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04. 비룡산-돛고개-국사봉-국수봉-차령고개, 훈요십조가 떠오른다.

 

Mt. 0740  비룡산(248.2m) - 충청남도 연기군
               國士峰(402.7m) - 충청남도 연기군. 공주시. 천안시
               국수봉(382.8m) - 충청남도 공주시. 천안시

 

산 행 일 : 2007년 12월 9일 일요일
산의날씨 : 흐림
동 행 인 : 지리산악회 동참 산우 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17.7km
                         고등-대곡고개 <2.0> 비룡산 <3.6> 돛고개 <1.6> 요셉의 마을 입구 도로 삼거
리 -버스로 이동- 압실마을 입구 도로 삼거리 <2.1> 356봉 <3.0> 국사봉 <2.6> 국수봉 <2.8> 
차령고개

 

 

산행시간 : 6시간 17분 (차량 이동 및 휴식 28분포함)
                고등-대곡고개·2차선 도로 <0:10> 고등고개 <0:18> 약 230 능선·연기군 소정면. 전
의면 경계 <0:11> △비룡산 앞·전의산 연수원·온전한 전의면 땅으로 <0:25> IMG CC 도로
<0:15> ×171봉 <0:26> 돛고개·구 1번 국도(2차선)·우측에 덕고개 표지석 <0:16> '전의 조경
수 묘목 마을' 표지판 옆 임도·신 1번 국도 우측 가장자리 <0:19> '요셉의 마을' 입구 도로 삼거
리 -버스로 이동- 압실 마을 입구 도로 삼거리·691번 지방도(2차선) <0:07> 마을 앞 갈림길·
우 콘크리트길로 <0:17> 길바닥의 물통(식수) <0:15> ×356봉·연기군(전의면). 천안시(광덕면)
경계능선 <0:17> 쇄석 도로 <0:16> ×382봉 <0:23> ▲국사봉·3개 시군(연기군 전의면. 천안시
광덕면. 공주시 정안면) 경계 <0:24> ×427봉 <0:05> 헬기장 <0:12> ×412봉 <0:08> ▲국수봉
<0:11> ×303봉 <0:23> ×342봉 <0:31> 차령고개·구 23번 국도(2차선)·폐 휴게소 등 건물

 

참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전의(2006년 수정본)지형도

 


                                     탄약창으로 인하여 걷지 못한 마루금

 

고등·대곡고개∼차령고개 구간의 비룡산과 국수봉은 1:50,000 지형도에 표기되지 안했으나 '이
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이 간행한 국가 기본도 1:50,000 축척 지형도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한 초정
밀 전국지도 입니다'라고 안내한 2004년 4월 초판 2쇄 랜덤하우스중앙 '초정밀 전국지도'에 산 이
름이 있어 그 것을 참고하였다.

 

                 


 

                


 


                                                  오늘 산행 구간도 
     

몹시 아쉬운 일로, 마루금을 깎아 만들어진 IMG CC 도로를 10분 가량 따라야 하고 비룡산은 '전
의산 연수원'이라는 건물이 들어섰음은 물론 여러 마리의 개로 인하여 삼각점을 확인하지 못했으
며 '요셉의 마을' 뒷 고개에서부터 전의면 양곡2리 압실 마을 서쪽 356봉 사이 약 6.5km의 산줄기
는 11탄약창이 자리잡고 있어 접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산길은 양호하여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전의산연수원 때문에 비켜 내려가는 지능선에서
우측 마루금으로 꺾어지는 사면길을 놓치기 십상이겠다.
압실 마을 앞 우측 콘크리트길을 따르다 나오는 칡넝쿨과 잡초가 우거진 묵정밭 같은 곳을 거슬
러 좌측 골짜기 쪽으로 들어서면 처음엔 길다운 길이 없으나 조금만 치고 오르면 길이 나온다.

 

전국의 도로를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산줄기를 따라 육교 혹은 지하도를 이용했었던 곳을 통과하
면 그 때 기억이 되살아난다.
금남정맥 종주시 바로 옆의 이인휴게소를 사진에 담기도 했었는데 오늘은 이인휴게소에서 마루금
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롭다.
남천안IC로 빠져나와 고등-대곡고갯마루에서 버스를 내려서니 찬 공기가 온 몸을 휘감는다.

 


                                             고등-대곡고개를 출발한다.

 

09 : 14 마지막 잎새가 겨우 매달렸을 뿐 벌거숭이가 돼버린 잡목 사잇길로 들어서자 서릿발로
인하여 낙엽들이 들떠있다.
발밑에서 사각거리며 부셔지는 소리를 듣고, 아직 첫 눈이 내리지 않은 순천지방과 달리 눈이 내
렸었는지 잔설도 이따금 본다.

 


                                                           고등고개

 

10 : 24 움푹 꺼진 고등고개를 거스르고
10 : 30 ×229봉을 넘어선 우측 대사동 갈림길에 3방향을 가리키는 표지가 세워졌는데 고려산 글
자 옆에 누군가가 1.4km라고 적어 놓았으나 조금은 석연찮다.
경부고속철도 고등터널 위를 지나고 있는지 굉음을 토해내며 쏜살같이 질주하는 열차 소음이 가
끔씩 들려오고 좌우 나뭇가지 사이로 철도도 보인다.

 


                                                이 부근이 면계능선

 

09 : 40 'NO 1'이란 삼각점 비슷한 표지를 보고 있을 때 두 남자가 마주 오고 있다.
"금북정맥을 종주하는 중"이라는 그들 중 한 분은 "가을전어라는 닉을 사용하지만 현재 활동을
못하고 있다"고 하나 서로 격려해주고 헤어진다.

'비로봉' 표지가 세워진 삼거리 부근이 약 230능선으로 연기군 소정면과 전의면 경계로 비룡산까
지 이어지는데 전의면은 1:50,000 지형도의 이름을 갖게 한 면이기도 하다.

 

앙칼스럽게 짖는 개소리가 온 산 속에 메아리 되어 퍼지는 것은 일행이 정문을 지나고 있다는 증
거이고 정상을 차지한 연수원 울타리 좌측 골짜기 쪽으로 길이 나 있으나 맞은편으로 다가가서
우측으로 돌아가려고 시도하다 결국은 시간만 소비하고 돌아선다.

 


                                       비룡산은 전의산연수원이 차지했다.

 

전의산연수원 표지 앞의 흰 개 한 마리가 누런 이빨을 드러낸 체 날뛰고 정문 앞의 개는 긴 목줄
을 매어 놓았는지 왔다갔다하면서 맞장구를 치고 있다.
아쉬워도 어쩌겠는가?
삼각점 확인을 포기하고 좋은 길을 따르다 보니 강릉 김씨 묘역이 나오면서 능선은 계곡으로 꼬
꾸라지고 만다.

 


                                                     골프장이 보인다.


10 : 04 6분 가량 헛수고를 하고 되돌아 오른 갈림길에 표지기를 매달아 놓으면서 살펴보니 자칫 
그리되리라 여겨지는 형국이나 다행이 그 묘지가 가깝다.
우측에 무덤이 있는 넓은 길 안부를 지나고 소나무가 밀집한 약 190봉에서 우측으로 꺾어 가면
평전말과 어천으로 이어지는 고갯길이 나오고 둔덕으로 오르면 우측으로 골프장이 보인다.

 


                                         마루금을 깎아버린 골프장 건물

 

10 : 18 마루금 능선을 없에버린 IMG CC 주차장 옆 도로로 내려서 산길이 아닌 아스팔트길을
11분 걸어 도로가 우측으로 휘어 도는 지점에서 산으로 오른다.

 


                                                171봉에서 본 비룡산

 

다운내 갈림길이 있는 ×171봉에 운동차 오른 부부가 있어 비룡산에 관하여 묻자 "전에는 방송중
계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 종교단체에서 건물을 지어놓고 출입을 막는다"라고 한다.
정맥은 좌측 내림 길로 이어지며 등고선상 100m를 조금 넘는 야산지대가 펼쳐지므로 좌우 마을
과 전답들이 가깝게 바라보인다.

 


                                                        전의면 소재지



                                                 덕고개 표지석이 보인다.

 

10 : 42 묵은 임도와 푹 패인 안부를 차례로 거스르고 전에 산불이 발생했었던 잡목사이를 거닐
면 전의면 소재지가 눈에 들어오고 무덤들이 수시로 나타난다.
넓은 밭을 가로지른 둔덕에서 구 1번 국도상의 덕고개 표지석을 겨냥하고 넝쿨지대를 무찔러 도
로에 닿고 철도건널목이 아득하게 보여 무단횡단하기로 작정한다.

 


                                             도로 표기 아래에 지하도가 있다.

 

마땅한 지점을 살피며 가다 신호기 단자함이 있는 곳에서 해서는 안될 짓을 재빠르게 한 후 신 1
번 국도 변의 충청에너지 우측으로 난 콘크리크길을 따라 지하도를 통과하여 영상주유소 뒷편 비
포장 길을 타고 국도로 올라서 갓길을 조심스럽게 걸어간다.

 


                                        표지가 있는 곳에서 묘목단지 길로



                                                 어지럽게 늘여진 전화선

 

11 : 15 '전의조경수묘목마을'표지가 선 곳에서 묘목단지 길을 타고 오르면 블렄 참호가 있고 솔
밭 사잇길을 걷다 약 230능선에서 좌측으로 꺾어든다.
도면에는 좌측의 대뿌리에서 올라온 포장도로가 있는데 흔적도 없으며 군용전화선이 어지럽게 늘
여진 길이 나와 이리저리 피하며 조금 가자 널찍한 묘지가 나오면서 좌측에 요셉의 집이라는 건
물이 바로 밑에 있다.

 


                                                 요셉의 마을 뒷고개

 

정자가 세워진 고갯마루 앞 능선이 정맥길이지만 사전 입수한 정보에 따라 속 편하게 압실마을까
지 차량을 이용하기로 한다.

 


                                                  탄약창으로 가는 도로

 

11 : 34 11탄약창으로 가는 2차선 도로 한 쪽에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내가 너무 늦게 도착했는지 벌써 점심식사를 했다고 하니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평소 애용하는
대용식으로 뱃속을 채운다.

691번 지방도를 잠시 따르다 '양곡2리 앞실' 표지가 선 삼거리에 도착했으나 마을 진입로가 좁은
것은 그렇다 치고 대형버스를 돌릴만한 공간이 없다는 입구 주민의 말을 듣고 걷기로 한다.

 


                                                 우측 콘크리트길로

 

11 : 51 "요즈음 세상에 버스 회차장소가 없는 마을이 어디에 있겠냐?"며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
는 가운데 입구를 출발하여 도로를 따라간다.

11 : 58 마을 앞 삼거리에서 우측 콘크리트길을 걸으며 맞은편 산을 바라보니 초소가 있고 길 우
측 산자락에는 '출입금지' 경고판을 몇 개 세워 놓았다.

 


                                                           묵정밭

 

12 : 09 묵정밭으로 여겨지는 칡넝쿨과 덤불이 절전된 안부에 이르러 좌측 골짜기로 들어선다.
처음에는 길이 없어 대충 치고 가자 물이 흐르는 실개울 좌측으로 뚜렷한 길이 나있다.
한동안 오르면 길바닥에 뚜껑이 있는 물통을 묻어 놓았는데 깨끗한 물이 넘쳐흐르고 있다.
아직도 멀어 보이는 푹꺼진 안부로 길게 오르느니 좌측 능선으로 오르는 것이 나을 듯 싶어 가파
른 사면을 타는데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356봉 부근

 

12 : 30 마루금의 ×356봉.
이제부터 좌우 연기군(전의면)과 천안시(광덕면) 경계능선을 타고 V자형으로 깊숙하게 파진 쇠뇌
골을 빙 돌아야 한다.
압실과 쇠내골로 이어지는 안부 갈림길을 지나 오른다.

 


                                                           쇄석도로



                                                               고갯마루

 

12 : 47 쇄석이 다져진 도로로 내려서 몇 발자국 가다 좌측 산길로 들어서고 굉장히 높은 고압송
전탑 밑을 스쳐 다시 도로에 닿게된 후 계속 따라 오른다.
고갯마루 응달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좌우 산줄기 안이 쇠뇌골이다.

 

13 : 03∼06 마루금이 서쪽으로 휘어지는 ×382봉에서 갈증을 풀고, 금사리 저수지를 내려다보기
도 하면서 부지런히 걸어 국사봉 갈림길에 이른다.

 


                                                       국사봉 삼각점



                                                         국사봉에서

 

13 : 29∼34 오늘 산행의 최남단인 국사봉, '전의 312. 1994 복구' 삼각점부터 확인한다.
국사봉은 3개 시군 경계봉(연기군 전의면. 천안시 광덕면. 공주시 정암면)으로 연기군과 작별하고
금남정맥 종주때 한 동안 걸었던 공주 땅을 새롭게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북쪽을 향해 걸으며 우측의 이름 모를 사찰도 바라보고 되재로 지능선이
분기하는 약 410봉에서 우측으로 꺾어든다.
  


                                                               헬기장

 

13 : 58 ×427봉에서 서쪽으로 약간 방향을 틀어 다시 우측으로 오르면 돌담이 둘러쳐진 널찍한
헬기장이 나온다.
경사가 급한 길을 잠시 내려가면 우측으로 임도가 따라오고 송전탑이 올려다 보이는 곳에서 그
임도에 닿고 휘어 도는 지점에서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임도

 

14 : 15 작은 바위가 있는 ×412봉에서 좌측으로, 이어 임도를 몇 발자국 걷다 능선을 타고, 아직
도 시들지 않고 초록색 그대로인 풀밭의 묵은 임도를 좌측으로 보내고 또 능선을 타고 봉우리에
오르면 정맥 길은 우측으로 꺾어져 내린다.

 


                                         국수봉, 삼각점을 살펴보는 일행

 

14 : 23∼26 이 곳이 도면에 표기 안된 국수봉으로 '전의 427. 1991 재설' 삼각점이 설치돼 있다.
응달이어서 낙엽 속의 서릿발이 그대로 남은 가파른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 임도에 닿고 'NO
220'의 군용 삼각점(?)을 보고 ×303봉에서 좌측으로 꺾어 조금 가면 밤나무 밭이 펼쳐진다.
밤나무 밭에도 'NO 219'라 적힌 전과 같은 표지가 박혔다.

 


                                            밤나무 밭에서 본 342봉]
   
14 : 47 'NO 118' 송전탑에 오르자 널찍한 도로가 나 있으나 눈이 녹으면서 질퍽거린 흙이 신발
밑바닥에 달라붙어 한 짐이다.
오늘의 마지막 봉일 ×342봉을 올려다보니 도로를 따라 편하게 걷고 싶은 마음이 없잖으나 도면
에 없는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어 올바른 길을 걷기로 한다.
하지만 고도 차가 별로 없는데도 너무 힘들어 가다 서다 반복하며 힘겹게 오른다.

 


                                                       도로가 보인다.

 

15 : 00 342봉을 넘으면 좌측으로 23번 국도가 내려다보이고 논산-천안고속국도도 얼핏 보인다.
또한 차령고개의 건물도 보여 "이제 다 왔다"라고 생각되는데 그게 아니다.
마루금은 빙돌아 가기 때문이다.

 


                                                 차가 다닌 흔적이 있다.

 

절개지에 볏짚 망을 덮은 도로로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잠시후 산길로 들어서면 공원묘지인지 아
니면 그리 꾸민 가족 묘지인지 모르는 넓은 묘지가 마루금 우측에 있고 안부 갈림길을 거슬러 묘
지 좌측 능선을 따른다.

 

15 : 23 '신 서산 NO 116' 송전탑이 있는 약 230봉에서 도로를 몇 발자국 타고 가다 좌측 산길로
들어서 콘크리트 참호 2개를 차례로 지난다.

 


                                                          차령고개



                                                          인공 연못

 

15 : 31 '안녕히 가라'는 공주시와 '환영한다'는 천안시의 표지가 각각 세워진 차령고개, 신 23번
국도가 땅속으로 지나는 탓으로 찾는 이들이 없는 모양이다.
휴게소 건물은 철거중인지 문짝이 뜯겨져 있고, 인공의 작은 폭포와 연못 앞에는 '平和統一祈願一
鵬詩碑'가 있다.

 


                                                '차령산맥 이남.....'

 

943년 계묘년 4월 병석에 눕게된 고려 태조 왕건이 죽음을 예감하고 측근인 박술희를 불러 전했
다는 '訓要十條'
내용 중 세 번째로 '서열에 관계없이 덕망이 있는 왕자에게 왕위를 이을 것'이라 지시했었다.

깊은 속뜻이야 모르겠으나 여덟 번째에서 '차령산맥 이남 공주강(금강) 외곽 출신은 반란의 염려
가 있으므로 벼슬을 주지 말 것'을 일렀다니 생각하는 머리가 작은 나로써는 얼른 이해가 안된다.
그래서 912년 나주에서 미천한 가문의 어머니인 장화왕후 오씨에게서 태어난 장남인 무(2대왕 혜
종)는 '주름살 임금'이라는 별명을 얻고 시달림을 받다 억울하게 죽게 되었을까?
-들녘 '한 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이런 사연이 있는 차령고개를 출발한 버스는 순천과 여수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