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수님! 드디어 팔공기맥을 완주 하셨군요?
그간의 험난한 길을 헤쳐나가시느라고 너무나 고생이 많았습니다. 특히 함께하신 송여사님의 애정어린 동참에 찬사를 보내고 저의 고향땅을 일깨워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누구가 그길을 섭렵할수있을까 의문입니다? 길없는 산야를 고통을 마다않고 헤쳐나가는 그모습 후답자들에 모범이될것이며 우리의 산하를 두루 섭렵하시는 정열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신경수

제11구간 : 만경산구간


일 시 : 2003.08.23(흙의날) 맑음 신경수 송영희




구간거리 : 16.7km 기맥거리 : 13.7km 하산거리 : 3km


구간시간 11:40 기맥시간 7:20 휴식시간 3:00 헤맨시간 0:40 하산시간 0:40




고도 : 장자봉(421m), 십령(250m), 삼거리둔덕(430m), 만경산(499m),
: 912번 지방도로 주선고개(90m), 십자안부 팔등재(150m), 새띠도로(60m),

거리 : 도개면 문수사-장자봉(1km)-십령(1.2km)-만경산(1.7km)-주선고개(2.5km)-
: 197봉어깨(2.4km)-팔등재(2.9km)-284봉(0.5km)-새띠도로(1.5km)-
: 우물교(1km)-우물리(1km)-고개(1km)


시간 : 문수사-암릉(20분)-안부(30분)-옆사면(05분)-장자봉(25)-십령(25)-
: 삼거리둔덕(35분)-만경산(20)-오석비(05)-┣자길(15)-도로(20)-주선고개(15)-
: 십자안부(05분)-182봉(25)-십자안부(30)-197봉어깨(15)-둔덕봉(10)-안부(15)-
: 231봉(20)-무명봉(30)-십자안부 팔등재(05)-284봉(30)-둔덕봉(25)-
: 새띠도로(20)-우물교(15)-우물리(15)-고개(10)


구미에서 도개가는 차편은 많지가 않아 7시부터 7분 간격으로 떠나는 선산행 시내버스를 타고
선산에서 안계행 버스를 타고 도개에서 내려 택시로 신곡리 문수사까지 들어가는데
거리는 얼마되지도 않는데 요금은 따따불이다(7000원)


저번 구간 때 내려왔던 계곡은 중간쯤이 협곡으로 오르기가 심란하여 문수사에서 장자봉으로 직접 오르기로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어렵더라도 계곡으로 올랐어야 했다


편하자고 문수사 뒷능선으로 오르자니 장자봉 상단부가 사방이 절벽이라 그걸 피해서 돌고돌아 오르는데 팔자에 없는 릿지산행을 감수해야 했다


약숫물 한바가지 받아먹고 오르는데 현판이 청량산문수사이다
이 장자봉을 아마도 청량산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문수사 : 8:30


사리탑 봉안시 시주한 수백명의 이름이 새겨진 커다란 석판을 지나 인기척하나 없는 적막한 길을 도로 따라 오르면
바위 절벽에 붙여서 지은 법당이 나오고 그 옆 단위에 작은 부처님들을 수도없이 모시고 있다


장의자에 앉아 대충 산행 준비를 하고 조그만 전각 뒤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한 10분쯤 올라가면 암릉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는데 나중에는 대책없이 힘들어진다


암릉 : 8:50


둔덕봉 3개를 넘어선 안부로 내려서면 장자봉 오르는 능선은 절벽 암릉이다
잘 찾아보면 왼쪽으로 트레버스하는 좋은 길이 보여서 무심코 진행을 했는데 올라가서 생각을 하니 오른쪽 어드메쯤 직접 치고 오르는 길이 있을 듯하다


산등성이를 하나 돌면 사면길도 끊어지고 길은 아무데도 없다
오른쪽 능선으로 채고 오른다
거대한 바위가 나오면 인간이 그래도 두발 붙이고 갈 수 있는 곳을 골라 조심해서 왼쪽으로 돌아 거대한 바위 위로 벌벌 기어서 올라
또 거대한 바위가 나오면 이번에도 왼쪽으로 돌아 또 벌벌 기어서 올라
잠시 편안한 길을 가면 고생 끝


천신만고 끝에 정상에 오르니 베어낸 잡목들이 얼기설기 갈 길을 막는다


기단에 파묻혀 망가진 삼각점이 처절한 신음을 토해내며 안스럽게 나를 쳐다보는데
햇빛이 따가워 외면하고 소나무 숲길로 내려서니 양호한 등산로가 좌악 펼쳐진다


장자봉 : 10:00


거의 경사도가 없는 길을 실로 오랜만에 어깨 춤추며 걷는다
가다 조망 터지는 곳에서 바라보는 청화산 줄기가 파노라마처럼 굼실대는데
아 저 줄기를 나와 마눌이 걸어 왔구나! 감개무량


이런 길만 계속되소서!
막판에 그건 하나의 바램으로 끝나버렸지만.....


잡초에 묻힌 묘가 있는 좌우길이 희미한 십자안부에 이르러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전번 구간 때 이곳까지 왔어야 되는데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십령 : 10:25 10:40 출발


만경산 오르는 길도 잘 나 있는 편이다
오르다가 마지막 묘에서 길이 없어지며 적당히 오르면 길 흔적이 나온다
이어서 초지 잔솔지대가 나오는데 햇빛을 그대로 받으며 오르자니 이 또한 장난이 아니다


능선상 삼거리 둔덕에서 좌측으로 90도 각도로 꺾어서 내려가면 송신탑이 있는 봉우리인데 도면상 461봉이다
멀리서 보았을 때 이 봉우리가 만경산인 줄 알고 잠깐 내려가다 빽을 한다
만경산은 삼거리에서 직진해서 진행해야 한다 길은 좋다


삼거리 둔덕 : 11:15 11:25 출발


묵은 헬기장인 만경산에 오르면 조망이 좋다
도개서 낙동 넘어가는 낙단교와 구비치는 낙동강 조성지와 그 일대 안계평야가
드넓게 펼쳐지며 그 뒤로 위천북지맥 산줄기가 명확하게 마루금을 긋는다


언젠가는 저 산줄기도 해야 되는데 또 욕심이 앞선다


만경산 : 11:45 22:50 출발


두곡처사연안이공지묘 오석비를 지나 : 11:55


내려가는 길은 조망이 빵빵 터지며 왼쪽 바로 밑 지척에 용암지와 조그만 못이 보이며
그 옆으로 올망졸망 그림같은 단밀면 소재지인 주선리 일대가 한가롭고
벌판 한가운데 커다란 마을을 이루고 있는 안계가 한가로이 낮잠을 즐기고 있다


바로 오른쪽 밑으로 단밀을 애돌아 안계를 거쳐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위천의 정취가 나른한 오후를 지배한다


소나무 밑 바위에 앉아 앞으로 가야할 얕은 산줄기들을 바라본다
반원을 그리며 유연하게 낙동강변 낙단교 옆 생송리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일목요연하게 눈에 들어오는데


오늘 산행으로 팔공기맥도 끝이 나게 되니 그 야산 줄기들이 살가웁게 다가든다


소나무쉼터 : 12:00 12:15 출발


왼쪽 도면상 용암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곳을 지나


┣자길 : 12:25


난생 처음보는 송충이 떼를 보게 되는데
송충이는 원래 솔잎을 먹고살아야 하나 빈약한 떡갈나무 줄기에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서로 뭉쳐진채 삼삼오오 포도송이처럼 붙어 있는데 기분이 좀 묘(?)해진다
아마도 별종내지는 이종인 것 같다


무심코 지나다 건드렸다면 집단 송충이 주사를 맞는 격이라 등골이 오싹해진다


둔덕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진행한 후 나오는 능선은 키 작은 잡관목으로 이루어져 있어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어 꼭 불에 덴 것 같은 고통을 참으며 내려서니 1차선 포장도로다


1차선 포장도로 : 12:45


좋은 길은 오른쪽으로 돌아내리고 길 없는 능선으로 오른다
무명봉을 왼쪽 사면으로 묘지나 돌아나가다 보면 임도 수준의 길이 나오고
너른 묘에서 좌판을 벌린다


느긋한 오후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은 길만 지금처럼 있어주면 앞으로 세시간 이내의 거리 김밥 포도 등 싹쓸이를 한다


912번 지방도로 주선고개 : 13:00 13:30 출발


지방도로 고갯마루에는 현대건설에서 속암안길포장공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얕으막한 봉을 오르지 않고 공사 중인 도로 따라 간다
고개를 넘어가면 목장 축사가 있고
기맥은 왼쪽 과수원 옆길로 오른다


십자안부 : 13:35


당분간 길이 좋다
182봉을 왼쪽으로 돌아서 오른쪽으로 오르면
펑퍼짐한 구릉성 둔덕봉에서 시간이 잘잘하게 남았다고 한숨 푹 잔다


182봉 : 14:00 14:35 출발


내려가는 능선도 펑퍼짐해서 도저히 능선이 가늠되지 않는다
길은 전혀 없고 가시밭이라 헤쳐나가는게 너무 힘들다


이후 새띠마을까지 가는 동안 마지막 일부 구간만을 제외하곤 전부다 가시 잡목이라 어려움이 따른다


한 20분 헤매고 왼쪽이 바로 과수원인 임도 수준의 안부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도면상 기동마을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은 송상마을 내려가는 길이다


십자안부 : 15:25


길 흔적이 보이는지 안보이는지 방치된 뱀그물을 따라올라 197봉을 오르지 않고
왼쪽 사면으로 치고 나가서 나오는 능선에서 서진한다


197봉어깨 : 15:40


둔덕봉을 올라 계속 서진한다 : 15:50 16:10 출발


펑퍼짐한 구릉성 능선이라 매우 조심해야 한다
20분 정도 우왕좌왕하다 안부로 내려선다


안부 : 16:45 (20분 헤맴)


도면상 231봉으로 올라 능선은 서서히 북진을 한다


231봉 : 17:05 17:20 출발


잔솔지대를 어렵게 통과를 하고 펑퍼짐한 무명봉 정상에서 왼쪽(서쪽)으로 간다
길은 여전히 없다


무명봉 : 17:50


잡초만 무성한 묵은 안부로 내려선다
도면상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팔등리 왼쪽으로 내려가면 송현마을이다


십자안부 : 17:55


도면상 284봉을 가시 잡목을 요령껏 피해서 오르면 벌목된 나무들이 제멋대로 들어누워 운신하기도 힘드는 정상을 오르면 잡목 속에 산산조각으로 깨지고 망가진 삼각점이 정상을 처절하게 지키고 있다


284봉 : 18:25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감으로 치고 나가다보면 길이 나오고 잠시 오르면 둔덕봉이다
낙동강과 위천을 붉게 물들이는 황혼을 바라보며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음미해 본다
저멀리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중동교가 정면으로 보이고
이 일대 어디에 포사격장이 있는지 꿍꿍 포터지는 소리를 간간이 들으며 끝나가는 팔공기맥 아쉽고 섭섭한 마음을 누르고 발길을 재촉한다


그래도 막판에 희미하나마 길이 나와주어 다행이다


둔덕봉 : 18:50


1차선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포항서 시작한 산줄기가 상주 땅까지 이렇게 이어지더이다
이제는 왼쪽으로 내려가서 도면상 강변을 따라 나 있는 점선길을 따라 율리 거쳐 생송리로 해서 낙동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사위는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마침 올라오는 차가 한 대 있어 물어보니 왼쪽으로는 낚시터까지만 길이 있고 그 이후 강변으로 가는 길은 없다고 한다
오른쪽으로 한5분만 가면 마을이 나오고 다리를 건너면 큰 마을이 나오고 지나가는 차들이 많으니 태워줄거라고 한다


이차를 안만났더라면 분명히 오른쪽으로 내려가서 낙동강변을 따라 밤을 도와 무작정 걷기만 했을 것이다(길이 있다는 전제하에)


5분이면 간다던 마을을 15분이나 가야 나오고 마을 초입에 지도에도 없는 위천을 건너는 우물교가 새로 놓여 있다


우물교 : 19:10 19:30 출발


이 다리를 마냥 걷다보니 전면에 웬 시커먼 물체가 꽁지를 내뺀다
차가 한 대도 다니지 않은 호젓하고 컴컴한 다리 위에서 주차할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왜 갑자기 달아나듯 불이나게 내뺀 것일까?

에고 망칙한 생각일랑 거두고 도면상 가시리마을 지나고 우무실마을 가로등 불빛 밑에서 이곳이 어디쯤인가 가늠해 본다


지도에도 없는 도로가 우물교를 건너 팔등리를 거쳐 위천 강변을 달려 단밀 안계가는 도로가 뚫려 있는 것이다

마침 집에서 나오는 아주머니 한분이 계셔 물어보니 우물리라고 하는데
도면을 보니 우물리(于勿籬)이다 묘한 지명을 가진 마을이다


우물리 : 20:00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114에 낙동택시를 물어보니 등재되지 않았다고 하니 천상 33번 국지도 신암마을 까지 터덜터덜 걸어야 할 것 같다


지친 다리를 끌고 고개를 넘다 몇번의 시도 끝에 히치하이킹 성공


신암마을까지 가는데 길이 사방으로 널려있고 1차선 구간이 상당히 많은 구간이 있어 밤중에 가늠해서 간다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후


그 차 기사아저씨가 신암마을 처갓집숯불가든 집으로 들어간다
오늘이 동창회하는 날인 모양이다
1층을 전세내어 중년의 남녀들이 모여 한가한 토요일 오후를 즐기고 있다


이왕 갈비집으로 들어왔으니 팔공기맥완주 기념으로 갈매기살 구워놓고 사이다와 소주로 건배를 한다
마눌과 둘이서.....


불러준 낙동 택시를 타고 대구 가는 차편을 물어보니 이미 차는 끊겼다고 하며
봉황모텔로 안내를 하며 티켓 한 장을 주며 카운터에 내달라고 한다
그 시간이 21시50분이다
내리고 보니 그 일대가 모텔촌이다


다음날 아침 비가 온다는 뉴스에 아주 느긋하게 일어나 차부로 가서 대구 가는 차를 알아본 결과 22:20 까지 다닌다


그렇다면 몰라서 그랬는지 알고도 그랬는지 그 기사아저씨 아마도 소개비를 받기 위해 그리 했던 것 같아 마음이 영 편칠 못하다


팔공기맥이여 안녕! 팔공지맥할 때 다시 보자꾸나!


팔 공 기 맥 종 주 끝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