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30-31구간(구룡령-조침령-한계령)종주기


산행 준비를 하다 옥상의 국화가 시들어 물을 주었다. 밖에 바람이 세게 불었다. 생명이 있는 것에 목마른 것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일 것이다. 국화는 늦가을 꽃을 피울 때까지 마냥 지나오다 이제야 꽃을 피운다. 물을 주며 서정주 선생의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라는 시 구절이 생각이 났다. 지난주엔 목6동 청사 디자인 심의서류를 제출하고 서울 디자인 올림픽에 출품하느라 바쁘게 지나갔다. 미루어진 일도 있지만 그래도 시급했던 일들을 몇 가지 마치고 나서인지 산행 출발이 다소 홀가분하게 느껴졌다.


오늘 산행 출발을 평소와 달리 9시에 한다는 메시지가 왔다. 이번 구간은 구룡령-조침령-한계령까지 두 구간인데 무박으로 일찍 시작해 하루에 끝내기로 했다. 준비를 하면서 추위에 대비해 옷을 더 준비했다. 산중의 기온이 지난부보다 많이 기온이 내려갔을 것 같았다. 계절은 피부로 느껴진다. 기후 조건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늘 달라지고 만물도 그에 따라 조금씩 변해서 바로 그 시기의 모습을 띤다. 그리고 산행중에 보게 될 가을 풍경이 떠올랐다. 배낭을 메고 나서며 막연했던 대간길이 이제 정말 막바지에 이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소 황량한 느낌이 마음 안에서 스쳐지나갔다.


이번 구간은 은 지난번 멀리 보이던 설악산을 더 가깝게 다가가는 길이다. 비경으로 손꼽히는 설악산을 마치 동경을 품어 온 곳을 먼 곳에서부터 다가갈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번에 대간 산행에 나서면서는 모처럼  풍경에 대한 설렘이 일었다.


늦게 도착한 일행을 기다리다 9시20분 강동역을 출발해 11시 6분 평창 휴게소에 들러 식사를 했다. 저녘을 먹지 않아서 더 잘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엔 밤에 밥이 잘 먹히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잘 먹는다. 특히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밥을 잘 먹어 두어야 할 것 같았다. “식사가 장비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11시 33분 차가 다시 출발했다. 눈을 부치다 밖을 보니 속사 IC를 통과하여 31번 국도로 접어들고 있었다


12시 50분 구룡령에 도착했다. 날씨가 티 없이 맑아 하늘에 별들이 총총히 보였다. 여느 때처럼 표지석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표지석 옆으로 난 길을 들어서는데 길이 벼랑에 난 것처럼 되어 있어서 살펴보니 축대를 쌓으며 우측이 벼랑이 되어 있었다. 조금 경사진 산길에 접어들어 오름길을 걸었다. 지난주보자 길에 낙엽이 더 많아져 있었다. 1시 5분 능선을 오를 때 좌측에 가로등처럼 훤해 보여 왠일인가 하고 바라보니 달이 떠 있었다. 그리고 우측 아래로 마을 불빛이 보였다.


능선에 오르자 앞으로 구릉진 산세의 윤곽이 멀리 보이고 뒤로 지나온 산세도 보였다. 달빛 아래 큰 능선이 누워 잠자듯 고요히 있었다. 1시 10분 완만한 안부를 지나 오르막 경사 길을 올랐다. 뒤에서 일행이 이야기하는 오는 소리가 들리자 이대장이 박사장이 있어야 (일행의) “위치를 안다”고 했다. 그가 오랜만에 참가한데 대한 반가운 마음의 표시 같았다.


1시 20분 구룡령 옛길 표시가 보였다. 주변을 보니 과연 조금 넓은 등산로 같은 길이 보였다. 굴착 장비로 깍아 만든 요새의 포장도로보다 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생긴 그 길이 훨씬 살가운 느낌이 들었다. 봉우리를 올라 완만한 길을 가다 다시 오름길을 걸었다. 우측에 멀리 불빛이 보였다. 구룡령에서 내려가다 우측에 있는 선림원지 쪽이었다. 그 아래쪽 남대천에는 이제 연어가 돌아왔을지 모른다.


1시 27분 내리막길을 걸었다. 부분적으로 걷기에 팍팍한 돌계단이 되어 있었다. 1시 35분 산죽길에 접어들어 다시 오르막 내리락 하며 걸었다. 1시 43분 구룡령을 2.2Km 지나온 이정표를 보며 1131봉에 닿았다.


약간 내리막 길을 지나 완만한 길을 걸었다. 이대장이 오늘 도착지가 한계령인데 출입을 막고 있어 안 걸리고 가려면 관리공단 직원이 퇴근한 이후에나 통과해야 할 거라고 했다. 그러나 시간상으로 더  늦게 도착할 것 같았다. 싸리와 산죽 숲 등이 터널처럼 난 오름길 지나 1시 50분 봉우리에 도착하니 앞쪽 멀리 불빛이 보였다.


갈전곡봉이 0.75Km 남고 구룡령 옛길을 1.5Km 지나온 이정표 보며 편안한 길을 걸었다. 2시 17분 경사가 완만한 길을 걷는 동안 바람이 불었다. 2시 20분 다시 오름길을 걷는 동안 하늘에 별이 보였다. 나무들이 잎을 많이 떨구어 나목이 되어가고 있었다.


2시 23분 갈전곡봉(1204M)에 도착했다. 거기서 출발한 구룡령이 4.2Km, 가야할 조침령이 17.05Km 거리에 있었다. 그리고 직각 방향으로 가칠봉을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었다. 달이 기울고 별이 점차 더 밝은 빛을 띠고 있었다.


2시 28분 출발하여 내림길을 걸었다. 벌써 낙엽이 많이 쌓여 길이 미끄러웠다. 2시 42분 급경사 오름길을 걸었다. 맷돼지 같은 동물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자 이대장이 긴장되는지  나무 둥치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다가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다시 출발했다. 완만한 오름길을 걸어 봉우리를 넘어 갔다. 그리고 다시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걸어갔다. 선두에 걷는 이대장이 거미줄이 거의 없다고 했다. 기온이 내려가 이제 곤충들도 활동을 멈출 시기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길 가에 등나무가 밧줄처럼 말려 있고 큰 나무 고목 속이 비어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2시 50분 통나무 계단길을 올랐다. 뒤의 일행이 멀어진 듯 떨어진 듯 해서 소리를 하였으나 응답이 없다 다시 소리를 하니 응답이 들렸다.  2시 52분 벤치가 있는 봉우리에 닿았다. 작은 공터처럼 된 봉우리에 낙엽이 양탄자처럼 깔려 있었다. 산 사랑방 꼭지 리본이 보이자 이대장이 평소 한발 앞서 가며 올리는 그의 글을 보고 있다며 “어, 지나갔네, 그런데 왜 산행기를 안 올려, 근무 태만이고만” 하며 우스개 소리를 했다. 숲 사이로 산세가 보이고 하늘에는 별이 총총해 보였다.


내림길을 내려가다 3시 10분 완만하고 평지 같은 길을 걸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오름길을 걷는 동안 바람소리가 들렸다. 3시 16분 주변이 탁 트인 곳에 당도하니 정면 쪽으로 북극성이 보였다. 그리고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오리온 자리등도 보이고 쌍둥이자리가 정 중앙에 보였다.


이대장과 내가 앞서 도착하여 좀더 총총한 별의 느낌을 느끼기 위해 랜턴을 껐다. 뒤이어 오는 일행에게도 랜턴 끄자고 했는데 채 총무만 끄지 않자 이대장이 “소등 안 해, 말 안 듣는 한 사람이 있어”라고 했다. 그러자 박정호 사장이 ‘사춘기’라고 했다. 도시에서는 좀체 보기 어려운 맑은 밤하늘을 보자 우주의 존재가 다시 일깨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3시 23분 출발하여 내림길을 걷다 10분 후 다시 오름길을 걸었다. 그리고 3시 34분 다시 벤치가 있는 봉우리에 올랐다. 오늘 구간에서는 그처럼 군데군데 나무 벤치가 놓여 있었다. 다시 계단이 설치된 내림길을 걷다 안부를 지나 오름길을 걷는 동안 좌측에서 마치 사람 발걸음 같은 소리가 들리자 이대장이 “겁나“하면서 ”혼자면 얼마나 무서울 것인가“라고 했다. 3시 38분 다시 벤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내림길을 걸었다. 이대장이 우리가 다른 능선을 갈아타고 있다고 했다. 다시 봉우리에 오르자 주변이 트여 보이고 멀리 불빛도 보였다.


3시 45분 통나무 계단이 놓인 급경사 내림길을 걸어 3시 50분 왕승골 삼거리(813M)에 도착했다. 거기서 연가리 샘터가 3.0Km 위치에 있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깜깜한 숲 위로 별이 빛나 보이고 뒤에서는 내려오는 일행의 랜턴 불빛이 보였다. 다시 별을 보면서 잠시 쉬어갔다.


4시 11분 오름 길을 올라가는 동안 지도에 표시된 평해 손씨묘를 지났다. 봉분은 비바람에 쓸려 조금 납작 해져 있었지만 곡장을 잘 둘러 반듯하게 쓴 모습이었다. 우측 아래 마을 불빛이 보였다. 능선을 지나 오르내리는 완만한 숲 길을 걸었다.


4시 25분 좌로 에둘러 가는 완만한 길을 걸었다. 이대장의 랜턴 불빛이 점차 흐려지고 있었다. 그동안 해가 긴 때라 상대적으로 랜턴 사용 시간은 짧았었으나 이제 동트는 시간이 늦어져서 랜턴을 사용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었다. 988봉에 오르자 개활지여서 하늘이 잘 보였다. 옆에 삼각점이 있었다.


거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4시 40분 출발했다. 앞에 완만한 능선이 전개되어 보였다. 좌측에서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4시 54분 통나무 계단이 놓인 오름길을 지나 잠시 후 완만하고 편안한 길을 걸었다. 다시 완만한 오름길을 걸어 리본이 많이 달린 공터를 지나갔다. 이대장이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랜턴 전지를 갈아끼워야겠다고 해서 불을 비춰 주었다. 흙길 내림길을 걷다 돌계단 길을 걸었다. 5시 25분 조침령 8.2Km가 남은 곳에 도착했다. 연가리골 샘터가 150m 로 표시되어 있었다.


연가리골 표지를 보니 정감록의 3둔 4가리가 있다는 것이 이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곳들은 재앙을 피해 살 수 있는 천혜의 삶터로 여겨진 곳인데 4가리는 갈전곡봉과 방태산 줄기 북쪽에 숨겨진 듯 위치해 있는 아침가리, 곁가리, 적가리, 연가리를 말한다. 그 중 방태산 적가리골이 가장 많이 알려진 지명이다.

 

연가리골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다 5시 35분 다시 출발했다. 완만한 길을 걷는 중에 이대장이 좌측에 심마니 쉼터가 있다고 했다. 전에 이런 깊은 산골에서 태어난 지인으로부터 약초를 캐러 집을 떠나 며칠씩 산에 머물면서 이런 곳을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이용하라고 식량등을 남겨 둔다고 했다.


5시 43분 오름길을 걸어 봉우리에 이르자 우측 검은 산세 위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완만한 내리막 길을 걷다 다시 오름길을 걸었다. 점차 손이 시려웠다. 다른 일행들도 춥다고 했다. 새벽은 하루중 기온이 가장 낮은 때이다. 새벽이 오자 하늘에 별빛이 악해지고 있었다.


5시 48분 봉우리를 오르자 좌우가 트여 있었다. 다시 내림길에 접어들자 앞에 가로 막는 능선이 보였다. 다시 두어개 작은 봉우리 들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작은 봉우리에 오르자 우측에 숲 사이로 큰 산세가 보였다. 다시 완만하고 긴 오름길을 걸었다.


여명의 빛이 햇살이 되어 서서히 숲의 빛깔을 되살려내고 있었다. 6시 11 게단 오름길을 걸었다. 주변에 너르고 완만한 산세가 보였다. 느리고 큰 산세가 강원도답다고 느껴졌다. 우측 멀리 개 짓는 소리가 들렸다. 6시 23분 안부를 지나 오름길을 올랐다.


6시 25분 1061봉에 닿았다. 그리고 6시 45분 안부 지나 오름길을 걸어 6시 52분 봉우리에 닿았다. 7시 2분 도착한 안부에 벤치가 놓여 있었다. 그 곳 가까이에도 물이 있다고 나타나 있었다. 7시 20분 안부에서 휴식을 취하다 잠시 후 출발했다. 그리고 7시 32분 다시 안부를 지나 오름길을 올랐다. 7시 33분 765안부에 도착했다. 그 곳은 갈림길이 표시되어 있었다.


7시 40분 좌로 꺽여 이어진 길로 접어들었다. 누에고치 실 같은 햇살이 단풍의 고운 빛깔을 드러내고 있었다. 단풍은 수종을 가리게 하지 않는다. 단지 모든 나뭇잎이 모두 찬란하게 산화되어 감을 느낄 뿐이다. 7시 44분 작은 봉우리를 지나 7시 55분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 대장이 전망은 별로라면서 설악산이 보일 것 같았는데 안 보인다고 했다.


8시 10분 봉우리에 닿으니 삼각점이 있었다. 지리원에서 중요 봉우리마다 기준 측점으로 만들어 놓은 것인데 훼손하지 못하게 고정시켜 놓고 훼손을 못하도록 안내 글을 써 놓았다. 다시 길을 나서 8시 15분 구조침령에 닿았다. 그 곳은 새나들이 길로도 불린다는데 옛 길을 만날 때마다 휠 씬 더 살가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옛날부터 이어온 삶의 체취에 대한 숭고한 느낌이 느껴진다. 또 그러한 곳을 대하면서 진정으로 국토의 체취를 느끼게 되고 역사와 함께 호흡하게 되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안부를 지나 완만한 오름길을 올라 봉우리에 닿았다. 그리고 다시 반복해 오르락내리락하는 완만한 길을 걸었다.


8시 30분 안부를 지나 오름길을 걸어 8시 32분 봉우리에 닿았다. 그리고 다시 오르고 내리며 완만한 구간을 지났다. 능선길이 완만하고 살랑바람이 불었다. 주변 숲이 맑고 투명하게 느껴졌다. 8시 44분 다시 봉우리를 넘어 안부를 지나 오름길을 걸었다. 대간길은 잘 생긴 길 못생긴 길 구분이 없이 지나는 곳마다 그 나름의 체취를 느끼게 된다.


다시 봉우리를 내림길을 걷다 보니 앞이 트여 보였다. 그리고 그 트인 곳을 나가니 앞에 우리가 타고 온 차가 보였다. 지난밤 산행을 시작하면서 배낭 무게를 덜기 위해 밥 등을 차에 두고 아침에 여기서 만나기로 했었다. 8시 50분 흙길에 서 있는 차 앞에 도착해 다시 헬기장까지 더 걸어갔다. 뒤에 온 채 총무가 차를 타고 오자 박사장이 “채총무 땜빵해, 땜빵해” 했다. 이른 시각에 출발해 긴 밤이 지나고 아침을 맞을때까지 한 구간을 마친 상태이다. 모두 홀가분함과 새로 나서야 할 부담이 교차되고 있었다. 잠을 자지 못하고 꼬박 걸은 것이 더 힘들게 하여 일행은 내려오면서 30분이라도 자고 가자고 했다.


기사님이 휴대한 너른 돗자리를 양지 바른 풀 밭에 깔고 아침 먹을 준비를 했다. 뒤의 일행이 다 도착해 모두 둘러 앉아 각기 준비해 온 먹거리를 펼쳐놓고 함께 식사를 했다. 오늘 먼 구간을 걷기 위해서는 든든히 먹어둘 필요가 있었다. 특별히 이대장이 준비해 온 삽겹살을 구워 먹었다. 양이 많아서 준비한 도시락은 반만 먹었다. 식사를 하는데로 모두 차에 가서 각자 좌석에 앉아 눈을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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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31구간(조침령-한계령)종주기


잠시 후 이대장이 곧 출발하자며 일행을 환기시켰다. 10시 30분에 출발해 조금 가다보니 조침령 표지석이 놓여 있었다. 구룡령 21.3km 점봉산 12.4km 단목령 10.4km 거리였다. 정갈한 흙길에서 데크로 만든 길을 올랐다. 조금 오르다 보니 우측으로 전망 구룡령 도로가 보였다. 25km 정도 지나온 곳인데 아득히 멀리 보였다. 10시 45분 봉우리를 올라 완만한 내림길을 이어갔다. 맑은 가을 날씨에 적당한 기온이 매우 상쾌하게 느껴졌다.


단목령이 9.3km 남은 표지를 지났다. 철이 지난 듯 한데 매미소리가 들렸다. 11시 7분 봉우리에 올라서서 능선길에 접어들어 가는 동안 우측으로 멀리 속초와 그 앞 바다가 보였다. 점차 우리 일행이 걷는 대간도 종착지에 가까이 이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면에 봉우리가 나타났지만 길은 정상부에서 우측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한동안 그 산줄기와 평행을 이루는 길을 걸어갔다.


11시 13분 단목령이 8.3km 남은 표지를 지났다.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계속 걷는 동안 우측에 구룡령에서 내려가는 길 가에 있는 하부댐과 멀리 속초 등이 보였다. 943봉을 지나 조금 가다 보니 전망이 시원스레 트인 곳에 사진 찍는 위치 표시가 나타났다.


내리막 길을 가다 좌측으로 에둘러 아까 정면으로 보이던 산으로 향했다. 완만한 길을 걷는 동안 산세의 고저와 좌우로 에두르는 길에서 장단과 고저 리듬과 운율이 느껴져졌다. 계속해서 산보길 같은 완만한 길을 올랐다. 11시 37분 구룡령이 27.73km로 쓰인 표지를 보며 지났다. 능선에 오르니 지나온 산들이 미라처럼 투명하게 보였다.


11시 40분 1008봉에 도착하니 양양이 우측 가까이 보였다. 11시 49분 좌측에 인공호수인 상부댐이 보였다. 그 주변을 지나는 길가에는 군데군데 접근 금지 표지가 세워져 있었다.


11시 51분 봉우리 올랐다. 대간 마루금은 우측이 양양, 좌측은 인제인 경계선이다. 12시 2분 단목령이 5.8km 남은 표지가 보였다 .햇살에 건조해진 낙엽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12시 12분 앞에 뾰족하게 보이던 산에 도착했다. 멀리서 볼 때와 달리 실제로는 완만해서 역시 체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재 걸어야 장면을 대하고 감동도 느낄 수 있다. 12시 15분 정상부로 알고 걸어 온 지점에서 휴식을 취했다. 실제 봉우리는 더 가야 있을 것 같았다.


12시 30분 봉우리 오름 다시 내리고 오름 길을 걸었다. 12시 32분 단목령이 4.8km 남고 조침령을  5.1km 지나온 표지가 보이자 이대장이 거리가 역전되었다고 했다. 12시 35분 내리막 길을 접이 들었다. 살악산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완만한 길가에 맷돼지가 파헤친 자국이 보였다. 그런 자국은 소백산 이전엔 별로 보지 못했는데 태백산 구간에 접어들고부터 유목 많이 눈에 띠었다.


12시 43분 내리막 길을 내려오니 점봉산, 설악산 등이 좌우로 펼쳐 보였다. 거기서는 우측의 설악산이 더 가깝게 보였는데 결국 지나갈 대간 길이 좌우로 크게 휘돌아 난 형국이었다. 12시 53분 1136봉을 지났다. 다시 단목령이 3.8km 남은 표지를 보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도상에 당도할 다음 목표지점은 북암령이었다. 1시 5분 단목령 3.3km  표지가 있는 부근의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가다 다시 완만한 길을 걸었다.


1시 10분 북암령(940)에 도착했다. 단목령이 2.9km 남은 지점이다. 제법 너른 공터가 평온한 느낌이 들어 마음도 편안했다. 바위 턱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니 단풍이 물든 나뭇잎 사이로 파란 하늘이 맑게 비춰 보였다. 뒤에 오는 일행의 표정이 모두 지친 모습이었다. 채총무는 발바닥이 아파 못 걷겠다고 하고 박정호 사장도 힘들다며 떨썩 주저 앉았다. 최회장도 도착하면서 “힘드네“하고 사모님은 “발이 안떨어진다”고 했다. 채총무가 이대장에게 양말 갈아 신을 시간 있느냐고 하며 신발을 벗자 박사장이  “신발 한쪽만 출발시켜“ 라고 농담을 했다.


1시 25분 북암령을 출발했다. 12시 29분 단목령이 2.8km 남은 지점을 지났다. 맞은편에서 한계령애서 8시 20분 출발한 일행이 다가와 만났다. 다시 오르막길을 걸어 12시 31분 다시 반대쪽에서 다가오는 일행을 만났다. 모두 한 일행인 것 같았다. 그 중 무전기를 가진 사람이 단목령과 한계령에 지키는 사람이 없으니 안심하고 가라고 알려 주었다. 그러나 묻지도 않은 말을 하는 것이 진지한 느낌이 아니었다.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는 동안 우측에 속초가 보였다. 1시 38분 완만한 봉우리에 도착해 넘어갔다.


1시 40분 단목령이 2.3km 남고 조침령을 7.6km 지난 지점을 지났다. 그 표지에는 조침령 글씨 아래 괄호로 박달령이라고 쓰여 있었다. 단목령도 마찬가지로 써 논 곳이었는데 그처럼 대간길을 걷는 동안 고개 이름을 박달령이라고 한 곳이 많았다. 1시 42분 봉우리에 올라서니 대청봉이 보였다. 다시 단목령이 1.8km 남은 곳 부근에서 설악산이 잘 보였다. 


1시 54분 안부를 지나 완만한 오름길을 걸었다. 설악산에 다가가는 부근의 공간감이 느껴졌다. 완만하고 느리고 너른 느낌이었다. 1시 57분 1.3km 남은 부근에서 우측 숲 너머로 한계령이 보였다. 한계령을 바라보니 험하고 아스라한 풍경에 호흡이 가빠질 듯 했다. 설악산으로 들어서는 한계령은 흡사 그 수려한 산의 대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스케치 할 만한 장면이 나타난 것이 반가워 멈춰서서 스케치를 했다. 그 사이 뒤의 일행이 모두 지나갔다.


스케치를 하고  2시 20분 0.8km 남은 지점을 지났다. 2시 23분 쓰러진 나무를 넘어가다보니 좌측에서 계곡 물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다보니 맑은 계곡물이 보였다. 2시 28분 단목령이 바로 앞에 보였다. 한가하고 평안한 분위기가 느껴져 쉼터로 도착하는 느낌이었다. 일행이 벤치에 앉아 쉬고 있었다.


다른 일행도 보여 산에서 만난 일행끼리 덕담이라도 오가는 분위기속에 모두 한가히 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강 건축사가 공원 직원에게 적발이 되었다고 했다. 무슨 소린가 하고 의아해 하니 저 쪽을 가리켰다. 등 뒤에 관리공단이라는 글이 보였다. 늘 걱정하던 일이 정말 현실로 맞닥뜨렸음을 느꼈다. 순간 오늘 구간을 반드시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직원과 정면으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아서 아직 내가 온 것을 모를 것 같았다. 본능적으로 갈 길을 두고 붙잡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우회해 조금 오른 곳에서 상황을 살폈다. 다른 일행이 직원과 과일을 나누어 먹었다. 분위기가 부드러워 보여 아무 일 없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기다리다 상황을 알 수 없어 무작정 기다랄 수 없겠다 생각하고 앞서 걷기로 했다. 천천히 가다보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길 가에 거리가 나타난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는데 당초 2km로 생각했던 점봉상까지의 거리가 6km로 나타나 있었다. 두 구간을 함께 하는 상황이라 부담스럽게 여기고 길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걸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한계령까지 남은 거리는 해가 저문 후의 야간 산행 시간과 관계가 있었다. 새벽 어둠속에 산행을 시작해 여명을 맞이하는 것과 낯 동안 걷다 해가 저물어 산속에서 어둠을 맞는 것은 그 차이가 커서 야간 산행을 시작할 때와 달리 부담이 컸다.


2시 40분 오름계단 급경사길을 걸었다. 여자분이 마주오고 있어 아래쪽 상황을 이야기 하니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우회해 가 보라고 하고 길을 걸었다. 긴 오름 길을 올라가다 완만한 능선길을 걸었다. 그리고 다시 내림길을 걷다 다시 오르는 도중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에게도 단목령 상황을 말하니 자기 들은 미리 허락받아 가고 있다고 했다. 내가 일행과 떨어져 마실 물이 조금 밖에 없다며 조금 얻을 수 있겠냐고 하자 듣고 있던 여성분이 마시던 작은 얼음 물통을 선 듯  건네 주었다. 여러 가지 위기 상황을 상상하며 나름대로 대비하는 마음으로 걷고 있는데 그렇게 호의를 베풀어 준 것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


2시 50분 봉우리 올라 내려감 다시 작은 봉우리 지나 내리고 오름길을 걸어 봉우리 지나갔다. 주변의 단풍이 절정에 달해 있었다. 3시 30분 나무 쓰러진 곳을 지나는 주변 숲에 다람쥐가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3시33분 점봉산이 3.5km 남은 지점에 당도했다. 힘이 부쳐 쉬며 아침에 먹다 남긴 도시락 밥을 반찬 없이 먹고 3시 50분 출발했다. 이제 남은 먹을 거라곤 초코렛 한 개가 남아 있을 뿐인데 남은 거리는 멀었다. 3시 52분 봉우리 오름길을 걸었다. 대청봉 등 설악산 봉우리들이 가까이 잘 보였다.


완만한 봉우리 오름길을 걸었다. 점봉산 2.1km, 지나온 단목령 4.1km, 직각방향의 너른이골이 4.5km, 오색지구 3.0km 지점이었다. 4시 15분 계단 오름 자작나무 숲이 보였다. 점차 주변의 시야가 넓게 펼쳐보이기 시작했다. 4시 42분 걷는 좌측 방향으로 아까 지나오면서 본 상부댐이 멀리 보였다. 그 인근 지역으로 지나온 능선과 지나치며 바라본 산세가 너르고 낮게 펼쳐 보였다. 나의 상상에 강원도 땅은 언제나 크고 깊고 너른 산지로 여겨졌다. 그리고 그 만큼 깊은 산세의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그렇게 생각한 곳이 펼쳐 보이는 모습을 보니 새삼 국토를 대하는 벅찬 감정이 느껴졌다. 점봉산 가까이 이르는 그 길에서는 우측으로 설악산도 잘 보였다. 올라가다 보니 사진 촬영하는 장소가 나타나 주변 사진을 찍었다. 대간 길에서 만난 가장 황홀한 산세의 느낌이었다.


5시 8분 점봉산에 도착했다. 사방이 훤히 트여 보였다. 그런데 표지에 한계령까지 9km로 표시 된 것을 보며 다시 기가 꺽이는 느낌이 들었다. 아침에 일행과 예기할 때나 지도상으로는 그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운 걸로 알고 있었다. 다시 출발하려고 길을 찾으니 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한계령 방향의 길은 로프를 치고 출입금지라고 써 놓았다. 그 길이 맞을 것 같았지만 길을 잘 못 드는 것 아닌지 염려가 되었다. 하지만 방향으로 볼 때 그 곳 밖에 없을 것 같아 그 길로 들어섰다. 경사가 급하고 날선 바위 돌이 깔려 있어 걷기에 불편한 내림길이었다.


길 가에 긴급시 연락하라고 적어 놓은 전화번호가 써 있었다. 만약에 대비해 그 중 하나를 적어 두고 계속해서 내림길을 걸었다. 햇살이 힘을 잃어가고 있고 그에 따라서 나의 근심은 점처 더 커졌다. 점봉산에서 내려올 때부터 보이지 않던 대간 리본이 다시 보여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동해서 뜬 해가 서로 되넘어가고 있었다. 어둠이 깔릴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안부를 지나 오름길을 걸어 5시 50분 만대암산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완만한 내림 길을 걸었다.


암릉구간을 내려와 뒤돌아 보니 뒤로 점봉산과 휘엉청한 달이 보였다. 그러나 길은 어두워지고 단풍 빌깔도 묻혀가고 있었다. 6시 27분 마침내 랜턴을 켰다. 6시 33분 안부를 지나 약간 오르막 길을 걸었다. 산죽길이 이어졌다. 지도를 보니 경사가 심한 봉우리를 올라 암릉 구간을 지나도록 되어 있었다. 암릉에 신경이 쓰여 그 봉우리에라도 빨리 당도했으면 하는 바램이 일었으나 지치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기운이 없었다. 그리고 그럴수록 길은 더 멀게 느껴졌다.


6시 40분 오름길을 걷다 지나온 점봉산 방향을 뒤돌아 보며 쉬었다. 힘이 없어 걷기 어려웠다. 그러나 체력을 불러일으킬 먹을 것은 없고 단지 초코렛 반토막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다시 반토막을 먹고 일어나 걸었다. 다 넘을 만한 기운이 있을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몸 상태로 한계령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걷기 어려울 것 같은 위기 위식이 들었다. 에너지는 먹어야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지친 상태에서 막바지 암릉 구간은 얼마나 험할지 가늠도 할 수 엇었다.


그래도 위기서 벗어나려면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전부터 점봉산을 내려오는 부근에서 랜턴 불빛 같은 것이 스쳐 보였다. 혹시 일행의 불빛일지 모른다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유심히 보았으나 그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달빛이 나뭇닢에 반사된 것을 착각했나보다 하고 일어서려는데 다시 보여 누군가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행의 불빛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소리를 지르고 일행들과 하나씩 나눠 가진 호각을 크게 불었다. 하지만 아무 응답이 없어 정말 착각 했나보다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7시 5분 어렵게 봉우리에 오르고 나니 다시 앞에 더 높은 봉우리가 보였다. 7시 15분 내리막 길을 걸어 다시 오름 길을 걸었다. 길이 우측에 큰 바위들이 서 있어 길이 암릉뒤로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7시 25분 나무 뉜 곳을 비월해 지나가는데 앞에서 소리가 들렸다.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무엇일까 긴장을 하면서 바람소리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더 다가가니 랜턴 불빛이 보였다. 그 쪽에서도 놀랄 것 같아 다가가며 헛기침을 했다. 7시 50분 세 사람을 만났다.


그들도 내가 다가가니 매우 반가워했다. 앞에 젊은 사람이 있고 뒤에 나이 든 두 사람이 있었다. 염치 불구하고 먹을 것이 있느냐고 하자 우리도 다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다 배낭을 뒤져 방울 토마토를 꺼내 주었다. 건네준 그것을 먹으니 기운이 나는 듯 했다. 그들은 앞으로 갔다 되돌아 왔다고 했다. 길을 헤메고 있는 것 같았다. 지도를 꺼내 함께 보며 길을 살폈다. 지도를 꺼내 길게 가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해서 앞으로 나갔다. 그들은 걸음이 느려 앞서가니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나 가다보니 길이 더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길을 잘 못 든 것 같았다. 함께 되돌아가서 리본이 있던 곳부터 다시 찾기로 하고 올라오니  진행했던 방향 우측으로 조금 뒤돌아선 곳에 리본이 보였다. 젊은 사람이 상사인 듯한 다른 두 사람에게 길을 찾았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 헤메고 돌아오는 사이 다시 시간이 흘러, 뒤로 불빛이 보이던 사람들과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바로 우리 일행일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앞으로 갈 길을 살피고 있는데 젊은 사람이 “일행이 왔다”고 했다.


8시 55분 다시 일행들을 만났다. 젊은 사람은 뒤에 오는 그의 일행을 기다리고 있어 먼저 가겠다고 하고 암릉을 넘기 시작했다. 바위들을 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험한 길을 넘는 것이 실제 상황이 되었다. 큰 바위 좁은 틈으로 오르도록 긴 로프가 걸려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런데 그런 곳을 오르고 나며 뒤로 돌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곳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한두번 험한 바위틈을 지나가려니 했다. 그러나 연속적으로 그런 코스가 이어져 매우 조심스러웠다.


이대장이 내려가며 마지막이라고 했다. 바위틈을 빠져 우측 방향으로 내려서니 편안한 길이 놓여 있었다. 일행은 거기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잠시 쉬었다. 기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식사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식당 영업이 끝나서 할 수 없다고 했다. 다시 길을 나섰다. 조금 가다 보니 다시 오르게 되어 있었다. 다시 로프를 잡고 올라갔다 암릉을 넘어서고부터 급경사 내리막 길이 이어졌다. 한동안 내려가다  9시 20분 다시 오름길이 나왔다. 비교적 완만한 길을 걸어 다시 봉우리를 넘으니 아래 쪽에 한계령 도로 주변의 불빛이 보였다. 이제 정말 잠시 후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9시 30분 암릉을 다 내려온 듯 했다. 그러나 다시 9시 50분 오르막 길을 걸었다. 9시 55분 완만한 안부를 지나 10시 11분 다시 오름길이 나왔다. 그 곳을 지나니 정말 거의 다 내려 온 듯 했다. 우측에 초소가 보였다. 초소 뒤로 난 길을 따라 내려와 한계령 도로에 도착했다.


한계령 휴게소까지 도로를 따라 걸어갔다. 빈 택시가 자나가는 것을 본 순간 그것을 타고 양양으로 가서 내일 지난번 빠진 대관령-진고개 구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에 일행에게 그런 계기를 했었다. 그러나 택시를 타고 가면서 생각하니 통제 구간이고 준비 없이 갈 수 없을 것 같아 한계령 휴게소에서 있는 일행이 타고 온 차로 갔다. 아까 택시를 타면서 작별 인사를 했던 일행들이 차에 도착하면서 웬일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차에 올라온 일행은 힘이 들어서인지 별로 다른 말들이 없었다.


11시 20분 일행이 모두 도착해 바로 서울로 출발했다. 금새 잠이 들었으나 차가 내설악 광장 휴게소에 들러 황태해장국으로 저녘을 먹었다. 다들 지치고 밤 추위에 으스스 감기 기운을 느끼던  터라 따뜻한 국물을 대하는 것이 반가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식사를 하고 나니 몸이 풀리는 듯 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에 오르자마자  모두 금새 잠에 빠져 들었다. 1시 30분 차가 멈춰 잠을 깨어보니 강동 최회장 댁 부근에 당도해 있었다. 먼저 내리는 최회장 부부와 인사를 하고 큰 길로 나와 해산하여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08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