 길도 같이 혜매이던 친구였기에 고맙고 아쉬운 맘이 들었다

힘들어하는 나를 생각해서 함께 가자고 했지만 난 가려던 길을 가고픈 맘이 앞섰다 

시간은 이미 6시가 가깝고 아까부터 저려오던 왼쪽 종아리가 부쩍 저려오곤 하였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형편이 못되었기에 더욱 발길을 제촉했다

 

산길에 오르자마자 청동기시대의 고인돌이 보였다

폐타이어를 한무더기 쌓아놓은 곳 아마도 교통호나 층계를 만들려고 모아 놓은듯 했다

 

18:39

폐타이어 무더기를 지나자 군부대 철조망을 만나고 좌측으로 정맥길이 이어졌다

한참을 오르니 묘지가 나오고 길이 끊어졌다 이리저리 기웃거리는데

마침 순찰돌던 병사들이 내 행동거취가 이상한지 누구냐고 물어온다

난 등산객이라 말했지만 그래도 의심을 거둘수 없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지나쳐 가질 않는다

하긴 정맥구간 지나는 등산객을 만나기가 쉽진 않았을테니 난 슬그머니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18:50

철조망을 따라 한참을 올랐다 망루을 지나 큰바위를 지나 또한 더 올랐더니만...

그 끝에 초소가 있다 그런데 길이 없다...에거 초병에게 물어보니 여기 길은 없다는 말씀..

그래 너그들이 뭘 알겄냐?...다시 돌아 해메이다 결국 우회로로 접어든다

 

19:05

마침내 저 멀리 마을이 보여진다...정말 이 순간까지 너무 힘들었었다

날이 저물어가자 모기들이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정말 너무하다 가만히 있는것도 아니구 열심히 걷는 몸에 붙어 피를 빨아대다니

정말 겁없는 굶주린 모기들이었다 에거거 등산복 위에도.............

 

쨘... 그리던 그 승룡아파트가 바로 눈앞에 나타나니 이제 산행은 끝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미 몸은 탈진상태에 이르고 더이상 정맥길을 찾아 해메고픈 욕심이 사라졌다

 

 

터벅터벅 걸어 나온곳은 것고개가 아닌 서암삼거리였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정맥에 대한 욕심도 없었고 얼른 집에 가 푹 휴식을 취하고픈 마음 뿐이었다

그래서 난 그 후로 20분을 더 걸어서 마송에 이르니 온몸은 마치 비에 젖어들은든 흥건하게 땀에 절었다

다음을 기약하며 다음엔 조금더 잘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