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2구간 일지 (제3,4소구간)
산행구간
 성삼재-종석대-만복대-작은고리봉-정령치-큰고리봉-고기리-여원재
소 재 지
 전북 남원시 주천면,이백면,운봉읍,- 전남 구례군
기    간
 2005년11월12일 토요일
교    통
 대중교통
날    씨
 맑음 (-1.1~16.6도) 일출,일몰(06:58~17:22)
참 석 자
 운암님 과 나
거리 및 소요시간
 도상거리 (약 20.6km / 11시간27분 소요)
일    정

성삼재 출발 : 오전 05시 00분
종석대 도착 : 오전 05시 51분
성삼재 도착 : 오전 06시 31분
작은 고리봉 도착 : 오전 07시 24분

만복대 도착 : 오전 09시 14분
정령치 도착 : 오전 10시 13분
큰고리봉 도착 : 오전 11시 12분
고기리 도착 : 오후 12시 53분
노치마을 도착 : 오후 1시 33분
수정봉 도착 : 오후 2시 48분
여원재 도착 : 오후 4시 27분


개 요 종석대(1,356m)
흔히들 노고단에서 사실상 주능이 마무리되고 노고단에서부터 서북능이 시작된다고 보는데 실제는 주능의 서북끝은 노고단이 아니라 이곳에서 1.5km를 더 가야하는 종석대다. 해발 1,356m로 노고단보다 151m 낮은 종석대는 100여리 지리주능을 마무리하고 또 다시 80여리의 서북능 대장정을 만들어준다.

종석대는 노고단의 자매봉이라 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이 일품인데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노고단의 그것보다 종석대의 경관이 더 압도한다고 스스럼없이 말하고 있다.

노고단에서 살펴볼 수 있는 구름바다, 즉 운해의 장관을 똑같이 즐길 수 있을뿐 아니라 일몰의 장관이 노고단의 그것보다 더 황홀경이다. 뿐만 아니라 종석대에 서면 아스라히 펼쳐지는 섬진강 줄기, 구례의 비옥한 벌판과 더불어 태산준령의 웅장함을 동시에 음미할 수 있다.

종석대는 지형적으로 S자 형태를 하고 있는 지리의 서북능 분기점에 해당되는데 종석대의 남서쪽 차일봉(1,108m) 방면으로 또 다른 능선을 두고 있다. 이 능섡은 화엄사를 끼고 있는 화엄사 계곡과 천은사 계곡을 가로지르는 천혜의 지형을 하고 있다. 산봉우리 이름치고는 특이한 종석대란 지명과 형태에 걸맞게 이곳 종석대에는 얽힌 사연과 다른 이름이 많다.

종석대는 달리 관음대(觀音臺), 우번대(牛飜臺)로 불리는데 모두 불교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이름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종석대 산자락에는 오랜 옛날부터 상선암이란 조용한 선원이 있다. 능선 좌우로 대찰인 화엄사와 천은사가 있는 탓에 종석대 아래의 조그마한 암자, 상선암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상은 신라시내 이래로 지리산 불교, 아니 우리나라 불교의 요람이라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이곳은 승려들의 참선 도량으로 천년 세월을 두고 수많은 고승을 배출하는 등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 얽힌 전설도 다양하다.

옛날 종석대 아래 암자에 사미스님과 노스님이 살았는데 어느날 천은사계곡을 오르던 중 사미스님이 남의 밭에서 조 세알을 손으로 훑어쥐었다. 이를 본 노승은 사미스님에게 남의 곡식을 훔쳤으니 주인집에서 3년간 일해 빚을 갚으라하고 그를 소로 바꿔버렸다. 그래서 그 소는 주인집으로 가 살았는데 그 소가 눈 똥이 땅에 떨어지면 빛을 내면서 곡식이 잘 자랐다.

그 후 이곳 마을 이름을 방광리라 했는데 지금의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가 그곳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뒤 그 소는 주인에게 '이젠 빚을 갚았으니 돌아가겠다'고 인사를 한 뒤 산위로 올라갔는데 그 주인이 하도 신기해 뒤따라 올라간 곳이 바로 우번대였다.

이러한 설화로 종석대를 사람이 소가 됐다가 다시 환생했다는 뜻으로 우번대라 불렀다. 혹은 종석대 아래 상선암을 우번대라 부르기도 한다.

또 다른 전설은 신라 고승 우번조사의 수도과정에 얽힌 사연이다. 신라의 도승 우번조사가 젊은 시절 조용한 상선암을 찾아 10년 좌선 수도를 결심했다. 9년째 되던 어느날 선녀처럼 아름다운 절세미인이 홀연히 암자 앞에 나타나 추파를 던지며 젊은 우번을 유혹했다. 황홀감에 도취한 우번은 수도승이란 신분을 잊은채 그 여인의 유혹에 이끌려 뒤를 따라나섰다. 보일듯 말듯 앞서가는 절세미인을 따라 기화요초가 만발하고 산새들이 흥겹게 노래하는 산으로 향한다.

정신없이 따라 올랐더니 어느덧 차일봉을 거쳐 종석대 정상까지 올랐다. 그런데 손짓하며 앞서가던 그 여인은 갑자기 간 곳 없이 사라지고 난데없이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눈앞을 가로막았다.

우번은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관세음보살이 자기의 도심을 시험하기 위해 미녀로 변신한 것임을 이윽고 깨닫고 엎드려 자신의 어리석음을 뉘우치고 참회하다 주위를 살피니 관세음보살은 간 곳 없고 그 자리엔 큰 바위만 우뚝 서 있었다. 우번은 이로 인해 자신의 수도가 크게 부족함을 깨닫고 즉시 바위 밑에 토굴을 파고 그 속에서 수도정진해 수년 후 도통성불해 이름난 도승이 되었다 한다.

그래서 우번조사가 도통한 그 토굴 자리를 우번대라 불렀고 또한 우번조사가 도통한 순간 신비롭고 아름다운 석종소리가 홀연히 들려왔다해 종석대라 부르며 관세음보살이 현신한 자리라 해 관음대라고도 부른다. 그 후 이곳에서 도통한 고승이 많이 배출되어 불도의 영지로 손꼽히고 있다.

종석대에서 시암재 방면으로 조용한 선원인 상선암이 숨어있다. 종석대로 가는 길은 매우 수월한데도 일반인뿐 아니라 지리산을 자주 찾는 이들조차 외면하기 일쑤다. 아마도 노고단의 그늘 탓이리라. 대개 성삼재 주차장에서 차를 두고 노고단을 올랐다가 그대로 다시 성삼재로 향한다.

종석대를 올라 서북능의 묘미를 느끼려면 노고단에 올랐다가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화엄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도로를 벗어나 누앞의 봉우리를 다시 오르면 된다. 대부분 힘들 것 같아 포기하거나 종석대의 아름다움을 몰라 그대로 내려가지만 올라보면 분명 매우 만족할 정도로 탄복하게 된다. 정상에 올라 능선을 따라 내려올때 부드러운 흙길과 풀밭을 지나 울창한 수림 터널을 통과하다보면 성삼재 주차장에서 노고단 방면으로 10여m 떨어진 도로로 나오게 된다.

내용 출처 - "지리산" 한중기 지음

만복대(1,433.4m)
만복대는 지리산 노고단과 반야봉 서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북쪽으로 세걸산을 거처 덕두산까지 연결되어 있으며 남으로는 고리봉과 여맥을 같이 하고 있다. 만복대는 온산에 철쭉꽃이 산재해 있어 봄에는 꽃동산을 이루며 지리산 최고의 억새 능선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만복대에서 고리봉(1,248m)까지 3km에 이르는 대등에는 지리산에서 가장 드넓은 억새 평원이 펼쳐져 있어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울긋 불긋한 단풍이 다 떨어지고난후 곧바로 억새산행을 나선다.
이때 쯤이면 날씨도 선선하여 이마박에 떨어지는 햇빛도 그리 뜨겁지 않으므로 나무그늘이 없는 억새밭길도 거를만하다.만복대 산행은 도로가 뚫린 성삼재와 정령치 간의 대간 능선을 따르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접근이 쉽고 고도차가 크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 산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몇 해 전만 해도 만복대 남서쪽 방면의 지리산온천랜드 위 상위 마을에서 계곡을 따라 만복대로 오르는 코스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이 코스는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반달곰 등 지리산 야생동물 보호를 목적으로 폐쇄해 등산객들이 다닐 수 없게 되었다. 대신 지리산온천 위 당동 마을에서 성삼재 부근으로 연결된 등산로가 개방됐다.특히 2월달에 산수유꽃이 필때와 가을 산수유가 빨갛게 주렁주렁 매달여 있는 풍요로움을 느끼기 위해 많이 찾는 코스이다.
 

산행후기
**출발**
이미 마음은 코재를 지나 종석대 정상에 머물고 있었다.
11월 11일 영등포역.
토요일 인지라 건강지수가 제법 높아 보이는 같은 행색 차림의 꾼들이 눈에 많이 띈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행렬 틈에 이번 대간 동행자 운암님을 뵈니 평소에 자주 보는 얼굴인데도 오늘따라 반갑다.

지난 밤, 잠을 설친 탓으로 열차에 몸을 싣자마자 깊은 나래로 접어든다. 곡성역을 지나면서 웅성거리는 차내 분위기에 잠을 깨니 새벽 03시, 20여분을 지나 구례구역에 도착하니 그리 낯설지가 않다. 열차에서 내린 산객들은 성삼재행 첫 버스를 타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구례버스 터미널을 경유하여 약 1시간 정도 지체돼 아침을 해결하고 차에 오른다.
04시20분 정각에 출발한 버스는 화엄사를 지나 성삼재에 새벽 05시에 도착한다.
지리산 종주 산객들과 함께 어울려 노고단 방향을 오르다 코재에서 종석대로 방향을 튼다.출입금지선을 지나 비교적 뚜렸한 등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종석대**

길을 잘못 들어 차일봉 방향으로 내려갔다 돌아 나와 종석대 방향으로 다시 길목을 잡는다. 입동을 지나서인지 종석대 정상의 밤바람은 매섭고 혹독하다.정상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성삼재 방향으로 능선길을 이어간다.우측으로 꺽이면서 30여분 정도 진행하면 경사진 너덜길이 나오고,성삼재 매표소 불빛이 보인다. 불빛을 따라 내려가면, 새벽에 출발했던 성삼재 휴계소로 다시 돌아온다.

성삼재휴게소(1090m)를 지나 달궁 방향으로 2분쯤 걸어 내려가면 도로 왼쪽 초록색 철망 너머로 만복대가 6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있다.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가벼운 오르내림을 하다보면 작은고리봉(1,248m)에 도착한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면서 지리산 반야봉이 불그스레 홍조로 물들기 시작한다. 산에 오르면서 한번쯤은 늦가을 일출을 맞아볼 수 있으리라 기대는 했지만 영롱한 빛살이 온누리를 감싸고 뒤늦게 핀 억새들이 은백색 물결로 일렁거리니 더욱 장관이다. 커피와 단감으로 피로를 풀고 다시 출발, 복이 가득한 길을 오르면 만복대를 기점으로 지나온 능선들의 조망이 뚜렸하다.


**만복대**

만복대 정상에 서면 북동쪽으로 반야봉이 지친 산객을 보듬고, 구례와 남원을 잇는 험준한 산길(지방도 861번)이 지나는 백두대간 마루금 고개 성삼재를 시작으로 고리봉가 바로 앞에 빤히 내려다 보인다.성삼재를 시작으로 멀리 주봉인 천왕봉까지 지리주맥을 한눈에 볼수있다.

갈 방향, 북쪽으로는 정령치에서 잠시 허리를 굽히고, 큰 고리봉에서 깃을 세워 반야봉을 지나 인월까지 태극맥을 이어간다. 늘씬하게 뻗어내린 산하의 멋스러운 풍광을 둘러보며 잠시나마 대자연의 미를 격조있게 감상 해 본다.

정상은 정상석을 교체하는라 주변이 어수선하다.간단히 기념촬영을 마치고 정령치로 향한다. 정령치까지는 내리막길로 정령치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가끔씩 스친다. 10여분 지나 정령치(1172m)에 도착, 휴계실에 들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큰고리봉을 오른다. 큰고리봉 정상은 세갈래 길이며 직진하면 바래봉으로 향하고 좌방향은 대간길이다.

지도를 펴고 정치에 들어간다. 고기리에서 수정봉, 고남산을 이어보고 가물거리는
봉화산까지도 가늠해 본다. 지리산 주능선과 지금껏 지나온 장쾌한 능선들을 둘러보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고기리로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이 한동안 이어지다
솔숲을 지나면서 다소 누그러든다. 비교적 뚜렷한 길을 따르다 젓나무 숲을 지나고 나면 좌로 크게 방향을 전환한다. 묘 2기를 지나면서 잠시후 고기리 삼거리 도착이다.


**노치마을**

들마루에서 잠시쉬고 정령치 모텔을 지나 포장 도로(60번지방도)를 따라 200여 m 를 지나면 노치마을에 도착한다. 마을회관 정자나무 앞에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국내유일 마을 주천면 덕치리 노치마을 안내석이 눈길을 끈다. 고기리 삼거리부터 몸 컨디션이 안좋아 보이던 운암님이 몇차례 갈등 끝에 결국 이곳에서 이번 구간 산행을 마치고 돌아선다. 마을을 총총히 벗어나는 모습을 애써 떨치고, 등짐을 둘러 메니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 이다.

노송이 보이는 마을 뒷산을 바라보고, 담을 돌자 바로 노치샘이 나타난다. 갈증은 이미 해소했지만 샘물을 표주박에 떠서 두어모금 마셔 본다. 계단을 올라서자 낙락장송이 보이고 소나무옆에 여유있게 쉬고있는 분들이 보인다. 같은 방향이며 여원재에서 비박을 한단다.지나치면서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쉼없이 진행을 계속한다.
부지런히 오름질을 하여 200m정도 고도를 높히니 작은 폭의 능선길이 이어진다.
약1시간 정도 지났을까? 고도 800에 가까와 지면서 수정봉 정상인 듯한 봉이 잡힌다.


**수정봉**
수정봉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운봉308)이 이를 대신한다. 입방치로 이어지는 길은 좌로 꺽이면서 완만한 내리막이다. 계속 이어지던 순탄한 길이 고갯길에 다달으면 입방치임을 알 수 있다.이 곳 부터 다시 오름이 시작된다.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구간이며 진한 인내를 쏟고나면 무명봉에 올라선다. 고남산 중계탑이 멀리 보이고 차량이 지나는 소음이 전해오면서 여원재가 가까와 왔음을 느낀다. 임도를 건너 잠시 후 '운성대장군' 석장승이 서있는 넓은 도로, 여원재(해발470m)에 도착한다.

해가 기울기 전에 하룻밤 묵고갈 주막집이라도 찾아야 하는데 몇집에 불과한 동내 분위기가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미비된채로의 떠남은 그 나름대로 멋스럽다고 했던가? 이집 저집 대문을 두드리며 기웃거려 본다. 우여곡절 끝에 장교마을 입구 첫집에서 하루밤 묵기로 허락을 받고나니 기쁨이 배가다. 약주를 좋아하시는 주인장은 주안상까지 준비하시는 배려도 서슴치 않으신다. 술잔이 오가고 취기가 오르니 어느새 여원재 밤색이 짙게 물들고 있다.

작은고리봉에서 성삼재와 종석대 조망
성삼재에서 달궁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만복대 들머리가 나타난다.
반야봉 일출
만복대를 기점으로 작은고리봉을 잇는 대간능선
묘봉치 이정표(위안리 마을 조망)
지나온 능선으로 가을 아침 햇살에 빛나는 억새꽃이 장관이다.
만복대가 지척에..
만복대가 더 가까히..
만복대 오름길..
지나온 능선들...
만복대 정상
정령치 휴계소
큰고리봉에서 조망한 지나온 대간길(종석대, 만복대, 정령치)
큰고리봉과 이정표
▲  고기리삼거리에서 노치마을로 향하며 조망한 수정봉 능선..
노치마을 회관옆 정자나무 아래..
▲ 노치샘
▲ 노치마을 뒷산 당산 소나무
수정봉
입방치
지나온 능선(수정봉)
여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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