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지리산 천왕봉-장터목-세석대피소) 산행기<14차>

 

0 산행 일자

  2012.6.23  토요일  날씨: 맑은 후 구름

0 산행지

  백두대간(지리산 천왕봉-장터목-세석대피소)  경남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

0 산행 코스

  백무동주차장(08:39)-하동바위(09:43)-참샘(10:16)-소지봉(10:57)-망바위(11:46)-장터목대피소(12:58)-제석봉(13:22)-통천문(13:44)-천왕봉(14:05)-통천문(14:27)-제석봉(14:43)-장터목대피소(14:54)-연하봉(15:31)-촛대봉(16:48)-세석대피소(17:12)(1박)

0 산행 거리(포항셀파산악회 기준)

  12.26km(대간 4.86km, 접근 7.4km)   * 총 누적거리 257.67km(대간 241.27km, 접근 16.6km)

   백무동-5.8-장터목대피소-1.6-천왕봉-1.6-장터목대피소-0.8-연하봉-1.86-촛대봉-0.6-세석대피소

0 산행 소요시간

  8시간33분(08:39-17:12)   * 총 누적시간  130시간11분

0 산행 함께 한 사람

  아내와 함께

0 산행기

 

밀린 숙제를 하지 않고 등교하는 학생의 심정처럼 지난 3월부터 백두대간 산행을 함에 있어 산불조심 기간으로 통제되어 남겨 두었던 지리산 천왕봉-성삼재 구간 중 그 일부를 걷기로 한다.

이것을 소위 땜빵 산행이라고나 할까.

 

현재 속리산 턱 밑인 갈령까지 마쳤지만 백두대간의 시발점인 지리산 구간을 끝내지 않고서는 북진하는 발걸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 아내와 동행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무리하지 않는 계획을 짠다.

백무동에서 출발 천왕봉에 오른 뒤 세석대피소에서 하루를 묵고 벽소령을 지나 연하천대피소 0.7km 직전의 삼각봉 갈림길에서 음정마을로 하산할 요량으로 이틀 전 예약을 해둔다.

사실 대피소를 예약하지 못하였다면 속리산 구간을 걸었을 것이다.

 

성삼재에서 시작하는 지리산 종주는 지금까지 두 번 해봤지만 백두대간이라는 명목 아래 지리산 준령을 걸으며 보고 느끼는 소회는 또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슴 부푼다.

우선 승용차를 하산 예정지인 음정마을에 두고 택시를 호출 백무동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한다.(08:39)

당일로 천왕봉에 오르려는 사람들이라면 진즉 올랐을 이 시각 세석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묵을 예정이기에 바삐 서두를 것도 없고, 무리할 필요도 없이 천천히 걸어 오르지만 맹위를 떨치고 있는 무더위로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계속되는 가파른 오르막 자주 쉬며 고도를 높이다 하동바위를 지나(09:43) 참샘에 도착하니(10:16) 실핏줄처럼 흘러내리는 생명수에 사람들이 목을 축이고 밥 짓는 냄새가 고향집에 온 듯하다.

참샘에서 이어지는 돌계단은 경사가 극도로 심해 숨이 거칠어지며 소지봉에 도착한 이후부터 겨우 완만해진다.(10:57)

 

'천왕봉 3.2km, 장터목대피소 1.5km, 백무동 4.3km'의 이정표가 있는 망바위에 도착한(11:46) 이후 얼마 안가 연하봉 능선이 보이지만 가깝게 내려앉은 구름으로 선명한 조망을 기대할 수 없다.

장터목대피소에서 먹으려 했던 점심을 이 시각 식사 자리도 없을 것 같아 대피소 직전 나무 그늘에 앉아 떡으로 허기를 달랜다.

백두대간의 주릉인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12:58)

 

마치 지리산 남쪽 기슭 아래 경남 사천 사람들과 북쪽인 마천 사람들이 매년 봄, 가을 이곳에 모여 장을 열고 물품을 교환하던 그 옛날의 장터를 재현하는 듯하다.

무리하지 않으려 하는 아내가 대피소에서 쉬는 동안 무거운 배낭을 맡겨 놓고 달랑 물 한 병 가지고서 천왕봉으로 질주한다.

 

도벌꾼들이 불을 놓아 황폐해진 제석봉은 식생을 복원해 푸른빛을 띠지만 아직도 곳곳에는 수십 년 된 죽은 나무들이 서 있거나 쓰러져 있어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해발 1,808m의 제석봉 표지목 앞 전망데크에 도착한다.(13:22)

골짜기에서 피어오르는 구름이 강한 바람을 등에 업고 산등성을 잽싸게 넘는다.

산은 구름을 만들고, 구름은 산을 만들어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구름 속에 파묻힌 사람들이 일순간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천왕봉으로 가는 길에 통천문을 만난다.(13:44)

말 그대로 하늘로 통한다는 석문으로 신선들도 이 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하늘에 오르지 못하였다니 얼마나 성스러운 문이었을까 가히 짐작된다.

석문 위로 빠져 나와 왔던 길을 되짚어 보는 지리 풍광에 또한번 감동의 숨결이 일렁인다.

사시사철도 부족해 매일 수 십 번 여러 몸 동작을 펼치는 변화무쌍의 지리산은 늘 어머니의 품속처럼 드넓고 포근하다.

 

천왕봉이 가까워질수록 가팔라지며 지리가 품어주는 무한의 사랑에 점점 매료되다 정상에 선다.(14:05)

누구에게도 차별하지 않고 깊은 추억을 심어주는 해발 1,915m의 천왕봉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을 기다리며 맞는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백합 향 같은 아련한 향수를 만들고 있다.

 

백두대간의 시발점인 천왕봉

이곳에 많이 올라왔지만 천왕봉에서 진부령까지 백두대간의 굵은 선을 따라 걷고자 하는 이 순간의 의미는 크게 다르다.

힘차고 당찬 발걸음 변함없이 이어 자만하지 않고 방심하지 않으며 겸손하게 대간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며 지리가 전해주는 드높은 기상을 가슴에 품는다.

 

백두대간을 걸으며 참된 인생을 배우고 싶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살펴보며 내가 아닌 우리라는 더 넓고 더 큰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이제부터 출발이다.

 

구름은 덩치 큰 지리산 자락을 휘감아 공중으로 치솟는다.

마치 배고픔에 허덕이는 야생의 늑대가 먹이를 낚아채려는 듯 행동은 거칠어지고 저 멀리 눈 맞춤해야 할 반야봉은 흔적조차 사라진지 오래다.

천왕봉에서 출발 통천문에 들려 마지막 남은 세속의 때를 벗겨내고 제석봉에 내려오니 하늘도 어느새 웃는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다.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해 쉬고 있던 아내와 같이 세석대피소로 진행한다.

내 인생의 동반자이었듯 다시 산행의 동반자가 되었다.

아내와의 아름다운 동행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피워낸다.

그리고 아름다운 약속을 일궈낸다.

짧은 거리도 아닌 장거리 홀로 가는 대간 걸음은 사람을 무료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버겁게 한다.

그래서 동행은 좋은 것이기에 동행의 값진 의미를 아내와 함께 거닐며 배워본다.

그것은 영원한 사랑이다.

 

영신봉으로 가는 길에는 노루오줌꽃 등 바지런한 여름 야생화들이 지천이다.

시작하자마자 얼마 안가 멈춰버린 올 봄은 이내 여름을 일찍 불러 놓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렸다.

올해는 유난히 봄이 짧았다.

아예 봄은 없었다고 해야 될 성싶다.

그리고 지속되는 가뭄 이 모든 것은 욕망에 눈이 어두워 순리를 역행한 우리들의 당연한 자업자득일 것이다.

 

우뚝 서 있는 바위 봉우리에 올라 태고적 선바위 앞에 해발 1,730m의 연하봉을 알리는 '세석대피소 2.6km, 장터목대피소 0.8km'의 이정표가 서 있다.(15:31)

얼마 전 중화지구대라 일컫는 경북 상주시 구간의 대간길처럼 동네 뒷산과 비교할 수 없는 지리산의 높이에 산세 또한 통쾌하다.

연하봉에서 내려와 맞은편 삼신봉으로 가는 길 또한번의 바위군이 기다리고 있다.(15:45)

 

지리산의 전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삼신봉 전망바위는 이름만큼 값진 조망을 선사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바위 사이를 넘고 돌아 철 계단을 지나서 바위 곁을 지날 때 다람쥐 한 마리가 천덕스럽게 뛰어다니다 바위 꼭대기에 앉아서는 묘술을 부린다.

남근석처럼 불끈 서 있는 바위를 바라보며 계단에서 내려가자 촛대봉이 먼저 마중나와 있다.

 

저기 보이는 촛대봉만 넘으면 세석평전 아래 있는 대피소가 있어 노곤한 몸을 맏길 곳이기에 힘이 솟는다.

차근차근 무리하지 말고 올라가라는 뜻인지 길게 통나무 계단 흙길이 놓여 있다.

맥박이 빨라질 무렵 해발 1,703m의 촛대봉에 오른다.(16:48)

이정표에는 '세석대피소 0.7km, 천왕봉 4.4km, 장터목대피소 2.7km'라 알리고 있다.

 

촛대봉 주변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재해 있는 암봉으로 각자 저마다의 애틋한 사연을 말해 주려는 듯 일제히 시선과 부딪힌다.

발아래 펼쳐지는 넓은 세석평전은 봄철이면 철쭉꽃으로 장관을 이루는데 그만한 사연이 있기에 더욱 애잔하다.

촛대봉은 옛날 대성골에 호야와 연진이라는 부부가 행복하게 살았는데 아이가 없어 어느 날 곰이 알려준 비법을 산신령에 들켜 크게 노해 세석 돌밭에서 평생 철쭉을 가꾸며 살다 촛불 켜고 속죄하는 중 돌로 굳어졌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단다.

세석평전의 철쭉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러한 한 여인의 슬픈 넋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촛대봉에서 내려오다 다양한 생물종이 풍부한 세석평전 등산로 주변에는 많은 들꽃들이 서로 앞 다투며 꽃 피우기 경쟁을 하고 있다.

촛대봉과 영신봉 사이에 둔 낮은 안부에 자리 잡은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니 이른 시각임에도 저녁밥 준비에 한창이다.(17:12)

6시부터 방 배정을 한다기에 한쪽에 자리를 잡고 라면으로 저녁 식사를 한 뒤 내일 먹을 아침밥과 점심밥을 한꺼번에 짓는다.

대피소 아래 식수장에는 물줄기가 나약하지만 50m 더 내려가는 거림 방향의 샘터는 가뭄에도 꿈쩍 않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콸콸 쏟아진다.

등산객들에게는 오아시스나 다름없다.

 

7시가 안돼 저녁 식사며 방 배정까지 받았으니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든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밖에 나가보니 가을 날씨처럼 쌀쌀하고, 하늘에는 별들이 촘촘히 박혀 있어 몇 해 전 벽소령대피소에서의 밤하늘이 떠 오른다.

전화기를 꺼내어 딸아이에게 지리산의 밤 풍경을 메시지로 전한다.

 

맑고 높은 하늘 위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

그곳에는 엄마별, 아빠별 그리고 예쁜 너의 별도 함께 반짝인다.

저 별들처럼 초롱초롱 건강하며 행복하자.

그리고 먼 훗날 하늘 세상에서도 우리 같이 다시 만나 지금처럼 행복하자.

사랑한다.

 

* 음정마을에서 백무동까지 택시 이용: 백무동에서 장터목펜션.식당 운영하는 백무동개인택시(이봉수)  011-678-5330, 010-4422-5300     요금: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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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동에서 출발 천왕봉에 오른 뒤 세석대피소에서 하루를 묵고 벽소령을 지나 연하천대피소 0.7km 직전의 삼각봉 갈림길에서 음정마을로 하산할 요량으로 이틀 전 대피소 예약을 해둔다.

승용차를 하산 예정지인 음정마을에 두고 택시를 호출 백무동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한다.(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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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가파른 오르막 자주 쉬며 고도를 높이다 하동바위를 지나(09:43) 참샘에 도착하니(10:16) 실핏줄처럼 흘러내리는 생명수에 사람들이 목을 축이고 밥 짓는 냄새가 고향집에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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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샘에서 이어지는 돌계단은 경사가 극도로 심해 숨이 거칠어지며 소지봉에 도착한 이후부터 겨우 완만해진다.(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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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3.2km, 장터목대피소 1.5km, 백무동 4.3km'의 이정표가 있는 망바위에 도착한(11:46) 이후 얼마 안가 연하봉 능선이 보이지만 가깝게 내려앉은 구름으로 선명한 조망을 기대할 수 없다.

장터목대피소에서 먹으려 했던 점심을 이 시각 식사 자리도 없을 것 같아 대피소 직전 나무 그늘에 앉아 떡으로 허기를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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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주릉인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12:58)

마치 지리산 남쪽 기슭 아래 경남 사천 사람들과 북쪽인 마천 사람들이 매년 봄, 가을 이곳에 모여 장을 열고 물품을 교환하던 그 옛날의 장터를 재현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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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지 않으려 하는 아내가 대피소에서 쉬는 동안 무거운 배낭을 맡겨 놓고 달랑 물 한 병 가지고서 천왕봉으로 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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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벌꾼들이 불을 놓아 황폐해진 제석봉은 식생을 복원해 푸른빛을 띠지만 아직도 곳곳에는 수십 년 된 죽은 나무들이 서 있거나 쓰러져 있어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해발 1,808m의 제석봉 표지목 앞 전망데크에 도착한다.(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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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에서 피어오르는 구름이 강한 바람을 등에 업고 산등성을 잽싸게 넘는다.

산은 구름을 만들고, 구름은 산을 만들어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구름 속에 파묻힌 사람들이 일순간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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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으로 가는 길에 통천문을 만난다.(13:44)

말 그대로 하늘로 통한다는 석문으로 신선들도 이 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하늘에 오르지 못하였다니 얼마나 성스러운 문이었을까 가히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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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던 길을 되짚어 보는 지리 풍광에 또한번 감동의 숨결이 일렁인다.

사시사철도 부족해 매일 수 십 번 여러 몸 동작을 펼치는 변화무쌍의 지리산은 늘 어머니의 품속처럼 드넓고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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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이 가까워질수록 가팔라지며 지리가 품어주는 무한의 사랑에 점점 매료되다 정상에 선다.(14:05)

누구에게도 차별하지 않고 깊은 추억을 심어주는 해발 1,915m의 천왕봉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을 기다리며 맞는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백합 향 같은 아련한 향수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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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시발점인 천왕봉

이곳에 많이 올라왔지만 천왕봉에서 진부령까지 백두대간의 굵은 선을 따라 걷고자 하는 이 순간의 의미는 크게 다르다.

힘차고 당찬 발걸음 변함없이 이어 자만하지 않고 방심하지 않으며 겸손하게 대간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며 지리가 전해주는 드높은 기상을 가슴에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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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 출발이다.

구름은 덩치 큰 지리산 자락을 휘감아 공중으로 치솟는다.

마치 배고픔에 허덕이는 야생의 늑대가 먹이를 낚아채려는 듯 행동은 거칠어지고 저 멀리 눈 맞춤해야 할 반야봉은 흔적조차 사라진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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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천문에 들려 마지막 남은 세속의 때를 벗겨내고 제석봉에 내려오니 하늘도 어느새 웃는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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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해 쉬고 있던 아내와 같이 세석대피소로 진행한다.

내 인생의 동반자이었듯 다시 산행의 동반자가 되었다.

아내와의 아름다운 동행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피워낸다.

그리고 아름다운 약속을 일궈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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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거리도 아닌 장거리 홀로 가는 대간 걸음은 사람을 무료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버겁게 한다.

그래서 동행은 좋은 것이기에 동행의 값진 의미를 아내와 함께 거닐며 배워본다.

그것은 영원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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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봉으로 가는 길에는 노루오줌꽃 등 바지런한 여름 야생화들이 지천이다.

시작하자마자 얼마 안가 멈춰버린 올 봄은 이내 여름을 일찍 불러 놓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렸다.

올해는 유난히 봄이 짧았다.

아예 봄은 없었다고 해야 될 성싶다.

그리고 지속되는 가뭄 이 모든 것은 욕망에 눈이 어두워 순리를 역행한 우리들의 당연한 자업자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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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서 있는 바위 봉우리에 올라 태고적 선바위 앞에 해발 1,730m의 연하봉을 알리는 '세석대피소 2.6km, 장터목대피소 0.8km'의 이정표가 서 있다.(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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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봉에서 내려와 맞은편 삼신봉으로 가는 길 또한번의 바위군이 기다리고 있다.(15:45) 

지리산의 전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삼신봉 전망바위는 이름만큼 값진 조망을 선사한다.

곰바위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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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바위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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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바위 사이를 넘고 돌아 철 계단을 지나서 바위 곁을 지날 때 다람쥐 한 마리가 천덕스럽게 뛰어다니다 바위 꼭대기에 앉아서는 묘술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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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무리하지 말고 올라가라는 뜻인지 길게 통나무 계단 흙길이 놓여 있다.

맥박이 빨라질 무렵 해발 1,703m의 촛대봉에 오른다.(16:48)

이정표에는 '세석대피소 0.7km, 천왕봉 4.4km, 장터목대피소 2.7km'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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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봉 주변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재해 있는 암봉으로 각자 저마다의 애틋한 사연을 말해 주려는 듯 일제히 시선과 부딪힌다.

발아래 펼쳐지는 넓은 세석평전은 봄철이면 철쭉꽃으로 장관을 이루는데 그만한 사연이 있기에 더욱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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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봉에서 내려오다 다양한 생물종이 풍부한 세석평전 등산로 주변에는 많은 들꽃들이 서로 앞 다투며 꽃 피우기 경쟁을 하고 있다.

촛대봉과 영신봉 사이에 둔 낮은 안부에 자리 잡은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니 이른 시각임에도 저녁밥 준비에 한창이다.(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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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 아래 식수장에는 물줄기가 나약하지만 50m 더 내려가는 거림 방향의 샘터는 가뭄에도 꿈쩍 않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콸콸 쏟아진다.

등산객들에게는 오아시스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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