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23일 (목요일)

◈ 산행일정

청량리역
답운치(23:30-04:32)
송전탑(05:23)
굴전고개(06:03)
진조산(06:28)
한나무재(06:50)
934.5봉(07:59)
헬기장(08:53)
임도(09:46)
1136.3봉(10:10)
오미산갈림길(10:23)
임도삼거리(11:31)
삿갓재(12:22)
삿갓봉(12:27)
문지골갈림길(13:05)
997.7봉(13:12)
용인등봉(13:47)
용인등갈림길(13:54)
묘봉갈림길(14:22)
묘봉(14:33)
사거리안부(15:00)
임도(15:16)
석개재(15:43)
석포

◈ 도상거리
약 23.9km

◈ 산행시간
10시간 50분

◈ 산행기

- 진조산
강릉가는 심야열차를 타고 바다를 찾아가는 젋은 사람들 틈에 섞여 졸며깨며 분천역에 홀로 내리니 백열전등에 비친 작은 역사가 쓸쓸하게 보인다.
기다리고있던 현동택시로 구절양장 답운치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벌써 날은 훤하게 밝아오고 미리 꼼꼼하게 점검까지 했던 랜턴은 쓸모가 없어졌다.
기사님이 가르키는데로 절개지를 올라 가파르게 능선을 치고오르니 무덤이 나오고, 작은 시멘트헬기장을 지나며 멀리 일출이 시작되어 붉은 기운이 낙동의 산자락을 물들인다.
잡목이 우거진 산죽지대를 지나서 송전탑을 만나면 시원하게 불어오는 아침바람이 반갑기는 해도 웬지 기운 없는 두 다리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쭉쭉 뻗은 낙엽송지대를 지나고 운 나쁘게 등로옆에 모습을 보인 더덕들을 캐며 노송들이 서있는 울창한 잡목숲을 통과하니 얼굴은 금방 거미줄로 끈적거린다.
임도가 지나가는 굴전고개를 넘고 가파르게 능선에 붙어 오른쪽으로 마루금에서 약간 떨어져있는 진조산(908.4m) 정상을 오르면 잡초덮힌 무덤옆에 깃대걸린 삼각점만 있을 뿐 조망은 막혀있다.



▲ 분천역



▲ 굴전고개



▲ 진조산 정상



- 1136.3봉
진조산에서 갈림길로 돌아와 정맥답지않게 거치장스러운 잡목숲을 헤치며 연속해서 헬기장들을 통과하고 임도가 지나가는 한나무재를 넘는다.
헬기장에 올라 아침밥을 대강 먹고 또 다른 헬기장을 지나서 삼각점이 있는 934.5봉에 오르니 벌목되어있어 조망이 잘 트이고 내려온 진조산이 우람하게 보인다.
낮은 봉들을 오르고 내리면 나뭇가지사이로 오미산과 백병산이 멀리 모습을 보이지만 전전날 언덕을 힘들게 달린 영향인지 다리에 힘이 없어 3km 떨어진 백병산까지 다녀오리라던 애초의 생각을 접어버린다.
얼음물을 마시며 나른하게 다가오는 졸음기를 쫒고, 봉우리들을 우회하며 헬기장을 지나 보도블럭이 깔려있는 숲을 나가니 넓은 임도가 나타난다.
분간하기 힘든 펑퍼짐한 봉우리들을 넘어서 1136.3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에 오르니 삼각점이나 별 다른 표시는 없고 바로 앞에 오미산으로 갈라져나가는 굴곡진 능선이 잘 보인다.



▲ 한나무재



▲ 935.4봉



▲ 935.4봉에서 바라본 오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삿갓봉
오미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분기봉을 지나며 마루금은 북동쪽으로 꺽어지고 억센 산죽들을 헤치며 암봉들을 우회하니 옆으로 임도가 가깝게 지나간다.
임도와 만나 다시 산길로 들어가도 곧 '96 임도표시석'이 서있는 임도삼거리로 떨어지는데 소광천, 대광천과 석포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고 차단기로 막혀있다.
임도를 따라가다 산으로 붙어 산죽을 헤치면 다시 임도와 만나길 서너번 반복하다 '국유림사용허가지경계' 말목이 꽂혀있는 임도만 계속 따라가다 보니 삿갓재 고갯마루가 나오고 임도는 오른쪽으로 휘어져 내려간다.
왼쪽 산으로 들어가 잠시 올라가면 응봉산으로 능선이 분기하는 두리뭉실한 삿갓봉(1119.1m) 정상이 나오는데 삼각점은 풀섭에 가렸는지 보이지않고 아무런 표식도 없어 확신하지 못한다.
비숫한 높이의 봉우리들을 지나며 삿갓봉이 아닌가 반신반의하다가 잡목숲을 헤치고 내려가다 보니 처음 삿갓봉으로 추정했던 봉우리에서 응봉산으로 갈라지는 산줄기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 임도삼거리


- 용인등봉
나른한 졸음기에 취해 가다 숲에 철퍼덕 앉아 점심을 먹어 보지만 입은 소태처럼 써서 물만 먹히고, 날이 더워서인지 온 몸에 힘이 빠지며 진땀이 흘러 석개재까지 남은 거리도 문제지만 연속되는 내일의 장거리산행이 크게 걱정된다.
문지골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나고 산죽과 잡목들을 헤치며 삼각점(장성435/재설2004)이 있는 997.7봉에 오르니 묘봉과 용인등봉이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며 찌는듯한 햇볕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다.
키 큰 산죽지대를 연신 통과하고 벌목된 나무들을 어렵게 넘어서면 때때로 나타나는 꿋꿋한 적송군락들은 지친 산객을 반갑게 맞아 힘을 더해준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잡목숲을 지나 용인등봉((1124m)에 오르니 두세평 좁은 정상에는 표지기들만 휘날리고있고 단순한 육산에 불과해 응봉산 용소골 산행을 하며 가져왔었던 신비감이 금방 실망으로 바뀐다.



▲ 997.7봉



▲ 용인등봉 정상



- 묘봉
용인등봉에서 다음 봉우리를 올라서니 마루금은 왼쪽으로 꺽어지고 용인등으로 갈라지는 오른쪽 능선으로도 표지기들이 많이 붙어있다.
무성한 초지를 지나고 비닐코팅판이 걸려있는 묘봉갈림길에서 미루금에서 벗어나있는 묘봉으로 올라가다가 숲속에서 개 한마리가 짖으며 도망을 해 어안이 벙벙해진다.
제 멋대로 웃자란 넝쿨과 덤불들을 헤치고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묘봉(1167.6m) 정상에 올라가면 삼각점(장성316/재설2004)이 있고 잡초만 가득하며 부지런한 개미들과 날벌레들이 일대를 차지하고있다.
묘봉을 내려가 다음 봉우리에 오르니 조난자위치표적판이 서있는 능선갈림길이 나오고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꺽어진다.



▲ 묘봉 정상


- 석개재
뚝 떨어지듯이 능선을 내려가다 좌우로 길이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넘으면 박무속에서도 멀리 마을들이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산죽둘을 헤치며 내려가다 석개재와 연결되는 임도와 맞닿으며 잠시 헷갈리지만 마루금은 임도와 나란히하며 거친 잡목숲으로 계속 이어진다.
산죽과 잡목들을 헤치며 봉화군 석포면과 삼척시 가곡면의 경계가 되는 석개재로 내려서니 강원도의 힘을 나타내는 커다란 조형물이 서 있지만 차량통행은 거의 없고 텅 비어있다.
적적한 고갯마루에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한동안 서성거리다 삼척에서 낚시를 하고 돌아오는 승용차를 얻어타고 하루밤을 보낼 석포로 내려간다.



▲ 석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