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덕산재-부항령-우두령) 산행기<6차>

 

0 산행 일자

  2012.4.15  일요일   날씨: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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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덕산재-부항령-우두령)   전북 무주군, 충북 영동군, 경북 김천시

0 산행 코스

  덕산재(06:54)-833.7봉 이정표(07:17)-폐광터(07:25)-833봉 이정표(08:14)-853.2봉 이정표(삼각점)(08:27)-부항령(08:56)-967봉 이정표(09:52)-백수리산(10:23)-박석산(1170.4봉 이정표)(삼각점)(12:01)-목장터 계단(12:09)-해인리 갈림길(13:50)-삼도봉(14:08)-삼마골재(14:32)-1123.9봉 이정표(삼각점)(15:12)-밀목령(15:29)-폐광지역 간판(16:24)-1172 암봉(17:16)-석교산(화주봉)(17:56)-삼각점(18:58)-우두령(19:05)

0 산행 거리

  24.55km(대간 24.55km, 접근 0km)  * 총 누적거리 105.39km(대간 98.89km, 접근 6.5km)

0 산행 소요시간

  12시간11분(06:54-19:05)  * 총 누적시간  50시간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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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0 산행기

 

줄기차게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의 발자국에서 묻어나는 소소한 추억은 어느 하나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고귀한 것들이다.

덕산재에서 추억의 반을 남겨 놓고 한 주를 보낸 뒤 이번에는 덕산재에서 출발 부항령과 우두령으로 북진한다.

시작은 곧 반이라고 하였던가. 

행동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을 일깨우는 하나의 명언처럼 누구든 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백두대간 어느 구간을 함부로 덤벼들 만만한 곳이 있단 말인가.

 

출발은 곧 도전이다.

앞서간 수많은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흘려 놓은 값진 땀방울은 뒤를 이어갈 사람들에게는 참신한 지침서가 되어 용기와 희망을 불러 일으켜 준다.

벚꽃을 비롯한 예쁜 꽃들이 전국을 물들이는 봄날 일기예보상으로는 따뜻하다고 알리고 있지만 홀로 찾은 이른 새벽 덕산재 고갯마루는 쌀쌀한 가을 날씨 마냥 을씨년스럽다.

 

어제는 아내와 함께 진달래꽃이 만개한 여수 영취산에서 꽃놀이 산행을 즐기며 오늘 함께 하지 못함을 달래준다.

웬만하면 아내도 발 벗고 나서며 동행할 텐데 대간길이 워낙 힘들고 버거울 뿐만 아니라 그동안 몇 차례  함께 걸으며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나홀로 산행이 많아질 듯싶다.

 

대덕산 산삼 건물 앞 공터에 승용차를 토닥거려 깊은 잠 들게 하고 부항령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해발 644m인 덕산재에서 부항령으로 가는 길목에는 '부항령 5200m, 삼도봉 12600m, 대덕산 3000m'의 이정표가 있는데 대부분 거리를 표시함에 있어 km로 하는 반면에 m단위로 되어 있어 특이하다.

 

덕산재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두 번 가볍게 오르다 덕산재에서 23분 후 의자 2개와 '부항령 4200m, 삼도봉 11600m, 덕산재 1000m, 대덕산 4000m'의 이정표가 있는 833.7봉에 도착 좌측 90도로 꺾어지며 순탄한 내리막이다.

묘지를 지나자 곧 5평 넓이의 전망데크 시설이 있으며 분지 같은 길로 내려가는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바로 이곳이 넓은 폐광 터다.

 

지금은 폐광지역임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복원되어 있고 바윗돌만 덩그러니 흩어져 있다.

폐광 터를 지나 절개지를 쉽게 오르도록 목재 계단이 50m 정도 설치되어 발길이 수월하다.

계단에서 잠시 멈춰 뒤 돌아 보며 짧은 거리지만 덕산재에서 왔던 길이 보이고 그 뒤로 초점산과 대덕산이 있다.

 

폐광 터에서 조금 지나 좌측 부평마을에서 올라오는 묵힌 임도와 만나고 약 30m를 함께 가다 임도는 우측으로 멀어진다.

능선 편안한 길이 계속되다 앞에 보이는 833봉을 바로 앞에 두고 안부로 내려선다.

이곳을 성황당재라고 어느 지도에 표기되어 있으며 안부에서 낙엽송으로 무성한 봉우리 오름길 중턱에 10분 쉬며 아침 식사대용으로 떡과 우유를 먹는다.

 

봉우리를 약 20m 앞에 두고 의자 2개와 김천시에서 세운 이정표가 있다.

'덕산재 2800m, 대덕산 5800m, 부항령 2400m, 삼도봉 9800m'라 적혀 있으며 펜으로 등산객이 기둥에 '833봉'이라 적어 놓았다.

곧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고도 차이가 별로 없는 능선을 13분 걸으니 무풍413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는 853.2봉에 닿는다.

덕산재에서 출발하여 1시간33분이 지났다.

 

사진 한 장 남기고 부항령으로 가기 위해 가파른 능선을 내려선다.

작은 봉우리 오름과 내림이 거듭되다 묘지 앞의 헬기장을 만난다.

헬기장에서 진행해야 할 방향으로 두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나란히 바라보인다.

대간은 과연 어디로 거쳐 지나갈까 호기심이 발동한다.

 

두 개의 봉우리를 넘지 않고 안부로 넘어서면 쉽고 편할 텐데 하는 생각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는 것을 장차 알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좌측의 작은 봉우리는 물론 안부로 내려가 다시 우측의 높은 봉우리를 모두 넘어야 하는 대간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초행길 산행은 늘 호기심과 상상력 그리고 희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정겹다.

군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원형 블록 참호를 지나자마자 1분도 안되어 부항령에 내려선다.

덕산재에서 부항령까지 2시간2분이 걸렸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넘나드는 옛길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고갯길로 부항령 바로 아래에는 현재 삼도봉터널이 지나가고 있다.

부항(釜項)이란 지명은 고개 동쪽의 마을 형국이 풍수지리상 가마솥 같이 생겼다 하여 가매실 또는 가목이라고 하다가 한자로 바꾸면서 부항이 되었다고 한다.

삼국시대 때에 무풍이 신라에 속할 때 덕산재, 소사고개와 더불어 변경을 잇는 주요 통로였다고 전해진다.

 

넓은 공터에 의자 4개와 부항령 표지석이 놓여 있으며 '덕산재 5200m, 대덕산 8200m, 백수리산 2200m, 삼도봉 7400m, 삼도봉 터널 방면 600m'라 쓰인 이정표가 길을 밝히고 있다.

이곳 부항령에서 10여분 휴식 후 갈 길이 멀기에 부지런히 우두령으로 진행한다.

부항령에서 800m 떨어진 봉우리에 오르자 2개의 의자와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백수리산까지 1400m라 안내한다.

 

3분 뒤 묘지를 지나 967봉을 향해 오르막이 시작한다.

또 봉분이 반쯤 무너진 묘지를 벗어나자 967봉을 앞에 두고 직진하는 통나무 계단 길과 우측으로 가로지르는 우회로가 나타난다.

우측 길은 967봉을 거치지 않고 백수리산으로 곧장 가는 길이다.

967봉 직진 길에는 최근 설치된 통나무 계단과 많은 리본이 달려 있다.

혹시 편하게 가려고 요행을 부리려다 길을 잃을세라 직진하는 통나무 길을 택해 오른다.

 

곧 묘지 한 개를 또 지난다.

967봉인가 싶어 숨소리 수없이 뱉으며 언덕에 올라서자 몇 걸음 더 오라는 듯 봉우리는 높은 곳에 달아나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노랗게 피어올라 환하게 웃고 있는 제비꽃들이 힘을 북돋아 준다.

오늘 대간에서 제일 많이 만나는 야생화다.

 

결국 땅바닥에 주저앉아 숨 가라앉힌 뒤 힘겹게 967봉에 올라서자 의자 2개와 '부항령 1500m, 덕산재 6700m, 백수리산 700m, 삼도봉 5900m'의 이정표가 있다.

부항령에서 이곳까지 56분이 소요되었다.

967봉에서 나무 틈새로 안부 저편 백수리산이 아른거린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 안부에 도달하니 967봉을 오르지 않고 백수리산으로 직접 가는 우회로가 우측에 희미하게 보인다.

 

바위들이 산재한 오름길 능선을 걷다 좌측으로 어금니처럼 도드라진 작은 전망바위에 올라 주변을 바라본다.

지금까지의 산행 중 최고의 전망대임을 실감한다.

무심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대간에서의 특출한 조망바위다.

백수리산 정상이 바로 앞에 기다리고 있고 그 좌측으로 1천미터급의 고봉들이 만리장성처럼 우뚝 솟아 이어지는 민주지산과 삼도봉의 연봉들이 드러난다.

 

부항령에서 우두령 구간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장쾌한 주릉이다.

왔던 길 되짚어 보면 방금 전 내려왔던 967봉이 내려다보이고 덕산재 옆으로 뻗어오른 초점산과 대덕산이 두 개의 봉분처럼 나타남과 동시에 덕유삼봉산이 떠받치고 있다.

기다란 덕유능선 우측 끝에 향적봉 아래 눈 덮인 무주스키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향적봉 앞에는 수도산이 길게 산맥 하나를 빚어 놓았다.

 

전망바위에서 얼마 안가 헬기장에 닿고 바로 앞 백수리산에 도착한다.

부항령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1시간26분이 걸렸다.

'백두대간 백수리산 1034m'라 쓰인 정상석이 놓여 있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삼도봉의 높은 능선 사이로 작은 봉우리 능선 몇 개가 등을 서로 기대고 징검다리처럼 가교 역할을 하며 대간을 잇고 있다.

 

백수리산에서 나지막한 능선에 그리 높지도 또 낮지도 않은 4개의 봉우리를 넘고 넘어 민주지산과 석기봉 그리고 삼도봉이 한꺼번에 보이는 전망 좋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무명봉에 불과하지만 삼각점이 있는 박석산을 200여 미터 앞에 두고 도착한 이곳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훌륭하다.

건너 쪽으로 백수리산과 967봉이 그리고 967봉 뒤인 부항령과 덕산재 그리고 대덕산과 덕유삼봉산까지 보인다.

 

멀게는 백수리산 뒤로 가야산까지 나타난다.

박석산을 앞에 두고 작은 봉우리는 옆길로 이어진다.

조금 전 전망 좋은 봉우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박석산에 닿는다.

무풍304 삼각점이 박혀 있으며 해발 1,170.4m라 표지판에 적혀 있다.

지나온 부항령과 덕산재 방향이 다시 보이는 곳이다.

 

1170.4봉에서 내려서니 분지처럼 생긴 목재 통로 계단이 길게 이어지는데 목장 터로 황폐화된 생태계를 복원해 놓은 곳이다.

토가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물의 좁다란 길을 따라가다 너른 길에서 우측으로 리본이 많이 달린 산죽길로 접어들며 또 하나의 작은 봉우리를 넘는다.

봉우리의 초지 지역에서 외통수 대간이 갑자기 3개의 길로 갈라진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간은 직진하는 길이고 우측 50m의 길은 봉우리 끝 지점에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막다른 길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 있고 무엇이 보이기에 길이 번드르 하단 말인가.

 

발품을 팔아 끝까지 다가가니 고생한 만큼 보상을 충분히 챙길 수 있는 전망지가 숨어 있다.

초지가 있는 대간에서 가려졌던 민주지산 방향의 준령들이 발가벗은 나체쇼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쪽 방향뿐만 아니라 삼도봉을 지나 밀목령을 거쳐 화주봉이라 일컫는 석교산까지 적나라하게 보이는 지점이다.

삼도봉 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해인산장과 함께 해인리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갈 길이 멀기에 오래 머무를 여유를 접고 대간길로 다시 돌아와 삼도봉을 사이에 두고 높고 낮은 봉우리를 또 넘는다.

그늘진 공터를 밥상 삼아 30분간에 걸쳐 점심을 차린다.

자리를 넘겨본 이방인의 낯설음에 놀란 어치 한 마리가 푸드득거리며 주변을 맴돈다.

밥풀 몇 개를 던져주며 자리를 내어준 고마움에 답장을 보낸다.

사방이 메말라 황량한 계절에 보잘 것 없이 허접하지만 풍성한 요깃거리가 되었으면 한다.

나 역시 맨밥에 물 말아 무말랭이와 연뿌리 그리고 고추조림 달랑 3개의 반찬뿐이란다.

 

자리를 정리하고 오후 산행이 시작되며 부지런히 삼도봉으로 향한다.

삼도봉이 올려다 보이는 해인리4거리 안부에 도착하니 참나무 아래 통나무 평상이 놓여 있다.

남부지방산림청 구미국유림관리소에서 세운 이정표에 '삼도봉 0.5km, 석기봉 1.5km, 삼도광장 3km, 중미마을 4.3km'라 적혀 있고 해인리 방향으로 '해인산장'표시와 숫자가 지워진 '해인리  .5km'가 붙어 있다.

해인리까지 실제 거리는 1.5km인데 맞지 않아 누군가 지운 듯해 보인다.

그리고 기둥에 30m 떨어진 곳에 산삼 약수터가 있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또한 부상자 응급구호를 위해 김천소방서의 구급함이 설치되어 있으며 119구조요청 3번지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빤히 보이는 삼도봉길 나무판자로 평상처럼 엮어 만든 길을 따라 오름이 펼쳐진다.

산중턱에서 '해인리 1.66km, 삼도봉 0.2km'의 이정표를 지나 또 '삼도봉 0.1km, 해인리 1.76km'의 이정표를 벗어날 때 부항령 방향의 걸었던 길이 고스란히 바라보인다.

바로 앞 삼도봉 정상에 오르면 더욱 선명할 것 같아 힘을 내어 오른다.

 

드디어 전라, 경상, 충청도 3개의 도가 아우르는 봉우리인 삼도봉에 발을 올려놓는다.

덕산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8시간14분이 걸렸으며 부항령을 벗어난 지 6시간11분만에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백두대간 3개의 삼도봉 중 원조 삼도봉으로 불리는 이곳은 옛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가 국경을 이루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조선 태종 때인 1414년에 조선을 8도로 나누면서 이 봉우리에서 3개의 도가 나뉜다 하여 삼도봉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이란다.

 

삼도봉 중앙에는 거북이 3마리 위에 용 3마리를 올린 다음  머리 위에 여의주를 이고 있는 삼도봉 대화합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삼도봉 이정표에는 '석기봉 1.4km, 민주지산 4.3km, 황룡사 4.4km'라 적혀 있으며 그 옆에 또 다른 이정표가 있다.

많이 걸었다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더 가야할 우두령까지의 대간이 먼저 눈앞에 그려진다.

 

백두대간에서 비켜서 길게 뻗은 민주지산 산릉이 장대하다.

눈보라를 헤치며 물한계곡에서 출발 이곳 삼도봉에 올라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을 지나 다시 물한계곡으로 종주를 하였던 지난겨울이 문득 떠오른다.

환상적인 설경에 감탄하며 걷는 걸음은 그야말로 서부의 개척자처럼 용맹스럽기까지 하였던 혹한 산행이었다.

 

삼도봉에서 대간은 이정표상 황룡사를 가리키는 우측 능선 방향이다.

얼마 안가 전망바위가 있어 가야할 밀목령과 석교산 방향을 굽어보니 아직도 멀게만 느낀다.

삼도봉에서 물한계곡과 해인리에서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삼마골재에 내려선다.

운동기구와 함께 '밀목령 2.1km, 삼도봉 0.9km, 석기봉 2.3km, 황룡사 3.5km, 부항 해인리 2300m'라 알리는 이정표가 나란히 서 있다.

 

좌측은 황룡사를 지나 물한계곡으로, 우측은 해인리로 가는 길이며 대간은 직진해야 한다.

삼마골재에서 1분도 안되어 콘크리트로 조성한 헬기장에서 휴식하며 지도를 살펴보니 아직도 4시간은 족히 더 가야 할듯하여 까마득하다.

허벅지와 무릎에 약간의 통증을 느껴 약도 바르며 마사지 한다.

삼마골재에서 우두령 구간은 일반 산행객보다는 대간꾼들만 지나가는 등산로이기에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역시 우두령 산행을 마칠 때까지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오로지 그림자와 동행했을 뿐이다.

 

헬기장에서 보이는 봉우리는 다행히 옆으로 비켜간다.

평길처럼 보이는 능선이 한동안 이어지다 유순한 오르막 뒤로 1123.9봉에 올라서니 영동459 삼각점과 함께 '삼도봉 1.95km, 밀목령 1.02km'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진행해야 할 밀목령 방향으로 높이가 거의 비등해 보이는 산릉이 보인다.

초행이라 저 능선을 모두 지나야 하는지 아니면 바로 앞 밀목령에서 곧장 능선을 넘어가는지 궁금하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우측 능선에서 좌측 능선 끝 즉, 지도상의 1172봉인 바위봉까지 모두 거쳐야 석교산과 만날 수 있다.

삼각점 봉우리에서 3분간 밀목령으로 내려가다 우측을 꺾어지는 지점에 '삼도봉 2.1km, 밀목령 760m'라 쓰인 이정표를 만난다.

밀목령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것처럼 느낄 즈음 다시 좌측으로 방향을 틀며 보리수나무가 있는 밀목령에 도착한다.

'삼도봉 2.86km, 우두령' 이정표가 있지만 우두령까지의 거리는 적혀 있지 않다.

 

밀목령에서 3분 후 고갯길처럼 보이는 곳을 횡단하자 나일론 줄을 길게 산길 따라 길게 늘어뜨려 놓고 '임산물 및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곳이므로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계속 걸려 있다.

밀목령에서 쉬지 않고 진행하다 30분 후 오름길에 뒤돌아보니 덕유삼봉산에서 삼도봉 구간의 대간 능선이 오랜만에 눈에 비친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능선이 반복하는 구간에 '폐광지역이므로 지반이 꺼질 위험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는 안내판이 있는 곳을 벗어난다.

여기 저기 주변에는 깊은 구덩이가 파여 있다.

 

넝쿨나무 위로 두 개의 봉우리가 보이고 조금 떨어진 우측에 둥그런 봉우리 하나가 독립으로 서 있다.

좌측은 1172봉이요 우측은 석교산이다.

한동안 부드러운 능선이 계속되니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전망 좋은 곳에 잠시 머물러 왔던 길을 거슬러 훑어보기도 한다.

봉우리 한 개를 넘자 암봉인 1172봉이 바로 앞이다.

 

검게 변한 바위들이 뒤엉켜 봉우리를 이룬 1172봉

다른 주변 봉우리와 달리 바위로 이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소나무 몇 그루가 자리 잡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방팔방의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그 흔한 이름 하나 얻지 못한 채 무명봉으로 눌러 앉아 있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멋들어진 조망을 선사하고 있다.

 

오늘 산행 중 마지막 봉우리 석교산을 바로 앞에 두고 1172봉에서 안부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암벽으로 로프가 몇 가닥에 걸쳐 기다랗게 늘어뜨려 있지만 난코스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다리를 뻗어 무사히 구간을 통과한다.

1172봉에서 15분 후 넓은 안부에 내려선다.

과거 선답자의 글에서 숲실산방 안내판이 있었던 자리로 추측되며 하얀 조각판이 숲 저편에 나뒹굴고 있다.

이곳에서 오르막이 20분 계속되다 석교산 정상을 지척에 두고 이장한 것으로 보이는 묘지 터 잔디밭 위로 석교산 정상이 나타난다.

석교산 정상까지 오는데 1172봉에서 37분이, 밀목령에서 2시간30분이, 삼도봉에서 3시간42분이, 부항령에서 8시간54분이, 덕산재 들머리에서는 9시간5분이 각각 소요되었다.

 

'백두대간 석교산 1207m'라 쓰인 정상석이 기다란 그림자를 그리며 자리를 잡고 있다.

전쟁 때 이곳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며 생활했다고 하여 석교산을 화주봉이라고도 부른다.

석교산 역시 가슴이 시원할 정도로 아름다운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덕산이 바라보이는 덕산재에서 출발하여 이곳까지 대간의 힘찬 줄기가 구불구불 출렁이다 이곳에 멈춘다.

 

짙게 드리운 석양의 우람한 산하가 일순간에 동작을 멈추고 나를 향해 열병하며 환영해 주고 있다.

벅차오르는 가슴은 산등성을 넘어가는 붉은 태양처럼 훨훨 타오른다.

내가 곧 우주의 주인이요 우주가 곧 나임을 일깨워주는 순간이다.

울컥해지는 찰라 가상의 세계에서 현실 밖으로 빠져 나오며 남은 하산 길을 걱정하고 우두령에서 덕산재까지 이동하여 승용차를 회수해야 하는 걱정이 발길을 서두르게 한다.

 

지난주 빼재에서 덕산재 구간에서 이용했던 무풍택시를 호출하지만 통화가 잘 안되어 어렵사리 재 시도를 한 뒤 40분 후 우두령에서 만나기로 한다.

석교산에서 우두령길은 리본이 많이 달린 우측 능선으로 이어진다.

마음이 조급해지는 만큼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조심하며 고도를 낮춰간다.

 

두껍게 덮힌 낙엽 속에 잔설이 있어 한 움큼 파내어 메말라가며 달궈진 입안에 넣으니 이가 시리며 정신이 바짝 든다.

정상을 벗어난 지 30분 뒤 헬기장을 지난다.

가끔 봉우리를 옆으로 비켜 지나니 이 또한 고소하지 않을 수 없다.

체력이 고갈되어 노곤해지는 몸을 이끌며 내림 길은 계속되다 어느덧 40분이 훌쩍 지나고 만다.

 

우두령에 이미 도착해 기다리고 있을 택시기사에게 10분은 더 가야 할 것 같다 전하니 천천히 내려오라고 말한다.

봉우리 같지 않은 814.6봉에 1980년에 재설한 영동464 삼각점이 있고 이후 가파른 통나무 계단이다.

생각 같아서는 2개씩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싶지만 오늘만 사용할 무릎이 아니어서 살살이 걸음마다.

송전탑을 지나자 동물 이동통로 철조망에는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간 흔적의 리본들이 걸려 있다.

 

곧 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 구성면을 경계하는 901번지방도인 해발 720m 우두령에 도착하자 황소 모양을 하고 있는 조각상이 수고했다며 반기고 택시기사 또한 고생했다 환하게 웃으며 맞아준다.

개선장군처럼 거드름 피우며 또 한 구간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전율을 타고 온몸에 전해진다.

 

우두령을 우등령 또는 질매재라고도 부르고 있다.

짐을 싣거나 마차를 끌기 위해 소의 등에 안장처럼 얹는 도구를 길마라고 하는데 이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질매는 길마의 사투리다.

이곳 우두령에서 추풍령으로 이어지는 대간은 도로 건너편에 이정표와 함께 활짝 열려 있어 언제든지 환영하며 반길 태세다.

일상에서 벗어나 덕산재에서 이곳 우두령까지 25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하늘을 지붕 삼고 백두대간을 벗 삼아 12시간 넘게 걸으며 깨알 같은 추억을 담아간다.

 

* 우두령-덕산재 승용차 회수: 무풍개인택시(이제수)  011-689-6660   요금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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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재에서 우두령 구간의 백두대간(대덕산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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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재에서 추억의 반을 남겨 놓고 한 주를 보낸 뒤 이번에는 덕산재에서 출발 부항령과 우두령으로 북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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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간 수많은 사람들이 대간을 거친 숨소리와 함께 흘려 놓은 값진 땀방울은 뒤를 이어갈 사람들에게는 참신한 지침서가 되어 용기와 희망을 불러 일으켜 준다.

해발 644m인 덕산재에서 부항령으로 가는 길목에는 '부항령 5200m, 삼도봉 12600m, 대덕산 3000m'의 이정표가 있는데 대부분 거리를 표시함에 있어 km로 하는 반면에 m단위로 되어 있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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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재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두 번 가볍게 오르다 덕산재에서 23분 후 의자 2개와 '부항령 4200m, 삼도봉 11600m, 덕산재 1000m, 대덕산 4000m'의 이정표가 있는 833.7봉에 도착 좌측 90도로 꺾어지며 순탄한 내리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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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를 지나자 곧 5평 넓이의 전망데크 시설이 있으며 분지 같은 길로 내려가는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바로 이곳이 넓은 폐광 터다.

 지금은 폐광지역임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복원되어 있고 바윗돌만 덩그러니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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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 터를 지나 절개지를 쉽게 오르도록 목재 계단이 50m 정도 설치되어 발길이 수월하다.

계단에서 잠시 멈춰 뒤 돌아 보며 짧은 거리지만 덕산재에서 왔던 길이 보이고 그 뒤로 초점산과 대덕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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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 터에서 조금 지나 좌측 부평마을에서 올라오는 묵힌 임도와 만나고 약 30m를 함께 가다 임도는 우측으로 멀어진다.

능선 편안한 길이 계속되다 앞에 보이는 833봉을 바로 앞에 두고 안부로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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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에서 낙엽송으로 무성한 봉우리 오름길 중턱에 10분 쉬며 아침 식사대용으로 떡과 우유를 먹는다. 

봉우리를 약 20m 앞에 두고 의자 2개와 김천시에서 세운 이정표가 있다.

'덕산재 2800m, 대덕산 5800m, 부항령 2400m, 삼도봉 9800m'라 적혀 있으며 펜으로 등산객이 기둥에 '833'이라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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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고도 차이가 별로 없는 능선을 13분 걸으니 무풍413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는 853.2봉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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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봉우리 오름과 내림이 거듭되다 묘지 앞의 헬기장을 만난다.

헬기장에서 진행해야 할 방향으로 두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나란히 바라보인다.

좌측의 작은 봉우리는 물론 안부로 내려가 다시 우측의 높은 봉우리를 모두 넘어야 하는 대간이다. 좌측이 967봉이며 우측이 백수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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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원형 블록 참호를 지나자마자 1분도 안되어 부항령에 내려선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넘나드는 옛길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고갯길로 부항령 바로 아래에는 현재 삼도봉터널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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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피어올라 환하게 웃고 있는 제비꽃들이 힘을 북돋아 준다.

오늘 대간에서 제일 많이 만나는 야생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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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분이 반쯤 무너진 묘지를 벗어나자 967봉을 앞에 두고 직진하는 통나무 계단 길과 우측으로 가로지르는 우회로가 나타난다.

우측 길은 967봉을 거치지 않고 백수리산으로 곧장 가는 길이다.

967봉 직진 길에는 최근 설치된 통나무 계단과 많은 리본이 달려 있다.

혹시 편하게 가려고 요행을 부리려다 길을 잃을세라 직진하는 통나무 길을 택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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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967봉에 올라서자 의자 2개와 '부항령 1500m, 덕산재 6700m, 백수리산 700m, 삼도봉 5900m'의 이정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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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7봉에서 나무 틈새로 안부 저편 백수리산이 아른거린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 안부에 도달하니 967봉을 오르지 않고 백수리산으로 직접 가는 우회로가 우측에 희미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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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들이 산재한 오름길 능선을 걷다 좌측으로 어금니처럼 도드라진 작은 전망바위에 올라 주변을 바라본다.

지금까지의 산행 중 최고의 전망대임을 실감한다.

무심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대간에서의 특출한 조망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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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리산 정상이 바로 앞에 기다리고 있고 그 좌측으로 1천미터급의 고봉들이 만리장성처럼 우뚝 솟아 이어지는 민주지산과 삼도봉의 연봉들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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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던 길 되짚어 보면 방금 전 내려왔던 967봉이 내려다보이고 덕산재 옆으로 뻗어오른 초점산과 대덕산이 두 개의 봉분처럼 나타남과 동시에 덕유삼봉산이 떠받치고 있다.

기다란 덕유능선 우측 끝에 향적봉 아래 눈 덮인 무주스키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향적봉 앞에는 수도산이 길게 산맥 하나를 빚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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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바위에서 얼마 안가 헬기장에 닿고 바로 앞 백수리산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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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백수리산 1034m'라 쓰인 정상석이 놓여 있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삼도봉의 높은 능선 사이로 작은 봉우리 능선 몇 개가 등을 서로 기대고 징검다리처럼 가교 역할을 하며 대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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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리산에서 바라본 삼도봉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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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리산에서 바라본 맨 우측의 석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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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리산에서 나지막한 능선에 그리 높지도 또 낮지도 않은 4개의 봉우리를 넘고 넘어 민주지산과 석기봉 그리고 삼도봉이 한꺼번에 보이는 전망 좋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무명봉에 불과하지만 삼각점이 있는 박석산을 200여 미터 앞에 두고 도착한 이곳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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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봉우리에서 바라본 박석산 삼각점 봉우리와 석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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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 쪽으로 백수리산과 967봉이 그리고 967봉 뒤인 부항령과 덕산재 그리고 대덕산과 덕유삼봉산까지 보인다. 

멀게는 백수리산 뒤로 가야산까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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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리산과 967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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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봉우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박석산에 닿는다.

무풍304 삼각점이 박혀 있으며 해발 1,170.4m라 표지판에 적혀 있다.

지나온 부항령과 덕산재 방향이 다시 보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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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0.4봉에서 내려서니 분지처럼 생긴 목재 통로 계단이 길게 이어지는데 목장 터로 황폐화된 생태계를 복원해 놓은 곳이다.

토가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물의 좁다란 길을 따라가다 너른 길에서 우측으로 리본이 많이 달린 산죽길로 접어들며 또 하나의 작은 봉우리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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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의 초지 지역에서 외통수 대간이 갑자기 3개의 길로 갈라진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간은 직진하는 길이고 우측 50m의 길은 봉우리 끝 지점에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막다른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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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가 있는 대간에서 가려졌던 민주지산 방향의 준령들이 발가벗은 나체쇼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쪽 방향뿐만 아니라 삼도봉을 지나 밀목령을 거쳐 화주봉이라 일컫는 석교산까지 적나라하게 보이는 지점이다.

삼도봉 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해인산장과 함께 해인리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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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이 올려다 보이는 해인리4거리 안부에 도착하니 참나무 아래 통나무 평상이 놓여 있다.

남부지방산림청 구미국유림관리소에서 세운 이정표에 '삼도봉 0.5km, 석기봉 1.5km, 삼도광장 3km, 중미마을 4.3km'라 적혀 있고 해인리 방향으로 '해인산장'표시와 숫자가 지워진 '해인리  .5km'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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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히 보이는 삼도봉길 나무판자로 평상처럼 엮어 만든 길을 따라 오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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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턱에서 '해인리 1.66km, 삼도봉 0.2km'의 이정표를 지나 또 '삼도봉 0.1km, 해인리 1.76km'의 이정표를 벗어날 때 부항령 방향의 걸었던 길이 고스란히 바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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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전라, 경상, 충청도 3개의 도가 아우르는 봉우리인 삼도봉에 발을 올려놓는다.

백두대간 3개의 삼도봉 중 원조 삼도봉으로 불리는 이곳은 옛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가 국경을 이루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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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서 비켜서 길게 뻗은 민주지산 산릉이 장대하다.

눈보라를 헤치며 물한계곡에서 출발 이곳 삼도봉에 올라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을 지나 다시 물한계곡으로 종주를 하였던 지난겨울이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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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에서 대간은 이정표상 황룡사를 가리키는 우측 능선 방향이다.

얼마 안가 전망바위가 있어 가야할 밀목령과 석교산 방향을 굽어보니 아직도 멀게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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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에서 물한계곡과 해인리에서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삼마골재에 내려선다.

운동기구와 함께 '밀목령 2.1km, 삼도봉 0.9km, 석기봉 2.3km, 황룡사 3.5km, 부항 해인리 2300m'라 알리는 이정표가 나란히 서 있다. 

좌측은 황룡사를 지나 물한계곡으로, 우측은 해인리로 가는 길이며 대간은 직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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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마골재에서 우두령 구간은 일반 산행객보다는 대간꾼들만 지나가는 등산로이기에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평길처럼 보이는 능선이 한동안 이어지다 유순한 오르막 뒤로 1123.9봉에 올라서니 영동459 삼각점과 함께 '삼도봉 1.95km, 밀목령 1.02km'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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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점 봉우리에서 3분간 밀목령으로 내려가다 우측을 꺾어지는 지점에 '삼도봉 2.1km, 밀목령 760m'라 쓰인 이정표를 만난다.

밀목령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것처럼 느낄 즈음 다시 좌측으로 방향을 틀며 보리수나무가 있는 밀목령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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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목령에서 3분 후 고갯길처럼 보이는 곳을 횡단하자 나일론 줄을 길게 산길 따라 길게 늘어뜨려 놓고 '임산물 및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곳이므로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계속 걸려 있다.

밀목령에서 쉬지 않고 진행하다 30분 후 오름길에 뒤돌아보니 덕유삼봉산에서 삼도봉 구간의 대간 능선이 오랜만에 눈에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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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부드러운 능선이 반복하는 구간에 '폐광지역이므로 지반이 꺼질 위험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는 안내판이 있는 곳을 벗어난다.

여기 저기 주변에는 깊은 구덩이가 파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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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 한 개를 넘자 암봉인 1172봉이 바로 앞이다. 

검게 변한 바위들이 뒤엉켜 봉우리를 이룬 1172

다른 주변 봉우리와 달리 바위로 이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소나무 몇 그루가 자리 잡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방팔방의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그 흔한 이름 하나 얻지 못한 채 무명봉으로 눌러 앉아 있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멋들어진 조망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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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 중 마지막 봉우리 석교산을 바로 앞에 두고 1172봉에서 안부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암벽으로 로프가 몇 가닥에 걸쳐 기다랗게 늘어뜨려 있지만 난코스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다리를 뻗어 무사히 구간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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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산 정상을 지척에 두고 이장한 것으로 보이는 묘지 터 잔디밭 위로 석교산 정상이 나타난다.

'백두대간 석교산 1207m'라 쓰인 정상석이 기다란 그림자를 그리며 자리를 잡고 있다.

전쟁 때 이곳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며 생활했다고 하여 석교산을 화주봉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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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산 역시 가슴이 시원할 정도로 아름다운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덕산이 바라보이는 덕산재에서 출발하여 이곳까지 대간의 힘찬 줄기가 구불구불 출렁이다 이곳에 멈춘다. 

짙게 드리운 석양의 우람한 산하가 일순간에 동작을 멈추고 나를 향해 열병하며 환영해 주고 있다. 벅차오르는 가슴은 산등성을 넘어가는 붉은 태양처럼 훨훨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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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산에서 우두령길은 리본이 많이 달린 우측 능선으로 이어진다.

마음이 조급해지는 만큼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조심하며 고도를 낮춰간다.

정상을 벗어난 지 30분 뒤 헬기장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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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 같지 않은 814.6봉에 1980년에 재설한 영동464 삼각점이 있고 이후 가파른 통나무 계단이다.

곧 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 구성면을 경계하는 901번지방도인 해발 720m 우두령에 도착하자 황소 모양을 하고 있는 조각상이 수고했다며 반기고 미리 호출한 택시기사 또한 고생했다 환하게 웃으며 맞아준다.

개선장군처럼 거드름 피우며 또 한 구간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전율을 타고 온몸에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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