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응봉으로 오르는 하늘계단 下,구름속으로 사라진 한반도 중심 화악산◈

 

한반도한가운데 화악산정기 받은<화악지맥 1차>

제2009043041호      2009-09-14(월)

 

◆자리한 곳 : 강원도 화천군, 경기도 가평군

◆지나온 길 : 도마치고개-도마봉-도마치고개-989봉(삼각점)-수덕바위봉-석룡산-방림고개-화악산-실운현-응봉-촉대봉-화악리갈림길-방화선-526.2봉-홍적고개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23km (09:07~18:55) 09시간48분, 실제거리 :약25km(만보기:46,023보, 진입로,발품포함)

◆날        씨 : 흐림(아침 안개 자욱 구름 많아 태양보기 힘든 날씨)

◆함께한 이 : 단독산행

<교통편> 오갈 때 : 대중교통(갈 때⇒시내버스, 전철, 시외버스, 택시,  올 때⇒hitchhike, 좌석버스, 전철)

 

◆산행개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마음먹고 실행한 일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삶의 맛이 어떨지? 뚱딴지 같은 생각을 해보며 젊은 시절 머리 싸매고 공부하지 않고 룰룰랄라 놀았던 댓가로, 이번에 힘 있는 분이 주선해준 모처에 들뜨고 긴장된 가슴으로, 어렵사리 면접 자리까지 나갈 수 있었으나, 그곳의 전제조건은 그럴싸한 학위나 저서를 내놓기를 요구했으나 내 부족함으로 충족시키지 못해 고개를 떨구자 연락하겠다고 돌아가란다. 게으른 자신의 과거를 책망하지만 무슨 소용있으리오, 소주병과 씨름하며 허송세월을 보내다 토요일인데도 밤늦게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들 녀석과 눈이 마주친 순간, 이렇게 사는 것이 답이 아닌듯하여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수습하여 한동안 잊고 있던 나태의 특효약 산행이 생각나 산행하기로 마음을 정한다.

한강기맥과 화악지맥을 놓고 고민하다가 이틀 산행으로 마무리가 가능한 화악지맥으로 낙점하고, 지도를 챙기고 이틀간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간식거리로 배낭을 꾸리고, 도시락을 부탁하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자리에 들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집식구가 새벽부터 도시락과 과일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는 심경은, 측은하고 미안함으로 얼굴을 들기가 힘들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조반상을 비우고 집을 나선다.(05:25)

 

◆산행기록◆ 

지하철을 이용해 강변역에 내려서 동서울터미널로 이동하려고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하며, 하늘을 우러르니 흡사 내 머릿속처럼 잔뜩 흐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은 분위기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사창리행 버스표를 매표한다.(06:39)

지정홈을 찾아가 정차중인 버스에 올라 지정좌석을 무시하고, 마음에드는 빈자리를 차지하고 졸고 있는 동안에 목적지인 사창리에 도착했지만 예상보다 늦은 시각(08:46)이여서,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지만 2차선 도로에 훈령중인 군용차량들이 도로를 가로막고 있어 한동안 기다려, 길이 열린 뒤에야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도마치고개에 도착했다.(09:00)

◈도마치 고갯마루◈

계획했던 시간보다 30여분이 늦어져 대강 복장을 갖추고 고갯마루 넘어 가평방향으로 100m를 이동해, 국망봉 안내도와 군부대 민간인출입금지 푯말 삼거리에서 우측 비포장임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09:07)

◈군인들이 훈련하느라 무리지어 야영중이다◈

임도주변 공터에 지휘용 천막을 중심으로 질서정연하게 군용텐트 20여동 가량이 늘어서 있고, 침구가 깔끔하게 정돈된 막사에서 군인이 나와 가로막으며 훈련중이라 통행이 불가하다며 저지하는데, 부사관이 나와서 어디까지 가는지를 묻기에 도마봉 헬기장에서 다시 돌아온다고 답하자 조용히 다녀오시라고 답하고 막사로 들어간다. 민첩한 동작으로 숲으로 빨려드는 짧은 시간에도 2인 1개조로 훈련중인 군인들과 마주치며, 이정표(도마봉700m) 능선에 이르고 한북정맥 도마봉(883m)에 닿았다.(09:37)

헬기장에서 잠시 머물며 이어지는 능선을 가늠해보고 뚜렷하게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바라보며, 주변에 만개한 들꽃들과 운해들의 환영을 받으며 힘차게 화악지맥으로 첫발을 내딛는다.(09:40)

 

◈한북정맥 마도봉, 화악지맥의 선명한 마루금 ◈

 

◈한북화악지맥이란?◈ 

한북정맥이 남하하면서 백운산과 도마치봉을 지나 1km 남짓 남하하여 870봉(헬기장)인 도마봉에서 한북정맥은 남서진하면서 국망봉으로 이어지고 또한 줄기는 남동 진으로 분기하는데 이 줄기를 한북화악지맥이라고 한다. 한북화악지맥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를 따라 석룡산(1,150m), 경기도제1봉인 화악산(1,468m), 응봉(1436m), 촉대봉(1,190m), 몽덕산(690m), 가덕산(858m), 북배산(867m), 계관산(730m)을 거쳐 조금 더 남하하다가 작은 촛대봉(665m)에서 두 줄 기가 갈라지는데 다른 한줄기는 남동진하여 삼악산으로 이어지며, 남서진하여 가일고개를 넘어 물안산(438m)과 보납산(330m)을 거쳐 북한강 자리목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43km의 산줄기를 말한다.

 

분기점에서 지나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사병들과 수고한다고 인사를 나누며, 도마치고개 시멘트도로를 올라서니 짧은 아스팔트포장이 끝나고, 이어지는 비포장 군사도로를 지루하게 30여분을 이어가 임도가 끝나는 곳에서 뒤돌아보니, 멀리 광덕산의 기상관측소 둥근시설물(골프공)에서 흘러내려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10:47)

◈지루한 임도가 끝나고 방화선으로 오르는 능선에서 지나온 마루금을 뒤돌아본다◈

방화선을 따라 능선에 올라서지만 무성한 잡목으로 시원한 조망은 희망사항으로 989봉(삼각점)에 당도해 구름에 떠있는 화악산을 목표로 잡초 우거진 내리막으로 방향을 잡는다.(10:56)

 

◈989봉에서 삼각점을 확인하고 석룡산과 경기도 최고봉 화악산을 조망해 본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 수덕바위봉(1,130m)을 극복하고 석룡산 전위봉 안부에서 도시락을 비우고, 무심코 내리막으로 잠시 발품을 팔다 복귀해 석룡산 정상표석에 이르지만 마음이 개운하지 못함은 정상표석 2개가 나란히 서있는데, 해발표기(1,147.2m, 1,153m)로 6m의 차이가 당연한듯이 버티고 있고, 지도에는 1,150mm 로 표기되어 혼란스럽다.(13:05)

 

◈모순이란 단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석룡산 현장 ◈

방림고개 이정표(←석룡산 정상 0.7km, ↓삼팔교 5.2km(조무락골), →등산로 없음, 화악산 중봉방향)에서 혼자 한참을 웃다가 등산로 없음으로 방향을 잡는다.(13:18)

하루 종일 흐린 날씨로 태양을 볼 수가 없었지만 땡볕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습도가 높고 급한 오르막을 올라서느라 호흡은 거칠고 쉼 없이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다보니 손수건이 땀으로 흥건해 짜야할 지경인데, 경기오악(관악, 운악, 감악, 송악, 화악)중에서 으뜸인 이름값을 하느라고 험준한 바윗길은 끊임없이 이어져, 진행이 더뎌 마음은 바쁘지만 간간이 나뭇가지사이로 트인 곳에서 정상의 흉물스러운 군부대 시설물이 야릇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죽은 주목은 벌거벗은 앙상한 손으로 물들기 시작한 단풍잎을 감싸 안은 다감한 분위를 연출하고, 이름 모를 수많은 들꽃들의 노래 가득한 천연전시장에서 시선을 돌리자, 철조망 넘어 안개에 쌓인 화악산 정상은 정겨운 미소로 어서 오라 손짓하지만 현실의 장벽 때문에, 그리움가득한 눈으로 발아래 세상을 바라보며, 경기도 최고봉 화악산(1468m)은 경기도와 강원도 도경계상에 있지만 정상이 확실하게 남쪽으로 치우친 순수한 경기도내의 산으로 경기도의 지붕이란 사실을 확인한다.

 

 

 

 

 

◈고지대는 단풍이 물든다. 경기도의 지붕 화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은 동쪽의 응봉쪽만 분명하다◈

맑은 날의 화악산 조망은 환상적이다 북으로는 한북정맥의 국망봉, 광덕산, 복주산 능선으로 시원하게 용트림하고, 남으로 명지산과 운악산 뒤로 이어지는 첩첩산중의 위용을 자랑하는데 오늘따라 날씨가 협조하지 않지만, 그래도 다행히 동쪽으로 가야할 응봉능선은 눈이 시리도록 또렷하게 다가와 기대감으로 설악산 대청봉을 찾아보지만 구름이 살포시 보듬어버린다.(14:23)

안개는 순간적으로 한반도의 정중앙 화악산을 삼켜며 소나기라도 한줄금 내릴것 같아, 서둘러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리막 능선에 들어서 무성한 나무숲을 지루하게 진행해, 임도에 내려서 몇 발자국 진행하자 시멘트 포장공사 현장사무실(컨테이너박스)에 사진촬영을 금한다는 안내판 앞에 넓은 공터에 군용차량이 주차해 있는 실운현(화악터널)에 내려선다.(15:14)

용트림으로 이어지는 응봉오름길은 높게만 느껴져 잠시 호흡을 고르며 과일 통을 비우고, 까마득한 콘크리트 포장길을 힘겹게 오르며 낙석방지용 철망에 걸려있는 바윗돌도 만나고, 과거 지뢰매설지로 위험지대 안내판도 지나며 굽이치는 능선을 오르고 또 올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뒤돌아보니 화악산은 아직도 구름과 사랑에 빠져있고, 열두 구비 능선 길을 공허하게 내려다보며, 공군부대 정문에 이르자 초병이 길이 없다고 알려준다.(16:02)

 

◈응봉에서 화악계곡을 내려다 본 풍경은 환상적이만 지뢰는 무섭다◈

등산로 흔적을 찾지 못해 잠시 망설이다 군부대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의 차량추락 방지 구조물 사이를 살펴보니 희미하게 자갈길이 보여, 조심스럽게 내려서자 반가운 시그널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너덜지대를 빠져나와 ,완만하고 부드러운 내리막 능선을 진행하는데 전화벨이 울려댄다.(16:10)

 

◆기쁨 주는 한통의 전화◆ 

지인으로 부터 걸려온 전화는 중국 사천성 북부지방의 산행을 5박6일 동안 다녀와 달라며 경비를 보조해준다는 내용이여서 마다할 이유가 없어, 유쾌하게 승낙하고 마루금을 이어가는데 다시 전화가 걸려와 여권을 보내달란다

오래전에 기간이 만료되어 갱신하지 않아 실효 상태라 신규로 발급받아야 하는데 당장 보내라니 난감하기만 하지만 산행을 끝내는 일이 우선이니, 운명처럼 앞을 막아선 암봉들을 극복하며 촉대봉 정상에 닿았지만 구름이 짙어 조망이 거의 없다.(16:52)

 

◈조망이 시원하지 못해 아쉽다◈

쉬어가고 싶지만 가야할 길은 멀고 날이 저물가는 시각이라,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해 구름속을 거닐어 이정표(화악리:화악분교 2.9km→ 홍적고개 3.9km↑)와 마주한다.(17:30)

산행을 종료하려면 한시간 남짓 걸려야 하겠기에 바쁘게 진행하며 이어지는 방화선에 접어들자, 키보다 훨씬 크게 자란 억새밭을 헤집고 오르막 내리막을 진행하다보니 얼굴이 날카로운 억새 잎에 쓸려 따끔거리고, 돌부리에 부딪쳐 넘어지고, 칡넝쿨에 걸려 자빠지고, 억새풀의 태클에 굴러 떨어지는 악전고투하면도, 어둠이드리우기전에 홍적고개에 도착해야 한다는 일념만으로 이를 악물고, 지긋지긋한 방화선 억새지대를 이어가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526.2봉 이정표(←촉대봉 정상 4.7km 홍적고개 600m→)에서 삼각점(춘천 408 2005 복구)을 확인한다.(18:39)

 

 

◈방화선의 지겨운 억새로 부터 탈출해 526,.2봉에 이르자 날이 저문다◈

대지는 밀려오는 어둠이 서서히 접수하고 있으나 서쪽하늘에는 저녁노을이 곱게 물들며, 고독한 산객에게 은밀하게 함께하자고 속삭이는데, 아들녀석은 전화로 아비의 행방을 물어온다. 이정표가 알려주는 방향의 산속에서 잠시 헤매지만 탈출구를 찾지못해 삼각점으로 돌아와 살피다, 교통호 비슷한 등로를 찾아 급하게 내려서는 방화선을 따르지만, 초목들의 키가 작아 진행이 한결 수월하고 이따금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을 내려다보며 송전탑을 뒤로하고, 어둠이 짙어진 아스팔트도로 한켠에, 몽덕산과 가덕산 산행안내판이 어둠을 지키는 경기도와 강원도계 홍적고개에 이른다.(18:55)

낮에도 차량통행이 한산한 도로인지라 걱정이 앞서지만 고갯마루에 주저앉아 식수를 마시는데 ,고개아래서 자동차 전조등이 빛을 발하며 고갯마루에 다가옴이 반갑기만하다. 손을 들어 정차시킨 자동차는 화물차이기를 바램과는, 고급승용차라  망설이다 죄송하지만 가평읍내까지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가평읍이 어딘지는 모르나 일단 타라고 허락한다. 옷을 갈아입지 못해 땀내 음이 물신 풍기는 복장이라 승차를 망설이자 상관없다며 어서 타라고 재촉한다.(19:01)

 

◈전해자님, 조진대고문님 부부, 무원마을님, 준,희선배님 길동무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테리어 사업가로 화천현장에 들렸다가 귀경하는 길인데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르는 길이라며 서울까지 함께 가자고 호의를 베풀지만 정중하게 거절하고 삼거리를 지나자 도시에 이르러 내려주기를 부탁했다.

 

◆계획 수정 귀가 결정◆ 

가게주인에게 버스터미널을 묻자 삼거리를 돌아가면 된다며 빨리가면 버스를 탈 수 있다고 알려주어 서둘러서 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승객을 기다리는 버스가 없어, 서울버스를 물으니 금방 떠났고  다음 차는20시35분에 막차가 있다고 알려주어 정신을 가다듬고, 간판을 확인해보니 가평터미널이 아니라 목동터미널로, 여기는 가평읍내가 아니라 가평군 북면소재지(목동리)였다.

상인에게 알아보니 가평읍내에는 24시간 사우나탕이 없고 청평에는 있다고 알려주지만, 예정한 일정을 변경해 귀가해 신속하게 여권을 신청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시간을 확인하니, 배차시간이 길어 70여분을 기다려야 하겠기에 화장실 세면대에서 등산복의 오물을 깔끔하게 털어내고, 머리도감고 세수도 하고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아내니 개운하다. 준비한 두유와 과자로 저녁을 때우고 내일 산행의 비상식량을 고스란히 배낭에 두고 따분한 기다림 이후 목동-청량리行  좌석버스에 몸을 맡긴다.(21:35)

청량리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종로3가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한 후 연신내역에서 6호선을 이용해 귀가하니 생각보다 귀가시간이 빨랐는지 사워하고 벽시계를 바라본 시각이 23시45분이였지만 자리에 누워 무기력하게 하루를 마감한다.     -끝-.

 

◈화악산에서 만난 친구 인데 이름이 무언지 물어보지 못했군요◈

◇소요경비 : 25,000 원◇ 

갈 때=대중교통(집-강변역):1,300원, 시외버스(동서울터미널-사창리):9,800원, 택시(사창리-도마치고개):11,000원,

올 때=히치(홍적고개-북면 목동):무료, 좌석버스<1333-3번:(목동-청량리)>:1,700원, 전철(청량리-귀가):1,200원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을 찾아서~

2009-09-19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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