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11. 수덕산-뒷산-가야산-석문봉-일락산-용현1리,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Mt. 0812   修德山(德崇山 495.2m) - 충청남도 예산군
               뒷산(449.0m) * 伽倻山 伽倻峰(677.6m) * 石門峰(653.0m) - 예산군. 서산시
               日樂山(516.0m) - 서산시

 

산 행 일 : 2008년 3월 23일 일요일
산의날씨 : 비. 오전 한때 그침
동 행 인 : 지리산악회 동참 산우 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19.4km
                        수덕고개 <1.3> 수덕산(덕숭산) <2.5> 뒷산 <4.2> 가야산 가야봉〔<2.1> 헛수
고〕<1.8> 석문봉 <1.7> 일락산 <3.6> 약 280봉 앞 <2.2> 용현1리 회관

 

산행시간 : 8시간 23분 (식사 휴식 29분포함)
               수덕고개·40번 국도(2차선) <0:41> 수덕산(덕숭산)·정상표지석 <0:29> 나븐들고개·
45번 국도(신-4차선 중앙분리대, 구-2차선) <0:35> ×뒷산·예산군. 서산시 경계 <0:15> 한티고
개·넓은 공터·정자·간이화장실·천주교 관련 석물 등 <0:11> 헬기장(?) <0:39> 약 470봉·식
<0:39> △가야산 가야봉·2중 철책 안 폐 군막사, 원효봉중계소 표지석, 중계소, 통신시설 등
<0:14> 갈림길〔<0:29> 약 320 골짜기 <0:50> 가야봉 철망 옆 바위〕<0:40> 석문봉·정상표지
석·돌탑·예산군 덕산면. 서산시 해미면, 운산면 경계·석문지맥 분기점 <0:18> 샛고개·일락사
방향 콘크리트길 <0:18> ×일락산·정자 벤치·온전한 운산면으로 <0:20>황락리 갈림·황락리
방향 콘크리트길 <0:25> ▲358.8봉 <0:07> 약 280봉 앞·목장길〔<0:44>〕용현1리 회관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홍성(2006년 수정본) * 당진(2006년 수정본)지형도

 



 

                                          이때만 해도 기대가 컸었는데

 

수덕산에서 나븐들고개를 향해 3분 가량 내려가면 좌측 길은 뚜렷한 반면 직진하는 정맥 능선은
철조망으로 막아 우측으로 살짝 돌아들어야 하고 뒷산은 갈림길에서 30m쯤 벗어나 있으니 살펴
보고 되돌아와야 한다.

 



 

                                    수덕산 오름 길의 소나무와 바위의 조화

 

2중 철책으로 막은 가야산 가야봉은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겠는데 철망 문을 통과하였다면 중계
소 앞 우측 포장길을 몇 발자국 가다 좌측 철망 옆으로 나가고 자칫 놓칠 수 있는 갈림길에서 낙
엽 쌓인 좌측 오름 길을 따라 철책 옆 바위로 올라야 한다.
시야가 막힌 비오는 날이나 야간산행이 아니면 실수할만한 곳은 아니다.
 
정자가 있는 일락산을 출발하여 15분 가량 가면 공터가 나오면서 줄곧 임도가 이어지는데 좌우
갈림길도 있으나 길 잃을 염려는 없었다.
임도 좌측, 삼각점이 설치된 둔덕 같은 358.8봉 조금 뒤에 나오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는
길로 들어서야 하고 목장 길을 잠시 타고 가다 우측의 약 280봉으로 올라야 한다.

 


                  


 

                 


 

                 



                                                     오늘 산행 구간도

 

어제 오후 늦게부터 내리던 비가 밤을 새고도 계속되니 시쳇말로 껄쩍지근한 기분으로, 갈아입고
신을 옷과 신발을 챙겨 넣은 또 하나의 보따리를 들고 집을 나선다.
하지만 농촌에는 단비이며, 산줄기를 따르는 내 입장에서 볼 때도 나무 등에 묻은 황사를 말끔히
씻어낸 비가 그치면 상큼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겠지만 '하필이면 일요일이람!' 심기가 불편하다.
장시간 달려온 버스가 수덕사 입구 조금 못 미친 덕산면 사천1리 교통사고 현장에서 지체한다.
그러나 비가 그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철망이 열린 곳으로 오른다.



 

                                                    미끄러운 암반

 

09 : 37 수덕고개 좌측 공터를 무찔러 산으로 들어가자 출입금지 철조망이 드리워져 있으나 사람
이 다닐 수 있도록 열린 지점이 있다.
바위에 낀 물기 머금은 이끼가 몹시 미끄러워 방심은 금물이고 무덤 2기가 나란히 한 안부에서
좌측으로 살짝 돌아 가파른 바위 사이로 오르는데 일찍 올라 온 남녀 대 여섯 명이 쉬고 있다.
이어 '덕숭 01-08' 현위치 팻말이 세워진 수덕사 갈림길을 지난다.

 



 

                                               수덕산 정상표지석과



 

                                       조망이 트이면서 덕산터널이 보였다.

 

10 : 18∼21 수덕산, 덕숭산이란 이름도 같이 쓰고 있다.
비는 그쳤지만 안개가 자욱하여 조망을 즐길 수 없는데 조망처로 뛰어난 가야산 암릉에 이르기전
안개마저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마루금에 가로질러 놓은 철조망 우측으로 돌아 급한 내림 길을 타고 빽빽한 솔밭지대를 벗어나자
뒷산 좌측으로 시야가 트여 입언저리에 웃음기가 흐른다.

 



 

                                                  신, 구 45번 국도



 

                                               절개지 위에서 본 뒷산

 

10 : 46 신 45번 국도 높은 절개지 위에 선다.
덕산 터널 두 개의 아가리로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자동차들, 도로를 건너 뒷산으로 오르는 일행
들을 바라보다 좌측으로 내려서 지하통로가 지척인데도 불법으로 중앙분리대를 넘고 정류장 표지
가 있는 구 국도를 건너 자연석으로 쌓은 밭둑을 타고 진 밭에 들어서니 신발이 무거워 진다.
무덤 3기의 묘지를 지나면서 경사가 서서히 급해지더니 바위들 앞에 이르자 코가 땅에 닿는다.

 



 

                                                        뒷산 정상

 

11 : 24 예산군(덕산면)과 서산시(해미면) 경계선상의 뒷산 갈림길.
무슨 복덩어리인양 꼴찌를 남에게 내어주지 않으면서도 어지간한 할 짓은 다한다.
특징도 없고 조망도 없는 뒷산을 둘러보고 되돌아 나와 도면에 표시된 태양석산인지 뭔지, 일요
일에도 쉬지 않고 쏟아내는 굉음을 들으면서 미끄러운 내림 길을 부지런히 걸어 그냥 가버린 '영
원한 나의 동반자'들 뒤에 선다.

 



 

                                                          한티고개

 

11 : 40 한티고개.
정자와 간이화장실 천주교 관련 석물 등이 있는 널찍한 공터가 있다.
좌측 석산 방향 넓은 길 삼거리 모퉁이에 해미성지 팻말이 보인다.
해미면 소재지에 위치한 해미읍성은 1866년 천주교를 탄압하면서 1천여 명의 천주교 신자를 처형
했던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순교성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한티고개와 뒷산

 

바위들이 박힌 급한 오름 길을 따라 올라 묵은 헬기장 같은 곳을 거스르고 완만하게 진행하여 잡
목이 우거진 봉우리를 지난다.
'← 한서대학 1시간'이라 적은 작은 판때기가 걸린 약 410봉에서 411.2봉 삼각점을 확인하지 않고
지나친 것을 깨닫고 되돌아서려다 포기해 버린다.
대형 산불이 발생했었던 흔적이 남은 잡목사이로 몇 몇 봉우리를 넘어 조금씩 고도를 높여간다.

 



 

                                                    산불지대의 잡목

 

12 : 30∼47 지능선이 분기하는 약 470 민머리봉.
좌측에 걸린 표지기에 '한서대학'이라 쓰였으며 한 쌍의 부부가 올라온다.
안개가 걷히길 갈망했건만 사위가 어두워지면서 빗방울이 들리자 한기가 느껴져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일어서는데 "방 빼실려구요?" 부인이 농을 건넨다.
웃음으로 화답하고 계속되는 산불지대를 거슬러 오른다.

 



 

                                                   바위를 비켜가고



 

                                          가야산 가야봉-철책이 막는다.

 

민둥봉인 약 560봉을 넘어 약 570봉에서는 좌측으로 꺾는다.
집채만한 바위들을 좌측 또는 우측으로 피해 가는데 능선 우측에는 가느다란 밧줄을 늘여놓아 주
의를 환기시켜 준다.
산행수첩은 주머니에 넣고 비상용 메모지를 꺼냈으며 사진 촬영도 자유롭지 못하다.
참호가 나오고 암봉 좌로 돌아 오르자 이중 철책이 앞을 가로막는다.

 



 

                                        폐 군막사를 우회하는 위험한 길



 

                                                원효봉중계소 표지석

 

13 : 26 "수덕사에 들렸다 오느라 늦었다"는 한 분이 서슴없이 철망문 안으로 들어가자 잠시 망
설이다 뒤따라 가야봉에 이른다.
자욱한 안개 속에 모습을 드러낸 폐 군막사가 음산하게 보여 꼭 뭣이 불쑥 나타날 것 같고 삼각
점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볼 겨를도 없다.
가야봉이 아닌 '원효봉중계소' 표지석이 나오고 울타리 밖으로 나갈 곳을 찾아 기웃거리는데 문틈
으로 기어 나온 발바리가 안 쪽에 있는 녀석의 지원을 받아 난리법석이다.

 



 

                                                      고약한 바윗길

 

덕산으로 이어진 포장길을 몇 걸음 걸어 좌측 철책이 뚫린 곳으로 들어서 고약한 곳을 내려서고
잠시 가다 보니 여러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있다.
이 곳에 좌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었는데 낙엽이 쌓여 놓쳤던 것으로 약 2.1km 거리에 휴식 3
분포함 82분간 헛수고를 하고 말았다.

 



 

                                                  절벽 옆을 내려서고

 

조금 내려간 안부에서 쉬고 있던 "보령에서 왔다."는 대 여섯 명의 정맥꾼들을 만났고 절벽 옆을
스쳐 한동안 진행하자 너덜이 나오면서 계곡으로 빠지고 있어 고도를 확인하니 320m다.
가야봉∼석문봉 구간은 암릉이 이어지며 고도 400m이하로 푹 꺼져내린 안부가 없는데 엉뚱한 곳
으로 가고 있음을 이리 뒤늦게 알게되다니 어이가 없다.

 



 

                                        계곡으로 떨어져 되돌아섰다.

 

누구를 원망하랴 오로지 내 부주의 탓인걸.
되돌아 조금 가자 애당초 앞섰던 보령팀이 내려오다 돌아선다.
미끄럽고 가파른 길을 가다 서다 반복하며 오르는 발걸음이 천만 근이다.
자욱한 안개와 비로 인하여 가까운 곳도 잘 보이지 안했다고는 하나 산줄기를 따르는 사람이 이
리 허망하게 마루금을 이탈했으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철책 옆 암릉



 

                                         와중에 이런 바위 모습도 담았다.



 

                                                  가야 01-08 지점

 

15 : 02 가야봉 철책 옆 바위로 기어오르자 바람이 가세한다.
계속되는 암릉에서 마음은 바빠도 안전에 유념하면서 차분하게 걷되 속도는 더해 이정표가 있는
'가야 01-09' 지점과 '가야 01-08' 지점을 차례로 지난다.
굵은 밧줄이 늘여진 암벽이 더러 나타나고 조망을 즐기며 쉴 수 있는 곳에는 벤치도 있다.
그리고 '통행금지' 팻말도 보인다.

 



 

                                           석문봉 정상에 선 김상태 님

 

15 : 42∼45 석문봉. 커다란 돌탑과 정상표지석이 있고 깃대에 걸린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이 곳에서 두 번째 만난 예산군과 작별하고 서산시로 들어서 좌우 해미면과 운산면 경계를 따르
게 되는데 운산하면 3김 중의 한 사람인 김 모씨가 생각난다.
앞으로 지나야 하는 목장으로 인하여 말도 많고 탈도 많았었으니 말이다.

 

 

또한 석문봉은 신상경표의 석문지맥 분기점이다.
북동 방향의 옥양봉(玉洋峰 593.0m)을 넘어 실티재∼오룡산(五龍山 114.0m)∼당진군 신평면 삽교
천(우)로 떨어지는 도상거리 48.3km의 산줄기가 그 것이다.

 



 

                                                       그늘막 쉼터



 

                                               샛고개의 안전기원비



 

                                                        바위 날등

 

비옷을 꺼내 입으면 답답하겠기에 그냥 걷다보니 머리에서 물이 흘러내려 예전 아낙네들처럼 수
건을 동여매고 약간의 추위를 감수하며 대곡리 방향은 콘크리트길인 갈림길, 그늘 막과 정자가
있는 곳을 차례로 지난다.
이어 샛고개에 이르자 좌측 일락사 방향은 콘크리트길이고 서산 MTB클럽에서 세워 놓은 '안전
기원비'가 있으며 부지런히 걸어 비록 짧지만 위험스러운 바위 날등도 통과한다.

 



 

                                                      일락산 정상



 

                                                      황락리 갈림길

 

16 : 21∼24 일락산.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기는 좋겠으나 나무로 인하여 조망이 트이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온전한 운산면으로 들어서게 되며 개심사 방향으로 출발, 공터에 이르자 임도가 이어진다.
좌측 황락리 방향이 콘크리트길인 갈림길을 지나 전망대 팻말이 있는 삼거리에 이르자 우측 내림
길에는 차량통행 차단시설이 설치되었다.
직진하여 전망대-×402봉으로 추측된다-로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따르다 358.5봉에 이르기 전 5
만 분지 1 지형도가 홍성에서 당진으로 바뀐다.

 



 

                                                   358.8봉 삼각점

 

17 : 09 '당진 447. 2007 복구' 삼각점이 박힌 358.8봉
직진하려다 길이 없어 우측으로 내려서 몇 발자국 가자 삼거리가 나온다.
바로 뻗은 길은 보원사지와 서해안청소년수련원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뛰
어나다는 백제후기의 '서산 마애삼존불'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정맥은 좌측으로 돌아 이
내 우측으로 틀면 목장 철책이 좌우로 나타난다.

 

17 : 16 목장 길을 잠시 따르다 마주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능선을 타고 올라야했는데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했는지 좌측 좋은 길로 들어선다.
속옷까지는 젖지 안했으나 몸이 움츠러들고 손은 상당히 시럽다.
옆 사람이 "잘 못 가고 있다"며 자주 멈춰 섰지만 '날씨도 안 좋은 가운데 상왕산을 넘어 무르티
까지 가려면 이마등이 필요할 처지이니 단념하자'는 마음이 이미 생겨버렸는지 모른다.

 

나로 인해서 올바른 마루금을 따르지 못한 몇 분들께 송구스럽고 원인이야 어찌되었건 한 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실수를 하고 보니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다.
하지만 무리수를 두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혼자 땜방할 작정이지요?" 한 분의 말에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알 수 없다.
서산 마애불과 보원사지 등을 둘러보고 삼각점이 박힌 358.8봉으로 올라 놓쳐버린 아니 포기해버
린 상왕산 줄기를 살펴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기 때문이다.

 

비를 맞은 쇠똥이 널브러진 목장 길을 하염없이 걸으면서도 우측 마루금을 수시로 바라본다.
전기가 흐르는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전선을 발로 밟고 지팡이로 들어올려 틈을 만든다.
그리고 교대로 통과하여 고랑을 건너 마을 진입로에 닿는다.

 

18 : 00 용현1리 마을회관.
비를 피해 보기 싫었을 머리의 수건을 벗고 옆 집 부인에게 무르티고개를 묻고 있는 사이 한 분
이 "무르티까지 못 가고 가루고개에서 산행을 접었다는 일행들이 지나는 택시를 잡아 보냈다고
하니 여기에서 기다리자"고 한다.
'결국은 그리 되었구나....'
즐거운 마음에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화가 나 소주 두어 잔을 연거푸 마시니 뱃속이 더워지면서
머리가 팽글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