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리산 정령치에서 [정령치-수정봉-여원재]

해발 1172미터의 지리산 정령치에 섰습니다. 이곳은 성삼재와 더불어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길이 나 있는 곳입니다. 정령치는 가을이면 억새풀밭으로 이름난 만복대에 오르는 산길이 있고, 반대쪽으로는 늦은 봄날 바래봉 철쭉꽃 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는 산길도 열려 있습니다.
정령치는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북으로 31.45킬로미터 거리에 있습니다. 마한의 정장군(鄭將軍)이 이 재(영:嶺)의 고개(치:峙)에서 변한과 진한의 침략을 막았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정영치(鄭嶺峙)는 뛰어난 조망(眺望)으로도 유명합니다.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의 장엄한 연봉들이 눈에 들어오고 산 아래로는 남원 시가지도 보이는 곳입니다.

정령치에서 큰고리봉, 고기리, 가재마을, 수정봉을 지나 여원재까지 11.45킬로미터를 하루 산행 구간으로 잡았는데, 정령치를 산행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입니다. 봄날의 꽃길 산행도 좋습니다만 백두대간의 유장(悠長)한 6월의 산줄기를 따라가는 즐거움도 대단합니다. 6월의 지리산은 어느 쪽이든 온통 녹색으로 가득한데, 대간 길에 풀잎과 나뭇잎들이 옷깃을 스쳐 푸릇한 내음이 그윽합니다.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녹색 물이 들여질 것 같습니다. 초록만큼이나 상긋한 당신께 원시(原始)의 풀내음를 안겨드리고 싶습니다.
[대구-남원] [남원-정령치]
[정령치-고리봉-고기리-가재마을-수정봉-여원재]
[여원재-인월] [인월-대구]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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