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죠 신경수입니다
어느덧 낙동정맥도 서서히 그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군요
저도 9월 6일 비슬기맥을 한답시고 가서
예전에 잡목이 심해 도보 종주한 구간인 서오리 아화사나재 만불사 구간을 걸어서 사룡산에서 낙동정맥과 헤어졌습니다

같은날 아침 저녁 시간차로 만불사를 보았군요
너무 반갑습니다
마치시는 날까지 안전산행하시고
몰운대 바닷가에서 파도소리 벗 삼아 완주를 자축할 때
저도 그 옆에 마음으로나마 같이 건배를 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신경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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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9구간 : 시티재-아화고개-땅고개


14일차<2003. 9. 6(토), 가랑비 후 갬> : 시티재-아화고개


◈ 구간개요<시티재-어림산-마치재-한무당재-관산-아화고개)
주왕산을 지나고부터 정맥은 특징 없이 이어지다 시티재 이후는 더욱 더 납작 엎드린다. 마치 뒷동산을 걷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극심한 잡목지대를 통과하여야 하므로 긴 옷을 입는 것이 좋겠다. 어림산과 관산 오르는 길이 다소 힘들고 만불산 내려서며 길 찾기에 주의해야 겠다.


◈ 운행기록
▶ 시티재 가는길
시티재는 경북영천에서 경주 안강읍으로 넘어가는 28번 국도가 지난다. 고개 마루에는 안강휴게소가 자리하고 식당, 매점, 모텔이 24시간 영업을 한다. 영천 발 첫 시외버스는 6:50에 출발한다. 서울역에서 23:30발 대구, 울산 경유 기장행 무궁화 열차가 4:10에 영천역에 도착한다.


영천 발 첫 시외버스를 타고 시티재로 접근할 예정이었으나 젊은 기사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사근사근한 경상도 말씨로 영천 역사는 마지막 열차가 지났으므로 곧 문을 내린다하며 24시간 영업하는 안강휴게소에서 휴식과 식사, 산행준비를 할 수 있다 하므로 시간도 벌 겸 서로 계산이 맞아 떨어져 택시로 시티재를 향한다.(12,000원) 영천에서 20여분 거리다.


▶ 안강휴게소 2003. 9. 6(토) 5:45출발
가랑비가 내려 일찍 출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시간이 넉넉하여 새벽밥을 든든히 먹고, 세면도하고, 스패츠를 차고, 다시 방수 덧옷도 입고, 배낭도 다시 꾸리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등등 출발준비를 한다. 날이 밝는 것을 보고 4차선 국도를 건너 오른쪽 끄트머리쯤에 있는 표지기를 따라 능선으로 오른다. 배수로 공사 중이라 다소 불편하다.


▶ 호국봉 6:34
KTF 통신 중계탑을 왼쪽으로 돌아간다. 발목께 나무 말뚝에 호국봉이라 적혀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묘 한기와 돌탑이 나온다. 빗발이 거세져 덧옷을 입는다.


▶ 철조망 7:40
왼쪽으로 철문이 나오고 고개가 가로 지른다. 철문 안쪽으로 잘 가꾸어진 묘지와 농가 창고에 식탁이 놓여있으나 식수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오른쪽에서 포크레인 같은 기계음 소리가 들린다.


▶ 옛길 8:48
철문을 지나서부터 오른쪽으로 철조망을 끼고 30여분 동안 지독한 잡목지대를 통과한다. 땀에 젖으나 비에 젖으나 그게 그거다 싶어 반팔만 입고 운행을 했더니 마치 자해한 것 같은 상처투성이다. 잡목지대를 벗어나 묘지 앞에서 빗물에 흠뻑 젖은 웃옷을 짜서 입고 잡목에 몸을 보호하고자 다시 덧옷을 걸친다.

인기척도 없다가 갑자기 사람을 마주치니 서로 깜짝 놀란다. 피재에서 시티재까지 내려오며 등산객을 만난 경우는 손꼽을 정도다. 정맥을 역주행중인 경주의 “산이 좋아”의 회원인 김하영님을 만난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산행 후 연락하기로 하며 헤어진다.


▶ 어림산 10:05
굴곡 없는 평탄한 능선이 고도 200미터 내외를 유지하며 철탑으로 이어진다.(9:23) 비는 점차 그치고 풀벌레 울음이 들리며 비온 뒤 숲 내음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어림산을 향해 고도 300여 미터를 높이며 힘겹게 오른다. 정상에 파헤쳐진 삼각점이 놓여있다. 빗물에 젖기 시작한 신발을 추스린다.


▶ 마치재 10:50착, 11:35발
완만한 경사가 마치재로 이어진다. 마치재는 차량 통행이 빈번하다. 건너편 잔디밭에 길에서 보이지 않을 만한 곳을 골라 자리를 깔고 옷과 신발을 벗어 말리며 이른 점심을 먹는다. 잔디밭에 야영하기 좋겠다.


▶ 남사봉 12:15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다 남사봉 직전부터 힘을 뺀다. 정상엔 여기저기 소똥이 널려 있다.


▶ 한무당재 13:20
남사봉 너머 정맥은 쓰러진 나무들로 어지럽다. 넓게 판 배수로를 건너뛰며 황수탕으로 넘어가는 시멘트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무엇에 쓸려는지 정맥을 시뻘겋게 파헤쳐 땅고르기가 한창이다. 시멘트 포장도로에서 정맥으로 접어들자 소발자국 모양의 동물 발자국이 깊게 박혀있다. 설마 황소가(암소가) 정맥을 탈까? 동네 뒷산 같은 평탄한 능선이 한무당재로 이어지고 왼쪽 가까이 지방도로가 따라 간다. 한무당재는 차량 통행이 뜸하다.


▶ 316봉 13:55 삼각점을 확인한다.


▶ 관산 15:55
316봉 이후 300-350미터대의 완만한 능선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관산 오르기 직전 고도를 210미터대로 낮추며 관산을 향한다. 고도 130여 미터 급경사 오르막을 힘겹게 오른다. 정상에 자리한 봉분 허리께 삼각점이 놓여 있다. 묘가 먼전지? 삼각점이 먼전지? 가파른 길을 내려 평탄한 능선이 이어간다.


▶ 양계장 17:26
잔 봉 두어개를 넘어 무수한 묘지를 지나 임도를 따라가다 지도에도 없는 꽤 큰 양계장을 만난다. 시멘트 포장로를 따르다 맨 위쪽의 축사를 향하다 첫 번째 축사와 두 번째 축사 사이 길을 따라 간다. 목장을 벗어나 시멘트 포장길을 계속 따라가다 만불산 오르기 직전 비포장도로가 지나간다. 왼쪽으로 20여 미터를 가서 만불산으로 오른다.


▶ 묘지 2기 앞(만불사 불상 조망) 17:42
묘지 2기 앞에서 오른쪽으로 대형 불상이 보이고 축사인 듯한 건물이 내려다보인다. 왼쪽으로 난 임도를 따르다 묘지 2-3곳을 지난다. 오른쪽으로 철조망을 끼고 아카시아나무와 잡목지대, 사료공장 뒤편 절개지를 지나 송전 철탑이 나온다. 만불산 오름길에 아침에 만난 김하영님의 전화를 받고 애기재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한다.


▶ 아화고개 18:05
송전철탑 오른쪽 임도를 따라 내려와 언덕배기에 공사 중인 건물을 지나 아화고개를 만난다. 마루금은 왼쪽으로 150여 미터를 가서 SK골재 집하장과 도로건너 철길로 내려가는 길목으로 이어진다. 아화고개는 경주와 영천을 잇는 4번 국도와 중앙선 철로가 지난다. 건너편 언덕으로 이어지는 송전철탑을 주목하기 바란다.


국도를 따라 왼쪽으로 10여분 가면 애기재 휴게소에 식당, 매점, 모텔이 있다. 매점은 5-23:00까지 영업을 하며 간식.음료수는 물론 라면과 공기밥 등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이곳저곳을 살피는 사이 김하영님이 도착한다. 김하영님은 토탈 클라이밍을 추구하는 경주의 산악인이다. 집으로 초대하는 것을 사양하고 휴게소식당에서 저녁밥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진다.

15일차<2003. 9. 7(일), 흐리고 소나기후 갬> : 아화고개-땅고개


◈ 구간개요<아화고개-사룡산-남양목장-어두목장-651.2봉-당고개>
아화고개에서 바짝 엎드린 정맥은 형제목장고개까지 이어지다 서서히 고개를 높인다. 아화고개에서 형제목장고개까지 독도에 주의해야겠다. 형제목장고개에서 사룡산, 숲재에서 남양목장, 어두목장에서 651.2봉 오르기가 힘겹다.

◈ 운행기록
▶ 아화고개 6:00
이방인의 향수를 달래주려는 듯 앞쪽 도로에선 자동차 오가는 소리 뒤쪽 철로에선 기차 지나는 소리가 밤새 계속된다. 이른 새벽 잠을 깼지만 독도주의지역에다 궂은 날씨라 날이 밝기를 기다려 출발하기로 한다. SK 골재 집하장 앞에서 송전 철탑의 방향을 확인하고 리본을 따라 철길을 건넨다. 송전철탑은 형제목장고개까지 정맥과 함께하므로 길이 혼란스러울 경우 송전철탑을 주시하기 바란다.


▶ 첫 번째 송전철탑 6:15
철길을 건넌 후 오른쪽 포장도로를 따르다 하추마을 앞으로 난 길을 따라 왼쪽으로 꺾고 다시 언덕에 있는 축사인 듯한 건물 앞으로 난 길을 향해 왼쪽으로 방향을 꺾는다. 오른쪽에 축사를 끼고 임도를 올라 철탑으로 향한다. 경주 “산이 좋아” 산악회의 차량지원을 간다며 김하영님의 안부전화를 받는다. 천리타향 홀로 가는 산행 길에 큰 힘을 얻는다.


▶ 상추마을 고속도로 굴다리 6:40
두 번째 철탑을 지나 세 번째 철탑방향으로 길을 찾아야하나 중간의 농로를 정맥으로 오인하고 따라가다 상추마을 가운데로 내려선다. 농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300여 미터에 굴다리가 보인다. 굴다리를 지나 오른쪽 농로를 따라 표지기를 만난다.


▶ 복숭아 밭 7:15
굴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철조망을 끼고 농로를 따라가다 복숭아 밭 위로 난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 밑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다시 농로를 만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정한다. 농로건너 포도밭이다. 농로를 따라 50여 미터를 진행하다 조그만 웅덩이 사이로 표지기를 확인하고 숲으로 들어가나 길이 끊겨 표지기를 찾는다. 정면을 향해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쳐 진행하다 표지기를 만난다.


▶ 형제목장고개 8:05
정맥은 농로와 방화선을 따라 송전 철탑을 끝으로 고개가 지난다. 왼쪽 아래로 도로가 가깝고 들판이 보인다. 독도주의 지역을 벗어난 안도감과 함께 숨을 돌리며 아침밥을 먹고 간다.


▶ 전망대 바위 9:30
형제목장고개를 지나 촘촘한 잔솔밭을 지나 가파른 경사가 계속 이어진다. 고도 180여 미터의 형제목장고개에서 400여 미터를 더 높이며 좌우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바위가 나온다. 하지만 어쩌랴! 운무가 뒤덮어 그림속의 떡인걸. 여기저기 짐승배설물이 널려 있다. 이어서 전망이 좋은 곳을 계속 지나친다. 고도 625미터 대에서 삼각점을 확인한다. 바짝 엎드렸던 정맥이 서서히 고개를 들며 허락하는 비경을 못보고 지나침에 안타깝기만 하다.


▶ 사룡산 정상 갈림길 10:00
평탄한 능선이 이어지다 넓은 공터가 나오며 임도가 지난다. 오른쪽 위로 향한 길은 사룡산, 왼쪽 밑으로 내려가는 길은 생식마을로 향한다. 사룡산 정상은 정맥을 살짝 비켜서 있다. 해발 600여 미터가 넘는 정상부에 생식마을이 나온다. 나는 가파른 경사를 진땀을 흘리며 힘겹게 올라섰는데 시멘트 포장 된 길에 자동차가 다니고 마을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참 어이없다. 생식마을은 종교수행자들의 집단 거주지 인 것 같다. 경구를 새긴 입석들이 무수하다.


▶ 숲재 10:30
우리 생식마을에서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숲재까지 이어진다.


▶ 묘 1기 11:25착, 11:45발
숲재 건너편 능선을 임도를 따라 오르다 등산로에 접어든다. 100여 미터를 가파르게 치고 올라오다 역주행하는 서울의 정맥 팀을 만난다. 다시 임도를 만나 건천목장 철문을 오른쪽에 두고 등산로에 접어들어 건천목장을 경유한 임도를 또 만나 가파른 오르막 끝에 초원지대가 바라다 보이는 묘지 앞에 선다. 쉬어갈 겸 점심밥을 먹는다.


▶ 초원지대 12:00
풀잎에 매달지 못한 표지기가 인접한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갑자기 운무가 끼고 소나기가 내린다. 드넓은 초지에 앞이 안보이고 표지기도 없어 갈 길이 막막하다. 대략의 방향을 정해 초지와 밭을 가로질러 건너편 봉우리 숲과 초지의 경계에서 표지기를 만나 방향을 잡는다.


▶ 헬기장 12:35
잡목 사이 등산로를 따라 완만하게 오른다.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이다. 쉬어가며 물에 젖은 옷을 짜서 말린다.


▶ 어두목장 13:20
숲과 벌목지의 경계를 따라 영남채석장이 바라다 보이는 곳을 지나 숲으로 들어간다. 곧 어두 목장이 내려다보인다. 목장 경계 철조망을 오른쪽으로 끼고 걷다 밧줄 한 줄이 무릎께 걸린 문을 나온다. 고도 300여 미터를 내려와 맞은편 651.2봉을 바라다보니 오를 일이 까마득하다.


▶ 651.2봉 14:00
목장문 10여미터 앞에 왼쪽으로 붙은 표지기를 따라 목장 길을 간다. 이어 오른쪽으로 꺾어 축사 앞으로 간다. 정맥은 축사의 경계 목책과 철조망을 오른쪽에 끼고 651.2봉 삼각점까지 이어진다. 급경사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야 한다.


▶ 비포장도로 15:03
651. 2봉을 지나며 고도 600 미터 내외의 능선이 계속되다 완만한 내리막을 그으며 어두목장으로 올라가는 비포장도로를 만난다. 왼쪽으로 30여 미터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임도를 따라 정맥으로 들어간다. 다시 90여 미터를 올라 당고개 직전 420봉 삼각점을 확인한다.

▶ 당고개 15:30
420봉에서 완만한 길을 따라 당고개 절개지 위에 선다. 절개지 왼쪽은 아찔한 급경사라 오른쪽 절개지로 내려온다. 도로건너 휴게소인 듯한 건물은 굳게 닫혀 있다. 마땅히 씻을 곳이 없다. 이틀간 땀과 비에 절어 쉰내가 진동하는 내 몰골로 지나는 차량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염치가 없는 것 같아 대책 없이 잔디 밭에 앉아 있는데 금방 경주행 시내버스가 도착한다(15:40) 억세게 운이 좋다. 경주에서 산내 행 첫 차는 6:20에 있고 배차간격은 12-55분 간격이라 한다. 18:00에 경주를 출발하여 22:00 서울터미날에 도착한다.

◈ 교통 및 숙식
▶ 교통
♠ 하행 : 9/5(금) 23:30 서울역→ 9/6(토) 4:10 영천역
♠ 들머리 : 9/6(토) 4:15 영천역→4:35 시티재
♠ 날머리 : 9/7(일) 15:40 당고개→16:10 경주고속터미널
♠ 상행 : 9/7(일) 18:00 경주고속터미널→22:00 서울경부터미널
▶ 숙식 : 비박 및 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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