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 08. 돌고개-보현산-소속리산-바리고개, 오늘만은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

 

Mt. 0726  普賢山(483m) * 小俗離山(431.8m) - 충북 음성군

 

산 행 일 : 2007년 9월 4일 화요일
산의날씨 : 흐리고 가끔 빗방울 -산행 전 후 비-
동 행 인 : 단독 산행

 

산행(도상)거리 : 약 15.1km
                       돌고개 <3.8> 보현산 <7.8> 소속리산 <3.5> 바리고개

 

산행시간 : 7시간 31분 (휴식 39분포함)
               돌고개·516번 지방도(2차선) <0:14> 구례골-족지골 쇄석도로 <0:59> 뱀거리-큰말고개·
2차선 도로·보현산 약수터 입구 <0:27> 약 400봉 <0:27> 보현산·산불감시초소·부용지맥 분기점
<0:09> 승주고개·비포장 1차선 도로 <0:04> ▲375.6봉 <0:16> ×430봉 <0:28> 약 400봉·음성군
음성읍. 금왕읍 경계 능선 <0:37> ▲346.3봉 <0:40> 약 330봉·우측으로 돌아가는 꼭지점 <0:05> 도
로(좌 콘크리트길, 우 공사중) <0:40> 약 400봉·음성읍. 금왕읍. 맹동면 경계 <0:20> ▲소속리산·
맹동면. 금왕읍 경계 벗어나 금왕읍으로 <0:29> 봉곡-백야고개 <0:08> ▲345.8봉 <0:31> 농로 삼거
<0:08> 바리고개·21번 국도(2차선)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음성(2006년 수정본)지형도

 

 

                                                            가섭산

 

오늘 산행 구간은 지능선이 분기하는 곳이 많아 길 잃을 소지도 있으나 조금만 신경쓰면 되겠고 보
현산과 소속리산 부근은 길이 좋은 편이다.
다만 345.8봉에서 좌측으로 꺾어 내리는 급경사를 지나면 수풀이 길을 덮어버렸고 인삼밭이 가로막은
좌측 낮은 능선이 마루금이나 헤쳐나가기가 어려워 인삼밭 가장자리를 이용하여 만나는 농로 삼거리
에서 좌측으로 오르면 21번 국도변 절개지와 공장인 듯한 커다란 건물이 보인다.
역시 길 없는 곳을 대충 치고 나가면 국도가 맥을 자른 바리고개로 바리가든이 있다.

 

산길은 가시덤불과 칡넝쿨이 무성한 곳이 상당하지만 여름철의 특성이니 헤쳐나갈 수밖에 없으며 비
상 식수는 보현산 약수터와 꽃동네 뒤편 건물에서 구할 수 있겠다.

 

 

 

                                                    오늘 산행 구간도
 
요즈음 날씨가 마치 장마철을 방불케하여 계획했었던 일요일 산행을 하지 못하고 어제와 오늘 양일
간은 흐리겠다는 기상청 예보를 믿고 집을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대전 딸집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또 비가 내리고 있다.
망연자실 정말 할 말이 없다.

 

잠시 망설이다 '순천으로 다시 돌아가느니 일단 음성에 가서 보자' 결정하고 음성역에 도착하니 이슬
비로 변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돌고개로 간다. -택시 6,000원-

 

 

                                                구 도로 돌고개 개통기념비

 

 

                                                 이런 길을 헤쳐간다.

 

09 : 16 비옷을 안 입어도 지장 없을 것 같아 산행준비를 마치고 도로를 따라 50m가량 진행하여 구
도로변에 세워진 '돌고개 개통 기념비'를 살펴보고 좌측 절개지를 타고 오른다.
잡목과 가시덤불을 헤쳐 나가는 바지가랭이는 금새 젖어버리고 나무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방울에 어
깨도 젖는다.
길은 미끄럽고 얼굴에 휘감기는 거미줄을 걷어내느라 진행이 더디나 시원해서 좋다.

 

 

                                                 구례골-족지골 쇄석도로

 

09 : 30 구례골에서 족지골로 이어진 쇄석도로를 거슬러 오르면 벌채한 우측 산자락이 펼쳐지면서 음
성읍내와 가섭산 줄기 등이 한 눈에 보이고 조금 밑에는 질펀한 황토 임도가 지나고 있다.
지능선이 분기하는 약 300봉에서 좌측, 서쪽으로 돌아 안골 길을 거슬러 오른다.
마을이 가까이에 있긴 해도 땔나무를 하던 시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얘기가 돼 버렸는데 봉우리마
다 갈림길이 나 있다.

 

 

                                                         뱀거리 고개

 

 

                                                        길을 막은 트럭

 

두 곳 삼거리 봉에서 각각 좌측으로 꺾어 조금 내려가자 맥을 자른 2차선 포장도로가 가로 놓였다.
10 : 29∼33 편의상 뱀거리 고개라 칭하는데 우측 37번 국도에서 뱀거리, 양달말을 지나 516번 지방
도로 이어지며 좌측 삼거리에 보현산 약수터 표지석이 보인다.

 

절개지 방책 우측 콘크리트길에서 산으로 들어 잠시 가다 키 작은 잡목과 수풀이 우거진 곳에 이르
자 앞이 트이면서 길을 막고 서 있는 트럭과 임도가 마루금을 잇고 있다.

 

 

                                                  입구에 표지기 한 개 걸고

 

 

                                                            쇄석 임도

 

임도가 좌로 휘어 도는 지점 소나무에 걸려있는 빛바랜 표지기 두 개를 보고 길이 안 보이는 칡넝쿨
밭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다 되돌아서 표지기 한 개를 걸어 놓는다. 
통행하는 차량이 있었는지 쇄석이 다져진 임도 모서리에 닿고 급경사 절개지를 기어올라 갈지 자 길
을 따른다.

 

 

                                                             약 400봉

 

 

                                               임도 절개지 위의 이정표

 

11 : 00 남쪽으로 지능선이 분기하는 약 400봉.
마루금은 우측이며 '→ 약수터 300m'라 적은 팻말을 나무 기둥에 둘러놓았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3분 간 안부 고목 밑에 돌멩이들이 보여 성황단고개로 추측했는데 잠시 후 나타
나는 이정표가 그것을 대변해 주었다.

 

깨끗하게 벌초된 무덤 3기 위로 지나 조금 떨어진 곳의 보현산은 460m, 약수터는 100m거리라고 표
기한 이정표를 살펴보고 묘지로 되돌아 임도를 거슬러 오르자 묘비 같은 '普賢山山神祭壇'이 있다.

 

 

                                                             ×483봉

 

11 : 16 표고점이 표기된 ×483봉 이 곳을 보현산 정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산줄기가 쏟아져내려 조망이 트이는 관계로 산불감시초소를 세워 놓은 478봉을 보현산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사정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완만한 능선을 따라 좋은 길을 부지런히 걷는다.

 

 

                                                        산불감시초소

 

 

                                                        가야할 산줄기

 

11 : 27∼43 산불감시초소 출입문에 자물쇠가 채워졌다.
작은 돌멩이에 배낭을 내려놓고 대용식으로 배를 채우면서 이 곳 저 곳을 둘러본다.
오늘 종점인 바리고개 부근이 지척으로 보이지만 약 400봉을 향해 북서 방향으로 가던 마루금은 꼭
지점인 약 330봉까지 남서방향으로 틀어 한없이 진행하여 꽃동네 뒤에서 비로소 북진하게 되며, 보현
산 내림 길은 좁은 임도다.

 

 

                                     좌측 네모로 보이는 작은 점이 꽃동네 건물

 

참고로, 신산경표에서는 이 곳을 부용지맥과 가섭지맥(사정고개에서 갈라 짐)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부용산(644.3m)∼매방채산(375m)∼평풍산(395m) 등을 넘어 충주시 가금면과 이류면 경계선을 따라
남한강 줄기인 달천에 닿는 43.1km를 부용지맥으로, 사정고개에서 가섭산(709.6m)∼고양봉(525.7m)∼
풍류산(350m)을 넘어 괴산군 불정면과 증평군 감물면 경계인 달천에 이르는 32.5km의
산줄기를 가섭지맥으로 이름 짓고 있다.

 

 

                                       승주고개 - 좌측에 반남 박공 공적비가 있다.

 

 

                                                       375.6봉 삼각점
  
11 : 52 지난 번 산행시, 도면에 포장도로로 표기되어 혼란스러웠던 비포장 길인 승주고개. 
좌측 길모퉁이의 반남박공 공적비 겉모습만 살려보고 다시 우측으로 이동하여 절개지로 오른다.

4분 후에 나오는 작은 봉우리 좌사면으로 길과 함께 표지기들이 걸렸으나 삼각점이 설치된 375.6봉으
로 여겨져 직진하여 잡목 밭의 '음성 416, 2003 재설' 삼각점을 확인하고 다시 되돌아 내린다.

사라져버린 임도를 잊고 한동안 가면 그 것의 연장인지 다시 길이 넓어지다 좁아지고, 어떤 곳에서는 
간벌하여 방치된 나무 간섭을 받기도 한다.

 

 

                                                         약 400봉

 

12 : 12 ×430봉을 넘고 편한 마음으로 묵묵히 걸어 묵혀진 듯 싶은 무덤봉(약 370봉)을 넘어 간다.
12 : 40∼47 10여분을 더 걸어 음성군 음성음과 금왕읍 경계능선인 약 400봉에 올라선다.  
우측 경계능선 좌우로 용계저수지와 무극저수지가 있으며 그 쪽으로 이어지는 길도 뚜렷하여 휴식을
취하고 나서 무심결에 따를 수 있겠는데 누군가가 나뭇가지로 막아 두었다.

 

 

                                                  모처럼 보게되는 바위

 

조금 내려선 안부 우측으로 넓은 길 흔적이 있고 이어 오른 약 370봉에서 좌측으로 꺾어 가다 모처
럼 만나는 바위사이를 지난다.

 

 

                                                        통나무 의자

 

13 : 03 양쪽 나무를 이용하여 통나무를 걸쳐 의자 형태로 만들어 놓은 약 410봉에서는 우측으로 틀
어 가다 베어낸 나무가 어지러운 정점 없는 봉우리를 따르는데 사람 소리가 들린다.
정맥 종주꾼이라면 좋겠지만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러 온 마을 사람이라도 좋다.
그러나 진행 방향이 같은지 모습이 눈에 띄지 않는다.

 

 

                                                      346.3봉 삼각점

 

13 : 24 약간 내려섰다 오른 수풀이 무성한 곳에 좌대의 번호를 식별할 수 없는 삼각점이 있다.
346.3봉으로 오늘 계획한 산행 중간쯤이다.
두 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 "버섯 따러왔다"는 중년 부부를 만났는데 수확물이 적다.

 

나무토막이 있는 봉에 이르자 보현산에서 멀리 보이던 주황색 건물이 우측 나무 사이로 보이고 무덤
1기가 있는 고사리밭 안부와 청주 양공 합장묘 2기를 차례로 지난 안부 우측에 황토길이 있다.

 

 

                                                    꼭지점인 약 330봉

 

 

                                                  코스모스가 핀 절개지

 

14 : 04 드디어 나뭇가지가 널려있는 꼭지점에 닿았다.
계속해서 좌측으로 휘어 돌던 마루금이 이제부터는 우측으로 돌아 오르게 된다.
고사리밭 안부를 지나 내리면 좌측은 콘크리트길이자 우측은 공사중 표지가 세워진 황토 길이다.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절개지를 타고 올라 잡초가 무성한 고압송전탑 밑을 거슬러 파묘터도 지난다.

 

 

                                                       산초나무 군락지

 

 

                                         마루금은 주황색 건물 뒤로 이어진다.

 

14 : 25 작은 바위와 마리아 상이 있는 약 350봉을 지나면 산초나무 -순천 지방에서는 잼피라고 하
며 열매는 향신료로 특히 짱뚱어 등 생선 매운탕에 넣어 먹으면 비린내가 덜 나고 남도 특유의 알싸
한 맛이 있는데 잎에서 악취가 나는 분디나무와 생김새가 비슷함- 군락지가 길게 이어진다.

 

주황색 높은 건물 뒤 능선을 조금 가면 직진하는 오름 길을 비닐 끈으로 막았고 좌측 길에 '←제1코
스 목적지'라 적은 표지가 있는데 꽃동네로 내려가는 길인 것 같다.

 

 

                                                   운동시설 같은데...?

 

14 : 49 약 400봉, 이 곳은 3개 읍면 경계봉(음성읍. 금왕읍. 맹동면)으로 큰산을 넘은 ×517봉에서부
터 걸었던 음성읍과 작별하게 된다.
나무 두 그루를 이용하여 쇠파이프를 철봉 식으로 걸쳐놓은 곳을 지나 오른 다음 봉에는 살아 있는
나무에 통나무를 열 십자 형식으로 세 개를 만들어 놓았다.

 

 

                                                            소속리산

 

 

                                                     소속리산 삼각점

 

15 : 09∼21 널찍한 수풀 공터와 번호를 알 수 없는 삼각점이 박힌 소속리산.
18시 44분 음성발 대전행 열차 승차는 물론 대충 씻고 옷 갈아입을 시간도 있겠다.
하지만 변수가 있는 법이니 '방심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잠시 함께 하였던 맹동면과도 작별하고, 한
때 국내 금의 80% 가량을 생산하여 이름도 금왕이라는 금왕읍 땅을 걷게된다.

 

우측 내림 길로 들어서 고압 송전탑 밑 칡넝쿨을 헤쳐나가고, ×436봉을 넘고 좌우 길이 있는 듯 없
는 듯한 꺼진 안부를 지나 둔덕을 넘으면 '문안 등산로' 표지가 걸렸는데 이 곳은 좌우 봉곡리와 백
야리를 이어주는 고도 약 290m인 고갯마루지만 길은 묵혀진 것 같다.
지능선이 분기하는 약 330봉에서 우측으로 틀어 약 340봉을 지난다.

 

 

                                                       345.8봉 삼각점

 

 

                                              좌측의 길을 찾아야 한다.

 

16 : 08 '419 재설, 76.9 건설부' 삼각점이 설치된 345.8봉.
마루금은 몇 발자국 물러선 좌측 지능선으로 들머리는 나무가지와 잡목으로 얼른 안 보인다.

미끄러운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가다 길이 갈리는 좌측에 표지기 하나 걸고 한 동안 가니 잡목지
대와 수풀이 무성하다.
무덤 1기가 나오면서 30m 가량 전방에 인삼포 그늘 막이 펼쳐진다.

 

 

                                                      이 곳으로 나왔다.

 

인삼밭 좌측의 낮은 능선으로 가야 하는데 도저히 나아갈 수가 없다.
왔다 갔다 망설이다 그늘 막을 들치고 밭 안으로 들어가니 다행히 작물이 없어 마음이 편해진다.
고개를 숙이고 또는 허리를 굽혀가면서 인삼밭을 나가려고 했으나 결국은 또 다른 인삼밭 -이곳에는
작물이 있어 께름직했다- 으로 들어가 열린 곳으로 나가니 농로로 연결된다.

 

 

                                                     황토 길을 따른다.

 

 

                                      인삼밭 좌측으로 나가 농로에 닿았다.

 

16 : 39 조금 가면 농로 삼거리로 우측은 콘크리트 포장이 되었고 비포장인 좌측으로 돌아 오른다.
좌측 산자락에 양봉 벌통들이 놓였고 마루금인 능선으로 오르는 길도 있으며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
자 주택 뒤로 21번 국도 절개지와 좌측의 공장인 듯한 커다란 건물이 보인다.
그러나 거기로 가는 길이 없어 풀밭을 가로지르고 인삼밭 좌측으로 돌아 대충 치고 농로에 닿는다.

 

 

                                                          바리고개 앞

 

16 : 47 커다란 느티나무와 바리가든 입간판이 좌우에 있는 콘크리트길 끝은 2차선 21번 국도상의 바
리고개로 오늘 산행 종점이다.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진다.
 
'바리지양탕' 윗집 아주머니가 불러준 무극개인택시 신동진 님(011-467-6020)과 15,000원에 음성역으
로 가기로 하고 출발하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오늘만은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가 된 것이다.

 

"금방 제가 있었던 고개에 이름이 없습니까?"
"왜요? 있지요. 거기는 바리고개고 이 앞이 광석고갭니다"
"아하 그렇군요. 앞으로 정맥을 종주하시는 분들에게 바리고개로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금왕을 자세히 소개하여 주는 기사 님 얘기를 들으며 음성역을 향해 빗속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